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우리는 수많은 영어 단어 중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intelligence 와 intellect이다. 전자는 지능(知能)으로, 후자는 지성(知性)으로 번역되고 있다. 실제로 이 둘은 자주 혼용되지만, 교육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있어서 둘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지능은 말 그대로 기계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뇌의 과정이어서 주어진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즉, 문제해결능력이다. 반면에 지성은 보다 깊은 통찰과 판단 능력을 포함한다. 예컨대,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상황에 상관없이 정답을 찾아내지만, 지성인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부연하자면 정답이 존재하는 문제에서 지능은 빛을 발한다. 반면 지성은 단순한 정답 찾기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가치와 의미를 판단하며, 상황에 맞는 선택을 내리는 힘이다. 지능이 ‘무엇이 옳은가’를 찾는 능력이라면, 지성은 ‘왜 그것이 옳은가, 그리고 지금 여기서도 옳은가’를 묻는 능력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계는 이미 인간의 지능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복잡한 계
더에듀 | 얼마 전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사람의 축하가 이어졌다. 이 소설을 계기로 제주 4.3 사건의 진실과 이로 인한 아픔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무엇보다 유의미하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자를 살릴 수 있는가”라는 한강 작가의 질문은 우리 역사교육에 대한 많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한강 작가의 화두와 그 뜻이 맞닿아 있다. 역사교육은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역사교육은 단순히 지난날의 사실을 연도별로 암기하는 과정이 아니어야 한다. 역사교육의 본질은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진단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역사 해석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국가가 정해준 단 하나의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사료를 찾고, 논쟁적 사실을 분석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는 ‘역사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이 절실하다. 역사 문해력은 정보의 진위와 출처를 확인하고, 저자의 의도
더에듀 | “아프면 쉬셔야죠.” 학교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이런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분명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 말이 이상하게도 현실이라기보다 예의처럼 들릴 때가 많다. 정작 아프다고 쉬는 일은 늘 쉽지 않다. 실제로 교사들은 몸이 아플 때도 병원 진료나 휴식보다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담임을 맡고 있으면 더 그렇다. 오늘 아이들은 누가 보지, 학부모 안내는 누가 하지, 수업 자료는 어떻게 넘기지, 혹시 동료 선생님께 피해가 가는 건 아닐까. 병가를 내는 것이 권리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현장에서는 자꾸만 미안한 일이 된다. 그래서 많은 교사들은 아픈 몸으로 버틴다. 하루쯤은 괜찮겠지, 오늘만 넘기면 되겠지, 이 일만 끝내고 쉬자고 스스로를 달랜다. 그래서였을까.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일하던 젊은 교사가 독감과 고열 속에서도 쉬지 못하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충격과 함께 아주 깊은 낯익음을 느꼈다. 그 선생님의 고통을 감히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픈 몸을 이끌고 교실로 가야 한다고 느끼는 그 막막한 마음이 얼마나 익숙한 감정인지, 많은 교사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래서 더 아프다. 그래서 더 남의
더에듀 | 교육 현장에서 ‘존중’이라는 말은 참 자주 등장한다.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학부모에게도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는 교육 현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존중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학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 학부모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다. 그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교육은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서 꽤 오래 일해 온 교사로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존중이라는 말은 과연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요구되고 있는 것일까.” 교사는 학생을 존중해야 한다. 교사는 학부모를 존중해야 한다. 교사는 학부모의 의견을 경청해야 하고 학생의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말들은 교육 현장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간다. 아이들의 작은 변화 하나에도 마음을 쓰고, 학부모의 걱정과 불안을 이해하려 애쓰며 하루를 보내는 교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끔은 반대로 질문해 보게 된다. “교사는 존중받고
더에듀 | 법왜곡죄는 사법부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질문이 있다. 국가는 법을 그대로 집행하고 있는가, 아니면 행정으로 법을 무력화하고 그 의미 자체를 변형시키고 있는가. 법왜곡죄의 도입 취지는 분명하다. 법을 잘못 해석하거나 적용하여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법부의 판단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왜곡의 문제를 사법부의 해석 영역에만 한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 질문은 단순한 문제 제기가 아니다. 법왜곡을 사법부의 문제로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의 법 집행 구조 전반의 문제로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출발점이다. 이 점에서 수석교사 제도는 법왜곡이 사법 단계 이전, 이미 행정부의 집행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수석교사 제도, 법과 행정의 줄타기 : 정원 수석교사 문제는 더 이상 정책의 성패를 논하는 차원이 아니다. 법이 어떻게 왜곡되는가의 문제이다. 국가는 국가공무원인 교원의 자격 체계 안에 수석교사를 도입했다. 이는 그 자격에 상응하는 제도적 구조를 함께 구성하겠다는 국가의 제도적 약속이다. 그러나 현재의 운영은 이 약속을 완결하지 못한 채 제도를 미완성 상태로
더에듀 | 2006년 12월 20일, 대한민국 교육 자치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적 변곡점이자 주민 직선제의 길이 열린 날이었다. 당시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은 “간선제의 부패를 끊어내야 한다”고 역설했고,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주민 통제의 원칙”을,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주민의 목소리를 담는 통로”를 강조했다. 권철현 당시 교육위원장(한나라당)은 이를 “교육 민주주의의 격상”이라 칭송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교육을 정치적 거래가 아닌 오직 아이들을 위한 공공재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헌법적 근거를 상실한 ‘법리적 불일치’의 산물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이 제도가 상위법인 헌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기구를 강제로 끼워 맞춘 ‘법리적 불일치’의 산물이라는 비판 앞에 서 있다. 헌법 제118조는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의회’를 두며, 그 조직과 운영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인정하는 지자체 기관은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시장·도지사)’뿐이다. 헌법 어디에도 ‘교육감’이라는 별도의 집행기관이나 독립된 ‘교육위원회’를 지자체의 필수 기구로 규정한 바 없다. 즉, 교육감은 헌법상 지자체의 기관도,
더에듀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지난 66차 회의에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문해력 특별위원회(문해력 특위)’ 신설을 의결했다. 교육지원청 기초학력 파견교사 2년, 노조 전임휴직 1년, 도합 3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나에게는 제법 반가운 결정이다. 불과 3년 만에 학교현장에서 목격되는 문해력 문제의 양상이 제법 달라져 하루하루 놀라고 있기 때문이다. 입직 초기였던 2020년만 해도 학생들의 국어 실력에 관한 나의 고민은 받아쓰기와 어휘력이었다. 초등 고학년쯤 되면, 받아쓰기가 당연히 되는 것을 전제로 작문이나 맞춤법을 연습하는 수준이어야 원활한 수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내가 맡았던 6학년 아이들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침이 있는 글자 받아쓰기부터 헷갈리는 상황이었다. 또한 어휘력 부족으로 인해 ‘(길이를) 재다’, ‘더불어’와 같은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모르거나 활용이 어려웠고, 이는 자연스럽게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국어뿐만 아니라 수학, 사회, 과학 등 타 교과 학습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자연스레 나를 기초학력 파견교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리고 2026년, 3
더에듀 | 지금 대한민국은 ‘수도권’이라는 블랙홀에 침몰 중이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년 내 지방 시·군의 40%가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라 한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거대한 침몰의 중심에는 ‘대학 서열’이라는 강력한 장애물이 있다. 청년들이 서울로 향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 때문만이 아니다. ‘인서울’이라는 사회적 자산을 획득해야만 사회의 주류로 편입될 수 있다는 왜곡된 욕망이 지역의 인재들을 수도권으로 끊임없이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 체제의 공적 전환, 즉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최후의 전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반대 논리는 “서울대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국가 전체의 학문적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저서 <서울대 10개 만들기(2021)>에서 제안한 핵심은 서울대의 자원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9개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파격적인 집중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잠시 해외로 눈을 돌려 보자. 독일은 특정 대학이 독점적 지위를 갖기보다 여러
더에듀 | 2019년, 교육계와 과학계가 ‘인공지능(AI)의 국가 교육과정 반영’을 공동 선언하던 당시, 필자는 인공지능체험관 건립에 참여하며 한 가지 담대한 제안을 던졌다. 바로 ‘AI 기반 대학입시분석시스템’의 구축이었다. 돌이켜보면 필자가 수험생이었던 1980년대의 입시는 단순하면서도 가혹했다. 학력고사 점수와 내신, 체력장 점수를 합산해 입시학원의 종이 ‘대형 배치표’ 한 장에 운명을 맡기던 시절이었다. 필자 역시 그 과정에서 겪은 대학입시 실패로 혹독한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때의 아픈 기억은 역설적으로 ‘누구에게나 공정한 대학입시 시스템’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졌고, AI라는 기술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했다. 필자가 구상한 AI 대학입시분석시스템의 핵심은 ‘공정성’이다. 고액 입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부모의 경제력이 당락을 결정짓는 불평등한 현실을 AI로 타파하고 싶었다. 만약 AI가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가의 대학입시컨설턴트보다 더 정확한 대학입시 예측을 내놓는다면, 대한민국 모든 대학입시 수험생은 정보의 격차에서 오는 불안감을 덜으면서 원하는대학교에 진학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부모는 자녀의 대학입시 무거운 짐도 내려
더에듀 |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차대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교육은 흔히 ‘백년대계’라 일컬어집니다. 이는 교육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장을 넘어, 한 시대의 정신을 세우고 미래를 일구는 가장 근본적인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경남교육감 예비후보로서 현장을 누비며 느꼈던 소회와 교육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후보자와 유권자가 견지해야 할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미래 사회를 선도할 명확한 교육 비전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제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이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대전환의 시대입니다. 교육감 후보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와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통찰해야 합니다. 이제 기존의 아이디어를 답습하는 ‘모방형 교육’으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남다른 시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사고 능력, 타인과 연대하는 협업 능력, 그리고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적 이정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인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미래지향적 교육 비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둘째, 교육의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