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필자는 운동부(야구·농구)가 있는 학교에 관리자로 재직하는 동안 학생 선수들과 여러 차례 만났다. 전국대회 출전에 앞서 의지를 다지고, 학생다운 자세를 강조하는 자리였다. 또한 스스로 특강 시간을 마련해 학생 운동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 물론 대회의 성격에 따라 이야기의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매번 만남의 핵심은 학생 운동 선구들도 책을 읽으면서 교양을 쌓고 특히 생각하는 뇌를 기계적인 반복 훈련과 근육 단련 못지않게 강조했다. 학생 선수들은 처음에는 “연습 시간도 부족한 데 무슨 책 읽는 시간이 있느냐”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점차 독서를 반복해 강조하는 이유를 이해했다. 분위기는 한층 달라져 학생 선수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유명인들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곤 했다. 그들은 전국대회 4강 내지 지역 대회 우승까지 하면서 학생 운동 선수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팀의 대표적인 간판 타자이자 국가 대표 선수로 발탁됐던 홈런 타자 노시환 선수가 극심한 부진 속에 2군으로 내려간 것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프로야구 개막 이후 13게임에서 0.145의 타율과
더에듀 | 임홍택 작가의 저서 ‘90년생이 온다’가 한때 이슈였던 적이 있었다. 94년생인 나는 굳이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얼마나 90년대 애들이 별나면 이해라도 해보고자 저런 책이 나올까’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선배들에게 그다지 편안한 후배는 아니었던 것 같다. 1년차 때 선배들이 주말 워크숍 일정을 잡는데,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가야 해서’ 워크숍 못 간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신규 교사였으니 말이다. 제사가 있다거나 그냥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다고 적당히 둘러댔어도 좋았을 텐데, 희한하게도 나는 굳이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였던 것 같다(물론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베개를 치긴 한다). ‘방탄소년단 콘서트 앞에서 두 번째 줄에 당첨됐으면 당연히 가야지’라고 웃어 넘겨 주었던 선배들은 지금도 존경한다. 누군가는 주말 워크숍을 잡는 자체가 시대에 뒤처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선배들 역시 나를 적잖이 참아준 부분도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낯선 것은 어렵다. 그랬던 나 역시 학교 현장에서 10년대생들을 만나며, ‘내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하루하루 고민하며 ‘라떼는 말
더에듀 | “선생님, 저 교권침해 보험 하나 들어야 할까요?” 이 말은 최근 각 학교의 교무실에서 교사들 상호 간에 듣거나 말하는 고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는 이제 갓 임용된 신규 교사부터 정년을 앞둔 베테랑 교사까지 걸쳐 있다. 어찌하여 교사들의 대화 주제가 수업 혁신이나 학생 상담이 아닌 ‘교권침해 보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인가? 이 서글픈 현상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최근 보험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32건이었던 교권침해 보험금 지급 건수는 2025년 168건으로 불과 1년 만에 27%나 급증했다. 교권침해 보험 가입자 수도 2020년 6115명에서 2025년 9316명으로 5년 새 36%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교권보호 5법이 시행되며 제도적 안전망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사비를 들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교권 침해 대상이 저연차 교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교단을 지키며 온갖 풍파를 겪어온 중견 교사들조차 보험금 지급 대상에 대거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교실 붕괴가 특정 개인의 지도력 문제가 아닌 ‘시스템 전체의 침
더에듀 | 한 세기 전, 유길준은 나라 밖 세계의 격변을 목격하고 『서유견문(西遊見聞)』을 통해 근대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민족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로부터 백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이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비록 문명의 도구는 눈부시게 진화했을지언정, 교육이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 세대의 가치관을 세우는 최후의 보루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알베르 카뮈는 “거짓은 아름다운 노을처럼 모든 것을 멋지게 보이게 하지만, 진실은 빛과 같이 눈을 어둡게 한다”고 했다. 흔히 금반지보다 도금반지가 더 화려하게 빛나고, 화장실에 단청을 칠해도 법당이 될 수는 없는 이치다. 화려한 이념의 단청으로 치장된 교육 현장이 정작 아이들의 영혼을 기르는 법당의 기능을 상실한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혼돈의 시기에 사회적 신뢰와 경륜을 갖춘 국가 원로들이 ‘교육 구국’의 기치 아래 뜻을 모은 것은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대의 스승, 한국의 ‘그루(GURU·스승)’들이 나선 이유 이번 ‘범보수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이하 범단추)’의 출범은 그 구성원들
더에듀 | 법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법을 작동시키는 책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교통 혼잡 완화 대책은 대통령의 한마디로 움직였다. 반면 법으로 도입된 수석교사 제도는 15년째 부처 사이를 떠돌며 멈춰 있다.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책임이 없어서이다. 최근 대중교통 무료 이용 출퇴근 시간 혼잡 완화 대책을 둘러싸고 관계 부처 간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책 방향은 제시됐지만 이를 실제로 추진할 주체가 특정되지 않으면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인지, 복지 관련 부처인지, 혹은 다른 부처가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사이 정책은 검토 단계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정책의 타당성 부족이 아니라 누구의 업무인가에 대한 책임 구조의 부재였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의 개입으로 정리되었다. 정책의 성격을 교통 정책으로 규정하고 국토교통부에 책임을 일임하자, 그 순간 정책은 실행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법적 근거가 아니라, 책임의 특정이 정책을 움직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시간대와 그 소관 부처를 명시한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더에듀 | 지능형 교육 체제로의 대전환이 시작됐다. 과거의 일방향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역량 함양과 학생별 맞춤 학습을 지향하는 이 변화의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데이터는 AI 기반 맞춤형 교육을 움직이는 핵심 연료이자, 학생의 배움을 정교하게 읽어내는 나침반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의 실상은 이 비전과 거리가 멀다. 방대한 학습데이터가 쌓이고 있음에도, 부처·기관·서비스마다 제각각인 형식 탓에 서로 섞이지 못한 채 ‘데이터 섬(Data Silo)’으로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이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구조적 비효율을 해소하는 일이다. 교사들은 여러 플랫폼의 조각난 정보를 일일이 해석하느라 데이터 피로감과 행정 부담에 시달리고, 정책 담당자는 사업별로 단절된 통계를 가지고 증거 기반 정책을 설계해야 하는 한계에 부딪힌다. 에듀테크 기업 역시 지역·기관마다 다른 규격에 맞추느라 혁신보다 커스터마이징에 더 많은 자원을 쏟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투입된 막대한 예산이 교육 성과로 충분히 환류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악순환의 해답은 결국 ‘학습데이터의 표준화’에 있다. 학습데이터 표준화는 단순한 기술 절차
더에듀 | 2008년 교감 자격 연수 당시 제안했던 ‘디지털 학교교육계획서’는 당시로서는 실현 불가능한 상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 그 상상은 교사의 업무 경감을 이끌어낼 가장 현실적이고도 혁신적인 대안으로 다가와 있다. 돌이켜보면 2007년 연구부장 시절, 학교교육계획서 작성은 교사들에게 거대한 산과 같았다. 학교 평가의 핵심 지표이자 교육지원청 제출용이라는 압박감, 그리고 우수 학교 표창이라는 결과물에 매달리느라 정작 아이들을 바라볼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체제에서 조직된 ‘교사업무경감 TF팀’에 참여해 제안했던 ‘학교교육계획서 50쪽 이내, 학교 평가 5쪽 이내’ 축소 방안은 행정 다이어트의 서막이었다. 분량을 줄이고 핵심에 집중하자는 내용의 제안이 학교 현장에 반영되었을 때 느꼈던 보람은 컸지만, 여전히 아날로그적 방식의 한계는 존재했다. 이제는 AI와 디지털 혁신 기술을 통해 더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학교 행정 모델은 교육청 주도의 ‘AI 지능형 학교교육계획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공유’와 ‘연속성’이다. 교육청에서 제
더에듀 | 최근 교육언론에 의해 밝혀진 이재명 정부의 국가 예산 대비 교육 예산 비중 14.60%는 참으로 많고도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백년대계’는 말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의 국정 철학에 교육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정책은 입이 아니라 ‘숫자’에서 드러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돈이 흐르는 곳에 의지가 있고, 예산이 투입되는 곳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교육 성적표는 처참하다. 최근 더불민주당 교육특위에서 터져 나온 “돈도, 철학도, 브랜드도 없다”는 반상진 전북대 교수의 일갈은 비단 학계의 비판을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존립을 걱정하는 현장의 비명이라 할 수 있다. 대선 당시 화려하게 내걸었던 교육 개혁의 가치들은 어디로 갔는가? 지금 우리 교육은 목적지 없이 표류하며 국민의 뇌리에 현존하는 문제점과 위기감을 상실한 것이나 다를 바 없어 시름이 깊어질 뿐이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 경시 풍조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이미 입증됐다. 국정 과제에 반영된 교육 관련 공약 이행률은 고작 14.9%에 불과하다. 다른 정책들이 70%를 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치이다. 이는 정부가 교
더에듀 |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시대이다. 지식의 습득보다 활용이, 개인의 역량보다 공존의 가치가 중요해진 지금, 교육의 패러다임은 ‘교실’을 넘어 ‘마을’로 확장돼야 한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국장 재임 시절, 강서구청-양천구청-강서양천교육지원청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미담가족봉사단’을 창단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시 500명으로 시작한 ‘미담가족봉사단’은 지역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현재는 1300명 회원들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봉사를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등하굣길 안전을 지키고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마을 결합형 교육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양서중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봉사단원들이 보여준 신속한 대처는 지역사회가 스스로를 지키는 ‘안전망’으로서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미담가족봉사단 활동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미담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출마자들은 이 성공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AI 시대가 가속화할수록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태블릿 PC 속의 데이터가 아니라, 이웃과 눈을 맞추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감수성’
더에듀 |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 후보자들이 과밀의 원인으로 교육청의 ‘소극 행정’과 학교 신설·증축이 교육부의 '타당성 검토'에서 반려당하는 것을 탓하며 모든 책임을 교육청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자신도 과밀학교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 해법은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초·중·고·특수학교의 신설을 위해 정치인들은 지자체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건물 신축 비용은 교육청에서 중앙 투자 심사 없이 초등학교 36학급 미만, 중·고등학교 24학급 미만 규모(단, 총사업비 300억원 미만인 경우)에 지출할 수 있으므로, 지자체로부터 토지만 무상으로 받으면 교육청 예산으로 학교를 신설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과연 ①지자체에게 토지 무상제공 요구 ②수요예측 소극 행정에 대한 비판 ③학교 신설에 대한 지역공약은 학생 수 감소와 관련한 정치인의 행정은 타당할까요? 이는 후보자들의 주장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정책은 주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법령과 데이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① 기초·광역지자체가 토지를 공유(행정일반)재산 신규 취득 후 교육청에 무상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