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2008년 교감 자격 연수 당시 제안했던 ‘디지털 학교교육계획서’는 당시로서는 실현 불가능한 상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 그 상상은 교사의 업무 경감을 이끌어낼 가장 현실적이고도 혁신적인 대안으로 다가와 있다. 돌이켜보면 2007년 연구부장 시절, 학교교육계획서 작성은 교사들에게 거대한 산과 같았다. 학교 평가의 핵심 지표이자 교육지원청 제출용이라는 압박감, 그리고 우수 학교 표창이라는 결과물에 매달리느라 정작 아이들을 바라볼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체제에서 조직된 ‘교사업무경감 TF팀’에 참여해 제안했던 ‘학교교육계획서 50쪽 이내, 학교 평가 5쪽 이내’ 축소 방안은 행정 다이어트의 서막이었다. 분량을 줄이고 핵심에 집중하자는 내용의 제안이 학교 현장에 반영되었을 때 느꼈던 보람은 컸지만, 여전히 아날로그적 방식의 한계는 존재했다. 이제는 AI와 디지털 혁신 기술을 통해 더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학교 행정 모델은 교육청 주도의 ‘AI 지능형 학교교육계획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공유’와 ‘연속성’이다. 교육청에서 제
더에듀 | 최근 교육언론에 의해 밝혀진 이재명 정부의 국가 예산 대비 교육 예산 비중 14.60%는 참으로 많고도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백년대계’는 말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의 국정 철학에 교육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정책은 입이 아니라 ‘숫자’에서 드러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돈이 흐르는 곳에 의지가 있고, 예산이 투입되는 곳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교육 성적표는 처참하다. 최근 더불민주당 교육특위에서 터져 나온 “돈도, 철학도, 브랜드도 없다”는 반상진 전북대 교수의 일갈은 비단 학계의 비판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존립을 걱정하는 현장의 비명이라 할 수 있다. 대선 당시 화려하게 내걸었던 교육 개혁의 가치들은 어디로 갔는가? 지금 우리 교육은 목적지 없이 표류하며 국민의 뇌리에 현존하는 문제점과 위기감을 상실한 것이나 다를 바 없어 시름이 깊어질 뿐이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 경시 풍조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이미 입증됐다. 국정 과제에 반영된 교육 관련 공약 이행률은 고작 14.9%에 불과하다. 다른 정책들이 70%를 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치이다. 이는 정부가 교
더에듀 |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시대이다. 지식의 습득보다 활용이, 개인의 역량보다 공존의 가치가 중요해진 지금, 교육의 패러다임은 ‘교실’을 넘어 ‘마을’로 확장돼야 한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국장 재임 시절, 강서구청-양천구청-강서양천교육지원청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미담가족봉사단’을 창단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시 500명으로 시작한 ‘미담가족봉사단’은 지역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현재는 1300명 회원들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봉사를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등하굣길 안전을 지키고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마을 결합형 교육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양서중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봉사단원들이 보여준 신속한 대처는 지역사회가 스스로를 지키는 ‘안전망’으로서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미담가족봉사단 활동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미담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출마자들은 이 성공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AI 시대가 가속화할수록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태블릿 PC 속의 데이터가 아니라, 이웃과 눈을 맞추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감수성’
더에듀 |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 후보자들이 과밀의 원인으로 교육청의 ‘소극 행정’과 학교 신설·증축이 교육부의 '타당성 검토'에서 반려당하는 것을 탓하며 모든 책임을 교육청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자신도 과밀학교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 해법은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초·중·고·특수학교의 신설을 위해 정치인들은 지자체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건물 신축 비용은 교육청에서 중앙 투자 심사 없이 초등학교 36학급 미만, 중·고등학교 24학급 미만 규모(단, 총사업비 300억원 미만인 경우)에 지출할 수 있으므로, 지자체로부터 토지만 무상으로 받으면 교육청 예산으로 학교를 신설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과연 ①지자체에게 토지 무상제공 요구 ②수요예측 소극 행정에 대한 비판 ③학교 신설에 대한 지역공약은 학생 수 감소와 관련한 정치인의 행정은 타당할까요? 이는 후보자들의 주장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정책은 주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법령과 데이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① 기초·광역지자체가 토지를 공유(행정일반)재산 신규 취득 후 교육청에 무상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은
더에듀 | ‘클라우드 아키텍트(Cloud Architect), 디지털 트윈 전문가(Digital Twin Specialist), AI 기반 RPA 개발자(AI-based RPA Developer).’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이 용어들은 각각 클라우드 시스템 설계자, 가상 실물 복제 전문가,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업무 자동화 설계자를 일컫는 말이다. 다가올 6.3 교육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17개 시·도 예비후보들에게 이 개념을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막힘없이 답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이미 인공지능과 대화하며 가상 세계를 넘나들고 있는데, 교육의 수장이 될 이들이 정작 미래 산업의 ‘지도’조차 읽지 못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1만 6000개 직업로 변한 현재, 과거 명성이 유효한가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통계로도 명확히 증명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직업명 수는 유사 명칭을 포함해 무려 1만 6891개에 달한다. 1969년 초판 당시 3260개에 불과했던 직업 수가 2019년 1만 2823개로 급증한 것은 기술 발전이 가져온 가파른 사회적 기능 분화의 산물이다. 이제 전문화와
더에듀 | 3월의 교무실은 전쟁터이다. 하지만 그 전쟁의 무기는 교재나 수업 자료가 아닌 ‘한글 문서’이다. 매년 반복되는 ‘교수학습 및 평가 운영 계획서’ 작성이 올해도 어김없이 교사들을 덮쳤다. 달라진 것은 교육의 본질이 아니라, 문서내용의 순서와 행정 명칭뿐이다. 양식이 바뀌었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열(column) 하나가 추가됐고, 항목 순서가 조금 달라졌으며, 기재 방식에 관한 안내문이 수십 페이지 분량으로 첨부돼 있었다. 현장 교사들은 안다. 이 작업이 실제로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최근 3년치 문서만 펼쳐봐도,15쪽 내외의 분량이 주는 압박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해마다 바뀌고, 수정하는 교사는 지친다 이제 최근 3년치를 차례대로 하나씩 비교해 보자. 2024년, 2025년, 2026년 최근 3년의 평가 운영 계획서를 나란히 놓고 보면 서식의 뼈대인 차례는 바꾸었지만 동일하다. 평가 유형, 반영 비율, 횟수·영역, 평가 방법. 수행평가 세부 계획의 성취기준, 수행 과제, 흐름(단계), 평가요소(배점). 이 구조는 3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차례를 바꾸어 일을 시킨다. 문서편집을 교사의 주업무로 만들 의도인가? 서식을 바꾸면
더에듀 | 나는 7년간 교감으로 재직하며 90여 회의 학교폭력 심의를 마주했다. 끊임없이 분출되는 사안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심의 건수로 학교의 교육력이 저하됐고,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심의 업무만 없어도 학교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학교폭력 심의 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었으나 현실은 여전히 가혹하다. 한 지역의 경우 최근 심의 지연율이 무려 96%에 달하며, 법정 기한 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교육지원청이 관계 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화해를 도모하고 있지만, 판결 결과에 대한 불복과 재심 청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인력 충원이라는 임시방편을 넘어, 학교폭력 심의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그 근본적인 해법으로 ‘AI 학교폭력 심의 분석 시스템’ 도입을 제안한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성 확보’이다. 서울의 경우, 11개 교육지원청의 방대한 심의 결과와 법원 판례를 ‘빅데이터화’해 AI가 이를 정밀 분석하고,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심의 후 최종 판단을 내린다면 다음과 같은 혁신적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첫째, 심의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획
더에듀 | 우리는 수많은 영어 단어 중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intelligence 와 intellect이다. 전자는 지능(知能)으로, 후자는 지성(知性)으로 번역되고 있다. 실제로 이 둘은 자주 혼용되지만, 교육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있어서 둘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지능은 말 그대로 기계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뇌의 과정이어서 주어진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즉, 문제해결능력이다. 반면에 지성은 보다 깊은 통찰과 판단 능력을 포함한다. 예컨대,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상황에 상관없이 정답을 찾아내지만, 지성인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부연하자면 정답이 존재하는 문제에서 지능은 빛을 발한다. 반면 지성은 단순한 정답 찾기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가치와 의미를 판단하며, 상황에 맞는 선택을 내리는 힘이다. 지능이 ‘무엇이 옳은가’를 찾는 능력이라면, 지성은 ‘왜 그것이 옳은가, 그리고 지금 여기서도 옳은가’를 묻는 능력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계는 이미 인간의 지능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복잡한 계
더에듀 | 얼마 전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사람의 축하가 이어졌다. 이 소설을 계기로 제주 4.3 사건의 진실과 이로 인한 아픔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무엇보다 유의미하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자를 살릴 수 있는가”라는 한강 작가의 질문은 우리 역사교육에 대한 많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한강 작가의 화두와 그 뜻이 맞닿아 있다. 역사교육은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역사교육은 단순히 지난날의 사실을 연도별로 암기하는 과정이 아니어야 한다. 역사교육의 본질은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진단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역사 해석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국가가 정해준 단 하나의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사료를 찾고, 논쟁적 사실을 분석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는 ‘역사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이 절실하다. 역사 문해력은 정보의 진위와 출처를 확인하고, 저자의 의도
더에듀 | “아프면 쉬셔야죠.” 학교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이런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분명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 말이 이상하게도 현실이라기보다 예의처럼 들릴 때가 많다. 정작 아프다고 쉬는 일은 늘 쉽지 않다. 실제로 교사들은 몸이 아플 때도 병원 진료나 휴식보다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담임을 맡고 있으면 더 그렇다. 오늘 아이들은 누가 보지, 학부모 안내는 누가 하지, 수업 자료는 어떻게 넘기지, 혹시 동료 선생님께 피해가 가는 건 아닐까. 병가를 내는 것이 권리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현장에서는 자꾸만 미안한 일이 된다. 그래서 많은 교사들은 아픈 몸으로 버틴다. 하루쯤은 괜찮겠지, 오늘만 넘기면 되겠지, 이 일만 끝내고 쉬자고 스스로를 달랜다. 그래서였을까.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일하던 젊은 교사가 독감과 고열 속에서도 쉬지 못하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충격과 함께 아주 깊은 낯익음을 느꼈다. 그 선생님의 고통을 감히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픈 몸을 이끌고 교실로 가야 한다고 느끼는 그 막막한 마음이 얼마나 익숙한 감정인지, 많은 교사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래서 더 아프다. 그래서 더 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