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한 1회용 교통카드(1회권)에 청소년용은 없어 성인 요금을 그대로 부담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시는 1회권 사용률 저조를 이유로 제도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앞뒤가 바뀌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성흠제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더불어민주당, 은평1)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발매기에서 판매 중인 1회권은 어린이용과 성인용만 존재하고, 청소년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청소년들은 성인용 1회권을 구매,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특시 성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청소년임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소년용 1회권 도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1회권 사용률 저조를 이유로 제도 자체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기준 1회권 사용률은 전체의 0.6% 수준이다. 성 의원은 “청소년이 성인 요금을 부담하는 건 명백한 형평성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려는 내부 논의조차 없다는 건 결국 개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통카드 1회권은 카드가 없거나 충전이 안 된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최후의 안전망’이라며 ”사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제도 자체를 없애는 건 공공교통의 기능을 스스로 축소하겠다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존폐 여부보다 시민의 불편부터 들여다보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18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소위 말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교육감을 보좌하는 비서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절 가량을 글쓰기란 업을 갖고 살아왔는데, 새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내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 그 비슷한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에세이를 써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호기롭게 시작한 이 다짐은 지금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일은 제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한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엔 함께 서점을 자주 갔다. 그런데 요즘은 사춘기에 접어든 남매와 함께 외출하는 일조차 버거워졌다. 내 손을 꼭 잡고 엄마와 함께라면 어디든 가겠다는 맹목적인 사랑의 크기가 작아진 만큼, 세상을 향한 관심이 더 커진 아이들이 대견하다가도 내심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 지난 주말에는 방구석에서 꼼짝도 하질 않는 아이들을 꼬드겨 동네 서점을 다녀왔다. 방학이라고 하루 종일 놀지만 말고 하루 한쪽이라도 좋으니,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다는 나의 은근한 압박에 못 이겨 모처럼 나들이에 나섰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서점에서 책을 사고 돈가스와 우동을 먹는 게 필수 코스였는데 추억의 맛집은 사라지고 공사 중이란 팻말만 휑하니 붙어있다.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정기 구독한 뒤부터는 마음 내키는 대로 무작정 책을 사지 않고 꼭 소장하고 싶은 책만 사지만, 아이들이 고른 책은 무조건 사주는 편이다. 중학생 아들이 고른 책은 최승호 작가의 시집 ‘눈사람 자살 사건’이었다. ‘자살’이란 단어에 순간 흠칫 놀랐다가 작가 프로필을 보고 안심이 됐다. 동시집을 5권이나 낸 시인이니 아이와도 잘 통할 것 같았다. 최승호 시인은 ‘대설주의보’, ‘세속도시의 즐거움’, ‘아메바’ 등의 시집이 있고 방시혁과 작업한 동요집, 뮤지와 작업한 랩동요집 등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 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이며, 현재는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시 창작 강의를 맡고 있다. 청소년 도서 코너에서 몇 권을 추천해 주니 “그건 유치해”라며 아들이 고른 책이다. 품 안에 자식이 점점 멀어져 간다. 늦은 밤 잠자리에 “엄마는 아직도 아빠랑 사랑을 나눠?”라고 묻는 중학생 아들의 갑작스러운 돌직구에 졸다 말고 잠이 확 깼다. “아들, 네가 사랑을 알아?” “그럼 알지. 나도 알아. 유튜브 같은 데서 봤어. 나도 중학생인데 알지.” 말을 꺼내기는 조금 뜬금없었지만, 부모로서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궁금해 “너 그럼 혹시 야한 영상 같은 것도 봤니?”라고 물어봤다. “풋풋.” 말 대신 키득키득 웃는 아들의 표정이 귀여우면서도, 밤늦도록 호기심 가득한 청소년의 질문 세례에 나는 진땀을 뺐다. “엄마는 내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나머지는 아빠한테 자세히 물어봐. 자자” “아빠한테 묻긴 좀 그래.” 자는 줄 알았던 딸아이가 슬며시 모자 간 대화에 끼어들었다. “엄마 내가 봤는데 오빠 연애 웹툰 보면서 무지 좋아했어.” 이 분위기를 좀 진정시킬 방법이 필요했다. “눈 감어. 감고 들어.” 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 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텅 빈 욕조에 혼자 누워 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물에는 좀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고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다 잠이 들었다. 욕조에서는 무럭무럭 김이 피어올랐다. - ‘눈사람 자살사건’ p14 1판 22쇄 발행 “엄마 재밌는데 슬퍼. 슬픈데 재밌어.” “그래 그게 인생이야. 재밌는데 슬프고, 슬픈데 재밌는, 인생은 아이러니.”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초등학교 평가제도가 목표를 이루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수업과 평가의 연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고 봤으며, 그 이유로는 생기부 기재가 목적이 되었기 때문으로 인식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초등학교 평가제도 및 생활기록부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 17~25일 진행됐으며 총 2468명이 참여했다. 우선 응답한 교사들의 56.1%는 초등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 지원’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72.3%(매우 그렇지 않다 40.7%, 그렇지 않다 31.6%)는 현 평가제도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또 64.7%는 ‘수업과 평가의 연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고 봤으며, (복수응답) 85.4%는 ‘생활기록부 기재를 위한 형식적 평가로 전락해 교육적 의미가 약화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뒤이어 51.7%는 ‘세부 지침과 입력 기준 과도로 교사 평가 자율성 제한’, 43.8%는 ‘학기별 평가 횟수와 항목 수 과도로 수업 운영에 지장 초래’를 꼽았다. 특히 수행평가 실시 이유에 대해 응답한 초등교사의 41.2%는 ‘학생부에 기재할 평가 근거 확보를 위해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해서’를 선택했다. 반면 ‘정답만 평가하는 단순 지필평가로는 학생의 과정과 성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28.7%에 그쳐 교육적 효과보다 행정을 위해 수행평가를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초등노조도 “수행평가가 본래의 교육 철학에 다라 실시된다기보다 시스템과 행정 구조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함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 세부능력 및 특기사 기재 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학생 개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표현 작성 어려움’(76.9%)이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동일한 성취 결과에 대해 동일한 기재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60.4%)가 생활기록부 기재 방식 개선의 첫 번째 과제로 꼽혔다. 또 내실 있는 평가를 위해서는 ‘민원 대응 및 교사 보호’(892명)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정수경 초등노조 위원장은 “형식적 기록 중심 평가 제도가 교육의 본질인 학생의 성장 지원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행정의 반복과 과도한 지침은 지양하고 성취 도달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와 기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의 평가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에듀 AI 기자 | 10대 청소년은 왜 친구들 앞에서 감정을 감출까? 미국의 육아전문 매체 Parents.com은 지난 26일 이 같은 질문의 보도를 통해 청소년의 심리를 기반으로 한 부모의 접근법을 소개했다. 보도에서는, 많은 10대 아이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약함의 표시라고 생각하거나, 또래 그룹에서의 평판이나 수용 여부에 큰 민감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러면서 ‘감정 억제’라는 심리적 전략으로 이어지며,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을 통제력 있는 존재로 보이게 하려는 무의식적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기사에서는 14세 소년 리암의 사례를 소개하며, 평소 가족들과 있을 땐 감정 표현이 풍부하지만, 친구들과 있을 땐 마치 다른 사람처럼 냉정하고 침착한 척 행동한다고 밝힌다. 리암의 어머니는 “아이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걸 알면서도, 친구들 앞에선 철저히 표정을 숨기고 말을 줄이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미국의 아동심리학자 크리스틴 와일더 박사는 이에 대해 “10대들은 또래 집단 내 ‘정체성’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경우, 약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불안이 그들을 감정적 방어로 이끈다.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 ‘강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모는 이럴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와일더 박사는 ‘즉각적인 개입보다, 일관된 신뢰의 환경 조성’을 권한다. 그는 “아이의 말투나 감정 표현이 다소 경직되더라도, 질문 공세보다는 ‘네가 느끼는 걸 존중해’라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스스로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부 청소년은 친구들에게 솔직해지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 중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부모가 “왜 너는 걔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하니?”라고 묻기보다, “그 순간 너는 무슨 생각이 들었니?”라고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끄는 것이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 |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의 일상과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은 시대, 부모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자녀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디지털 생활을 위한 필수 역량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는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허용하거나 통제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디지털 기기 과용, 중독, 부적절한 사용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부모의 역할 재정립을 위해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와 '부모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연재를 시작 ▲자녀의 디지털 기기 관리법 ▲디지털 활용 학습법 ▲디지털 시대 자녀의 진로 교육법 ▲디지털 디톡스 실천법 등 부모가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디지털 시대 진정한 조력자가 되고싶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나침반이 되어 자녀와 부모 간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고, 자녀가 디지털 기술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디지털 세상에서도 홍익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 양성의 꿈을 꿔본다. “우리 애 오늘 진짜 잘 나왔어. 이 사진 SNS에 올릴까?” “예쁘긴 한데... 요즘은 아무 데나 올리기 좀 무섭지 않아?” 카페 한켠에서 아이와 함께 있던 두 엄마가 주고받은 대화다. 예쁜 사진을 찍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고, ‘좋아요’나 ‘댓글’을 통해 일상의 기쁨을 나눈다. ‘셰어런팅(Sharenting)’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녀와의 순간을 공유하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문화가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따른다. 인터넷 공간은 어디까지 퍼질지, 누가 볼지, 어떤 용도로 활용될지 알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으로 딥페이크, 얼굴 합성, 이미지 도용 같은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부모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보호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많은 부모가 갈등한다. 이중심리처럼 보이지만,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의 줄다리기 속에서, 대부분의 부모나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발자국’이란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에 남은 사용 기록이나 정보 흔적을 뜻한다. 우리가 무엇을 검색했는지, 어떤 게시물을 올렸는지, 어떤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모두 발자국으로 남는다. 자녀의 사진을 올린 것도, 과거에 내 생각을 적은 글도, 누군가를 비판한 댓글 모두 디지털 공간에 흔적으로 남아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긍정적인 기록은 나를 보여주는 일종의 이력서가 되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기록은 훗날 족쇄처럼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래서 취업을 앞둔 청년 중에는 과거 SNS 게시물을 정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은 흔적 하나로도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의 사진을 올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 단순히 ‘올릴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남길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디지털 공간은 오늘의 감정을 담아내는 창이기도 하지만, 내일의 나를 보여주는 창이기도 하다. 순간의 자랑이나 감정에 충실한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 후회로 남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와의 일상을 기록한다고 하며 다툰 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거나, 누군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글은 읽는 사람의 공감을 얻기보다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심지어 과장하며 허위 사실을 게시하는 것은 자칫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SNS는 내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는 개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개 무대이기도 하다. ‘내 SNS인데 내가 뭘 올리든 무슨 상관이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비공개 설정을 활용하거나, 개인 일기장처럼 제한된 방식으로 기록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이다.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공유를 위한 콘텐츠와 보관을 위한 콘텐츠를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클라우드 앨범이나 가족 공유 앨범을 활용하고, SNS는 공개해도 무방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디지털 발자국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자녀가 스스로 ‘내 사진을 올려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가 자신만의 온라인 공간을 꾸미고 SNS를 통해 자아를 표현하는 과정 자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SNS 활동은 단순한 소통이나 놀이를 넘어, 자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공개적인 이력을 관리하는 훈련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녀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책임 있는 표현과 판단을 배우고, 나아가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자기 표현력과 디지털 정체성 관리 역량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부모가 “그 사진 올리지 마!”라고 강요하기보다, “이 사진을 올리는 것이 너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니?”라고 묻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대화를 통해 자녀가 자신의 디지털 발자국을 스스로 관리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디지털 공간은 이제 우리 가족의 또 다른 생활 공간이다. 공공장소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주변을 살피듯, 디지털 세상에서도 아이와 함께 시야를 넓히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 디지털 발자국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녀 스스로도 감수성과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 얼굴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든 노출될 수 있는 세상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숨기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하며, 생각을 책임 있게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웃으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반대로 원치 않는 촬영이나 게시에 대해서는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정보 활용 능력뿐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지키는 기술이기도 하다. 디지털은 기억한다. 그 기억이 자녀의 미래에 자긍심이 되도록, 오늘 우리가 남기는 발자국을 함께 돌아보자. 그리고 다시 묻자. “이 사진, 정말 SNS에 올려도 괜찮을까?” 자랑하고 싶은 마음만큼, 지키고 싶은 마음도 담아서.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기초학력 부족과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위해 전문교사제 도입이 촉구됐다. 코로나19 이후 중·고등학교에서 맞이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의 급격한 증가 대비책으로 초등학교에서 기초학력 전담교(강)사제를 운영하는 교육청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경북과 경남, 전남, 광주, 충북, 충남, 대전, 강원 등 8개 시도교육청이 운영을 통해 초등 단계에서부터 기초학력을 잡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운영 규모와 방식, 기간이 제각각일 뿐만 아니라 지도 방식도 일관되지 않고, 업무 담당자를 전담교사로 명칭만 바꾼 사례도 있어 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2024 ADHD 진단 및 치료 받은 청소년 수는 4만 9000여명에서 15만 2000여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울증 치료 받은 청소년 역시 3만 1000여명에서 8만 8천여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좋은교사운동은 새 정부에 전문교사제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이 제안안 ‘기초학력 및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 전문교사’는 일정한 자격 요건과 전문 연수를 이수한 별도 인력으로, 교사 정원 외로 배치돼 교내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1차 개입 및 기관 연계, 교사·학부모·상담교사 간 협업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각각 수행한다. 이들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학력과 정서행동 문제는 더 이상 교사의 사명감이나 학교의 자율성에만 의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전문교사제를 기반으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3단계 안전망을 내실화하고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을 위한 다층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또 “전문교사제를 중심에 둔 구조적 대응 체계와 행정적, 재정적 뒷받침이 함께 마련되어야만 공교육의 회복 가능성이 열린다”라며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생존권이 함께 걸린 문제로 전문교사제는 공교육 회복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남고생이 여교사에게 성기 사진을 보내고 성희롱성 메시지를 보냈지만 교권침해 아님 결정이 나온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전북 익산의 한 고교생이 여교사에게 SNS 메시지를 통해 성기 사진과 “내 X이나 빨아”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교권보호위원회(지역교보위)는 교권침해가 아니라고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지역교보위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사안은 지역교보위의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며 “지역교보위 심의 결과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어 행정심판을 통해 이를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8월 중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역교보위 운영 개선안도 마련한다. 위원의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위원회의 운영 방식이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원 선정과 운영 절차 등 위원회 전반에 대한 점검과 위원들의 전문성 강화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명철 전북교육인권센터장은 “피해 교원의 빠른 회복과 교단으로의 복귀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거울 삼아 상식에 어긋나거나 교육활동보호 매뉴얼 등에 반하는 결과나 나오지 않도록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대한 관리와 지도, 연수와 컨설팅 등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5세 무상교육·보육 실현을 위한 1289억원의 예산 지출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지원 대상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5세 유아 약 27만 8000명으로 6개월간 지원한다. 무상교육·보육은 내년 4~5세, 2027년 3~5세로 확대한다. 기관유형별 지원 단가는 표준유아교육(보육)비 등을 기준으로 설정됐다. 구체적으로 공립유치원은 별도의 학부모 부담금이 없어 현행 5만원인 방과후과정비를 사립유치원 수준인 7만원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사립유치원은 표준유아교육비 55만 7000원과 정부·시도교육청 평균 지원금 44만 8000원의 차액인 11만원을 지원한다. 어린이집은 지자체 추가 지원으로 표준보육비용 52만 2000 수준의 보육료를 지원 중이라 학부모가 실제 부담하는 기타필요경비 평균 금액인 7만원을 지원한다. 기타필요경비는 입학준비금(상해보험료, 피복류 구입비), 특별활동비, 현장학습비, 차량운행비, 부모부담 행사비, 아침·저녁 급식비, 기타 시·도 특성화 비용 등이다. 추가 지원금은 올 7월분부터 어린이집·유치원을 통해 지원되며, 5세 학부모는 추가로 지원되는 금액만큼 기존에 납부하던 원비 또는 기타필요경비를 납부하지 않게 된다. 7월분이 이미 납부된 경우, 어린이집·유치원별로 운영위원회 자문 또는 학부모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학부모에게 반납 또는 이월 조치한다. 강민규 영유아정책국장은 “무상교육·보육비 지원을 통해 대통령 공약인 국가책임형 영유아교육·보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유아교육·보육에 대한 지원을 지속 확대하여 생애 출발선에서의 평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김동환 선생님의 글, ‘성과급 갈등, 가치 논쟁이 본질은 아니다 - 곽노근 선생님의 성과급 글에 대한 반론’(http://www.koreateachers.org/news/articleView.html?idxno=4296)(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633)을 잘 읽었다. 반론 주심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의 못하는 부분이 많아 반론을 하고자 한다.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냐면서 의문을 표하고,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가치에 대한 강조가 지나칠 수도’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 김동환 선생님께서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말의 어감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 본래 전하려던 뜻을 조금 비틀어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점에 대해 한번 묻고 싶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정말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라고 했을지언정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자고 한 적은 없다. 그리고 그 가치만 옳으니 다른 것들은 생각도 하지 말자고 말한 것도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내가 굳이 아래와 같은 말은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좋든 싫든 이미 자리 잡은 제도를 당장 바깥으로 밀어낼 수 없는 이상,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기준을 세우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나도 이런 일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낑낑거리며 열심히 머리 맞대는 사람들 앞에 두고 어떤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런 회의는 없어져야’하고, ‘성과급이 없어져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무책임하다.’ 이미 현실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제도이며, 예산 배정의 문제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모든 민감한 부분들을 무작정 무시하고 “성과급을 폐지하자!”라고 외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가치’ 부분을 깊이 고민하지 않고 현재 틀을 무비판적으로 인정한 채 성과급을 논의하는 건 매우 성급한 일이다. 다시 얘기하자면, 그 본질이 ‘가치’라고 해서 다른 부분을 무시하거나 생각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다만, 아주 큰 뿌리를 하나 생각해 놓고 그 뿌리를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줄기가 제대로 뻗어나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큰 뿌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교육’이다. ‘사실’이 가치를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어떤 ‘사실적 기반’에 따라 ‘가치 판단’ 또한 변화할 수 있다”라는 말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논의에서 김동환 선생님의 이 말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김동환 선생님은 이런 예시를 들었다. 기본적 가치: 성장은 좋다. (잘못된) 사실: 노는 것은 성장을 저해한다. 잘못된 가치 판단: 노는 것은 나쁘다. (밝혀진) 사실: 노는 것은 성장을 촉진한다. 새로운 가치 판단: 노는 것은 좋다. 김동환 선생님은 이런 예를 들면서 ‘가치 판단’의 변화를 보여줬는데, 정작 중요한 건 ‘기본적 가치: 성장은 좋다’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제가 되는 이 기본적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가치 판단이든, 새로운 가치 판단이든 존재조차 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내가 문제 삼는 점은 기본적 가치가 빠져 있는 김승현 선생님의 글이었다. 기본적 가치가 빠져 있는 글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중심을 잡지 못한다. 여러 관점을 담고자 했던 것 같지만, 내 눈엔 김승현 선생님의 글이 그래 보였다. 나는 잘못된 사실을 두둔한 적이 없다.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정확한 사실로 고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잘못된 사실은 기본적 가치와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없음을 나는 지적한 것이다. 여기서 ‘기본적 가치’는 계속 언급해 왔고 아래에서도 다시 다루겠지만, 다름 아닌 ‘교육’이다. 우리 모두 인정하는 가치에 대하여 김동환 선생님은 우리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가치 주장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첫째, 성과급은 교사의 성과를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 둘째, 교사의 성과는 교육적 목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교사의 성과는 교육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라는 둘째 전제를 첫째와 합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성과급은 교사의 교육 성과를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 나는 이전 글에서 교사의 교육 성과를 성과급이 나름 ‘정당하게’ 반영한들, 그게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었다. 성과급의 처음 작업은 1등부터 꼴등까지 교사를 줄 세우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위에서 30%는 S등급, 그다음 40%는 A등급, 그다음 30%는 B 등급으로 나누고 돈을 차등 지급한다. 일반 민간 기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교사의 교육활동을 이처럼 등급으로 나눠 금전으로 재단하는 방식이 옳은 부분인지 나는 정말 잘 모르겠다. 그래서 성과급 자체에 나는 회의적이고, 폐지할 수만 있다면 폐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또 생각이 다를 수 있겠으나 진지하게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그 부분까지 논의를 확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잠시 나중으로 미루자. 논의를 조금 더 명료하게 하려면 일단은 김동환 선생님의 가치 주장을 받아들여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교사의 업무는 ‘비본질’이다 ‘교사의 업무도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동환 선생님의 언급 중 가장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업무는 우리의 교육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의 성격도 지닌다. 모든 직업에는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비본질적 성격의 업무’가 있다. 우리에게는 생기부, 복무, 각종 행사 계획 등이 그러하다. 만일 부장을 맡은 교사가 다른 교사를 대신하여 교육적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있다면 이것도 교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이들의 노고가 충분히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판단하겠다.” 이렇다고 한다면 교육행정직 공무원이나 행정실무사의 업무 역시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적 인프라 구축’이라는 표현은 그들에게 더 적절한 말 아닐까?’ ‘넓은 의미에서 그들이 하는 일들 또한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시 오해가 있을까 덧붙이자면, 나는 그들의 일이 교사인 우리가 하는 일보다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교육’을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교육’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도와주는 역할이라서 그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니나, 어쨌든 직접적인 ‘교육’을 하는 건 교사들이다. 그런데 ‘교육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당연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교육은 더 다양한 것들을 포함할 수 있겠지만 정말 핵심만 파고들면 교육이라는 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업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김동환 선생님도 언급했듯이 그것은 ‘비본질적’이다. 본질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동의하기 힘들지만, 김동환 선생님처럼 교사의 업무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필요하다는 걸 인정한다고 쳐도 그것이 ‘비본질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원 성과급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본질’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비본질’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당연히 ‘본질’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성과급 지급 회의에서 우리는 언제나 ‘비본질’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옳은 걸까? 물론 성과급 지급을 위한 다면평가 기준에는 ‘본질’과 관련된 부분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상담 횟수나 연수 실적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항목들 대부분은 형식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과급은 실질적인 이점으로 작용하는 가 김동환 선생님의 의견 중 한 가지 더 수긍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부장을 맡은 이들 중 대부분은 승진에 관심이 없었다며 부장수당을 포기해도 상관없으니 부디 부장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입장’이었다는 것. 즉 승진 가산점과 수당은 부장업무를 맡는 데에 있어 실질적인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저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맡았을 뿐이며, 따라서 성과급은 공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로서 교육적 이해를 가진 자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대가의 측면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러하다. 부장 기피 현상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초등의 경우 많은 지역의 교사들이 할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부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승진 가산점도, 수당도 모두 필요 없다는 사람들이 그럼 성과급은 필요할까? 다시 말해 성과급 S로 준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그 성과급에 혹해 부장을 흔쾌히 맡겠냐는 거다. 일 년 동안 받는 부장수당 금액이 성과급 한 등급 간 차이보다 훨씬 많다. ‘부장 수당은 안 줘도 되니 성과급 S만 주면 나는 부장을 하겠다!’라고 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한다. 부장 수당 안 줘도 되니 부장 안 하겠다고 말할 사람은 당연히 성과급 S를 줘도 부장 안 하겠다고 말하는 게 논리적으로 훨씬 자연스럽다. 수당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 수당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입만산님의 지적을 보자. ‘이전 학교는 한 학생이 너무나 두려워 차라리 부장을 맡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갈등 사안으로 부장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업무에 대해 예상치 못한 교부금이 내려오거나 교육 행사가 추진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먼저 밑의 사례를 살펴보자. 특정 업무에 대한 예상치 못한 교부금 또는 교육 행사가 추진되는 경우, 어찌해야 할까. 원래 예상했던 일보다 많아졌으니 그 업무를 맡은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일단 ‘예상치 못한’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나는 건 아니다. 게다가 그런 일들이 더 생긴다고 하여 부장 일보다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만약 그 일로 인해 부장 업무보다 많은 일을 한다 싶으면 한 사람이 독박쓰기 보다 관리자가 개입하여 일을 다른 사람과 나눠서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업무’라는 것은 해마다 지침이 바뀌니 어느 정도는 변동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둔다. 만약 어떤 업무를 맡은 이에게 예상치 못한 행사 추진으로 많은 일을 했으니 성과급을 더 줘야 한다고 한다면, 너도나도 이번 년도는 작년도보다 일이 많았다며 더 많은 다면 평가 점수를 요구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평가 업무를 맡은 이가 이번 년도 새로운 지침으로 작년보다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든 매년 똑같지가 않아서, 또는 내 노력과 열정 여하에 따라서 더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한다. 어느 정도는 업무 담당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많고 적음을 일일이 성과급에 반영하여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게 옳은 방향 같지는 않다. 만약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이 늘었다면 앞에서 이야기했듯 공동체가 함께 일을 나누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이제 앞의 부분을 보자. ‘한 학생이 너무나 두려워 차라리 부장 맡기를 희망하는 경우’나, ‘예상치 못한 갈등 사안으로 부장 이상의 고된 일에 시달리는 사례’는 어떤가? 이 부분은 통상적인 ‘업무’ 분야의 어려움과는 다르다. 학생 또는 학부모와의 어려움과 관계된 것이므로 앞에서 말한 ‘본질’, 즉 ‘가르치는 일’과 깊게 관련된 부분이다. 나는 앞서 성과급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본질’ 즉 ‘교육’, 다시 말해 가르치는 일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과급은 학생 갈등, 학부모 갈등에 어려움을 겪어 고생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었는가.’ 이 질문은 다시 이 질문과 연결된다. ‘성과급은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가?’ 아래에서 이어 논의해 보자. 성과급은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의 가치가 본질적이라는 점에 분명하게 확신한다’라며 그것은 측정 불가능하다기보다는 단지 측정하기 어려울 뿐이다”라고 했다.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적) 성과’, ‘교육의 가치’, ‘교육활동의 성과’, ‘교육적 영향’ 등 다른 듯 비슷한 용어들을 갑자기 여러 개 사용했는데, 이는 아마 ‘업무’ 영역이 아닌,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가르치는 것(교육)’과 관련한 영역을 일컫는 것 같다. 앞 문단에서는 교사의 업무도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업무 영역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긍정했던 김동환 선생님이 여기에 와서는 갑자기 교육의 가치가 본질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면서 성과급이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논지를 펼치시니 헷갈린다. 그래서 ‘성과급은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적)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아니면 ‘비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나는 김동환 선생님이 조금 더 명료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넘겨 짚어 생각해 보자면 아마도 김동환 선생님은 업무 영역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긍정하면서도 내가 이전 글에서 했던 고민에 답을 하려 했던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주장의 명료함과는 별개로 김동환 선생님의 논지를 이어가 보자.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 성과를 측정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고 다만 어려울 뿐이라고 했다. 나는 사실 교육 성과를 측정하는 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부끄럽게도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가능하더라도 김동환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환 선생님이 예로 든 우회적 방법, 즉 교사 성장의 노력을 평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연수 시간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언뜻 잘 생각나지 않는다. 김동환 선생님은 평가의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고 했는데 앞서 제시한 다양한 방법, 구체적으로 어떤 예시들이 있는지 더 얘기해 주실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교육 성과를 측정한다고 했을 때에는 하나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교사의 교육적 노력,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교사의 문제해결능력, 아이들의 학습면에서의 성장, 신체면에서의 성장, 인성면에서의 성장 등 다방면의 모습을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살펴봐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정량화하는 과정, 즉 점수화하는 과정도 거쳐야 할 것이다. 성과급은 결국 교사들의 능력을 점수로 환산해서 1등부터 꼴등까지 만들어놔야만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가능한가?’ 김동환 선생님은 교사의 교육적 성과가 측정불가능하다는 확신은 조금 위험해 보인다고 했는데, 나는 반대로 교육적 성과가 아무런 문제 없이 ‘공평정대’하게 측정 가능할 거라는 확신 또한 위험해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그게 혹시나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육적 노력을 등급으로 나눠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기는 게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하는 말이다. 성과급, 과연 있는 편이 나은가 김동환 선생님은 “본인이 꿈꾸는 이상적 교직에도 성과급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성과급 폐지가 교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라고도 말씀했다. 자칫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문제조차 미루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현재 있는 성과급이 근 20년간 교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는지 매우 회의적이다. ‘지금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하셨는데, 성과급이 무슨 문제를 해소해 줬는지 잘 모르겠다. 이게 뭐라고, 다면평가 기준안을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얼굴 붉히며 큰소리치는, 막장 회의하는 모습을 수시로 전해 들어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말 열심히 했던 초임 시절, 나는 공식적인 연수로만 연간 400시간 이상을 들었다. ‘거꾸로 수업’을 한다고 디딤 영상을 만들고 아이들과 참 이것저것 많이 했다. 업무는 자치회였고, 그때 마침 ‘이영근 선생님’의 초등토론교육연구회에서 막 공부를 시작해 자치회를 토론과 접목하며 나름 새롭게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열심히 했더니 주변에서 알아주었고 칭찬과 격려가 이어졌다. 나는 기분이 좋았고 더 열심히 했다. 아이들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나를 알아봐 주고 잘 따라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 뿌듯함만으로도 교직 생활을 이어갈 힘은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 년도에 성과급 B를 받았다. 내가 맡은 학년은 점수가 높았던 1학년, 6학년도 아니었고, 자치회 업무는 기피 업무로 분류되지 않아 이 역시 점수 있는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힘이 쫙 빠졌다. 그런데 이런 걸로 힘이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힘을 냈다. 그렇게 몇 번을 힘이 빠졌던 기억이 있고 그 힘 빠지는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성과급에 부정적인 까닭이 ‘내가 한 번도 S 등급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그리고 ‘연차가 조금 쌓인 지금도 가끔씩 B 등급을 받기 때문일까?’ 그저 내 피해의식 때문인 걸로 치자. 이렇든 저렇든 나는 이런 성과급 시스템이 없었다면(여기서 ‘없었다’라는 것은 이런 보너스 개념의 돈을 아예 안 받는 걸 의미하지는 않으며, ‘N분의 1만큼의 돈은 당연히 받고 싶다’는 뜻이다) 맛보지 않아도 될 좌절감과 힘 빠짐을 느꼈다. ‘지금의 성과급 제도의 순기능이 정말 뭔지 잘 모르겠다.’ 모든 건 내가 한 번도 S 등급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일 거다. 그래서일 거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참 힘이 빠진다. * 이 글은 실천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
더에듀 AI 기자 | 수학과 읽기 능력은 공통된 인지 능력 토대 위에서 상호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미국의 교육 전문 매체 Harvard Gazette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하버드대학 교육대학원과 보건대학원 연구진이 공동 수행 중인 연구를 보도했다. 이 연구는 미국 전역에서 약 5000명의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동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대형 종단연구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언어 이해력, 기억력, 작업 기억, 처리 속도 등 핵심 인지 요소가 두 영역 모두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구의 주 책임자인 메러디스 로(Meredith Rowe) 교수는 “우리는 수학과 읽기가 별개의 능력인 것처럼 가르치지만, 아이들의 뇌에서는 두 능력이 굉장히 유사한 신경 회로를 공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어린 시절의 언어 경험은 두 영역 모두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아동의 초기 언어 환경이 수학 성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상관관계가 아닌, 인지적 기반의 중첩성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공동연구자인 내털리 브리튼(Natalie Brito)은 이에 대해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걸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환경이 단지 읽기 능력 향상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학 문제 해결을 위한 언어 처리력과 기억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이건 교육 정책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였다. 한편, 연구는 팬데믹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이미 상당한 분석 데이터와 뇌 인지 패턴까지 확보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재정 부족과 인력 감축으로 인해 현재는 완결되지 못한 채 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 브리튼은 “지금까지 확보한 결과만으로도,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반복 훈련만 하는 접근은 매우 협소한 틀”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이 연구가 학문 간 통합 교육(STEAM)이나 융합 교육 철학에도 실증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언어노출, 부모와의 상호작용, 이야기 듣기와 말하기의 빈도 등이 수학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향후 교육 프로그램 설계에 있어 언어 기반 접근법의 확대를 제안하는 근거로 작동할 수 있음에 유념하고 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