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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주, ‘학업성취 우선’ 법안 발의

출석률 학점 반영, 지필 기말고사 의무화

교육청 직제 개편, 교육위원회 권한 축소

유관단체 “근본 문제 해결 못 하는 법안”

 

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앞으로 고교 학점에 출석 점수를 최대 15% 반영하고, 지필 기말고사를 의무적으로 치르는 등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교육부는 13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학생 학업성취 우선’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학습의 일관성·효과성 담보 ▲관리·감독과 책무성 강화 ▲교육 체제 현대화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교육부 인정 학습자료 사용 의무화


학습의 일관성과 효과성을 위한 조치는 우선 수업에서 교육부 인정 학습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온타리오주는 지금도 교육부 인정 교과서가 있지만, 수업에서 사용 여부는 철저히 교사의 판단에 맡기고 있어 인정 도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며, 수업 자료는 대부분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구하거나 준비한다. 교육부는 이 때문에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자료가 교육과정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업 계획, 학생 활동 자료, 평가 도구, 교사용 지침, 인터랙티브 디지털 학습 도구 등을 포함한 자료를 오는 새학년도부터 온라인을 통해 인정 학습 자료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무적으로 인정 학습자료 사용을 해야 하지만, 그 외의 자료는 여전히 교사의 자율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교육부는 이 조치를 통해 “개정 교육과정의 교수에 더 큰 일관성을 지원하고 교사들이 양질의 자료를 구하기 쉽게 하며, 학생들이 사는 지역과 상관 없이 성취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봊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석률 15% 반영, 지필 기말고사 의무화


법안은 또 고교 9~12학년 지필 기말고사를 의무화하고 성적 산출 기준을 명료화하기로 했다. 현재 온타리오주 대다수 고교가 기말고사를 지필고사로 치르고 있기는 하지만, 학교와 교사 자율에 맡겨져 있어 과목에 따라 수행평가로 대체하는 경우도 흔하며, 채점에 관한 이견이 발생하기도 한다.

 

교육부는 지필고사 의무화로 “학생들의 최종 평가에 일관성을 보장하고 고등교육 진로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업 참여와 출석을 9~10학년은 15%, 11~12학년은 10% 교과 성적에 반영하기로 했다. 병가나 종교적 휴일 등 사유가 있는 결석은 반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온타리오주 교육부에 따르면 수업일수 10% 이상을 결석하는 학생이 59.8%에 달한다.

 

지금도 일정 일수 이상 무단 결석을 하면 수강 취소가 될 수 있지만, 출석률 자체는 성적에 반영이 되고 있지 않다. 또한, 교과 성적에 수업 참여도를 포함한 태도와 행동 점수를 5% 반영할 수 있지만, 수업 참여는 정해진 반영 비율이 없고, 출석률의 포함 여부는 명시돼 있지 않다.


교육위원회 규모·권한 대폭 축소


앞서 이미 교육부의 직접 관리·감독 권한을 확대한 온타리오주 교육부가 이번에 책무성 강화를 위해 꺼내든 조치의 핵심은 교육위원 제도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지역교육청 당 교육위원 수 최대 12명으로 제한 ▲수당 연간 10만 캐나다달러(약 1080만 원) 상한 설정 ▲지역교육청 공식 일정 실비와 필수 비품 외 활동비 지급 금지 ▲교육위원회에서 교육청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교육부장관 중재 ▲단체 교섭 대표 권한을 교육청 CEO 협의회 교육청 CEO에 이양 ▲공식적인 채널로만 학부모·학생과 소통 등이다.

 

▲교육위원의 전문성 부족 ▲예산 낭비 ▲너무 많은 교육위원 선출 ▲예산안 확정 지연 ▲분열을 초래하는 정치적 사안 홍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청 직제 개편과 재정투자사업 개입 확대


교육위원회 축소 외에 교육청 직제 개편도 포함됐다. 지역교육청 기관장 명칭을 교육장에서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변경하고, 산하에 교육, 재무, 인사 등 여러 국장이 있던 구조를, 최고교육책임자(Chief Education Officer)와 각 행정 영역별 국장 체제로 이원화하기로 했다. 

 

기관장에게 행재정과 운영 등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교육 전반을 관리하는 별도의 역할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최고경영책임자가 교육자 출신일 경우 최고교육책임자를 겸임할 수 있도록 했다.

 

주로 학교 신축과 리모델링 등을 포함하는 재정투자사업 관리는 교육부장관의 감독·조정·취소 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제삼자(개인 또는 기관)를 지정해 해당 사업만 따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현재 교육청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학교 풍토 설문조사”를 폐지하기로 했다. 문항 구성에 일관성이 없고, 일부 지역에서 학부모가 설문 내용이나 분열 조장 등 우려를 제기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신 새 학기부터 모든 교육청에 학생·가족 지원 부서를 설치하도록 해 해당 부서에서 개별적으로 의견 수렴과 지원 요청을 하도록 했다.


교사양성 기간 축소하고 보육교사 등 경력 반영


교육체제 현대화는 대체로 시대 변화에 따른 여러 제도 정비를 포함하고 있다. 우선, 교원양성 기간이 2년 4학기에서 1년 3학기로 축소된다. 기간은 절반으로 줄이지만, 장기간의 방학 없이 연속으로 3학기를 수강하는 형태로 압축하는 셈이다.

 

또한, 영유아 보육교사나 청소년 지도 관련 직종 등의 학위와 경력을 어느 정도 반영해 교직 진입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교생 지도교사 수당을 증액하기로 했다.

 

역할을 다한 몇몇 위원회도 폐지하기로 했다. 우선, 1974년에 발족된 ‘온타리오주 교육용 언어 위원회’ 해체하기로 했다. 공용어 중 영어나 프랑스어 중 사용자가 적은 지역에 자신의 언어로 학습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위원회는 프랑스어 교육청이 별도로 세워지면서 사실상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다.

 

2005년 발족한 ‘온타리오주 고등교육 질 관리 위원회’도 해체한다. 이미 교육부에서 이후 성과, 질, 책무성을 담보하는 여러 제도를 도입한 만큼 연구에 제한된 역할만 하는 위원회는 폐지하고 교육부에서 직접 모든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나이스(NEIS) 학생 개인번호처럼 초·중등 학적을 관리하는 ‘온타리오 교육 번호(OEN)’ 관리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현재는 유치원 입학 시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생성하는 번호를 출생 시에 정부에서 자동 생성할 수 있도록 해, 영유아 보육시기부터 사용할 수 있게 해 학교의 행정 업무 부담은 줄이고, 영유아 보육과 학교 교육의 연계성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교원노조 “정부 권한만 강화”, 학부모·전문가 “결석 원인 대책 없어"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온타리오주 양대 교원노조에서 비판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온타리오주 중등교원 노조(OSSTF)는 “폭력 증가, 학급 규모 증가, 누적된 예산 부족이라는 진짜 문제를 숨기기 위해 제도 변화만 꾀하고 있다”면서 “교육장을 교육경험이 없는 CEO로 바꾸거나 단체협상을 누가 하든 정부가 교육예산을 축소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입장문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존 버넌스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교사들이 교육과정이나 출석 관련 변화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학생 성취에 관한 조치에 대해서는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비쳤다.

 

지필 기말고사 의무화에 대해서도 “모든 교과에 일괄 적용한다면 말이 되지 않지만, 분명히 지필 기말고사가 필요한 교과도 있다”고 했다.  

 

초등교원 노조(ETFO)는 입법안에 반대한다고 명시하면서 “교육위원의 권한을 축소하고 불필요하게 거버넌스 구조만 바꾸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교육위원회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초안을 변경한 것은 다행이지만, 사업 경험만 있는 CEO가 아닌 민주적으로 선출된 교육위원이 의사결정에 관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업 자료와 평가를 정부에서 통제하려는 시도는 양질의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교원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했다.

 

다만, 초등교원노조 안에서도 수업 자료와 시험에 관해서는 좀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도 있다.

 

마이클 토마스 테임즈밸리 지부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초등 교사들은 수년간 자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교육부가 자료를 제공했는데 최근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 자료들이 어떤 내용인지, 정부의 요구사항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앤워 나이트 ‘학교 책무성 강화 학부모 네트워크(Hold Schools Accountable Parent Network)’ 회장은 정부가 “출결 문제의 근본 원인을 다루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매년 고교생 4명 중 1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다”면서 “교육청들이 이미 수년 전에 도입된 학교폭력 예방 정책을 여전히 따르고 있지 않다”고 했다.

 

드웨인 매튜스 ‘미래 실현 학습 연구소(TomorrowNow Learning Labs)’ 설립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출석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교육부가 이 작은 부분에서 시작해 더 큰 문제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결석의 주요 이유는 정신 건강 문제, 가정 경제 문제, 학교 폭력”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이런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법안은 현재 주 의회 사회정책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에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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