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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육 포커스] 논란의 미국 ‘알파스쿨’ 들여다보니…LLM 대신 적응형 학습, 교사 대신 가이드

 

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최근 교사 없는 학교로 알려지면서 인공지능(AI) 기반 교육의 학습 효과에 관한 찬반 논란을 일으킨 미국의 알파스쿨(Alpha School)은 어떤 학교일까?

 

“교과 학습은 2시간 안에 2배 빠르게”, “AI 기반 학교”, “전통적인 교사가 없는 학교 모델” 등 홍보 문구만 보면 교사 없이 AI로 2시간만 공부하는 전혀 다른 형태의 학교 같아 보인다.

 

공동 설립자 맥켄지 프라이스(Mackenzie Price)도 전통적인 교육은 지루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하고 AI가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한다고 주장한다. 이 학교를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 모델의 학습 효과에 의문을 품는다.


생성형 AI 대신 적응형 학습 AI 활용


그런데 알파스쿨에서 사용하는 AI 시스템은 요새 흔히 학교에서 AI를 학습 지도 도우미로 사용할 때 쓰는 챗지피티 같은 생성형 AI 챗봇이 아니다.

 

대신 ‘적응형 학습’ 시스템을 사용한다. 적응형 학습 시스템은 학생의 학습 행동에 따라 적절한 학습 내용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출발은 생성형 AI가 도입되기 훨씬 전부터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등 학습을 진행하는 과정을 평가해 다음 과제를 제시하는 문제풀이 시스템이나 학습 관리 시스템(LMS)이었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Cisco) 등에서는 90년대부터 이미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자기주도학습 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를 도입했다.

 

2000년대부터는 여기에 시뮬레이션 기능을 추가했고, 2010년대부터는 적응형 학습 시스템을 지향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2020년 전후로 고정된 교육과정을 사용하지 않고 학생의 상호작용 행동에 따라 학습 내용을 구성하는 적응형 학습 시스템이 출시됐고, AI의 패턴 인식을 중심으로 한 기계 학습을 접목한 시스템들이 나왔다. 알파스쿨뿐만 아니라 칸 아카데미의 학습 도구나 IXL 같은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서도 이를 사용한다.

 

쉽게 말하면, AI를 사용하지만, 언어 패턴을 기반으로 말을 만들어내는 대형 언어 모델(LLM)이 아니라 학습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맞춤형 학습 내용을 제시하는 AI를 사용하고 있어 생성형 AI 사용 시 우려하는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다.


효율성 배가 가능성은 있지만, 검증되지 않아


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AI냐 아니냐를 떠나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

 

특히, 북미나 유럽에서 교사들이 전체 학급을 이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학습 외의 학급 관리나 문제 행동 대응 등에 허비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들을 참고할 때 충분히 가능한 얘기이다.

 

물론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검증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고, 이 학교에서 ‘두 배’ 빠르다고 홍보한 학습 성과는 객관적 검증을 받은 바가 없다.

 

이 때문에 펜실베이니아주 등 일부 주 교육부에서는 알파스쿨의 모델을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인정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실제로 알파스쿨의 온라인 기반 학교인 언바운드 아카데믹 인스티튜트는 사이버 차터스쿨 신청을 여러 주에 했지만, 승인한 주는 애리조나주뿐이다.

 

다만, 공신력 있는 비영리 학교 인증기관인 코그니아(Cognia)는 알파스쿨을 정식 학교로 인증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텍사스주에서는 코그니아의 인증만 받은 학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는 일도 있을 정도로 공립학교와는 기준에 차이가 있다.


이름만 가이드일 뿐 교사의 역할을 한다


전통적인 교사는 없지만,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가이드가 사실상 기기를 이용한 자기주도학습을 시행하는 다른 사립학교 교사와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문성도 부족하지 않다.

 

가이드들의 경력도 대체로 교직이나 청소년 지도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고, 뇌과학, 행동과학, 교육공학 등의 전공을 하기도 했다.

 

십수 년 전부터 학교의 수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미래 교육에는 교사의 역할이 강의보다는 학습을 조력하고 촉진하는 역할로 옮겨갈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있었고,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거나 기기를 활용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교실에서는 교사의 주된 역할이 진행자와 조력자에 가까운 경우가 이미 북미 공립학교에는 흔하다.

 

 

여기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아예 강의 비중을 없앤 정도에 불과하고, 이런 모델조차도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다.

 

그렇기에 AI가 교사의 역할을 온전히 대신하는 모델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AI는 교육 내용은 잘 적응시킬 수 있지만, 동기 부여를 하거나 학생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하지만, 알파스쿨은 가이드가 동기 부여와 학습 코칭을 한다고 오히려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이드의 경력도 청소년 체육 코치 출신의 비중이 눈에 띌 정도다. 교사와 대면해서 이뤄지는 정의적 상호작용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얘기이다.

 

 

뿐만 아니라 이 두 시간의 학습 외에 이뤄지는 실생활 중심 역량 학습에서는 이 가이드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전통적인 교사처럼 활동을 이끌면서 협동 학습, 프로젝트 학습, 경험 학습(Experiential Learning) 등도 이뤄진다.

 

일과가 두 시간 뿐이라고 홍보했지만, 다른 역량 학습이 이뤄지는 시간과 교과 지식 학습을 하는 시간 두 시간을 분리했을 뿐인 셈이다.


모델 자체보다 브랜딩의 효과


이렇게 실상을 살펴보니 대단히 새로운 모델은 아니다. 이 때문에 대안교육 컨설턴트 스테파니 수웰(Stephanie Sewell)은 “홈스쿨링이나 여러 다른 대안 학교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델”이라고 평했다.

 

예를 들어, 북미의 다른 사립학교 체인인 원스쿨 글로벌(One School Global)도 ‘AI 교육’을 내세우지 않았을 뿐, 교과 학습은 컴퓨터를 이용해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면서 교사는 학습 촉진과 조언의 역할을 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교사라고 부르고, 정식 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만 채용한다는 차이는 있지만, 강의를 하지 않고 조력자 역할을 하는 점도 같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 프로젝트, 경험 학습, 협동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실생활 역량을 익히는 구성도 비슷하다.

 

많은 홈스쿨링 가정도 AI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적응형 학습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고, 실생활 역량 습득 중심의 경험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도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교육에서 AI와 교사의 역할에 관해 이어지던 담론의 한 쪽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일과가 2시간뿐인’ ‘교사가 없는’ ‘AI 학교’라는 문구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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