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
온라인 교실에서 다시 본 ‘배움의 본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학교는 물리적 공간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교실 문이 닫히고 아이들이 각자의 집에서 화면 속 수업에 참여하던 시간은, 배움이 공간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학생들은 온라인에서도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학습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디지털은 교실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배움의 세계를 여는 창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분명해졌다.
디지털은 ‘경험의 확장’을 위한 창
디지털 기반 교육의 본질은 기술의 사용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통해 학생들의 경험의 세계를 확장하는 일이다. 디지털 도구는 학습을 보조하는 장비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아직 가보지 못한 세상으로 건너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현재 근무 중인 학교는, 한 학년에 두 학급뿐인 소규모 학교이다. 이런 소규모 학교에서는 디지털 기반 교육을 통한 확장의 경험이 학생들의 세상을 넓히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익숙한 친구, 익숙한 공간만으로는 학교 밖 너머에 펼쳐져 있는 세상을 충분히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을 탐구하는 작은 해설사들
온라인을 통해 배움이 확장될 수 있다는 경험은, 일상 수업 속에서도 학생이 스스로 배움의 주체가 되는 형태로 구체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5학년 사회과 수업 ‘디지털 문화유산 해설사 프로젝트’였다. 관련 단원은 ‘옛사람들의 삶과 문화’로, 학생들은 고구려/백제/신라/가야·발해 4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각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온라인 해설사로 활동하였다.
수업을 단계로 제시한다면 총 6단계로 구조화된다.
1단계는 문화유산 조사 단계이다. 학생들은 맡은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조사하였다. 교과서에 제시된 자료를 기본으로 삼되, 학생들이 스스로 추가 자료를 찾아 관련 이미지를 수집하며 문화유산의 역사적 배경과 특징을 정리했다.
2단계는 탐구한 내용을 디지털 발표자료로 구성하는 단계이다. Canva의 협업기능을 활용해 모둠원이 협동하여 시각적 구성을 설계하고, 정보의 흐름을 학생 스스로 결정하며 학습 내용을 구조화했다.
3단계는 문화유산 활동지 제작 단계이다. 모둠별로 만든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친구들이 해설 영상을 보면서 해결할 수 있는 학습지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출제자의 관점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재구성하며 핵심을 정리할 수 있었다.
4단계는 웨일북(Whalebook)과 CANVA 프레젠테이션 발표 녹화 기능을 활용해 발표 영상을 제작하고 온라인에 게시하였다. 학생들은 문화유산 해설사의 역할로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해설 영상을 완성했다.
5단계는 문화유산 해설 영상을 보고 학습지를 푸는 단계이다. ‘온라인 문화유산 클래스’에 접속하여 각 모둠의 영상을 시청하고, 친구들이 만든 활동지를 풀었다. 학생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의 콘텐츠를 보며 자연스럽게 학습을 이어갔고, 질문과 감상을 댓글로 남기며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마지막 6단계에서는 각 모둠의 담당자가 활동지를 채점하고 결과를 안내하였다. 출제자이자 평가자가 된 학생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친구들의 답안을 검토하고, 오답이나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며 학습을 다시 성찰했다.
작은 학교에서 이러한 디지털 프로젝트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학생들이 만든 영상과 활동지가 온라인 공간을 통해 공유되면서, 배움은 교실을 넘어 확장되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친구들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그 과정에서 ‘내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체험했다. 기술은 그저 매개였을 뿐, 아이들이 경험한 것은 자신의 배움이 타인의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장의 과정이었다.
이번 수업은 디지털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 일깨워 주었다. 디지털 교육은 단순히 기기를 잘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경계를 허물고 학생 스스로 학습의 주체로 서게 하는 것이다. 웨일북과 Canva는 그 수단이었고, 핵심은 학생이 직접 배움을 설계하고 표현했다는 점에 있다.
미래 교실은 더 이상 ‘기술이 있는 교실’이 아니라, ‘경험이 확장되는 교실’이어야 한다. 디지털은 이 확장의 통로이자 촉매제다. 교과서 속 사진 몇 장으로 배우던 불국사와 석굴암이, 이제는 학생의 목소리로 해설되는 순간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교실 안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디지털 영상이 또 다른 학생의 배움으로 이어질 때, 교육은 그 자체로 순환하며 확장된다.
작은 학교에서, 디지털은 세상을 향한 창이 된다. 아이들이 그 창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배움이 공간을 넘어 사람을 잇는 순간, 교실은 이미 무한히 확장된 세계가 된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