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 ‘숫자의 함정’에 빠졌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정원을 기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나서자, 현장의 비명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교사, 예비 교사, 심지어 대학 총장들까지 거리로 나와 “기계적 감축 중단”을 외치는 풍경은 단순한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이는 국가 백년대계의 근간인 공교육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경제 논리’에 매몰된 교육 행정의 민낯 정부의 논리는 단순하다. 학생이 줄어드니 가르칠 사람도 줄여야 한다는 소위 ‘경제적 효율성’이다. 하지만 교육은 공산품을 찍어내는 공장이 아니다. 작금의 교실은 과거의 일방적 수업 공간에서 벗어나 다문화 학생 지원, 디지털 전환 대응, 정서적 위기 학생 케어 등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경영’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앞서 언급한 다문화·이주 배경 학생의 교육권 보장이나 학생 안전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같은 과제들은 결국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언어 장벽을 넘어서는 세심한 상담과 위기 상황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라는 단순 수치만으로 계산될 수 없는 가치다. 그럼에도 정부는 미래 교육의 질적 변화는 외면한 채, 오직 머릿수 계산에만
더에듀 | 매년 초, 전 세계의 이목은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합니다. 세계 최대의 IC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CES 2026에 관한 소식을 듣고 우리 사회가 마주한 기술 혁신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비록 직접 현장에 있지는 않았으나, 쏟아지는 언론 보도와 전문성 있는 보고서들을 꼼꼼히 살피며 우리 아이들이 마주할 미래와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그려봤습니다. CES 2026의 슬로건은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이었습니다. 특히 ‘H.O.R.S.E’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5대 기술 트렌드—헬스테크(H), 개방형 생태계(O), 로봇(R), 자율주행(S), 에너지(E)—는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준비를 마쳤음을 선언하고 있었습니다. 교육자로서 필자의 시선을 가장 강하게 끌었던 것은 인공지능과 로보틱스가 결합한 ‘피지컬 AI’의 본격적인 부상이었습니다. 산업 현장을 넘어 인간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이제 가사 노동을 돕고, 인간의 삶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물리적 노동을
더에듀 | 2026년 정초부터 온통 인공지능(AI)에 관한 화두가 압도적이다. 경제는 물론 교육 분야에서의 AI의 역할은 상상 이상의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초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 2026’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한국 현대차 그룹의 피지컬 AI인 ‘아틀라스’는 여타 AI 선진국들을 경계시킬 정도로 인간보다 유연한 동작으로 2년 후에 상용화를 예고했다. AI는 향후 산업 현장 및 가정 등에서 인간의 활동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가히 혁명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의 이런 AI의 혁신적인 기술은 기업의 투자와 연구 성과에 힘입은 것이다. 그뿐이랴,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의 AI 제품도 가세해 전체 혁신상의 60%를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AI 기술은 이처럼 우리의 일상과 지식 체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보의 속도, 방대한 데이터 처리, 기계적 추론 능력은 이제 인간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잣대 중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는 K-교육의 힘이 초석을 이루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K-교육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정작 인간다움을 드러내고 시대적 경쟁력을 좌우할 진정한 힘
더에듀 | 최근 보도에 의하면,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2026년 1월 20일 국회에서 열리는 출신학교 채용차별방지법 제정을 위한 대회에 참여해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장관 또한 참석해 격려사를 한다고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료가 이 대회에 참석하는 모습은 학벌이 국가적 문제임을 공적으로 선언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학벌 타파를 위해 국가가 움직이고 있으니 고무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국가교육위원장의 학벌주의 극복 의지가 엿보이나, 문제는 학벌이 형성된 결과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학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국가 시스템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학벌주의'의 뿌리 계층유지 욕망은 어느 사회에나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것이 국가 시스템과 견고하게 결합돼 있다는 것, 이것이 일종의 이데올로기화된 학벌주의의 뿌리다. 상위계층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올라온 집단으로 인식한다. 여기서 학벌이 능력주의와 결탁한다. 사회학자 베버(M. Weber)식으로 말하면, 지배는 정당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자기인식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탐구할 때 가장 탁월한 사회학자는 부르디외(P. Bourdieu)이다. 그에 따르면, 학벌은 계층을 유지하는 전
더에듀 | 2001년에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이는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교 현장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과 불합리를 상징하는 제도가 되었습니다. 20여 년간 지속된 뜨거운 감자 ‘교원 성과급 제도’ 도입 취지는 교원들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었으나, 현실에서는 '학생 교육'이라는 교직의 특수성을 간과한 채, 교사 간 불신과 위화감,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즉, ‘승진코스’를 타는 소수의 교사들에게만 유리한 점수표를 토대로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입니다. 매년 성과금 등급 산정 시기가 되면 반복되는 고질적인 병폐는 제도의 개선 혹은 폐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만들었습니다. 현행 성과급 제도의 불합리성 및 문제점 현행 교원 성과급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가 내용 및 지표의 타당성 부족과 공정성 결여에 있습니다. 승진 중심의 평가 지표의 경우, 승진을 위해 교육청 활동, 각종 포상, 보직 업무 수행 등에 유리하게 가산점 점수표가 정해지는 관행이 만연합니다. 반면, 다수의 교사가 가장 기피하는 업무인 과다한 수업 시수와 학급 담임 업무 등 학생 교육 본연의 활동은 상대
더에듀 | 학교는 3월 개학일까지 긴 겨울방학의 쉼에 들어간다. 이제 교실의 종소리는 잠시 멈추었지만, 그럼에도 배움과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 고요한 시간은 자신과의 시간을 통해 내면을 단련하고, 다음 단계의 도약을 준비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동서양의 고전은 오래전부터 ‘시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깊은 통찰을 제시해 왔다. 겨울방학의 시간 관리에 고전의 가르침을 적용할 때, 학생들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에서 공자는 배움의 리듬을 강조했다. ‘논어’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라 한 말은 학습의 본질이 ‘축적’이 아니라 ‘반복과 성찰’임을 일깨운다(‘논어’ 학이편). 방학 동안 무작정 앞서 나가기보다, 학기 중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질문으로 재구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예컨대 하루 한 과목을 정해 핵심 개념을 자신의 언어로 요약하고, 그 개념이 실제 문제나 삶의 장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기록하는 습관은 짧아 보여도 깊은 성장을 만들 수 있다. 맹자는 시간 관리의 출발점으로 ‘뜻’을 세운다. “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크다(立志爲先)”는 가르침처럼
더에듀 | 푸른나무재단 실태조사에서 피해학생이 원하는 1순위는 ‘마음의 상처 치유·회복·보호’(21.5%), 2순위는 ‘가해학생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20.5%)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많은 피해학생이 심의위원회의 회의록을 받으면 실망합니다. 가해학생의 서면사과를 받고 나면 분노하게 됩니다. 하나도 반성하지 않고 거짓말을 여전히 하고 있으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제도적인 모순이 있습니다.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의 주장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지, 무엇을 사과받기를 원하고 있는지 전혀 설명들을 수 없습니다. 이런 모순에 빠지는 이유는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비밀누설금지 조항의 과도함’ 때문입니다. 일부 교육계는 교육의 사법화라고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어설프게 절차만 인용하면서 사법의 재판도, 행정의 청문도 아닌 괴물이 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제안 –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비밀누설금지를 개정하라!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 (비밀누설금지 등) ① 이 법에 따라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행하였던 사람은 그 직무로 인하여 알게 된 비밀 또는 가해학생ㆍ피해학생
더에듀 | 최근 교권 침해 문제 해결 방안으로 학생의 교권침해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교사의 권위를 세우고 학생의 책임을 강화하는 강력한 대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교권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학부모와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학교 현장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기록하는 교육적 문서로, 과거에는 학생부 기재 내용에 교과성적과 행동발달상황이 주로 기재되었지만, 현재는 학생의 진로와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학생성장과 발달상황이 종합적으로 기재된다. 따라서 그 내용 하나하나가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기록 수단을 ‘징벌 도구’로 사용하는 순간, 교사는 교육자에서 처벌자로 인식되기 쉽다. 학생의 잘못을 지도하는 과정이 곧바로 학생부 기재로 연결된다면, 학부모는 이를 ‘교육’이 아니라 ‘불이익’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학생부 기록이 예고되는 순간, 교권 침해 사안은 교육적 해결의 영역을 벗어나 법률·민원·분쟁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학부모는 기록을 막기 위해 학교에 항의하고 공격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반면에 교사는 모든 지도를
더에듀 | 지난 7일 국회에서는 고민정 국회의원 주최로 강민정 국회의원을 좌장으로 교육부 학교폭력대책과 과장, 학교폭력 피해자와 변호사, 유관단체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가해자 엄벌주의로 정책이 변화하며 정작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필자는 참관하며 아래 3가지 정책 제안을 준비했습니다. ① 신고 직후 ‘접수증’, ‘피해자 권리안내문’, ‘분야별 지원기관 연락처’ 제공 ② 진정한 사과문 작성을 위한 비밀누설금지 조항 법령 개정 ③ 학교폭력 지원기관 업무매뉴얼 및 통계의 전면 공개 이중 첫 번째 제안은 현장에서 기회를 얻어 설명했고, 피해자 가족분들의 호응이 있어 교육부 및 국회의원의 제도개선 기대를 가져 봅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발언 기회를 드려야 했기에 나머지 두 가지는 제안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첫 번째 제안에 대해 기고를 하고, 나머지는 후속 기고를 통해 교육부와 국회의원에게 제안하고자 합니다.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과 각 지원단체의 매뉴얼은 교육부와 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구소, 한국교육개발원 등에서 매년 개정
더에듀 |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 현장은 유례없는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악성 민원, 성적을 둘러싼 갈등은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공교육 위기의 해법으로 제도 개선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제도는 중요합니다만 현장에서 오랫동안 체감해 온 공교육 위기의 뿌리는, 제도 이전에 학교와 가정의 관계가 흐려진 데에 있습니다. 공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이 서로의 역할과 경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학부모는 학생 교육의 ‘소비자’가 아니라 책임 있는 교육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해야 하며,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공적 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질 때, 학교 현장은 갈등과 불신 속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많은 학부모께서 자녀 교육에 대해 높은 열의를 보이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 열의가 자녀의 ‘성장’보다는 ‘결과’와 ‘즉각적인 만족’에 치우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부모로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다만 그 마음이 지나쳐 학교의 정당한 지도와 교육적 개입까지 가로막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는 아이의 성장을 돕기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