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또래인 10대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거부하자 머리카락을 태우는 가혹행위까지 한 10대 일당이 항소심에서 더 높은 형량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는 최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10대 A양의 항소심에서 원심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개월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 당시 소년법에서 정한 소년(19세 미만)에 해당해 부정기형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선 소년 범위를 벗어나 정기형이 나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2월 경남 창원의 한 모텔 등에서 피해자 피해 학생에게 두 차례에 걸쳐 성매매하도록 했다. 성매매 남성은 채팅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했다. 특히 피해 학생이 추가 성매매를 거부하자 주거지를 찾아 폭행하고 재떨이 물을 마시게 했으며, 라이터로 머리카락을 태우는 가혹행위를 했다. A양은 피해 학생의 지능이 다소 낮은 점을 알고 범행에 이용했으며, B양과 C군에게 연락해 성매매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양은 피해 학생의 나체를 사진 찍어 B양과 C군에게 공유했다. 재판부는 성매매 강요, 비인격적 가혹행위에 대해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며,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거나 용서받기 위한 진지한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 A양과 함께 기소된 B양과 C군에겐 각각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편, 피해 학생은 재판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중화학공업 육성에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강력한 통치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 비상계엄령을 선포하였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수업에서 사용된 자료에 대해 MBC가 “경제발전을 위해서라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읽히는 대목”이라고 지난 13일 보도한 가운데,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이 자료 보완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초등노조는 14일 논평을 통해 “수업자료에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점은 아쉬운 일”이라며 “사료와 해석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료 제작자의 의도와 수업 전체 흐름을 볼 때, 특정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제작된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수업에는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건을 포함해 국가와 기업의 책임을 성찰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수업은 초등학교 6학년 사회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다루며, 권위주의 정권 통치 방식과 계엄 선포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것. 초등노조는 “교실이 균형 잡힌 시각과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에게 정확하고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교사들이 수업자료 준비와 구성, 수업 자체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인공지능이 교육 현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시범 도입 추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는 새 정부 출범과 출판사의 소송으로 다시 한번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를 비롯한 기술들의 교실 수업에 활용법에 대한 교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빠르게 진입한 기술의 파고 속에서, 교육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 ‘인공지능이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이 출간됐다. 기술철학자 김재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수, 응용언어학자 김성우, 그리고 초등학교 교사 천경호가 집필에 참여한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에 대해 교사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인공지능이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은 지난 겨울 실천교육교사모임과 출판사 우리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인공지능과 교육’ 연속 특강 내용을 기반으로 세 명의 저자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을 다각도로 조망하며 시작된다. 1장에서는 기술철학자 김재인 교수가 인공지능의 본질과 인간의 고유성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는 인공지능을 ‘도구이자 증강기술’로 규정하면서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맨몸 능력을 대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또 교육은 인간 고유의 해석과 관계, 성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교사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2장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수 교장이 디지털 기술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심리·인지적 부작용에 주목한다. 특히 숏폼 콘텐츠가 주는 과도한 자극, 집중력 저하, 불안정한 자기 조절 능력 등을 진단하며, “기술을 아직 발달 중인 아동·청소년에게 그대로 들이밀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디지털교과서가 학습 효과 측면에서 종이책에 비해 떨어진다는 다수의 연구를 인용하며,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일부 국가에서 폐기를 고려 중”이라고 말한다. 3장에서는 응용언어학자 김성우 교수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이 리터러시(읽고 쓰는 능력)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다. 그는 챗GPT를 활용한 글쓰기 교육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글쓰기의 과정성과 의미 구성 능력에 대한 교육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또한 단순히 AI 활용 여부를 떠나, 교사들이 실제 수업 현장에서 고민해야 할 원칙과 실천적 지침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현장 교사의 목소리로 완성한 책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현직 교사들과 나눈 심도 깊은 대담이 각 장 말미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 전문가들은 교사들과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교육 현장에서 부딪히는 현실적 고민, 학생들과의 관계, 정책과 실제의 괴리 등을 함께 논의한다. 이 과정에서 이론과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독자들에게 더 실감 나게 문제의식을 전달한다. 특히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이자 초등교사인 천경호가 AIDT 도입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글도 수록되어 있다. 천 회장은 AIDT가 교육 현장에서 갖는 의미와 한계, 그리고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 정책이 무엇인지를 교사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논한다. 기술 열풍 속 교육이 지켜야 할 것들 ‘인공지능이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은 단지 기술 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간과 교육의 본질을 다시 짚어봄으로써 교사와 학교의 의미를 재확인하고자 하는 책이다. 기술이 뛰어난 만큼, 인간의 역할 또한 더욱 분명해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공통된 메시지다. 인공지능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수용과 균형 있는 시각을 통해 교육적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서 있다. 인공지능 시대,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는 교사와 교육자, 그리고 교육정책 입안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15일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부산교육청이 업무 과중을 겪는 2인 행정실에 인원 추가 배치를 추진한다. 5년간 최대 40개교 가까이 될 전망이다. 소규모학교에 존재하는 2인 행정실은 행정실장 1명과 행정직원 1명으로 구성된 곳을 말한다. 인원은 적지만, 처리해야 하는 업무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학교와 비슷하다 보니 행정실은 업무 과중에 더해 해가 사용 곤란 등 복무 자율성을 침해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상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로 지난해 전북의 2인 행정실에 근무하던 한 직원은 업무 과중 등을 호소하며 극단 선택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 부산 관내 2인 행정실은 총 38개 초등학교로, 부산교육청은 올해부터 유보정원 등을 활용해 2029학년도까지 순차적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올해는 태종대초등학교 등 7개교가 대상이며, 각 학교에 1명을 증원한다. 부산교육청은 매년 7~8개교를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학교 현장 어려움을 귀담아 들어 교직원 근무환경 개선과 사기 진작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 필자는 정부장학생으로 영국 워릭대(University of Warwick) 파견유학(수학교육 박사과정, 행정적인 제약상 석사학위 취득) 시절, 수학교육 박사과정 유학생으로서 여러 학교의 수학 수업을 참관하며 1수업2교사 또는 1수업3교사의 실제를 목격하였다. 2012년 귀국 이후 교육부과 교육청, 교사단체, 교육연구기관, 정치권 등에 이를 건의했고, 그 결실로 대통령 선거기간 대선공약으로 채택돼 알려졌으며, 교육정책에 차용되기 시작해 파급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더에듀> 기고는 1수업2교사제에만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업방법에 관한 강력한 권고이다. 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백지에 스스로의 생각과 손가락 힘을 통해 교과내용을 완성해 나가는 수업을, ‘디지털 감성’이 아니라 ‘아날로그 감성’의 수업 중요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수학교사는 물론 다른 과목 교사들은 학생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30년의 교직 경험으로 최근 어느 정도 확신하게 된 한 가지는 ‘교사는 학생에게 공부하는 길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길은 하나로 정해진 ‘외길’은 아니다. 그러나 한 교실에서 20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현실, 시험 성적으로 학생들을 어느 정도까지는 구별해야 하는 대한민국 학교 현실에 비추어 보면, ‘학생들에게 백지를 주고 본인 손으로 수업 활동을 적어 가며 학습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참 좋은 교수 학습 방법 같다. 방금 마친 수업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답 잘 맞추는 평가는 중간·기말·수행·지필로 충분하다. 이 수업 시간의 평가는 시험점수가 낮더라도 성실하게 또박또박 배우는 내용을 적고 풀이 과정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학생이 보상받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학생들을 수업에 그리고 교과서에 집중하게 한다. 수업 시간에 손 글씨로 작성한 수업 내용과 과정을 교사에게 제출하고 평가에 반영하면 성취 향상에도 상당히 이바지한다. 올해 1학기 중간고사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한 중간평가를 해보았다. 세로축은 중간고사 지필평가 점수이고 100점 만점이다. 가로축은 학생들이 각자 수업 중 수행한 수업 노트이고 10점 만점 기준이다. 수업 시간 매시간 기재한 것들의 평균점으로 곱하기 10을 했다. 가로축에 100점을 넘어서 180점 가까이 기록된 까닭은 아주 우수하게 한 것에는 가산점을 최대 20점까지 주었기 때문이다. 즉, 세로축 중간고사 점수는 만점이 100점이고 가로축 수업 노트 점수는 만점이 100점이지만 더 잘한 학생들의 점수는 최대 200점까지이다. 중간고사 점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볼 수 있다. 상관계수는 0.64로 중간과 강력한 상관의 경계 정도의 수준이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하는 수치이다. 다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어느 것이 원인이 되어 다른 것의 결과를 가져오게 했느냐는 또 다른 연구가 필요하다. 이제까지의 자료를 종합하면, 중간고사 점수는 40점 미만으로 낮지만, 수업노트 점수는 60점 초과인 학생들이 7명이고, 중간고사 점수는 60점 이하로 낮은 편지만 수업 노트 점수는 100점 이상인 학생들이 3명이 있다. 반면, 수업노트 점수는 40점 이하이나 중간고사 점수는 90점 이상인 학생들이 2명 있다. 22-95와 40-91이다. 수업 중 언행이 과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이다. 22-95인 학생은 영어 주 2일, 수학 주 3일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숙제가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수업 중 관찰된 상황은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들의 수업 태도는 대체로 우수하지 않다. 이 학생은 66-16을 기록한 학생이다. 중간고사 16점을 기록한 학생인데, 수업 내용을 기록한 수행평가 결과가 얼마나 우수한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제물에 나는 10점 만점에 15점을 주었다. 물론 15점은 조금 과할 수도 있다.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이 저렇게 성실하게 공부하니 격려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교사의 주관적인 판단이 점수로 기록되긴 한다. 그러나 70차시 정도 수업 과정에서 매시간 한 학생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이것 또한 평균점으로 산출하고, 최종 평가점수는 5점 급간으로 나누었고, 한 학기 성적 산출에서 20%를 차지하니 그렇게 과한 편향성을 갖는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도하는 모든 학생에게 공고한 모범 수행 학생들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잘해서 높은 점수를 받고 싶은 학생들에게 동료의 과제 수행 정도를 보여주며 동기를 부여한다. 수업 시간마다 생생한 동료 교수학습이 일어나고 이를 통해 교사 한 명으로부터만 배우는 게 아니라 같은 시공간에 있는 다수의 동료로부터 배우고 익히게 된다. 그 증거는 아래의 사진과 같다. 교실 앞에 나와 자신의 풀이 과정을 공개적으로 적어 가는 학생들 사이에도 동료학습이 일어난다. 아래 사진처럼 자연스레 동료들과 소통하며 풀이 과정을 완성해 간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동료들이 발표한 풀이 과정에서 개념이나 표현 등 고쳐야 할 점을 첨삭지도 한다. 전체 학생들은 교사의 첨삭지도를 통해 틀릴 수 있는 지점을 집중 확인하고 배운다. 캠브리지 대학교 출신 시간강사의 영국 대입준비반 자연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적분 대입 시험 준비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문제풀이 발표를 시킨 후 다른 학생들과 앉아서 질문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질문을 권하고 발표한 학생과 함께 풀이과정을 토론하는 방식의 수업이었다. 그 강사는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에 빨간펜으로 첨삭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부를 필요가 있는 학생은 불러서 문제 풀이에 대해 대화하며 지도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도 이런 첨삭지도가 가능한 교육환경이 조성되면 얼마나 좋을까? 학생들은 단순히 자기 책상 위에 놓인 백지에 교과서 내용을 베껴 적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든, 혹은 순수한 학습 동기에서든, 가까이 앉은 친구의 풀이를 곁눈질하거나, 멀리 있는 친구의 활동을 관찰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교실 앞 화이트보드에 공개된 동료들의 풀이 과정을 참고하거나, 교사의 강의 설명과 첨삭지도를 통해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동료에게 다가가 질문하거나, 의견을 묻거나, 교사에게 질문하는 등의 다양한 의사소통을 자연스럽게 진행한다. 이러한 수업 활동은 학습 목표에 집중된다. 큰 추동력은 바로 교과서를 ‘교과서답게’ 쓰려는 실천에서 비롯된다. 더 잘 쓰기 위해, 더 좋은 표현을 찾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은 의사소통한다. 교과서를 정독하고 글쓰기 위주로 한 나의 수업 방법은 교수 학습 효과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과다 학습량을 해소와 사교육 문제 해결에 이바지해 공교육 정상화 측면에서도 기여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학습지 중심의 학습자료를 제작해 상당한 분량을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이를 숙제 검사처럼 수행평가에 반영하거나, 지필고사 출제 범위에 반영하는 교사들이 많아졌다. 학생들에겐 교과서뿐만 아니라 학습지까지 공부해야 해 공부할 자료 양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학습지는 교사에 따라 단순히 교과서 내용을 다른 형식으로 정리한 것부터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구 교육과정의 어려운 내용과 각종 ‘상’ 또는 ‘최상’ 수준의 문제들을 담고 있다. 실제 몇 년 전 한 중학교 수학 교사가 정기 지필고사에 고1 전국 학업성취도평가 문항을 출제했다. 중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풀 수 있기는 하지만 몹시 어려운 문항이었다. 해당 교사는 숫자까지 동일하게 문제를 출제했다. 그 문제는 지역의 일부 수학 학원에서 내신 대비용 난도 높은 문제 풀이 수업에서 이미 다뤘던 것이었다. 나는 교과서 이외 학습자료 사용을 반대한다. 그렇다고 내가 교과서만 가르친 것도 아니었다. 교직 30년 중 23년 정도를 고등학교에서 가르쳤는데, 고3 지도 시기에는 개교 이래 수능 수학 1등급이 거의 나오지 않는 학교에서 두세 명을 1등급이 되게 지도하기도 했다. 수업은 교과서 이외에 단원을 수준별로 수능 기출 문항을 편집해 학습자료로 사용했으며, 학교 시험에는 문항을 변형해 출제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영재학교에서 가르치던 시기에는 다양한 학습자료를 사용했다. 확률 통계를 가르쳤을 때, 국내 여러 출판사 교과서에서 해당 단원들을 편집했으며, 해외 특히 미국 대학 교재에서 해당 단원을 편집했다. 해당 단원의 역사적인 배경지식과 문제가 있는 일종의 교양도서를 편집해 학습자료로도 사용했다. 미적분 단원을 가르칠 때는 미국 대학 교재의 해당 단원들만을 편집해 거의 그대로 가르쳤다. 당시 학생들에게 상당히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고 자부한다. 영재학교에서 의과대학이나 다른 학과 진학을 위해 수능 준비반을 가르쳤을 땐, 교과서 없이 수능 기출 문항으로만 학습자료를 만들었다. 다양한 지도 방법에 학생들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보였다. 당시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도 이런 교육 방법은 거의 없었다. 대입이라는 난관이 있는 현실에서 교과서만을 활용해 가르치는 것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소한 중학교에서는 그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정독하도록 하자. 교과서 내용 안에서 토론하고 사고하도록 수업을 설계하자. 평가 문항을 교과서 바깥에서 가져오지 말자. 그 길이 교사도 살고 학생도 사는 길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전현직 교장·교감·원장·원감이 유·초·중등 교육 변화를 위해 포럼을 출범시킨다. 공교육 및 대안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국교장교감원장원감 좋은교육정책포럼’(전국교장교감포럼)이 오는 14일 서울용산고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식을 갖는다. 전국교장교감포럼은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의 준비를 거쳐 145명이 공동 제안해 구성됐다. 포럼은 ▲공감과 연결의 감각 속에서 새로운 학교 리더십 상상 및 실천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과정 민주자치공동체 학교 구현 ▲학교 관점의 교육 문제 진단 및 정책 대안 연구·제안 ▲교원제도 및 학교 자치 실현 위한 교육행정 개혁 ▲지역·계층적 교육격차 해소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지역사회 및 교육관련 단체와의 연대 등을 핵심 실천 과제로 정했다. 이들은 오늘날 학교는 여전히 시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는 문제로 교육당사자 간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문제에 공감하며 포럼을 창립해 교육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할 집단적 사유와 실천에 나설 계획이다. 포럼 제안자 일동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포럼을 학교 현장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실천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대표자는 이날 선출할 방침이다. 한편, 창립식에서는 서울에서 같은 날 열리는 ‘제주 교사 추모 및 교권보호 대책 요구 전국교원집회’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입장문에는 교사들과 가르칠 권리 침해에 대한 더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존중받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더에듀 관리자 기자 | 레드포인트가 ‘전라·제주권역 디지털튜터’ 150여명을 모집한다. 교육은 무료로 진행된다. 디지털 디지털튜터는 초·중·고교에서 교사를 도와 수업용 디지털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 격차 해소를 지원하는 전담 인력으로 정부는 올해 1차 교육생 1000명을 전국 7개 권역으로 나눠 모집한다. 레드포인트는 ‘2025 전라·제주권역 디지털튜터 양성센터로 광주교육대학교와 협력을 통해 양성한다. 모집은 10~16일까지 진행되며, 교육은 7월 11~27일까지 매주 금·토·일 총 9일간 무료로 진행된다. 모집 대상은 교육·디지털 관련 전공자, 자격증 소지자, 유관 직종 경력자 등이다. 교육 과정은 기본과정(50차시)과 지역특화과정(20차시)으로 구성된다. 기본과정에서는 디지털튜터 직무 및 역할, 디지털 소양, 디지털기기·소프트웨어 관리, 수업 지원 등을 다루고, 특화 과정에서는 지역 학교 인프라 관리 및 AI 연계 에듀테크 실습 등이 진행된다. 안태성 레드포인트 대표는 “2년 연속 선정의 책임감을 갖고, 학교 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형 인재 양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협력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디지털 교육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총 2000명의 디지털튜터를 양성해 전국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며, 2차 교육은 9월에 교육생을 모집해 10~11월에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레드포인트는 지난해에도 ’광주·제주권역 디지털튜터 양성센터‘로 선정됐으며, 목표 이수자 대비 140%의 이수율을 기록해 전국 5개 권역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243명 이수자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교육 이수자는 디지털튜터 인력 사이트에서 ‘이수’ 표시를 받아 학교 채용 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더에듀 AI 기자 | 영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난독증을 가진 아이들의 지원에 나설 뜻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영국 언론사 The Guardian에 따르면, 피터 카일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9일 개막한 런던 테크 위크에서 “AI 기술이 난독증 아동의 언어 해독·이해 능력을 돕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읽기 속도나 단어 인식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AI 기반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학습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현장 사례도 함께 언급, 공교육 체계 내 AI 도입의 가속화를 시사했다. 실제 영국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난독증 학생을 위한 AI 파일럿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교사를 대상으로 한 AI 활용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술과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에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난독증 진단을 받은 9세 소년의 어머니인 사라 로웰(Sarah Lowell)은 “우리 아이는 예전엔 책 읽기를 두려워했다”며 “AI 기반 음성 읽기 보조 앱을 사용하면서부터는 단어를 따라 읽고, 문맥을 스스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확연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변화는 아이의 자존감 회복에도 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교사의 역할을 약화할 뿐만 아니라 AI 도구의 접근성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실을 꼬집는다. 실제 중소 규모의 영국 학교에서는 관련 인프라나 교사 연수 부족 등으로 인해 AI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 | 출산율 하락으로 줄어드는 학생 수는 배움의 장인 학교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활동에 큰 장애물로 등장했다. 관계를 통한 상호작용 등 사회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본격적 시기이지만 제반 환경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 반대로 기술은 큰 발전을 이루고 있어 전세계 어디에서든 직관적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실을 완벽하게 구현해 주는 가상현실은 분리된 공간을 초월하게 해주어 직접적 관계 경험 환경이 축소된 현실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VR, 교실을 넘어 도서관으로 청주시립도서관의 한 강의실, 테이블마다 메타퀘스트3 기기들을 나란히 준비해 놓고 학생들을 기다렸다. 강의실로 들어서는 학생들의 표정엔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처음 만나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나도 긴장되고 설렜다. ‘VR의 미래와 메타퀘스트3’ 실습 체험 수업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2주에 걸쳐 충청북도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이 체험 수업은 XR 교육을 연구하는 초등교사들의 모임인 ‘XR Teachers 협회’에서 처음으로 기획한 교육 기부 프로그램이었다. 참가비는 물론, 강사비도 없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순수한 교육 나눔 시간이었다. XR Teachers 협회는 전국 단위의 교사 모임이다. 그래서 함께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역별 교육 격차를 느낄 때가 많다. 체험 기회가 많은 지역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VR 체험이 더 필요한 지역일수록, 오히려 기회가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고, 그 부분이 늘 아쉬웠다. 이번 체험 수업의 핵심은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도 VR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 책을 펴고 이론을 설명하기보다, 가상 세계를 직접 탐색하고 몸으로 느끼며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가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이를 위해 여러 교사가 사전 모임을 통해 체험 주제를 함께 연구하고, 현장에서 수업을 직접 진행했다. 학교가 아닌 도서관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VR 수업은 기기와 공간, 그리고 체험 시간이라는 물리적 제약이 있다. 학교 안에서 대규모로 운영하기 어려운 수업을 공공기관과 협력으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보람됐다. 참여 인원이 제한적이긴 했지만, 지방에서 VR 체험의 기회를 더욱 넓게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회차마다 신청 인원이 정원을 훌쩍 넘겼다. 제한된 인원에 대해 도서관에 민원이 들어갈 정도였다고 한다. 그만큼 VR 체험 수업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최종 선발된 학생들이 1인 1기기를 착용하고 가상 공간 속으로 한 걸음 들어섰다. 앞으로도 이런 개방된 공간에서 더 많은 학생에게 기회가 닿았으면 좋겠다. 체험 수업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교사가 교육적 판단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직접 선정하고 설계했다는 점이다. 외부 업체가 주도하는 체험형 VR 수업은 종종 교육적 맥락과 분리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실제로 운영하는 교사가 아니다 보니 재미 위주나 게임 형태의 체험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VR체험 수업은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 분석을 바탕으로 교과와 연결된 콘텐츠를 선별하고, 학생들이 단순한 시청각 체험을 넘어서 실제 학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체험 수업을 구성했다. VR이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을 이끄는 도구가 되도록 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미래, VR 체험 수업 시작 전, 학생들에게 VR 기기 착용 경험을 확인했다. 역시 경험이 적었다. 또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도 대부분 놀이 형태로 5분 남짓 체험 행사를 즐긴 경우가 많았다. 학생들은 VR 기기의 명칭부터 사용 방법, 교육적 활용까지 하나씩 익혀나갔다. 차근차근 VR 세계로 안내했다. 학생들은 마치 낯선 세계의 문을 연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마에 고정된 기기를 통해 펼쳐지는 생생한 가상 공간은, 익숙한 현실을 금세 잊게 할 만큼 몰입감이 컸다. 이번에 사용한 메타퀘스트3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개선된 시야각과 입체감 덕분에 아이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체험이 끝난 후, 1회 수업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다음 기회에 대한 기대를 담은 질문이 쏟아졌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아이들은 그 안에서 기술의 힘과 배움의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했다. 어른들에게는 그저 새로운 기술에 대해 ‘한 번쯤의 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이 첫 경험이 사고방식과 진로,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술을 처음 접하는 이 시기의 경험은 오래 남고, 깊이 각인된다. 수업을 마친 후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준비 과정에서의 피로와 긴장은,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 앞에서 모두 사라졌다. 이 학생들이 단발적인 VR 체험 수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VR 프로젝트 수업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공간과 장비, 그리고 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후기를 받아 보면서 더욱 간절해졌다. VR 체험 수업, 열정만으로 지속될 수는 없다 이번 수업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VR 기기’ 자체가 아니라, 그 ‘기기를 통해 무엇을 배우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었다. 최신 기술을 수업에 도입했다 해도, 그 안에 배움이 없다면 결국은 놀이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각 학년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교과서 내용과 연결할 수 있는 VR 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가상현실 속에서 보고, 듣고, 움직이며 체득한 개념이 이후 실제 수업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었다. VR 체험 수업은 ‘교육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 학생들에게 첨단 기술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출발했다. 기술 기반의 교육 격차는 공간과 환경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VR은 오히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물리적 거리를 초월해 아이들에게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지 특별한 경험을 넘어 교육의 평등성과 기회의 확장을 실현하는 작은 실천이 됐다. 이번에 진행된 VR 체험 수업은 어느 기관의 공식 후원도, 기업의 장비 지원도 없이 교사들의 주머니와 체력으로만 운영됐다. 만족스러운 체험 수업을 진행하였지만, 또 하나의 씁쓸한 사실은 ‘교사의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라는 것이다. VR 수업이 ‘교과 내용을 확장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은 누구나 체감하지만,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현실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도서관·박물관·과학관 등 지역 기반 시설과 MOU를 체결해 주말·방학 기간에 공간과 네트워크를 상시 제공받는다면 큰 장벽을 하나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교사니까 해냈다”라고 자부하면서도 “교사만으로는 안 된다”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더 많은 학생이 VR 수업을 통해 우주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 ‘교사는 기기와 장소를 어떻게 마련해야 하느냐’라는 고민보다는 수업 후 평가와 활동 정리에 집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XR Teachers 협회는 전국의 초등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XR 교육 실천 공동체로,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농어촌, 소외계층 등 기술 접근성이 낮은 곳에 VR, AR, 메타버스 등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획부터 강의안 작성, 장비 운반, 실제 수업 진행까지 전 과정을 교사들이 스스로 수행했다. 그 바탕에는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와 함께 더 많은 곳에서 뜻을 함께하여, 더 많은 아이의 미래를 함께 일궈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XR메타버스교사협회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허유리= 충북 청주에 있는 만수초등학교에서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17년 차 초등교사다. 교직 10년 차 무렵, 수업에 대한 고민과 교실 안팎에서 마주한 다양한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교사로서 방황의 시간을 겪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의미 있게 배울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끈질기게 묻고, 수업을 더 깊이 바라보기 위해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XR메타버스교사협회에서 동료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맛있는 틴커캐드》, 《학교에서 만난 갤럭시 탭과 친해지기》 등 다양한 교육서를 집필하며 교사와 학생의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금의 대입 구조는 결국 학생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는 얼마나 많이 반복할 수 있는가?” 하지만 교육은 원래 이렇게 묻는 것이어야 한다. “너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 공정한 교육은 실패의 기회를 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씁쓸한 현실, 익숙한 결과 2025학년도 수능 성적 결과는 익숙하면서도 씁쓸하다. N수생, 즉, 졸업생들이 국어·수학·영어 전 영역에서 재학생을 압도했다. 수학 1등급 비율은 무려 4배 차이를 보였다. 수능 응시생 셋 중 하나는 이미 졸업한 사람들이다. 시험은 똑같이 봤지만, 게임의 규칙은 결코 같지 않다. 수능이 ‘현역 중심 시험’이라는 명분은 이제 거의 무의미해졌다. 학령기 학생들을 위한 시험이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시험이 아니다.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졸업생은 무려 16만 명으로, 이는 20년 만에 최고치다. 2026학년도 역시 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간’이라는 ‘불공정한 무기’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N수생은 많은 시간을 가졌다. 재학생은 수능 한 방에 모든 걸 쏟아야 하지만, N수생은 실패도 반복도 허용되는 구조 안에 있다. 시험의 구조와 출제 구조가 복잡하고 추상적일수록, 결국 ‘학습의 시간’이 많은 이가 유리하다. ‘수능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말은 결국 ‘수능은 반복의 결과’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현재의 수능은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정직하게 공부하는 학생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면, 그건 시험이 잘못된 것이다. 구시대적 시스템과 미래 인재 양성의 모순 정부는 AI, 디지털 대전환, 창의·융합 인재를 강조한다. 하지만 대입 시스템은 여전히 구시대적이다. 입시는 한 장짜리 시험지에 목숨을 걸게 만든다. 당연히 정보력, 사교육, 반복 훈련이 유리하다. 그래서 ‘한 번 더 보는 졸업생’이 아닌 ‘한 번은 부족한 재학생’이 늘어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수능 난이도 조절이나 평가 체계 보완을 넘어, 교육 시스템 자체를 손봐야 한다. 학습은 정답을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생각하는 습관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수능은 그 습관을 측정하지 못한다. 오히려 단기간 집중 투자와 무한 반복을 장려한다. 미래 교육의 방향과 구체적 대안 미래 교육의 방향은 분명하다. 고등학교 안에서 충분히 학습하고, '그 과정 자체가 평가받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학교 교육과정과 대입이 철저히 연계되어야 하고, 수능은 재학생에게 유리한 구조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공정은 결과가 아니라 기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지금, 그 기회는 무너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첫째, 수능의 문제 풀이 중심 평가에서 탈피해, 과정 중심의 서술형, 탐구형 문항을 확대해야 한다. 단순 암기와 반복 훈련보다 사고력과 표현 능력을 보는 시험이어야 한다. 둘째,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과서 기반의 출제 기조를 명확히 하고, 그 기조가 지역과 계층을 막론하고 공정하게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N수생의 반복적 응시를 초래하는 구조적 불균형을 고려해, 수능 자체의 유효기간을 제한하거나, 응시 조건에 차등을 두는 제도적 장치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다. 넷째, 무엇보다 재학생 중심의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학생부 종합 전형, 교육과정 연계형 논술 등 다양한 형태의 대입전형이 '재학생이 불리하지 않은 구조'로 재정비되어야 한다. ‘불안 산업’이 된 교육, 바뀌어야 할 때 수능이 ‘기회의 시험’이 되려면, 반복이 아닌, 과정이 승부를 가르게 해야 한다. 시간을 무기로 한 재도전이 아니라, 과정 속, 성장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원칙이 무너지면, 교육은 결국 불공정의 변명만 남게 된다. 현역 한 번 실패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교 3년의 과정을 충실히 밟은 학생이 떳떳하게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공교육의 책임이자, 국가 교육정책의 출발점이다. 수능은 결코 교육의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기능하고 있다. 이 시험 하나로 기회를 결정하는 사회에서 교육은 결국 ‘불안 산업’이 되고, 불평등을 확대하는 기제가 된다.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다음 수능에서도 N수생은 또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도, 또 계속될 것이다. 이 구조는 무너뜨리지 않으면 지속된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교육이 그 방향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