[교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 ⑬"남자는 울면 안돼? 여자는 얌전해야 해?"...가상으로 풀어 낸 양성평등 여행

  • 등록 2025.09.18 16: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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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잖아요.”

 

활동을 시작하자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그 말에 주변 친구들이 킥킥 웃기도 했지만, 어떤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상 공간 속 ‘성인지 탐험관’에 들어선 순간이었다.

 

아이들은 아바타로 접속해 각자의 이름표를 달고 탐험관을 걸어 다녔다. 벽에는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풍선이 떠 있었다.

 

“여자는 얌전해야 해.”

“남자는 체육을 잘해야지.”

 

아이들은 자신이 실제로 들어본 말을 클릭해 보고,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적었다.

 

그리고 곧장 ‘듣고 싶은 말’로 바꿔보았다.

 

“누구나 울 수 있어.”

“자신답게 행동해도 돼.”

 

작은 문장들이 바뀌자 아이들의 표정도 덩달아 환해졌다

 

이어진 시간여행관에서는 과거의 인물들을 만났다.

 

윤희순 의병장, 박에스더 의사, 권기옥 비행사, 이태영 변호사…. “여자라서 안 된다”는 말을 정면으로 거부했던 이들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눈을 크게 뜨고 들었다.

 

“여성도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노래를 지었던 윤희순, “하늘을 나는 건 남자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조국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던 권기옥. 누군가는 “용기 있다는 게 바로 저런 거예요”라고 속삭였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성인지 퀴즈관. 아이들은 고정관념, 편견, 차별, 양성평등의 개념을 게임처럼 풀어나갔다.

 

문제를 맞힐 때마다 아바타가 환하게 웃었고, 정답을 놓쳐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당당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퀴즈를 마치고 방명록에 남긴 짧은 다짐들이었다.

 

“성별 상관없이 모두를 존중하겠습니다.”

“차별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는 순간, 가상의 공간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이 현실의 교실로 번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은 아이들에게 성평등이 ‘추상적인 교과 개념’이 아니라, 내 삶과 연결된 문제라는 걸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게임하듯 참여하면서도 진지한 성찰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특별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내며 성장하고 있었다. 서로 달라서 더 아름답다는 진리를, 그들의 언어로 써 내려가고 있었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이지혜= 서울 유현초등학교 보건교사이자 생활부장으로서 ‘인공지능·인문 융합 교육 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건강과 성, 디지털 시민성의 교차점에서 아이들의 안전한 성장을 돕는 교육을 고민하며, AI·에듀테크를 활용한 참여형 보건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반 성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인문·예술 보건교육과 성교육 등 다양한 미래형 수업을 설계하며 교육현장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지혜 서울 유현초 보건교사/ XR메타버스교사협회 회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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