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윤철순 기자] 정부가 취약계층과 농어촌 고교생의 ‘유료 인공지능(AI) 서비스 지원’을 위해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편성했지만, 무료 대비 추가적인 ‘교육적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챗GPT’ 등 무료 이용이 가능한 생성형 AI는 개념을 설명하거나 글을 요약하고 문제 풀이 과정을 안내하는 등 고교생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적지 않은데도, 교육부가 별도의 예산을 들여 유료형 AI를 지원하려는 이유는 뭘까. 무료서비스로 충족하기 어려운 교육적 필요가 있는 걸까. 있다면 그 차이는 공적 예산을 투입할 만큼 중요한가. 12일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된 ‘AI 온이음’ 사업의 초기 이용 실적은 이 질문을 꺼내 들게 한다. <더에듀>가 짚어봤다. 95억원 배정…계약은 66억5000만원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장학재단)이 추진하는 AI 온이음은 경제적·지역적 여건에 따른 AI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업이다. 교육급여·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 고교생과 농어촌 고교 재학생 등 12만명에게 올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AI 서비스와 활용 교육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사업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마련한 특별교부금 95
[더에듀 강유정 기자]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필요한 학점을 이수해 졸업하는 고교학점제가 지난해부터 전면 시행됐다.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생 맞춤형 학습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원하는 과목을 실제로 수강할 수 있다는 건 같은 의미가 아니다. 학생이 관심 있는 과목을 알고 있더라도 학교에서 해당 과목을 개설하지 않거나 수강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시행 2년 차를 맞아 정부와 교육청은 과목 안내와 학업 설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학생에게 선택지를 얼마나 제공했는지뿐 아니라, 그 선택이 실제 수강과 이수로 이어졌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과목 안내부터 학업 설계까지 지원 확대 고교학점제에서 과목 선택은 흥미 있는 수업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학업 계획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하고, 과목 간 연계와 이수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026년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과목 선택을 돕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37개 고교 선택과목의 안내 동
[더에듀 강유정 기자] 전국 교원들이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 개정과 교육정책 개선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 모인 가운데, 충남에서도 교사 25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충남 교사들은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과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교육재정 유지 등을 요구하며 교육활동을 뒷받침할 법과 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교육활동 보장 법 개정 촉구 전국 교원 집회’에 충남 교사 250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전교조 조합원은 100여 명이며, 참가자들은 충남에서 출발한 버스 6대를 이용해 집회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집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3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주최 측은 전국 94개 교원단체·노조가 참여했으며, 집회 참가 규모는 2만여 명이라고 밝혔다. 교원 3단체, 교육활동 보호부터 교육정책 재검토까지 요구집회에서 교원들이 내건 요구는 교육활동 보호를 넘어 교육재정과 돌봄, 유보통합, 평가정책 등으로 이어졌다. 주요 요구는 △아동복지법 개정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교육재정 축소 정책 반대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추진 폐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과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유·초·중·고에서는 ‘선생님’, 대학에서는 ‘교수님’이라고 부른다. 물론 두 호칭은 각각의 직업과 역할을 구분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차이가 어느 순간부터 단순한 직함의 차이를 넘어 사회적 위계의 차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 교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딘가 격식을 낮춘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초·중·고 교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과연 우리는 왜 ‘교수님’과 ‘선생님’ 사이에 이런 묘한 위계를 만들어 놓았을까. ‘교수’와 ‘선생님’은 무엇이 다른가‘교수’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하는 직책을 가리키는 말이다. 반면 ‘선생’은 먼저 태어나 먼저 배우고 삶의 길을 걸어간 사람을 뜻하며,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돼 왔다. 퇴계 이황과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선생’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것도 이러한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결코 초·중·고 교사에게만 한정된 낮은 단계의 호칭이 아
[더에듀] 가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이나 사회지도층의 언어를 접하다 보면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배려와 존중, 대화와 타협보다는 자기주장과 편 가르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로에게 던지는 건강한 ‘질문’은 사라지고 내 편의 ‘정답’만 강요하는 문화 때문에 화합은 없고 갈등만 늘어 많은 사람이 화만 내고 있다. 필자는 오랜 교직 생활을 통해 좋은 교육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질문’이 있다는 것을 보아왔다. 학생이 질문한다는 것은 단순히 모르는 것을 묻는 행위가 아니다. 알고 싶다는 갈망이자 의심의 시작이며,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좋은 학교는 정답을 원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질문이 자라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 교육과 사회는 질문에 얼마나 허용적일까.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여러 차례 질문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질문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중국 기자에게 발언권이 넘어갔다. 이 장면은 우리 사회의 ‘질문하지 않는 문화’를 돌아보게 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정해진 답을 빨리 찾아내는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틀린 질문을 하면 창피당할까 봐 입을 닫았
「'한글날 100돌'을 하루 앞두고 교사들이 체감하는 학생 문해력 저하 실태가 공개됐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개인의 삶과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 역량이다. <더에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문해력 저하의 원인과 교사·학교·가정·국가의 역할, 학생들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하냐고 한다.” 2024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조사에서 한 교사가 소개한 사례다. 어떤 일이 처음 시작된 지점을 뜻하는 ‘시발점(始發點)’을 학생이 욕설로 받아들인 것이다. ‘금일’을 금요일로, ‘족보’를 족발·보쌈 세트로 이해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두발자유화’를 놓고 토론하는데 두발을 머리카락이 아닌 두 다리로 알았다는 교사도 있었다. 웃고 넘길 수도 있는 얘기다. 하지만 학생이 단어의 뜻을 다르게 이해하면 교사의 설명을 잘못 받아들이고, 글에 담긴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발표한 조사에서 교사 1356명 중 96.5%는 최근 5년 사이 학생들의
김혜영 대구봉무초등학교 사서교사가 추천하는 10월 도서는 ‘피노키오에게도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해’입니다. 읽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힘. “선생님, 인터넷에 나온 이야기는 다 진짜예요?”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 이제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고 그 이면을 살피는 힘이 필요합니다. 『피노키오에게도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해』는 익숙한 동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합성 사진 때문에 곤란해진 백설공주, 가짜 뉴스로 위험에 빠질 뻔한 심청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아이들은 정보의 진위를 가리고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읽는 것에서 질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스스로 판단하는 것으로. 이 책은 아이들이 정보를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신만의 생각을 키워 가도록 돕습니다. 피노키오와 함께 생각의 폭을 넓히는 독서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임지은 경기 호원중학교 사서교사가 추천하는 10월 도서는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종이책을 읽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숏폼을 시청합니다.
[기획 의도 :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교사가 수학 문제 하나를 설명한다. 서른 명의 학생이 듣는다. 누군가는 이미 문제의 답을 알고 있다. 누군가는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앞 단원부터 막혀 있다. 수업은 계속된다. 교사는 중간중간 질문한다. 교실을 둘러보며 속도를 조절한다. 그래도 모든 아이에게 맞출 순 없다. 이는 학교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숙제다. 그런데 이 교실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아이에겐 힌트를 준다. 다른 아이에겐 문제를 다시 설명한다. 이미 이해한 아이에겐 더 어려운 문제를 낸다. 학생이 계속 틀리면 난이도를 낮추고, 이해했다고 판단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교과서는 하나지만, 수업은 서른 개가 될 수 있다. 답하던 AI가 가르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가 처음 학교를 흔든 건
[더에듀]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작전 병력 18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중상자 2명과 경상자 1명이 발생했다. 이후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거쳐, 지난 10월 5일 군은 당시 폭발이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에 의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고 이후 전해진 부상 장병들의 말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위문 당시 부상 장병들은 “작전팀이 한 몸이 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전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위기의 순간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이 장면을 보며 교육현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교실은 전쟁터가 아니다. 하지만 교사는 끊임없이 판단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학생의 성장을 책임져야 한다. 때로는 교육적 판단 하나가 민원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교사가 위기의 순간 교육적 판단을 내릴 때, 그 교사의 뒤에는 누가 서 있는가.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만이 아니다학교 현장에서 교사에게 흔히 요구하는 것은 책임감과 헌신, 그리고 리더십이
[더에듀 전영진 기자] 정시원서 접수일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에 맡겨온 대학 입시 원서접수 시스템을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교육부가 ‘검토’만 반복하고 있어 여론이 식기만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대학 입시 원서접수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건 ‘수시먹통’ 사태 3일 후인 지난달 14일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흐른 7일에도 최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검토’를 반복했다. 사고 직후 교육부가 원서접수 체계를 전면 검토하겠다고 밝힌 때부터 따지면 23일이 지났음에도 최 장관은 이날 또다시 “사기업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바로 할 수 있는 것까지를 포함해서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직접 운영할지, 민간대행 체제를 유지할지 결정된 건 없다. 언제 결정할지도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11일 먹통 → 12일 전면검토 → 14일 직접관리 먹통 사고는 수시 원서접수 마감을 불과 10분 앞둔 9월 11일 오후 5시50분께 터졌다. 민간 원서접수 대행사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당초 오후 6시 마감 예정이던 116개 대학 가운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