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연재 기자 |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후보 단일화 기구가 제안한 39개의 교육정책을 전부 수용했다. 가장 중시하는 안건에 단일화 기구는 혁신교육 복원을, 정 캠프는 무상교육 확대를 꼽았다. 정 후보는 20일 오후 후보 단일화 기구인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와 정책협약식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입시경쟁 해소 ▲무상교육 확대 ▲지속가능한 혁신교육 재건 및 활성화 등 39개 영역의 정책과제를 제안받고 즉각 수용했다. 이번 정책협약식은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 이후 서울교육의 핵심 과제를 시민사회와 함께 추진해 나가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혜진 추진위 공동상임대표는 “오랜 기간 치열한 정책 논의 끝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입시 경쟁 해소, 무상교육 확대 그리고 지속 가능한 혁신 교육 재건 및 활성화 등 39개 영역에 걸친 혁신 교육 정책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 학부모, 청소년, 노동자 모두가 함께하는 서울교육의 협치 모델을 반드시 실현해 낼 것”이라며 “정책 협약식은 서울 혁신 교육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리라 확신한다. 선거를 서울 혁신 교육의 승리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들의 제안을 수용하며, 보완 과정을 거쳐 앞으로 4년간 실행할 수 있는 정책으로 바꿔나갈 의지를 보였다. 39개 중 가장 강조점을 둔 것을 묻는 <더에듀>의 질문에 권 공동상임대표는 혁신교육 복원을 제시했다. 또 마을교육 공동체 복원과 협치, 생태 중심 교육 및 친환경적 시스템으로의 전환, 자치 능력의 강화 등도 꼽았다. 손성조 정 후보 정책본부장은 무상교육 확대 및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민주적 학교 만들기, 교육 거버넌스 완성을 제시했다. 한편 추진위는 지난달 23일 시민참여 경선을 통해 정 후보를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강신만·한만중 후보 등이 과정이 부적절성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으며, 한 후보는 결국 독자 출마의 길을 가고 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경북대와 전남대, 전북대에 ‘인문사회연구원’이 설립된다. 지역 학술 생태계가 활성화할 것인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20일 인문사회 대학기초연구소 지원사업 수행 거점 국립대학으로 경북대와 전남대, 전북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거점국립대에 인문사회 연구원을 설립해 지역 인문 사회 연구를 지원하고 지역 정주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대학별로 최장 5년(3년+2년) 간 총 200억원(대학당 40억 원)을 지원한다. 선정된 대학은 인문사회 연구원을 설립·운영하며, 박사급 연구자를 최소 20명 이상 채용해 지역 정주 전담 연구 인력을 양성한다. 이들에겐 연간 6000만 원 수준의 인건비가 보장된다. 또 대학들은 특성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중점 주제 연구소’를 2개 이내로 지정한다. 경북대 경북인문사회연구원(원장 정우락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중제 주제 연구소는 영남문화연구원과 K-포용사회연구소이며, 전남대 전남광주인문사회연구원(원장 이명규 교학부총장)은 민주주의미래연구소와 로컬리티상생연구소를 운영한다. 전북대 전북인문사회연구원(원장 윤명숙 대외·취업부총장)은 호남학 연구소와 AI미래사회통합연구소를 가동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업이 대학의 인문사회 분야 연구력 강화와 지역 학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3개 대학이 지역의 인문사회 분야 교육·연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업 공모에는 9개 거점국립대학이 모두 지원했으나,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서면 검토와 대면 평가를 거쳐 3개교를 선정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전자칠판 입찰 비리 등이 세상에 알려져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각 시도교육청 물품선정위원회 투명성 강화 조치가 나왔다. 교육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물품선정위원회 운영 규정’의 정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인천시의원 2명이 인천교육청의 전자칠판 관련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1억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감도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직위가 해제됐다. 이는 인천교육청이 지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추진한 20억원대 전자칠판 사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에 교육부는 물품구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를 예방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정 정비 권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의 관련 규정을 전수 점검한 결과, 물품선정위원회 운영 기준과 절차가 기관별로 상이했으며, 이로 인해 공정성 확보 수준에 차이가 발생했다. 우선 물품선정위원회는 일부 기관 중심에서 전 교육기관으로 확대한다. 또 일정 금액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물품선정위원회 개최 여부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기관장과 계약담당자, 업체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는 평가에서 배제, 이해충돌을 방지한다.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등 표준 평가체제도 새로 마련했으며, 평가 과정에서는 업체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블라인드 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부조리·청렴 신고센터 등 시도교육청별 신고 체계를 운영하고, 물품선정위원을 대상으로 청렴 서약 및 교육도 실시한다. 물품선정위원회 등록부와 회의 자료·회의록 등 관련 문서 관리도 강화하도록 했다. 교육청에서는 수시·종합 감사를 통해 위원회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관리자와 교직원 대상 청렴 및 계약 관련 교육도 확대한다. 이강복 교육부 교원교육자치지원관은 “물품구매는 교육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업무”라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되, 물품구매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지속해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 현장은 기이하고도 서글픈 분열의 장이다. 한쪽에는 교실 안 ‘교사’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숫자와 서류, 그리고 ‘승진 점수’에 갇힌 ‘교육전문직’이 있다. 그 중간지대에는 수업과 학생 대면은 최소화하면서 각종 승진 점수와 성과금은 극대화하려는 소수의 ‘교육전문직 예비 교사’들이 존재한다. 이 글은 <더에듀>에 연재한 여섯 편의 칼럼을 종합해 학교 인력구조의 근본적인 재설계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 제언이다. 핵심 기조는 세 가지다. 첫째, 교과지도교사를 대폭 확충하는 것. 둘째, 비교과 생활지도교사를 전면 배치하는 것. 셋째, 교사와 교육전문직 사이의 순환근무제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현행 학교 인력구조의 구조적 병폐 현재 대한민국 초·중등 교육기관의 인력 구조는 심각한 왜곡을 보인다. 영국의 경우 평교사 비율은 46.5%이지만, 교사 보조(TA)·생활지도 전문가·상담사 등 학생 지원 인력이 전체의 40.2%를 차지하며 교실 최전선에 상주한다. 반면 대한민국은 그 인력이 있어야 할 자리에 ‘교육전문직’이라는 이름의 행정가들만 꾸준히 늘려왔다. 일본 역시 우리와 유사한 직군 구조를 갖고 있으나, 전문직(지도주임)의 정기적 현장 복귀와 유연한 순환을 통해 ‘행정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있다. 대한민국만이 교육전문직을 영구 고착된 별개 직군으로 운영하는 이례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전문직은 장학사나 연구사로, 교감이나 교장으로, 더 높은 교육청 고위 관료로 전직한 이후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직군에 영구히 머무른다. 이것은 100%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행정이 고정적인 직업이 되는 순간, 교육전문직은 현장을 지원하는 조력자가 아닌 지배자로 변질된다. 현장과 유리된 지 오래된 이들의 정책은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온기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 교사들을 질식시키는 차가운 행정 명령으로 작동할 뿐이다. 현행 구조에서 교육전문직은 교사에서 교감으로, 장학사에서 교장·장학관으로 이어지는 일방향적 승진 코스의 유일한 경로로 기능한다. 이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교육의 본질인 아이와의 마주함보다 승진 점수 계산에 생명력을 소진한다. 교육전문직 점수가 인정되는 수업연구대회 출품 수업에만 집중하거나, 교육청 사업과 각종 포상·보직 업무로 가산점을 쌓는 데 매몰된다. 교육전문직은 학교 운영을 최종 결정하고 책임지며, 교무 업무의 중간 관리와 실무를 조정하고 소속 교직원의 업무분장 및 근무 성적 평정을 주관하는 인사권을 행사한다. 교사는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수동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주당 20시간 수업이나 담임 업무와 같은 지시를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권력 비대칭이 수업 노동의 불평등한 배분을 구조화하고 있다. 2001년 도입된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는 지난 25년간 학교 현장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과 불합리의 상징이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평가 지표의 왜곡에 있다. 승진을 위해 교육청 활동·각종 포상·보직 업무 수행에 유리하게 가산점 점수표가 짜인 반면, 과다한 수업 시수와 학급 담임 업무 등 교육 본연의 활동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부여된다. 구체적 수치를 보면 그 불합리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당 20시간 수업 교사와 10시간 수업 교사는 39주 기준으로 연간 390시간의 수업 노동 차이가 발생한다. 최저시급(1만 320원)으로 계산하더라도 400만 원이 넘는 노동을 추가로 수행하면서도, 오히려 더 많이 수업하는 교사가 성과금에서 연간 100만~300만 원을 적게 받는 역설적 구조다. 교사 방과후 수업 수당 기준(시간당 3~5만 원)으로 환산하면 1500만~3500만 원 규모의 수업 노동을 하고도 성과금을 더 적게 받는 부당한 차별이 발생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대 방향의 왜곡이다. 승진 코스를 밟는 교사들은 수업을 적게 하면서도 최고 등급의 성과금을 수령하여 연간 1500만 원 안팎의 부당 이익을 누리는 구조가 구조적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들은 결국 수업도 학생 지도도 최소화하는 ‘교육전문직군’으로 영구히 이동함으로써, 구조적 특권을 반복해서 재생산한다. 교원 전문성 억압: 보신행정과 문서 행정의 민낯 교육전문직의 고정 직군화가 낳는 가장 치명적인 병폐는 ‘보신행정’이다.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학생을 지도하지 않는 전문직은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보신 연구로 권위를 유지한다. 실적을 부풀리고, 고통스러워 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규정이라는 무덤에 매장한다. 그들이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며 익힌 ‘효율성’은 전문직이 된 후 ‘보신의 전문성’으로 진화하며, 이것은 교육계 전체에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질병이 된다. AI 디지털 교과서 정책이 그 전형적 사례다. 학교 현장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사불란하게 강행된 이 정책은 현장 교사들의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시켰다. 현장과 유리된 채 보신에 집착하는 행정이 얼마나 큰 교육적 낭비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보신행정의 실체는 3월 교무실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3월의 교무실은 전쟁터다. 그런데 그 전쟁의 무기는 교재나 수업 자료가 아닌 한글 문서다. 매년 반복되는 교수학습 및 평가 운영 계획서 작성이 올해도 어김없이 교사들을 덮쳤다. 달라진 것은 교육의 본질이 아니라, 문서 내용의 순서와 행정 명칭뿐이다. 최근 3년 동안의 문서를 나란히 펼치면 민낯이 드러난다. 평가 운영 계획서의 뼈대는 동일하다. 평가 유형, 반영 비율, 횟수·영역, 평가 방법. 수행평가 세부 계획의 성취 기준, 수행 과제, 흐름(단계), 평가요소(배점). 이 구조는 3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바뀐 것은 세부 명칭뿐이다. 지필평가가 정기시험으로, 1차(중간고사)가 중간시험으로, 2차(기말고사)가 기말시험으로 바뀌었다. 2026년 양식에는 성취도 열 하나가 추가됐고, 수행과제는 수행과제 흐름(단계)로, AI활용 항목이 신설됐다. 이 변경을 반영하기 위해 교사는 지난해 작성한 문서를 열고, 달라진 항목을 찾아내고, 수정하고, 교내 검토를 거쳐 다시 제출한다. ‘교수학습-평가 방법’은 한 학기 전 과정을 주간 단위로 정리하는 표인데, 방대한 한 학기 분량의 셀 하나하나에서 바뀐 명칭을 찾아 수정해야 한다. 가르치는 단원도, 성취기준도, 평가의 방향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행정 언어만 교체된 서류를 새로 작성하는 일에 해마다 3월 한 달과 9월 한 달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매년 두 차례 십여 쪽씩 작성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설상가상으로 이 업무를 담당하는 연구부장과 담당 교사는 122쪽에 달하는 문서를 검토하고, 수정 지시하고, 재검토하고, 재수정을 지시하는 과정을 한 달 내내 반복한다. 연구부장과 담당교사 역시 교과수업을 지도하는 교사다. 학교에서 교과수업 지도를 하는 교사들 모두가 최소 한 달 동안 서로를 괴롭히며 고생한다. 2학기 초에도 똑같은 소모전이 반복된다. 내가 30년이 넘는 교직 생활 동안 매년 목격해 온 서글픈 반복이다. 교육청은 서식 변경을 통해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치를 꾀한다고 하지만, 현장의 시각은 냉소적이다. 지필평가를 정기시험으로 바꾼다고 해서 시험의 질이 높아지거나, 수행과제 흐름(단계)이라는 칸을 새로 만든다고 해서 교사가 과정 중심 평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지는 않는다. 방대한 계획서는 ‘잘 관리되고 있다’는 행정적 착시만을 만들어 낼 뿐이다. 두꺼운 계획서가 곧 좋은 수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결국 교육청은 서식을 통해 교사의 평가 행위를 ‘통제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 수업에서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그 서류 한 장으로 담기지 않는다. “행정에 쓴 시간은 수업에 쓰지 못한 시간입니다.” 이 짧은 문장은 현재 우리 교육 행정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를 묻고 있다. 중학교 수학 교사 한 명이 한 학급을 담임하며 20명의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일곱 학급 140명이 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평가하는 와중에, 3월이면 수업 연구·학생 피드백·학부모 상담·생활교육·각종 행사 준비가 일상처럼 밀려든다. 그 한복판에 평가 계획서 재작성이 놓여 있다.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말하면서 동시에 반복적인 문서 편집을 부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사를 서류의 늪에서 건져내 학생 곁으로 돌려보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교육 혁신의 시작이다. 교원 전문성 억압은 연수 체계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는 방송통신대학교(방통대) 학위 과정의 수강 학점을 직무연수 실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직무연수는 교육감이 연수기관으로 지정하거나 승인한 기관에서 실시하는 것이며, 대학의 학위 과정은 학위 취득과 자기계발의 내용이라는 것이 그 논거다. 이는 형식주의적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방통대에서 1년에 12과목을 이수하면 온라인 강의 시청만 180시간이며, 출석 수업·과제·시험 준비를 포함하면 연간 230시간이 넘는다. 이는 일반적 직무연수 만점 기준(연간 60시간 내외)의 약 4배에 달하는 학습이다. 그럼에도 국가가 지정한 ‘연수원’ 간판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 1시간도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교사가 통계학을 공부해 데이터 문해력을 키우고, 영문학을 공부해 원서 독해 능력을 높이는 행위가 어떻게 단순한 ‘자기계발’로 치부될 수 있는가? 이는 교과 지도 역량과 직결되는 핵심적 직무 수행의 연장선이다. 내용의 전문성보다 기관이 연수원인지 여부를 우선시하는 현행 제도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교사들을 깊이 있는 탐구보다 쉬운 ‘점수 따기’식 단기 연수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오히려 가로막는다.<계속>
더에듀 김연재 기자 | 윤호상·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공동선언으로 손을 잡았다. 사상 첫 보수와 진보 후보의 연대라는 의미가 있지만, 후보 단일화 불복 사태를 맞이한 상황이라 두 진영 대표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이벤트성이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정 후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품격 있는 서울교육감 선거와 미래교육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비전 중심 선거 ▲인신공격·허위사실 유포 없는 품격 선거 ▲법을 준수하는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 ▲학생 안전 최우선 정책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 등 다섯 가지 실천 원칙을 천명했다. 두 후보는 “서로 다른 입장과 정책적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정정당당한 경쟁, 상호 존중, 깨끗한 선거문화, 학생들의 미래를 최우선에 두는 원칙만큼은 함께 지키겠다”라며 “서울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교육감 선거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보수·진보 후보의 동행?...“위상 추락한 ‘단일후보’ 부각 위한 행사” 서울에서 처음으로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의 공동 선언이 나왔다는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내는 각 진영 대표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각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됐음에도 부정 의혹 등으로 인한 불복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보수 진영의 윤 후보는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시민회의)’가 추진한 류수노·신평·이건주와 후보 단일화에서 승리했지만, 류수노가 불복하고 후보 등록을 했다. 시민회의의 후보 단일화 절차가 끝난 이후 조전혁 후보도 출마해 등록했다. 진보 진영 정 후보 역시 ‘2026 서울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가 추진한 강민정·강신만·김현철·이을재·한만중과의 후보 단일화에서 승리했지만, 한만중이 끝까지 불복하고 후보 등록을 했다. 홍제남은 추진위에 문제를 제기하며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단일 후보가 되었지만, 단일 후보로서의 정당성과 대표성에 흠집을 입게 된 것. 실제 정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가 됐는데도 불보한 분들이 있다”며 “두 후보가 정통성을 가진 진보·보수 단일후보이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만중 “야합, 명백한 배신” 맹비난 진보 진영 한만중 후보는 이번 공동선언은 ‘선거공학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가 제시한 5대 정책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교육철학 등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한만중 캠프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구체적인 정책 연대의 내용도, 공유하는 교육철학도 담지 못한 선언적 구호”라며 “보수 교육정책과 민주진보 교육정책 사이의 본질적 차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후보는 민주진보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후보 단일화를 진행한 당사자임을 강조하며 “특정 후보의 선거 생존이 아닌 서울교육을 지키겠다는 공동의 약속이라는 신뢰이다. 보수 후보와 손을 잡는 것은 단일화의 완성이 아니라 명백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교육감 선거에는 김영배·류수노·윤호상·이학인·정근식·조전혁·한만중·홍제남 등 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더에듀 | 1867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가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에 알래스카를 매입했을 당시, 미국의 언론과 정치권은 그를 향해 ‘미친 짓’이라며 포화를 퍼부었다. 쓸모없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비싼 돈을 주고 샀다는 비아냥과 함께, 알래스카는 ‘슈어드의 얼음상자(Seward's Icebox)’ 혹은 ‘존슨 대통령의 북극곰 정원’이라는 모욕적인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오늘날 그 누구도 알래스카 매입을 실패한 거래라 부르지 않는다. 무한한 천연자원과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가치를 내다본 슈어드의 선견지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행정적 결단이자 미래를 향한 투자의 모범으로 칭송받고 있다. 눈앞의 손익에만 매몰된 대중과 정치인들의 무지한 비난 속에서도 미래 세대를 바라본 한 지도자의 안목이 국가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이 역사적 사건은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감 후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교육감 선거판의 풍경은 160년 전 슈어드를 비웃던 무지한 선동가들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았다. 대한민국 교육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설계해야 할 교육감 후보들이 국가의 미래나 교육의 본질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당선이라는 단기적 이익만을 위해 눈먼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며 학표(學票)를 구걸한다. 경기도에서는 중1 학생 전원에게 100만 원씩, 연간 1300억 원이 넘는 정체불명의 ‘펀드 공약’이 등장했고, 고3에게 운전면허 비용을 대주겠다는 선심성 약속까지 서슴지 않는다. 서울 역시 대중 교통비 전액 지원과 사교육비 대납형 공약으로 유권자를 유혹하고 있으며, 인천과 부산 등 다른 시·도들 또한 입학준비금이나 교육 바우처, 사회진출 지원금이라는 당의정(糖衣錠)으로 포장하여 매년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의 현금을 직접 살포하겠다고 앞다투어 외치고 있다. 이러한 현금성 공약 남발의 이면에는 심각한 재정 구조의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전국의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596만 명에서 현재 492만 명 선으로 급감했다. 반면, 법적으로 배정 비율이 보장된 교육청 예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오히려 43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무려 76% 이상 기형적으로 폭등했다.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법적 허점 때문이다. 돈이 넘쳐나니 교육의 질적 향상이나 미래 교육 인프라를 고민하는 대신, 이 눈먼 돈으로 천박한 포퓰리즘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지도자의 안목 부재가 가져온 재정적 타락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출직 교육감의 포퓰리즘으로 학부모들의 무상에 대한 공짜의 역치(閾値)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경로의존성’이 심화해 ‘개미지옥’을 향하는 누란(累卵)의 위기다. 주인 없는 눈먼 돈을 먼저 쓰겠다는 ‘공유지의 비극’, 그리고 표를 사기 위한 재정 사회주의의 폭주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교육 현장을 보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수학 교과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9년 9.0%에서 최근 수년간 두 자릿수인 15.0% 안팎까지 치솟았으며, 영어 역시 10%에 육박하는 등 ‘수포자’와 ‘영포자’로 대변되는 학력 저하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통계가 증명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읍면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도시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는 등 지역 간 학력 격차 역시 더욱 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학력 보장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공교육 책무다. 교육의 수장들이 학교 현장의 내실을 기하고 무너진 학력을 복원하기 위한 책임 경영에는 행정력을 집중하지 않고, 오직 정치적 구호와 보여주기식 현금 살포 행사에만 몰두한 필연적인 결과가 이 처참한 통계표다. ‘슈어드의 얼음상자’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경고는 명확하다. 눈앞의 이익과 대중의 환호에만 눈이 멀어 미래의 원석을 알아보지 못하는 지도자는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다. 교육감은 탁월한 지식 편집가요, 전방위적 지식 경영자여야 한다. 한데 한국의 태자당 같은 일수거사(一水去士) 인물이 직역을 이동하며 교육 권력을 탐하는 행태는 유권자들이 표로 응징해 퇴출해야 한다. 지금 지구촌의 지식 생태계는 AI라는 디지털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서로 다른 전문 지식과 상상력이 만나는 융합과 컨버전스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고 요체이며 백미(白眉)다. 진영 논리를 떠나, 대한민국 교육판을 송두리째 바꿀 젊고 신선한 인물의 객토(客土)가 시급하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조전혁(서울)·신경호(강원)·이대형(인천)·이명수(충남)·정승윤(부산)이 정책연대를 출범한다.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로의 입지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20일 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 정상화와 가치 회복을 위한 정책연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책연대의 핵심은 ▲동성애 퀴어교육 OUT ▲전교조 편향교육 OUT ▲교육 정치중립성 회복 ▲학력신장 ▲교권보호 등 5개로 정했다. 이들은 “검증되지 않은 동성애 퀴어교육과 사회적 합의 없는 성 관련 교육 콘텐츠가 학교 현장에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학교는 특정 가치관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라 인성과 책임, 공동체 정신을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교조식 편향교육과 이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회복하겠다”며 “교실은 정치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 실력 향상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연대는 조전혁 서울교육감 후보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는 “이번 연대는 단순한 선거 협력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교육을 이념의 실험장에서 아이들 중심 교육으로 되돌리기 위한 공동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미래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며 “무너진 기준을 바로 세우고 교육을 다시 아이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정책연대는 앞으로 공동 공약 발표와 교육 현안 공동 대응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더에듀 김연재 기자 | 현행 수행평가의 본질적 문제점으로 학생은 서열화된 대입 제도를, 교사는 교사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학생과 교사 모두 수행평가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그것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공교육 평가의 역설 수행평가’ 토론회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교사, 학부모, 학생 등 다양한 교육주체가 참여해 현 수행평가의 문제점 및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했다. 문성호 편집장, “지나치게 많은 수행평가, 학생 과도하게 압박해” 문성호 청소년언론 토끼풀 편집장 및 충암고등학교 학생은 많은 학생이 수행평가 취지 자체에 공감하고 있지만 그 취지 자체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실제 토끼풀이 전국 중고등학생 4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양이 너무 많다’(66.4%), 창의성보다 형식에 맞추는 것을 요구한다(34.9%), 같은 교과라도 교사마다 기준이 다르다(34.4%) 등으로 나타났다. 내신에서 수행평가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문항의 자유 서술에서 학생들은 ‘양이 많고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문제에 동의했다. 문 편집장은 “수행평가는 존치돼야 하지만 운영 방식과 학생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구조가 문제”라며 “배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하나하나가 평가라는 부담을 느끼며 수업에 임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AI 사용과 서논술형 수행평가 또한 문제로 제기했다. ‘서논술형’이라는 명칭과는 달리 암기력만을 측정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52,9%는 사교육이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문 편집장은 “어차피 도움을 받아 외워서 시험을 볼 거면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 시기 또한 문제로 거론됐다. 문 편집장은 “설문조사 자유 서술에서는 ‘시험기관과 수행평가가 겹친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며 “수행평가 시기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수행평가는 한두 달 사이에 몰려 있어 현실적으로 지나치게 여유가 없다”며 “매일매일이 평가 대상이다. 쉬는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수행평가를 진행하고 대입에 반영하는 것이 과연 교육의 최종적인 목적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문제는 학생들을 줄 세워 대학에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수연 정책연구원장, “수행평가의 취지 막는 구조적 원인은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불신” 교사 입장에서도 수행평가는 취지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 의식이 나왔다. 평가 계획, 민원, 분쟁, 정책 설계 등 많은 부분에서 어긋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송수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정책연구원장은 “평가계획서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평가의 구조를 미리 안내하고 교사가 한 학기 평가의 방향을 점검하는 최소한의 문서”라면서도 “많은 교사가 문서 작업은 수업과 생활지도, 평가와 같은 본질적인 업무에 지장을 준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실제 교사노조가 중등교사 2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평가계획서의 분량과 구성이 과도하다는 응답은 93%, 교육청의 안내와 지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90%, 평가 계획서가 실제 수업과 평가 운영 계획 간의 괴리를 만든다는 응답은 89.8%를 차지했다. 민원과 분쟁의 구조에 관해서도 99.1%의 교사들이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송 연구원장은 “수행평가는 평가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전제한다”며 “교사들의 전문성은 반드시 신뢰받고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원은 사후 처리 사건이 아닌 평가를 미리 통제하는 원리로 작동하게 됐다”며 “교사들은 민원이라는 유령 때문에 스스로를 검열하게 되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제일 걱정되는 것은 새로운 시도를 회피하게 되는 것”이라며 “민원 예방에 급급해 지침을 만들 게 아니라 민원 처리를 기관에서 도맡아 줄 수 있도록 대대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책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이나 수업 학생 맥락에 맞는 평가를 설계하기보다는 지침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형식적으로 맞추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공통 이유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불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가계획서를 교육에 관련된 문서로 되돌릴 것 ▲교사를 평가 민원으로부터 분리할 것 ▲교사를 전문적인 행위 주체로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송 연구원장은 “평가 회복을 위해서는 평가를 평가답게 진행할 수 있는 교사다움에 대한 존중과 배움의 주체로서의 학생을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게끔 하는 교육 환경 조성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김연재 기자 | 교육활동 중인 특수교사의 등을 때린 학부모에게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나온 가운데,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특교조)이 환영을 표하며 교권침해 피해 교사가 소송까지 당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14일 교육활동 중인 특수교사의 신체를 폭행한 학부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226만 4800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했다. 위자료 산정은 폭행의 경위와 정도, 당시 상황, 원고 수치심과 모멸감, 유사 사건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 등이 참작됐다. 해당 학부모, 하교 시간 지체 이유로 특수교사 등 가격 해당 학부모는 지난해 3월경, 부재중인 옆 반 특수교사를 대신해 옆 반의 특수교육대상학생 하교 지도를 하는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우리 아이 안 챙겨줄 거예요?”라고 불만을 제기하며 학생과 함께 있던 특수교사의 등을 손으로 가격한 것으로 알려줬다. 경남교육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해당 행위를 폭행에 해당하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인정한 바 있으며, 서면사과 및 재발방지 서약 조치를 결정했다. 그러나 특수교사는 해당 조치를 실효성이 없는 형식적인 조치로 판단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특교조 “판결 환영...교육활동 침해행위는 ‘위법행위’라는 사회적 경각심 높여” 특교조는 즉각 환영 입장을 표하는 동시에 특수교사의 교육활동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단순히 교권보호위원회의 조치 결정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닌 형사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뒤따르는 ‘위법행위’라는 사회적 경각심을 높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경남교육청은 피해교사의 민사소송 제기 시 ‘완전승소’에만 법률지원비 지급을 제한하는 기준 폐지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반복적·계속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법률지원비 보상을 제한하는 약관 개선 ▲교권보호위원회 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행 점검과 제재 수단을 마련 등을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또 ▲교원보호공제와 교권보호위원회 제도 한계 직시 ▲피해 교사가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 등을 촉구했다.
더에듀 |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의 과정이다. 백년지대계라 불리는 교육은 과거 없이 현재를 평가할 수 없으며, 미래를 논할 수 없다. 손기서 전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은 38년의 교직 생활을 하며 과거 교육의 변곡점을 현장에서 바라보고 경험했다. <더에듀>는 그의 기억에 존재하는 교육의 길을 다시 찾아보는 기행을 시작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1995년, 그 위대한 첫걸음 1995년은 대한민국 발명 교육의 역사적인 원년이다. 당시 서울교육청 11개 교육지원청에 전국 최초로 ‘발명공작실(현 발명교육센터)’이 설치됐다. 필자는 당시 김의장 서부교육청 과학기술계장(전 강서교육장)의 권유로 발명 교육에 입문해 서울창천초등학교 ‘서부발명공작실’ 구축 현장에 참여했다. 개관식 날, 학생들의 창의력 계발과 발명 저변 확대를 집중 보도하던 MBC 뉴스의 화면이 여전히 생생하다. 당시 11개 발명공작실 담당 교사들은 밤낮없이 머리를 맞댔다. 그 협업의 결과로 국내 최초의 ‘아이디어 구상 창안실’과 ‘작품 제작 공작실’이 결합한 표준 모델이 탄생했다. 이 주역들은 현재 ‘발명동지회(회장 김형남)’로 이어져 현장의 발명 교육 자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후 대한민국 발명 교육의 개척자인 고(故) 김두선 한국학교발명협회장과의 만남은 필자가 평생 발명 교육에 열정을 바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크레파스로 밤새워 그린 세계로의 이정표 발명 교육의 토대가 마련되자 아이들의 숨은 창의력을 폭발시킬 무대가 필요했다. 1997년, 한국학교발명협회 주관으로 국내 최초로 ‘전국학생 발명올림픽 대회(OM)’를 서부발명공작실에서 기획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창의력 교육 프로그램인 ‘Odyssey of the Mind’의 규칙과 방대한 문제를 직접 영문 번역하여 대회를 추진하는 일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초등학생 딸의 크레파스를 빌려 대회 안내 포스터와 규칙판을 그리며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은 톡톡 튀는 창의력으로 응답했다. 이 대회를 통해 국내 창의력 교육의 기틀이 마련됐고, 국내 최초로 세계대회에 출전한 서부발명공작실과 낙생고 2개 팀은 당당히 국위 선양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발명 축제, 시대를 초월한 표준이 되다 2000년 특허청과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후원 그리고 한국학교발명협회의 협업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대한민국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로 확대 개편됐다. 수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2박 3일간 전국 1만여 명의 초·중·고등학생 중 예선을 거쳐 선발된 700여 명(약 140개 팀)이 참가해 열전을 벌였다. KBS, MBC, 중앙일보 등 주요 언론이 일제히 이 뜨거운 현장을 보도했다. 특히 1997년 첫 대회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립한 세 가지 현장 과제는 대회의 표준안이 됐다. 창작공연을 통해 창의성을 표현하는 ▲표현과제, 대회 현장에서 주어진 재료를 활용하여 과학 원리를 이용한 구조물을 만드는 ▲제작과제, 즉석에서 주어지는 문제에 대해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즉석과제 등 세 가지 현장 과제는 매년 문제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유지되며 현재까지 대한민국 창의력 대회의 핵심 자산으로 계승되고 있다. 이제는 메이커와 AI의 융합, 미래 교육의 ‘두 날개’를 펴다 지나온 30년이 발명과 창의력의 뿌리를 내리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상상력과 데이터가 결합하는 융합의 시대다. 이제 교육은 새로운 단계로 확장돼야 한다. 기존의 메이커 교육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질문했다면, AI 교육은 “왜 그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가?”를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게 돕는다. 단순한 만들기를 넘어 지능형 문제 해결 능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미래 교육의 핵심은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잘 해결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데 있다. ‘메이커-AI 융합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한계를 넘어 미래로 힘차게 비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교육의 두 날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