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올해 고1 대상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 인식 속에 몇몇 대책을 내놨지만, 이 또한 논란에 빠지면서 가야 할 길이 험난한 상황이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맞아 고교학점제에 대한 집중 검증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에 <더에듀>는 교사노조연맹 소속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살피면서 교사들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한다. “나 대학 나온 엄만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맞벌이로 겨우 먹고 사는데, 이젠 애 과목까지 챙겨야 하나요?” “고교학점제가 아니라 귀족학점제네요.” 지난 봄, 교육부가 주최한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에서 터져 나온 말들이다. ‘선택권’이 아니라 ‘혼란권’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듣기엔 그럴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학생과 학부모 대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새로운 제도의 낯선 용어와 구조 속에서 불안만 커지고 있다.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닌, 잘못된 선택으로 입
더에듀 |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힘이 곧 성장의 출발점이다.” 이 문장은 교육 현장에서 매일 확인되는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다. 우리는 흔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의 비결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머리나 성실성에서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내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그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공부를 잘하고 성숙한 인격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주춧돌의 역할을 하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점수보다 강한 힘 서울의 한 고등학교 담임교사는 수능을 앞둔 제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반에서 늘 상위권을 유지하던 A학생은 모의고사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좌절감에 휩싸여 며칠간 공부를 포기했다. 반면 평소 눈에 띄지 않던 B학생은 비슷한 성적을 받고도 “이번엔 실수를 많이 했으니 다음엔 잘할 거예요”라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몇 달 뒤, 결과는 역전되었다. A학생은 불안과 압박 속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B학생은 끝까지 꾸준히 노력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두 학생의 차이는 지능이 아니라, 실
더에듀 | 2026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이 다가온다. 내일이면 세시풍속처럼 수능이 실시될 것이고, 경찰들은 시험장에 늦게 도착할까 봐 아이들을 태우고 고사장으로 달려갈 것이고, 공무원들은 출근시간을 늦추고, 전국의 사찰들은 수능 100일기도를 결재하느라 법석일 것이다. 교회도 대목을 놓칠 리 없다. 외신들은 이런 기이한 국가행사를 송고하기에 바쁠 것이다. 이런 세시풍속은 우리나라에 정착된 지 이미 수십년이 지났고 풍속산업으로도 발전되어 온갖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로데오거리는 거의 무법천지처럼 요란한 난장이 펼처질 것이다. 필자는 해마다 이때쯤 되면 열병을 앓는다. 그래도 될까?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아이가 채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스러질까. 한때는 입시 시즌에 한 명의 아이가 사라져도 병든 교육이라고 목청을 높였지만 그런 열정도 다 소진되고 말았다. 세상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수능은 우리 교육의 선의(善意)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다. 수많은 교육개혁안도 수능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로 정부들은 교육개혁을 표방했지만 그저 구호로만 남아 반복될 뿐이고 실체는 블랙홀에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차기 경기교육감 출마를 준비하는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가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 행보를 시작한다. 성 교수는 오는 12월 6일 오후 2시, 경기대학교 텔레컨벤션센터에서 신간 ‘교육내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신간 교육내란은 ‘교육내란을 넘어 희망으로’를 부제로 우리 교육이 직면한 혼란과 분열의 근원을 정치의 난, 이념의 난, 시스템의 난, 미래의 난이라는 네 가지 위기로 규정한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BRG(기본–관계–성장)’ 교육모델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구체적 설계도를 제안한다. 성 교수는 “교육은 더 이상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불신과 싸워야 하는 시대”라며 “이 책은 우리 교육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 설계도”라고 밝혔다. 교육내란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으며 제1부 ‘진단’에서는 정치, 이념, 시스템, 미래라는 네 가지 난(亂)을 통해 현재 교육 현장이 어떤 구조적 병폐에 놓여 있는지 분석한다. 정치의 난에서는 교육정책이 정권의 단기성과에 휘둘리며 “백년지대계가 아닌 오년지소계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또 수능 킬러문항 배제 논란과 늘봄학교, 유보통합 정책을 예로 들며 “현장 준
더에듀 |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왜 자꾸 말 안 들어?” 화를 내며 아이를 꾸짖던 부모가 전화벨이 울리자 순식간에 표정이 바뀐다. “아, 네~ 안녕하세요~” 그 순간, 아이는 본다. 말과 태도가 다른 어른의 모습을. 아이들은 말보다 모습을 기억한다. 교육은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부모가 집에서 어떤 말투로 대화하는지, 약속을 지키는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 모든 것이 아이의 ‘기본 태도’를 빚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있어 세상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교사이다. 말을 배우고, 표정을 익히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는 첫 교실이 바로 가정이다. 그곳에서 배운 태도는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고스란히 반복된다. “우리 아이는 왜 인사를 안 할까요? 왜 자기 생각만 말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을까요?” 그 질문에 앞서, 부모는 스스로를 비춰보아야 한다. - 나는 먼저 인사했는가? - 나는 상대의 말에 귀 기울였는가? - 불편한 상황에서 내 감정을 어떻게 다스렸는가? 아이는 듣기보다 흉내 내는 존재이다. 교사의 말보다 부모의 태도를 먼저 흡수한다. 그
더에듀 | 학교폭력은 더 이상 단순한 교내 문제가 아니다. 그 여파는 대입 전형까지 이어져 한 학생의 인생 궤적을 바꾸고,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징계냐, 용서냐’를 둘러싼 논쟁이 교육 현장을 휩쓸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교육의 본질’이다. 지금의 학폭 처리와 대입 연계 제도는 정의·회복·예측가능성이라는 세 축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학교는 조사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한 채 2차 피해에 노출된다. 여기에 대입 불이익이 더해지면 학폭 사건은 회복이 아니라 ‘종신형 낙인’이 되어버린다. 첫째, ‘절차적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학폭위원회 운영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동일한 사안이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면, 교육적 신뢰는 설 자리를 잃는다. 영국처럼 징계 절차와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독립된 외부 재심 기구를 두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학교가 ‘판사’이자 ‘당사자’로 남아 있는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둘째, 피해자 중심의 ‘회복 정의’가 정착돼야 한다. 학폭은 처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자의 학습결손, 심리 후유증, 또래 관계 단절을 복구할
더에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토론회를 주재하고 ‘과학기술인 존중·도전 문화 정착’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연구자 여러분께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주겠다”는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다. 이는 단지 상징적 메시지가 아니라, 연구개발(R&D)의 본질적 속성인 ‘시도→실패→교훈→재시도’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맥락에서 매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실패 발표 대회’(실패연구소 CAF 주최) 사례를 통해, 연구개발 현장에서 실패를 촉진제로 바꾸는 교육적·제도적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실패 공유의 문화 조성 KAIST는 근래 몇 년에 걸쳐 ‘실패 주간(Failure Week)’이라는 이벤트를 열어, 학생들이 연구·학습·일상 속에서 겪은 실패 경험을 사진전, 발표, 에세이 등을 통해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또 중요한 이유는, 연구개발에서 실패가 비밀스럽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학습의 기록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이나 R&D 현장에서도 “실패했다” 혹은 “잘 안됐다”는 고백이 곧 후퇴가 아니라 다음
더에듀 | 올해 고1 대상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 인식 속에 몇몇 대책을 내놨지만, 이 또한 논란에 빠지면서 가야 할 길이 험난한 상황이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맞아 고교학점제에 대한 집중 검증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에 <더에듀>는 교사노조연맹 소속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살피면서 교사들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한다.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입시는 정보 전쟁의 성격이 더욱 심화했다. 대학과 학과마다 권장 이수 과목이 다를 뿐만 아니라, 대학 간 우수학생 확보를 위한 눈치 게임으로 인해 전형 기준, 면접 여부 등 많은 요소가 해마다 바뀐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 단위마다 요구 과목과 반영 비율도 제각각이라, 학생들은 교과 이수 단계부터 복잡한 ‘경로 설계’를 해야 한다. 한 과목의 선택이 향후 진로를 결정하고, 작은 판단 하나가 합격 여부를 좌우하게 되었다. 컨설팅이 만든 입시형 진로 지도 교육청은 진로상담 인력을 늘리고 대입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학교마다 수백 명에 이르는 학생에게 개인 최적
더에듀 | 언제부터인가 교실은 ‘떠들어도 되는 곳’이 되었다. 교사는 ‘항상 참아야 하는 사람’이 되었고, 교육은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포장되었다.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질서는 흐트러지고, 교사의 권위는 사라졌다. 예전에는 교사가 들어서면 아이들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지금은 “조용히 하자”는 말에 “왜요?”, “꼭 조용해야 해요?”라는 반문이 돌아온다. 권위는 무너졌고, 품격은 지워졌다. 교사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 그 권위는 억압이나 폭력이 아니라, 지식과 인격, 태도와 신념에서 비롯된 존중의 힘이다. 아이들이 자라는 공간에는 중심이 필요하다. 그 중심이 흔들리면 배움은 사라지고, 공동체는 흩어진다. 교실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다. 태도를 배우고, 관계를 익히며,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곳이다. 이 신성한 공간이 존중받으려면, 먼저 그곳에 서 있는 교사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생을 지도하면 민원이 들어오고, 단호하면 불친절하다는 말을 듣는다. 꾸짖으면 아동학대를 걱정하고, 기준을 세우면 불통이라 말한다. 그래서 교사는 말을 아낀다. 가르치기를 망설이고, 훈육을 피한다. 그저 시간을 채우고, 갈등을 피하며, 자신을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박주정 전 광주교육청 서부교육장이 2025 도산인상 교육부문을 수상했다. 경영 부문은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 사회통합 부문은 한용외 인클로버재단 이사장이 영예를 안았다. 흥사단(이사장 직무대행 조현주)과 도산아카데미(이사장 구자관·원장 김철균)는 지난 7일 엘리에나 서울 강남 임페리얼홀에서 제36회 도산의 밤 행사를 열고 이 같이 시상했다. 도산의 밤은 민족의 스승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토산 안창호 선생의 탄신일인 11월 9일에 맞춰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도산 선생의 정신을 실턴해 온 분들에게 도산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날 수상자는 △박주정 전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경영) △한용외 인클로버재단 이사장(사회통합)으로 각각 도산 선생의 초상이 순금으로 새겨진 상패가 수여됐다. 특히 사회통합부문 한용외 이사장에게는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이 함께 수여됐다. 박주정 전 교육장은 평생을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서 ‘함께 사는 교육’을 실천하며, 특히 위기 청소년들의 자립과 회복을 돕는 데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8년 대안학교 ‘용연학교’를 설립하고 위기학생 지원조직 ‘부르미’를 창설하는 등, 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