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캐나다 온타리오주 동남권 여러 학교에서 보결 교사로 근무하는 정은수 객원기자가 기자가 아닌 교사의 입장에서 우리에게는 생소한 캐나다 보결 교사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소개한다. (연재에 등장하는 학교명, 인명은 모두 번안한 가명을 쓰고 있다.) “다른 교과 수업은 상지고에서는 어떻게 해? 내가 상지고에서 수학 자원봉사 할 땐 사실 되게 지루했거든.” “처음 보결 갈 때는 당황스러웠지. 내가 실습할 때는 교과서 한 번 안 쓰고, 우리가 연수 받을 때 배운 대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막상 보결 수업 계획은 그냥 영상 보고 학습지에 답안 쓰는 거였으니까.” “내가 보결 처음 할 때는 수업계획이 그냥 교과서 읽는 거라 좀 당황스러웠어.” “맞아, 교과서로 그냥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 “근데 애들이 전혀 참여하려고 안 해서 나중에 물어보게 됐는데, 보결 교사가 올 때만 그렇게 하는 거고 그래서 애들도 더 재미가 없던 거더라고.” “응, 거의 한 해를 한 학교에 쭉 다니다 보니까 그것도 선생님마다 달라서 어떤 선생님은 진짜 수업 계획을 그대로 주는 경우도 있고, 또 그냥 보결 교사가 진행할 수 있게 좀 더 단순한 계획을 주는 경우도 많더라고. 그래도 수학은 어차피 개념을 알려주고 몇 가지 예제를 풀어주고 문제 풀이하는 식으로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비슷하더라. 너처럼 핸즈온 활동 같은 걸 하는 선생님은 드물지.” “아무래도 수학은 다른 교과처럼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재구성하기 어렵고 가르쳐야 할 게 많으니까.” “그래, 다른 교과는 그게 좀 더 쉽지. 그런데도 사실 영어 수업이 보통은 더 재미가 없더라. 그냥 책 읽고 글 쓰고 하는 활동이 대부분이고.” “맞아, 나도 앞 시간이 영어 수업인데, 나는 밤새 활동을 준비해 가서 교실에 들어갔는데 영어 선생님이랑 애들이 그냥 책 읽고 있더라.” 어제 오랜만에 같이 교사 자격증 전환 연수를 받았던 동기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역사 부전공 연수를 다시 받게 된 상황을 이야기하다 보니 수학 보결 수업 경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 외국에서 온 교사들은 처음 연수를 받을 때의 내용과 사뭇 다른 보결 수업 계획을 받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는 모양이다. 활동 수업은 다 어디 가고 학습지만 하란 거지? 옥토중에서 처음 보결을 시작하게 됐을 때는 상대적으로 실제 수업에 가까운 수업을 하게 돼서 그런 느낌을 못 받았지만, 상지고에서 첫 보결을 하는 날에는 꽤 충격이 컸다. 단순히 다큐멘터리 하나 틀어주고 그걸 보고 준비된 학습지를 작성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한국 고등학교 교실에 와 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실습 때는 그렇지 않았다. 군포고 황미영 선생님은 상당히 학문적인 고3 수업을 하는데도 매일 두세 가지 다른 활동을 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스토리보드도 만들고, 토론도 하고, 가상 도시 발전 지도도 그려보고, 퀴즈쇼도 하고, 트윗도 만들고, 랩도 듣고, 아무튼 안 하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반미선 선생님은 상대적으로 하루하루는 주로 텍스트를 보거나 사진, 영상을 보면서 토의하는 비슷비슷한 수업 구조였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으면 동네 산책하면서 지역사도 살펴보고, 하루에 한 가지 정도는 미술, 음악, 체험 같은 색다른 활동을 했다. 그래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수업을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 교장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냥 교과서로 진행하는 방법을 조언받았을 때도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래된 작은 사립학교라 옛날식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옥토중에서 힘겹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상지고에 갔더니 그런 수업 계획을 받은 것이다. 그래도 배운 것과 비슷한 수업을 하던 옥토중을 경험하고 나서도 충격이 있었던 것은 선입관 때문이기도 했다. 교사로 일하기 전에 학생 시절에 회암교육청에서 멘토로 상지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그 학생이 듣는 몇몇 수업 내용을 보게 됐는데, 수학은 문제 풀이가 대부분이고 역사도 사실을 묻는 위주의 지필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군포고 역사과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묻는 지필시험으로 평가를 하는 선생님은 한 명도 없었기에 상지고는 좀 오래된 방식의 교육을 하는 분위기인가 싶은 느낌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실제로 그런 단순한 수업 계획을 마주하게 되니 더 실망스럽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알고 보니 보결 수업 계획은 선생님마다 제각각 그런데 이제 돌아보니 그런 게 아니다. 보결 교사 때만 교과서를 읽고 담당 교사가 수업할 땐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다. 보결 교사를 3년 차가 되면서 상지고 선생님 대부분의 수업을 맡아봤는데, 어떤 선생님은 진짜 자기 수업 계획 그대로 맡기는 사람도 있고, 어떤 교사는 보결 교사가 따라 하기 편한 단순한 수업 계획을 하기도 한다. 어떤 교사는 두 가지 방법 모두 보결 교사에게 열어놓고, 선택에 맡기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온타리오주 모든 선생님들이 평소에는 황미선 선생님 같은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본 수업 중 교사협회의 이상에 가장 가까운 모범으로 꼽을 만한 사례고, 보결 수업처럼 단순하진 않더라도 평소에도 조금 더 지식 위주의 식상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결 교사에게 감독만 하면 되는 시간을 맡기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자습 시간(Work Period)이라고 번역해야겠지만, 주로 기존에 진행 중이던 과제를 마무리하거나 새로운 학습지지만, 기존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할 수 있는 학습지를 하게 된다. 그 외에도 그동안 밀린 평가 과제를 하거나 타 과목 과제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는 그야말로 자습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로 심화 교과를 하는 고2, 고3 수업에 이런 경우가 많은데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전공 교과가 아닌 보결 선생님이 들어오면 가르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잘못된 수업을 하게 두느니 자습을 시킨다 물론 보결 교사를 생각해서만은 아니다. 보결 교사가 제대로 못 가르치면 어차피 새로 가르쳐야 하는 정도를 넘어 오개념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군포고의 황 선생님은 그래서 보결 선생님을 부르는 데에도 까다로웠다. 역사 전공이어도 이전 보결 수업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안 부르고 그냥 아무나 불러서 자습을 시키거나 차라리 교생에게 수업을 맡기고 보결 교사에게 감독을 맡기기도 했다. 심지어 교감 출장으로 직무대행을 하기 위해 보결이 필요했던 날에는 수업 계획 시간으로 공강이 있는 친한 다른 선생님에게 부탁해 보결을 맡기고 다음 날 자신의 수업 계획 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물론 교내에서 이런 식으로 보결을 처리하는 일은 흔하지는 않다. 가끔 업무상 이유로 한 시간 보결 수업을 하게 되고 긴급 보결 교사도 못 구하면 관리자가 그 교실을 감독하는 일이 좀 더 일반적이다. 그런데 황 선생님은 비전공자인 관리자에게도 수업을 맡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자습이나 단순한 학습지 활동 감독부터 실제 수업을 그대로 하는 계획까지 다양한 계획이 있는 가운데서, 일과가 끝나고 가장 보람이 있는 날은 때로는 모르는 과목을 공부해 가며 가르치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어떻게든 학생들의 학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날이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전현직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들이 탁상공론적 교육정책 양산을 비판하며, 유초중등 교원의 근무시간 외 학교 밖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장교감원장원감 좋은교육정책포럼(전국교장교감포럼)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초중등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은 민주적인 학교 교육의 초석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교육과정 총괄운영자로서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은 다양한 관점과 비판적 사고를 허용하는 열린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초중등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을 비롯해 모든 선출직 교육 관련 공직자들은 선거로 선출되고 있지만 교원은 출마할 수 없다”며 “선거 과정에서 정책 개발이나 논의에 참여하거나 교육 선출직 후보와 자유롭게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은 탁상공론적 교육정책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초중등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은 이러한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아 학생들의 좋은 삶을 위한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초중등 교원의 근무시간 외, 학교 밖의 정치기본권 보장 ▲유초중등 교원의 정당 가입과 후원 보장 ▲모든 선거에서 유초중등 교원의 피선거권 보장과 함께 이재명 정부에는 교원정치기본권 보장을 국정기획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공표할 것과 ▲국회와 조속히 관련 법안을 법제화해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사와 함께 기획한 교육박람회 ‘K-에듀 웨이브 부산’이 24일 성대한 개막식과 함께 열렸다. 24~26일 부산 벡스코 제2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 최대 에듀테크 기업 모임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이 주최했으며 학교에서 미래교육의 문을 활짝 열어가고 있는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 ‘한국중등교장협의회, 미래교육연합회가 공동 주관한다. 교육부와 부산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교육학회, 더에듀가 후원으로 참여해 풍성함을 더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교육감이 참석 축사를 통해 부산에서 열어갈 미래교육을 향한 발걸음을 응원했다. 또 이군현 전 국회의원과 김광섭 경남교총회장, 이충수 경남교사노조위원장, 남경민 한국중등교장협의회장, 곽한병 한국미래교육연합회 이사장, 박병준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 총괄대표, 여원동 더에듀 발행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과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영상 축사로 마음을 보탰다. 박람회에는 전자칠판 등을 비롯한 플랫폼 기업과 AR·VR·학교공간혁신 등 콘텐츠 에듀테크 기업들이 참여해 150여개 부스가 운영되고 있다. 또 미래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교사 그룹 G-DEAL은 3일간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사례를 소개하며, 교사들이 직접 디지털 리터러시와 업무 관련한 특강도 준비돼 있다. 스마트교육학회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등의 굵직한 인사들을 초청해 이 시대 교육과 AI에 대한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외 대학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업과 교실의 변화에 대한 강연도 예정돼 있다. 정광열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 이사장은 “부산에서 제1회 K-에듀 웨이브를 개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부산을 에듀테크의 거점으로 삼아 밖으로는 해외로, 안으로는 국내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 아이가 공부는 잘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 이 질문은 오늘날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품는 이중의 고민이자, 우리 교육정책이 직면한 근본적 딜레마다. 2024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사교육비는 연간 26조원을 돌파했고, 학생 10명 중 7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권, 창의성 지수 역시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성적은 올라가는데 왜 아이들은 더 불행해질까?’ 경쟁 중심 교육의 한계, 이제 명확해졌다 현재 한국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대학 입시’라는 단일 목표에 모든 것이 수렴된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과도한 선행학습, 중학교부터 본격화되는 입시 경쟁, 고등학교에서 절정에 달하는 스트레스는 학생들을 지치게 만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래 역량’과 ‘현재 교육’의 심각한 불일치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후변화, 다문화 사회 등 급변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 협업 능력, 문제 해결력, 공감 능력은 뒷전이고, 여전히 암기와 문제 풀이에 매달리고 있다. 교사들조차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핀란드·싱가포르·캐나다에서 찾는 혁신의 단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교육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학생 개별성 존중’, ‘미래 역량 중심 교육’ 핀란드는 표준화된 시험을 폐지하고 교사의 자율성을 극대화했다. 학생 평가는 개별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16세까지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학습 동기와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Learn for Life’ 정책으로 평생학습 체계를 구축하고, STEM 교육과 인문학적 소양을 균형 있게 발전시켰다. 특히 ‘21세기 역량’ 교육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체계적으로 키운다. 캐나다는 다문화 교육의 모범 사례로, 개별 학생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교육을 실시한다. 지역별 교육 자치를 통해 현장 맞춤형 정책을 구현한다. 이들 국가의 핵심은 ‘교육의 목적’을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성적 향상이 아닌 ‘전인적 성장’, 경쟁보다는 ‘개별 잠재력 발휘’,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평생학습 역량’에 교육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대한민국 교육정책,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이제 우리도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제도를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교육 철학 자체를 바꿔야 한다. 첫째, 평가 시스템의 혁신이다. 일제식 시험과 줄 세우기 평가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과정 중심 평가와 개별 성장 기록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청별로 시범 운영 중인 ‘성장 참조형 평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학생 개별 포트폴리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교사 전문성과 자율성 강화다. 교사가 행정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순수하게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핀란드처럼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연수와 연구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셋째, 미래 역량 중심 교육과정 개편이다.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리터러시, 창의적 사고력, 협업 능력, 글로벌 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암기 중심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학습, 토론 수업, 실험 탐구 활동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넷째,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공교육 혁신이다. 학교에서 충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방과후 프로그램 내실화, 개별 맞춤 지도 시스템 구축, 진로 탐색 기회 확대 등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선택,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 성적 경쟁에만 매몰된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창의적 인재를 기를 수 없다. 변화가 쉽지 않겠지만, 미룰 수도 없다. 정부와 교육청, 학교, 학부모,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 조성’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 18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소위 말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교육감을 보좌하는 비서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절 가량을 글쓰기란 업을 갖고 살아왔는데, 새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내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 그 비슷한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에세이를 써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호기롭게 시작한 이 다짐은 지금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일은 제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한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춘기를 맞은 남매의 취침 시각이 점점 더 늦어진다. “나 출근해야 해. 좀 자자. 이제 제발 좀 자자”를 무한 반복하다 지쳐 스르르 눈이 감길 때쯤 딸아이가 흥분에 찬 목소리로 날 깨운다. “아오! 또! 뭐?! 뭐? 왜? 엄마 출근해야 한다고!!!!” “엄마!!! 엄마! 이거 뭐야. 정말 웃겨. 유치짬뽕~! hd가 누구야? 엄마 국민학교 6학년 때 좋아하는 사람 있었어? 아니 아니 이건 또 뭐야? 내가 읽!어!줄!께!” ‘운명이란, 아주 사소한 만남으로부터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푸흣)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무렵, 나의 운명은 틀림없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8월의 무더운 여름, 강원도 고성에서 처음 본 그 소년에 의해 4월 25일.’ ”푸하하 하하하하하하, 이건 아빠지?” 호들갑스럽게 큰 소리로 웃다 진지해졌다를 반복하는 10대 딸이 구석에 앉아 뭘 하나 했더니 내 비밀일기장을 훔쳐보고 있는 것이었다. 잠이 확 깬다. 딸이 크큭 웃으며 정독하고 있는 일기장을 낚아챘다. “너 여기 비밀일기라고 쓰여 있는 거 안 보여?”라고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유치하고 달달하고, 감정기복이 심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얼굴이 몹시 화끈거렸다. 그 당시 나의 일기를 보니 요즘 딸의 행동이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부쩍 자기 방에 혼자 있길 좋아하고 별것도 아닌 일로 예민해지고... 어린 가영이와 똑 닮았다. 사춘기 시절 나와 만나는 시간, 딸과 함께 어릴 적 나로 돌아가 그 당시 일기장 몇 권을 몽땅 읽어버렸다. 일기장 덕분에 딸과 진지한 대화에 물꼬를 텄는데, 요즘 딸의 가장 큰 고민은 새해에도 ‘모태 솔로’이면 어쩌나 하는 거였다. “엄마 난 지금까지 그 흔한 고백 한 번 못 받았어. 내가 별로야? 만약에 남자애가 고백하면, 아직 사귈 준비가 안 됐거든.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뻥 차버릴 거야. 그날을 기다리고 있지.” “아니 세상에, 13살에 남자 친구가 없다고 고민하는 거야?” “엄마 일기장을 좀 봐봐. 엄만 더 빨랐잖아ㅎㅎ” 남편과 아들은 피부가 아주 흰 편이고, 내 피부는 살짝 노란빛이 도는 살색이다. 우리 딸은 외할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좀 까무잡잡한 편인데, 늘 거울 앞에 서서는 “엄마 나 오늘은 좀 하얘 보이지 않아?”라고 묻는 딸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른을 위한 한강 작가의 동화 ‘내 이름은 태양 꽃’을 읽으며 언젠가 활짝 꽃 피울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 꽃은 대체 어떻게 생긴 걸까요. 웅덩이라도 곁에 있다면 비춰볼 수 있을 텐데요. 내가 있는 곳이 그늘이 아니라면, 그림자로 모양만이라도 알 수 있을 텐데요. 내 곁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나는 묻곤 했습니다. “나비야, 난 어떻게 생겼니?” “말벌아, 난 무슨 꽃이니? 나 같은 꽃을 본 적이 있니?” “산바람 아저씨, 나와 비슷한 향기를 가진 꽃을 아세요?” 그들의 대답은 모두 비슷했습니다. ‘내 이름은 태양 꽃’ - p37 늘 못생겼다기보다는 이상하게 생겼다는 말을 듣고, 꽃잎 색깔이 투명해 곤충과 바람, 나무에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꽃. 그래도 외롭다고 느껴질 때면 나는 얼굴 모를 풀을 생각했습니다. 나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묻혀 있는,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풀의 목소리를 생각했습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그 풀 역시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멀리 그날 밖 하늘에 따스하게 떠 있는 태양을 향해 구부정한 허리를 뻗으며 나는 간절히 빌었습니다. 잊지 않게 해주세요. 그 풀이 나에게 처음 말을 걸어왔던 밤을 잊지 않게 해주세요. 세상 모든 것들을 이렇게 생생한 눈으로 사랑하는 법을, 살아 있는 동안 잊지 않게 해주세요. p86 세상을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시나브로 태양처럼 샛노랗고, 태양보다 눈부신 꽃으로 변해버린 꽃 이야기. 그래서 ‘내 이름은 태양 꽃.’ 짧은 한 편의 동화 속에는 애써 힘겹게 흙을 비집고 나온 생명이 자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자라는 담쟁이를 떠나보내는 이별의 슬픔, 다른 꽃보다 아름답지 못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절망과 외로움, 세상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며 자신도 모르는 새 점점 아름답게 변해버린 자아를 발견하기까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볼품없는 들풀이 될 수도 있고, 눈부신 태양꽃이 될 수 있다는 인생의 진리가 짤막한 동화 한 권에 다 담겨있다. ‘우리 딸 역시 찬란한 꽃을 피우기까지 비바람을 맞기도 하고, 못된 왕벌이 날아와 뾰족한 침을 킁킁 들이대며 달콤한 꿀만 앗아갈 때도 있겠지.’ 오늘 밤엔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오랜만에 ‘내 이름은 태양 꽃’을 딸에게 읽어줘야겠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내달 4일로 미뤄졌다. 합의정신 구현을 위해서이다. AIDT를 교육자료로 지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지난해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올 초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와 폐기됐다. 정권이 바뀐 후 다시 발의된 해당 법안은 지난 10일 교육위원회과 22일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었지만, 역시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아 국민의힘 반대 속에 표결로 통과됐다. 그러나 당초 예정된 23일 본회의 처리방침은 내달 4일로 미뤄졌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으로 처리된 법안은 합의 정신에 따라 8월 4일 처리로 미뤘다”며 “(23일 본회의에서는) 여야 간 합의된 쟁점 없는 법안만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육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이 입시비리를 저지를 경우, 징계시효가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대표 발의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김민전·김준혁 대표발의/ 교육위 대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교육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을 해치는 부정행위를 했을 경우, 징계 사유 발생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은 3년이다. 지난 20020년 7월 교육부는 A대학교를 종합감사하고, 전 부총장 자녀가 대학원에 부정 입학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가담한 교원들에게 단순 경고 조치만 내렸다. 이에 입시비리는 드러나기 쉽지 않아 징계시효를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민전 의원은 “입시제도는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해야 하며, 그 신뢰는 공정성과 투명성 위에서 유지돼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공정한 입시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보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후 시행이다. 한편, 성폭력범죄 성희롱·성매매·연구부정행위 등 비위행위는 이미 징계시효를 10년으로 연장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입시비리 분야도 유사한 수준의 실효적 제재를 가능하게 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정부가 북한 만화와 영화 등에 대한 국민 접근 해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교실 활용에 대한 엄격한 사전·사후 검토 체계 즉시 마련 등이 요청됐다. 북한의 만화와 영화 등은 그동안 특수자료로 분류돼 비공개 관리됐으며, 접근 해제 대상은 최소 3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최근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취지”라며 이에 대한 접근 제한을 풀고 누구나 쉽게 볼수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통일부 내에 (가칭)‘북한자료심의위원회’를 만드는 내용의 법안도 마련한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에 교원단체가 교육을 정치화하려는 위험한 시도라며 우려하고 나섰다.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가 정체성을 보장해야 한 공교육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북한의 콘텐츠는 단순 문화물이 아니라 전체주의 이념과 주체사상을 은밀히 확산하는 정치적 도구”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에는 선전의도가 교묘히 숨겨질 수 있으며, 교실에서 무분별하게 활용될 경우 학생들에게 심각한 의식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2018년 EBS 자회사가 김정은을 평화시대의 지도자로 소개한 종이 인형 제작 사례와 공산당 혁명가요가 아동합창 무대에서 연주된 정율성 동요경연대회 등을 근거로 댔다. 대한교조는 “교육은 특정 이념이나 체제를 미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교육을 정치화하려는 위험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서 명확한 활용 기준과 엄격한 사전·후 검토 체계 즉시 마련 ▲통일교육 자료 사전 심의 및 사후 관리 시스템 법제화 ▲공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헌법적 가치 제도적 보장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에 입각한 규형 잡힌 통일교육 정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아들러 심리학(Adlerian Psychology)을 기반으로 한 자살예방교육이 처음으로 초등학교에서 진행, 전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아들러상담학회는 지난 18일 충북 청주 서원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ASPE 아들러식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국 초등학교 중 첫 사례이다. 안정혜 서원초 전문상담사는 학회 격려치료 분과에서 공부하던 중 격려와 용기, 희망의 아들러 심리학 기반 ASPE 아들러식 자살예방교육에 감명을 받아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회의 자살예방교육 개발 과정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6학년 두 학급에 강사로 참가한 이재근 한국아들러상담학회 격려치료 분과장은 심리학자 아들러가 강조한 ‘격려’를 나누며 “누구나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강조했으며 “학생들이 가장 몰입한 순간이었고 가슴이 따뜻했다”고 말했다. 1, 2학년 교육에 참가한 신승녀, 김묘근 강사는 ‘자살’이라는 용어를 ‘격려’로 대체해 자기에게 용기를 주는 방법을 그림책과 동화를 활용해 교육했다. 작게라도 심리적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역효과에 대비해 발달 단계에 맞게 아들러식 자살예방교육을 진행했다. 김근영 강사는 “학생들이 ‘나는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자신을 더 잘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라는 후기를 직접 써서 남겼다”며 “용기의 심리학인 아들러 심리학을 교육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 창립한 한국아들러상담학회는 '불완전할 용기'를 학회의 정신으로 우리 사회 '경쟁문화', '완벽주의'가 모든 정신증의 원인이라고 보고 내담자를 교육 및 상담하고 있다. 특히, 한국 청소년들에게 불완전할 용기 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학회 격려치료 분과에서 <불완전할 용기 청소년 리더 양성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경남교육청이 등록 대안교육기관에 무상급식을 전면 지원한다. 경남교육육청은 이미 도내 8개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에 무상급식을 지원해 왔다.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은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학업중단 예방과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맞춤형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학적은 원적학교에 두고 교육만 지원하는 기관이다. 경남교육청은 2026년부터 이를 도내 7개 등록 대안교육기관에 확대하기로 했으며, 예산에 급식비를 반영할 예정이다. 등록 대안교육기관은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교육청에 등록된 기관으로, 주로 학령기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안교육을 제공하는 시설이나 법인, 단체를 말한다.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어 급식 지원이 어려웠지만,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이 22일자로 시행되면서 급식비 지원이 가능해졌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학교 울타리 안팎을 떠나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 대한 급식지원은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도록 밑거름이 되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상담, 진로 지원 등을 통해 청소년들의 학업중단을 예방하고, 꿈과 재능을 키워가는 성장 돋움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더욱 폭넓게 촘촘히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