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현대는 한 아이가 태어나서 12년~16년의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도 평생교육의 시대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보편적일 것이다. 언뜻 보기에 한 아이의 성장은 연속적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단계의 ‘결정적 전환점(critical turning point)’을 중심으로 크게 도약한다. 이 시기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학습 태도, 자존감, 진로 인식까지 달라진다. 결국 교육은 ‘언제, 무엇을, 어떻게 개입하느냐’의 문제이다. 이 글에서는 한 아이의 생애주기별 전환점에서 기회를 극대화하는 교육적 대응 전략을 사례와 함께 제언하고자 한다. 유아기: “왜?”가 폭발하는 시기 — 질문을 꺾지 말 것 만 3~5세는 언어와 사고가 급격히 확장되는 시기이다. 이때 아이는 하루에도 수십 번 “왜?”를 묻는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피곤함에 “그냥 그런 거야”로 대답을 얼버무리는데, 이는 탐구의 불씨를 끄는 위험한 행위다.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는 매일 ‘오늘의 질문 노트’를 운영했다. 아이가 던진 질문 하나를 골라 그림이나 말로 정리하게 했고, 정답보다는 생각의 과정을 칭찬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질문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초등 입학 후에도 새로운 개념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시기의 핵심 대응은 정답 제공이 아닌 호기심 유지이다. 함께 찾아보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질문이 환영받는다는 경험이다. 초등 저학년: 학교 적응의 갈림길 — 성취보다 ‘관계’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 인생 최초의 사회적 전환점이다. 많은 부모가 이 시기를 학습 선행의 기회로 보지만, 실제로 장기적인 학습력을 좌우하는 것은 학교에 대한 정서적 인식이다. 한 초등 1학년 학부모는 아이가 받아쓰기 점수에 집착하자, 점수 이야기를 집에서 완전히 끊었다. 대신 “오늘 가장 재미있던 순간”을 묻는 대화를 반복했다. 몇 달 후 아이는 스스로 공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학습 거부도 사라졌다. 이 시기 부모의 역할은 성취 관리자가 아니라 정서 통역사라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감정을 말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학습 지원이다. 초등 고학년: 자아의 씨앗 — 비교에서 벗어나는 연습 고학년이 되면 아이는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성적, 외모, 운동 능력까지 평가의 대상이 된다. 이때 무심코 던진 “누구는 벌써 학원 다닌대”라는 말은 아이의 자존감을 크게 흔들 수 있다. 경기도의 한 가정에서는 5학년 아이가 수학 성적 하락으로 자신감을 잃자, 부모가 ‘나만의 잘하는 것 지도’를 함께 만들었다. 공부 외에 그림, 요리, 친구를 웃기는 능력까지 적어 내려갔다. 아이는 “나는 못하는 애가 아니라, 다른 강점이 많은 애”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 시기의 핵심은 비교의 기준을 외부에서 내부로 옮기는 것이다. 중학생 시기: 흔들림의 정점 — 통제보다 협력 사춘기는 부모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는 동시에 자기결정 능력이 태동하는 결정적 시기이기도 하다. 모든 선택을 대신해 주면, 아이는 선택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한 중학교에서는 시험 후 성적 상담을 학생 주도로 진행했다. 아이가 스스로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목표를 제안하면, 교사와 부모는 조언자 역할에 머물렀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아이들은 점차 자신의 학습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 시기 부모와 교사의 전략은 통제의 강도를 낮추고 대화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고등학생 시기: 진로의 문턱 — 결과보다 맥락 고등학교는 진로 선택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는다. 그러나 진로를 ‘성적에 맞춘 선택’으로만 접근하면 아이는 쉽게 무기력해진다. 한 학생은 생명과학 성적은 평범했지만, 병원 봉사 경험을 통해 의료 행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부모는 “의대가 아니면 의미 없다”는 말을 삼키고, 관련 학과와 직업을 함께 탐색했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갖게 됐다. 이 시기에는 왜 그 길을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맥락을 존중해야 한다. 전환점은 준비된 상태에 따라 기회가 된다 아이의 생애주기별 전환점은 매번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회는 선행이나 정보량이 아니라, 아이를 한 인간으로 존중하고 함께 하는 태도에서 극대화된다. 성장의 순간마다 부모가 한 발 물러서고, 한 발 곁에 서는 균형을 잡을 때 아이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절대로 아이 앞에서 조바심을 갖거나 표출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는 생애주기에 따라 실패와 경험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가야 할 길을 가게 된다. 따라서 옆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인내하며 적절한 도움을 적시에 제공하는 부모나 교사의 지혜가 더없이 중요하다. 교육은 결국, 아이가 자기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긴 동행이기 때문이다.
더에듀 |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교사에게만 요구되는 윤리 규범이 아니라, 교사에 앞서 국가 권력이 교육의 내용과 방향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는 헌법적 명령이기도 하다. 헌법이 교육과정을 중심에 두고,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이를 제도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과정은 정치적 유행과 정권의 가치 선택으로부터 교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적 완충장치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6년 민주시민교육 추진 계획과 2월 3일 발의된 전남·광주 통합특별법 제70조는, 이 완충장치를 우회한 채 특정 교육을 정책과 입법의 형식으로 학교에 직접 투입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내용 자체가 아니라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책이 ‘자율’과 ‘헌법적 가치’라는 언어를 차용해 교실에 들어오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교육의 자율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헌법이 예정한 교육의 작동 질서를 전도시킨다.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특정 정책이 없어도, 민주주의의 가치와 시민성을 가르치는 일은 교육의 본래 책무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가 선택한 특정 가치와 이념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교육과정을 건너뛴 채 정책과 법으로 주입하는 구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근본에서 흔든다. 교육은 정책의 구호나 관념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교육은 교육과정의 언어와, 교육의 핵심 기능인 학습을 통해 실현된다. 학생의 학습경험의 질을 개선하지 못한 채 이벤트성 국가사업으로 투입되는 정책은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정책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우회하는 행정과 정치 개입에 불과하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교사 통제 규범이 아니라 국가 권력을 제어하는 헌법 원칙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흔히 교사 개인의 정치적 발언이나 수업 태도를 통제하기 위한 원칙처럼 오해된다. 그러나 헌법이 요구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그런 협소한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교사만을 향한 윤리 규범이 아니라 정치·행정·입법을 포함한 모든 국가 권력이 교육을 자신의 목적에 따라 설계하고 동원하지 말라는 헌법적 자기절제의 원칙이다. 교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 정치는 그보다 앞서 교육에 개입하지 않을 중립을 지켜야 한다. 헌법이 보호하려 한 것은 교사의 침묵이 아니라 ‘교육의 자율적 작동 구조’이다. 교육의 내용과 방향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헌법은 교육을 정치 권력의 직접 작용 영역에서 분리해 두었다. 이것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갖는 본래의 의미다. 그 완충장치가 바로 국가교육과정이다 이 헌법적 중립을 실제 제도로 구현한 장치가 국가교육과정이다. 국가교육과정은 단순한 행정 지침이 아니라 헌법의 교육 원칙을 집행하는 법적 고시 문서이다. 그래서 교육과정은 교육부가 임의로 설계하는 정책 문서가 아니라 국가교육위원회가 관장해 공포하는 헌법적 성격의 공적 기준이다. 학교 교육과정을 건축물에 비유하면 설계도와 같다. 설계도에는 건물의 목적, 구조, 동선, 안전 기준이 모두 담겨 있다. 새로운 기능이 필요해지면, 설계도를 먼저 고치고 사회적·전문적 검토를 거친 뒤에 공사를 진행한다. 설계도를 거치지 않은 증축은 불법이거나 최소한 위험하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을 왜, 어떤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가르칠 것인지는 법적 문서인 교육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합의된다. 정치와 행정은 이 설계도를 존중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공개적 논의와 전문적 검증을 거쳐 설계도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 이것이 헌법에 기반한 교육의 작동 방식이다. 민주시민교육 정책의 핵심 문제는 ‘교육과정 우회’이다 문제는 이번 민주시민교육 정책이 이 설계도를 고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정책은 교육과정 개정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교원 연수나 자료 개발 정책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정책의 직접 대상은 학교와 교실, 그리고 학생이다. 민주시민교육은 하나의 독립된 정책 영역으로 설정되었고, 정부는 이를 학교 현장에 체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순간 교육은 교육과정의 언어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 언어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교육과정이 갖고 있던 목표–내용–방법–평가의 체계는 흐려지고, 그 자리를 정책 목표와 실행 계획, 성과 지표가 대신한다. 교실은 교육과정에 따라 운영되는 학습 공간이 아니라, 정책 필요에 따라 재배치되는 공간으로 바뀐다. 이것이 교육과정을 우회한 정책 교육이 갖는 구조적 위험이다. 특히 이번 민주시민교육 정책은 교육부 단독 사업을 넘어 헌법 관련 기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의 주요 권력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교육과정의 언어가 아니라 권력기관의 언어로 기획된 프로그램이 학교와 교실을 직접 대상으로 삼는 순간, 학교는 교육과정에 따라 운영되는 공간이 아니라 정부 정책 사업의 수행 단위로 재정의된다. 교육과정 밖 ‘정책 교육’이 교실을 바꾸는 방식 이 변화가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교실의 장면을 떠올려 보면 된다. 민주시민교육이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외주화된 정책 사업의 형태로 학교에 투입되는 순간, 교사는 교육과정 문서보다 정책 지침과 운영 계획을 먼저 확인하게 된다.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 운영보다 특정 정책을 달고 재정이 함께 묶여 내려오는 사업이 우선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교실의 자율적 판단은 급격히 위축된다. 정책 패키지가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식은 충분한 재정을 앞세워 선택의 여지를 지워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업 준비의 기준은 교과 목표가 아니라 정책이 제시한 핵심 가치와 권장 방향으로 이동한다. 교육과정이 아니라 예산이 교실의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순간, 그 교육은 더 이상 자율적일 수 없다. 특히 이번 민주시민교육 정책에서 가장 심각한 대목은 ‘교수‧학습 원칙을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수‧학습 원칙은 법의 대상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적 판단 영역에 속한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는 교육과정의 문제지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는 교사의 전문성에 맡기도록 설계한 것이 헌법과 교육법 체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특정 교수‧학습 원칙을 법으로 정하겠다는 발상은,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는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이 아니라, 교수‧학습의 영역까지 국가 권력이 직접 통제하겠다는 위험한 신호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에서 토론 수업을 상상해 보자. 토의토론 수업이 다양한 관점을 탐색하는 과정이 아니라, 정책이 설정한 방향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로 변한다. 학생의 질문 역시 깊은 성찰의 계기라기보다 ‘적절한 참여인가’, ‘바람직한 태도인가’라는 기준으로 해석된다. 평가의 언어도 학습의 언어가 아니라 정책 이행의 언어에 가까워진다. 이렇게 되면 교실은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국가 정책이 현장에서 구현되는 공간이 된다. 교사는 교육과정의 해석자가 아니라 정책 집행자가 되고, 학생은 사고하는 학습자가 아니라 정책이 기대하는 특정한 시민상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점검받는 대상이 된다. 이것은 교사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정책 설계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이러한 정책 설계는 교육과정에 따라 전문적으로 운영되어 온 학교와 교실의 자율적 판단 능력을 정부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인식 없이는 설명될 수 없다. 범교과 주제를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패키지로 묶는 정치성 이미 국가 교육과정에는 안전·건강교육, 인성교육, 진로교육, 민주시민교육, 인권교육, 다문화교육, 통일교육, 독도교육, 경제·금융교육,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 등 10개의 범교과 주제가 포함돼 있다. 이 주제들은 각 교과의 성취기준 코드와 연계되어 관련 학습 주제로 계획·실행되며 교과와 학교 맥락에 따라 수업 시수를 조정해 운영하도록 설계돼 있다. 다시 말해 이들 주제는 이미 국가 교육과정이라는 설계도 안에 제도적으로 포함돼 있으며 교육과정의 언어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민주시민교육 추진 계획은 이러한 서로 다른 범교과 주제들을 모두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다시 묶는다. 이는 단순한 명칭 정리나 체계화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주제들을 선별해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재구성하는 행위이다. 이 과정에서 각 주제가 지니고 있던 고유한 교육적 목적과 이론적 맥락은 희미해지고 목표는 교육과정의 목표가 아니라 정책 목표로, 내용은 학습 내용이 아니라 정책 메시지로, 평가는 학습의 성찰이 아니라 정책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수단으로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교실은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학습 공간이 아니라, 정부가 설정한 시민상을 사회화하는 공간으로 재설계된다. 이것이 헌법적 가치로 포장된 가장 정치적인 교육이 되는 지점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우회 구조는 추상적인 위험이 아니다. 이번 교육부의 민주시민교육 정책은 교육부 단독 사업을 넘어, 법무부·법제처·헌법재판연구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다수의 국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업 체계로 설계되었다. 헌법 관련 기관과 선거관리기관까지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에 관여하는 이 구조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작동해야 할 학교를 정책 사업의 직접 대상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기관의 성격이나 참여 여부 자체가 아니다. 그럴듯한 이름의 국가 권력기관이 결합될수록,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까지 자동으로 보장될 것이라는 착시가 만들어진다는 데 있다. 그러나 헌법적 가치를 정책 명칭에 사용하는 것과,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을 실제로 존중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오히려 이러한 설계는 ‘헌법적 가치’라는 외피가 씌워질수록, 교육과정이라는 헌법적 완충장치가 더 쉽게 무력화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교육과정 위계와 발달 연속성의 정면 침해 이 정책은 교육과정 위계와도 정합하지 않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초등교육의 목표는 기본 학습 능력과 학습 습관, 그리고 바른 인성을 기르는 데 있다. 민주시민의 자질과 소양은 중학교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고, 이를 토대로 한 세계시민교육은 고등학교 단계의 목표로 설정돼 있다. 이러한 구조가 국가 교육과정이 아동의 발달단계를 고려해 법적으로 설계한 학습의 연속성이다. 그러나 민주시민교육 정책은 이 위계와 연속성을 무시한 채, 초등학교 단계부터 특정 가치와 이념을 전면에 내세운 교육을 정책 사업의 형태로 주입한다. 이는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형해화하는 방식이다. 법으로 고시된 교육과정이 존재함에도, 정권이 선택한 가치를 따로 떼어내 정책으로 설계하는 순간, 교육과정은 교육의 중심 문서가 아니라 형식적 장식물로 전락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법 제70조의 본질: ‘자율’이 아닌 법제화된 정책 집행 처음 원안이었던 「가칭 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이 정책의 위험성은 2월 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162명이 참여해 발의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70조에서 이미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이 조항은 민주시민교육을 ‘교육 운영의 자율성’이라는 장에 배치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자율과 거리가 멀다. 교육감에게 민주시민교육의 체계적 실시를 법적 의무로 부과하고, 4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차별 시행계획 수립, 정책 심의 기구 설치, 학교 단위 계획 수립까지를 모두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이란 국가 권력이 한 발 물러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특별법이라는 가장 강력한 입법 수단을 통해 국가가 교육 내용의 설계와 집행 안으로 직접 들어오는 구조를 만든다. 교육과정을 우회한 정책이, 역설적으로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법제화되어 교육과정 위에 놓이는 순간, 이는 자율의 확대가 아니라 자율의 해체에 가깝다. 반복되는 구조, 그리고 헌법의 역설 이 구조는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보수 정권은 인성교육을 「인성교육진흥법」으로 끌어올렸다. 진보 정권으로 바뀌자 이름만 달라졌다. 인성교육 대신 민주시민교육이 등장했을 뿐, 정권의 성향과 무관하게 교육을 다루는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교육과정을 통과하지 않은 특정 교육을 정책으로 만들고, 이를 다시 법과 특례 조항으로 제도화한다. 문제는 인성교육이냐 민주시민교육이냐가 아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정을 우회해 국가가 선택한 특정 가치와 이념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주입하는 구조이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교실은 더 이상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정권마다 색이 바뀌는 정치적 실험실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라는 헌법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교육이 정책 사업으로 관리되는 순간, 학교는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사업 횟수와 성과 지표로 관리되는 행정 단위로 전락한다. 이는 교육의 실패 이전에, 교육을 행정과 통치의 하위 수단으로 취급해 온 국가 운영 방식의 실패이다. 교육부의 민주시민교육 정책과 전남·광주 통합특별법 제70조(민주시민교육의 진흥에 관한 특례)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작동해야 할 교육 질서를 정책과 입법의 형식으로 우회한 대표적 사례다. 이는 교육의 자율을 확장하는 조치가 아니라, 헌법이 예정한 교육의 작동 질서를 거꾸로 전도시키는 개입이다. 헌법의 이름을 내세운 이러한 정책 방식,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제도적으로 무력화하고 있다. 교육은 이벤트가 아니며, 사업 단위로 관리되는 정책 실적도 아니다. 교육의 질은 일회성 프로그램과 외주화된 사업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그것은 교사의 전문성과 교수·학습의 축적을 통해서만 형성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정책과 교원정책 어디에서도, 교단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국가의 책임 있는 설계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교사와 학생은 정부가 핀셋으로 규정한 특정 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연수 대상자이자 집행자로만 위치 시키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말하려면, 교사를 통제할 것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물러나야 한다. 교육을 정치 이념의 사회화 수단으로 삼으려는 유혹을 거두고, 교육과정이라는 헌법적 경계를 존중하며 교육의 설계권을 정치와 행정으로부터 분리하는 것, 그것이 지금 필요한 용기이다. 학교의 본질을 지키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학생의 학습경험의 질을 개선하지 못한 채 이벤트성 사업 형태로 투입되는 민주시민교육정책은,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정책이 아니라 교육을 우회하는 행정이자 분명한 정치 개입이다. 교육과정의 언어로 구현되지 않은 채 외주화된 사업 형태로 교실에 직접 투입되고, 학생의 학습을 바꾸지 못하는 교육정책은 정책일 수는 있어도 교육일 수는 없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교육감들이 학습지원 대상 학생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기초학력보장법 및 시행령 개정 사항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 교육자료 지정 법제화로 불똥이 튄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요건 완화를 논의한다. 최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행정 통합은 교육 의제로 설정해 토의를 진행한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오는 29일 제106회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이 담긴 5개 안건 심의 및 교육 의제 토의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총회는 29일 오후 경기 성남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개최된다. 심의 안건은 ▲사립학교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적용을 위한 법령 개정 ▲외부 강의 등 요청 표준서식 마련 ▲기초학력 보장법 및 시행령 개정 ▲교육활동 침해 학생의 학적변동 제한을 위한 법률 개정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관련 초·중등교육법 개정 등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초학력 보장법 및 시행령 개정’이다. 최근 여러 연구 보고를 통해 교사 등은 학습지원 대상 학생의 참여를 가로막는 것으로 보호자의 동의가 꼽혔다.(관련기사 참조 : '부모의 비협조'...사각지대 위기학생 양산 원인 1위(https://www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경기교육청이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은 대국민 심사로 뽑는다. 선발된 공무원에게는 특별승급 등 다양한 특전이 제공된다. 경기교육청은 26일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정을 위해 2025년도 하반기 대국민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교육청은 1차 예선 심사를 진행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을 펼친 각 기관의 추천 사례를 접수해 우수사례 15건을 선정했다. 선정된 15건을 대상으로 26(오늘)~30일 ‘소통24’ 누리집을 통해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 방식의 대국민 심사를 진행한다. 참여자는 1인당 3건의 우수사례에 투표할 수 있다. 최총 선정은 예선심사 점수 60%와 국민투표 결과 40%를 합산해 결정한다. 선발된 공무원에게는 교육감 표창과 포상금, 특별승급의 인사상 가점부여 등 다양한 특전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선발은 단순한 성과 평가를 넘어 적극행정의 모범사례를 널리 알리고, 공직사회 전반에 적극행정 문화를 확산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국민이 직접 우수공무원을 선정함으로써 정책 수요자의 관점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 절차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교육부가 올해 초등 돌봄 운영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교원단체들이 학교와 교사의 부담 가중을 우려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3일 초3 방과후 바우처 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2026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돌봄과 교육 사각지대를 없애는 내용을 담았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7988)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이번 계획이 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을 지적하며 학교와 교사의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전교조는 우선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의 정책 운용 주체는 학교가 아니라 기초 자치단체라고 강조했다. ‘온동네 초등돌봄·교육협의체’ 역시 학교나 교육청이 아닌 기초 자치단체가 운영해야 하며, 주관 부처 또한 교육부에서 행정안전부로 전환하는 것이 정책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처럼 돌봄 운영과 행정 관리, 외부 위탁 프로그램 조정까지 학교가 떠안는 방식은 교사의 교육 활동을 방해하고 수업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돌봄과 체험 활동은 지자체가 전담하고, 학교는 정규 교육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충북교사노조가 교원평가 다면평가와 성과급 연계 구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교육부는 지난 2024년 현행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로 바꾼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존 동료 교원 평가, 서술형을 포함한 학생 만족도 조사, 서술형을 포함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동료교원의 다면평가(일부), 학생 인식 조사, 자기 역량 진단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교육과정을 포함한 학교 경영 전반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학교평가로 대체하고 학생 만족도 조사는 '학생 인식 조사'로 개편되며, 서술형 문항도 폐지하기로 했다. 개편안은 올해 적용하려 했으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내년부터 적용할 방침을 밝혔다. 충북교사노조, 다면평가-성과급 연계 반대...“불필요한 갈등 유발” 충북교사노조 서술형 평가 폐지와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학교평가 대체 등 일부 개선 사항을 환영하면서도 다면평가의 성과급 연계 구조 유지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3일 성명을 내고 “동료교원평가 폐1지는 실제 교원업적평가 다면평가로의 ‘연계·대체’일 뿐”이라며 “교원 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해 협력적 학교문화를 저해하는 동료 평가 차등 성과급
더에듀 AI 기자 | 호주에서 증오 발언을 하는 교사는 해고까지 당할 수 있다. 지난 3일 호주 언론사 ABC News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가 교실 내 증오 발언을 한 교사에 대해 해고까지 가능한 강력한 징계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뉴사우스웨일스주 학교 교육자와 직원들의 증오 발언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행동 강령을 내놨다. 새 행동 강령은 뉴사우스웨일즈주 전역에 위치한 3000곳 이상의 공립·사립·가톨릭 학교에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본다이에서 발생한 유대인 공동체 대상 테러 공격 이후 주정부가 혐오 발언 단속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크리스 민스(Chris Minns)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교실은 모든 학생이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공간”이라며 “교사가 인종, 종교, 성별, 성 정체성 등을 이유로 증오 발언을 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교실에서는 그보다 학생의 안전과 존엄이 우선한다”고 덧붙였다.
더에듀 AI 기자 | 영국 정부가 초등학교에서의 무료 아침 식사 제공을 확대한다. 학습 준비도 개선과 교육 격차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지난 2일 영국의 언론사 The Scottish Sun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무료 아침 식사 클럽을 500여 개 이상의 초등학교로 확대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수업 초반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정부는 무료 아침 식사 클럽이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정책은 약 30만명의 학생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학습 준비 상태 개선과 가계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동시에 겨냥한다. 4월부터 영국 전역에 1250개 이상의 무료 조식 클럽이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9월에는 1500개가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이로써 오는 9월부터 총 68만명의 어린이가 해당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브리짓 필립슨(Bridget Phillipson) 교육부 장관은 “무료 조식 클럽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부터 부모들이 직장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까지맞벌이 가정의 생활에 필수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아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