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내년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예산은 113억 1000만원으로 올해 대비 9억 7000만원 상승했다. 국교위 예산은 운영지원과 기본경비, 인건비로 구분된다. 운영지원에는 총 46억 2100만원이 배정됐다. 법정회의 등 운영에 8억 8100만원, 교육연구센터 운영 및 정책연구에 25억 3600만원, 국가교육과정 개발·고시 지원에 4억 3500만원, 국민의견수렴 및 현장소통 활성화에 7억 6900만원이다. 국가교육과정과 관련한 세부 내용으로는 교육과정 연구센터 운영에 9억원이 배정돼 지난해 대비 2억원이 증액됐다. 교육과정 모니터링단 운영 예산은 1억 94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6500만원 늘었다. 국민의견수렴 관련 세부내용으로는 국민참여위원회 예산이 6억 5700만원 배정돼 지난해 대비 3억 8200만원 증가했다. 국민의견수렴 및 조정 절차 추진, 사전 검토 예산은 1억 12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6700만원 증액했다. 인건비는 43억 88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1억 2600만원이 늘었다. 기본경비는 23억 4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억 5900만원 줄었다. 한편, 국교위는 3일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대입제도특위)’ 위촉식 및 제1차 회의를 열었다. 대입제도특위는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직접 이원장을 맡아 운영한다. 위원으로는 △강경진 서강대 수석입학사정관 △권성훈 성균관대 입학사정관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기금교수 △김동진 인천동산고 교사 △김용진 동국대사범대부속영석고 교사 △김훈호 공주대 교육학과 교수 △이동배 감일고 교사 △임진택 경희대 입학처 입학전형팀장 △정한철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최미정 고려대 책임입학사정관 △허정은 부산대 책임입학사정관이 위촉됐다. 대입제도특위는 향후 6개월간 대입제도 개선에 관한 다양한 정책 제안과 연구 내용을 심도 있게 분석, 토론하고, 개선안을 모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대학입학제도는 모든 교육정책과 연결되어 있어 정책들이 종합적으로 정합성을 갖추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교육적으로 타당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실현되게 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며, 학우 간의 경쟁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초임 교사, ‘친구 같은 교사’를 꿈꾸다 저는 처음 교사가 되면서, ‘친구 같은 교사’를 꿈꾸었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은 데에는 제 학창시절 과거가 한몫했습니다. 제 중학교 시절은 정말 처참했습니다. 다른 글에서 쓴 적이 있는데, 제가 다닌 중학교 선생님들은 모두 깡패였습니다. 거의 모든 선생님이 매를 들고 왔고, 조금만 떠들어도 손바닥은 기본이고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은 매타작으로 멍들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간혹 매를 들고 오지 않는 선생님도 계셨는데, 매 대신 우리는 싸대기를 맞았습니다. 준비물 안 갖고 왔다고, 그들이 때리기 좋으시게 제 얼굴을 살짝 기울여 자리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점점 제 차례가 다가올 때는, 긴장감도 그런 긴장감이 없습니다. 쇠몽둥이로 단체 엎드려뻗쳐 자세로 엉덩이 맞기, 도미노처럼 일렬로 서서 싸대기 줄줄이 맞기, 바리깡으로 머리 고속도로 나기, 한 시간 동안 엎드려뻗치기 등이 참으로 일상인 학교였습니다. 더 심한 것들이 많지만 뭐 좋은 거라고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중학교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는 외고로 갔기에 나름 공부 잘 하는 아이들과 함께였고, 선생님들도 상대적으로 점잖았습니다. 적어도 매로 체벌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간혹 있긴 했지만, 그 전 중학교에 비하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선생님들은 흥분을 잘했습니다. 한 번은 계속해서 수업시간에 졸았던 한 학생을 나오라고 하더니, 갑자기 씩씩대며 싸대기를 무지막지한 파워로 날리는 게 아니겠어요. 역사 교사였던 그는 수업 중에도 박정희 비판하고, 미국 비판하고 했던 소위 ‘진보적인’ 교사였습니다. 그전까지는 저에게 힘을 가졌던 그 교사는, 그 일 이후 저에게 힘을 잃었습니다. 역겹디 역겨운 얼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흥분하면서 감정을 담아 주먹으로 때리는 교사가 이곳에는 그 말고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은 제 바람은, 이 빌어먹을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생겨났습니다. 만약 내가 교사가 된다면, 저런 별 꼴 같지 않은 교사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나는 따듯하고 포근하며, 친구 같은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친구 같은 교사, 나락으로 떨어지다 그런 마음으로 처음 교단에 기간제 교사로 섰습니다. 나는 화내지 않고,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요. 그래서 아이들의 요구를 모두 받아주었습니다. 거절하면 아이가 상처 받을까봐 돌려서 돌려서 얘기했는데, 아이는 못 알아들었는지, 알아들었어도 못 알아들은 척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시 무대뽀로 요구했습니다. 결국 저는 받아주었습니다. 수업 중 떠들어도 저는 어쩌지 못했습니다. 물론 조용히 하자고 부탁했지만, 아이들은 조용히 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을 얘기해도 안 됐습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용히 하라는 저의 온화한 부탁은 정말 씨알도 안 먹혔습니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 선을 넘었습니다. 저를 치고 도망갔습니다. 저는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었기에 화내지 않고 받아주었습니다. 저도 아이를 쫓아가며 잡기 놀이를 했습니다. 같이 교실을 뛰었습니다. 그렇게 하니 아이도 웃고 나도 웃으며 즐거워 보였습니다. 순간적으로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내가 정말 친구 같은 교사가 된 것 마냥 착각에 아주 깊이 빠졌지요.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더 선을 넘었습니다. 학교에 오면 모두 핸드폰을 끄고 제출해야 하는데(핸드폰이 생겨나 아이들 손에 막 들어온 초기에는 그랬습니다), 한 녀석은 일부러 저 보란 듯이 핸드폰을 내지도 않고 꺼낸 채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고선 한 소리 하려고 다가가니 그 아이는 교실을 뛰쳐나갔습니다. 저는 잡으러 나갔고 그 아이는 도망쳤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 못 해 먹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거 때려 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떤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을까요? 네, 맞습니다. 저는 무서운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느 순간 저는 아이들에게 소리치고 호통치는, 그런 교사가 돼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떠들면, 딱딱한 물건이나 책을 교탁에 큰 소리가 나도록 치기도 하며 “모두 조용히 안 해! 모두 눈감고 손머리 해!” 하는 식으로 소리쳤습니다. 물론 다행히도 아이들을 때리지는 않았습니다. 2000년대 후반, 그때만 해도 체벌이 알게 모르게 있기는 했겠으나 크게 허용되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최소한 그것만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문제행동이 너무 심했고 아무리 얘기해도 안 되는 어떤 아이에게 엎드려뻗쳐까지는 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또 들고 있던 결재판으로 아이의 어깨를 밀친 적까지도 있었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순간입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그토록 증오했던 교사들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가 되길 바라던 제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친구 같은 교사, 그 환상에서 벗어나다 신규 교사 중 은근히 저 같은 과정을 거치는 분들이 꽤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각 잡고, 무섭게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저처럼 온화하게 해 보다가 안 되니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무섭게 돌변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친근하게도 해 보다가, 무섭게도 해 보다가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지 싶습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여기서 어쨌든 분명하게 말씀드릴 건, 친구 같은 교사는 ‘환상’이라는 겁니다. 그런 교사는 없습니다. 혹시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친구 같은 교사가 환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래서 현실에 있다손 치더라도, 그게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라는 게 어떤 관계입니까. 서로 평등하고 대등한 관계입니다. 얼핏 들으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친구 사이에서는 물론 그런 관계가 좋고, 친구 사이라면 응당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교사와 학생 사이도 평등하고 대등해야 할까요? 그게 바람직한 모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가 군대처럼 억압적인 상하관계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평등하고 대등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위치에 있고, 학생은 배워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예민한 분들은 이게 굉장히 권위적인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는데, ‘교사’라는 낱말 자체가 그런 뜻이고, ‘학생’이라는 낱말 자체가 그런 뜻입니다. 저는 그저 풀어썼을 뿐입니다. 애초부터 둘 사이는 대등함을 전제하지 않습니다. 교사는 친구가 아니기에 학생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줄 필요도 없고, 모두 수용해 줘서도 안 됩니다. 심지어 친구 관계에서도 다른 친구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지 않습니다. 내가 불편하면 들어주지 않는 게 맞습니다. 억지로 들어줘야 한다면 그건 어느 순간 폭력이 되는 겁니다. 하물며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때로 옳지 않은 요구를 하는 학생들의 요구까지 모두 들어주는 게 맞는 걸까요? 물론, 당연히,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라면 민주적인 토론과 토의 과정을 거쳐 들어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것까지 부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논의의 폭은 지금보다 더 넓힐 필요 또한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정말로,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안 되는 것들까지 인권의 이름으로, 친구 같은 교사의 이름으로 받아주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예컨대, 폭력적인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든 받아줄 수 없습니다. 다른 친구를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있는데, 나는 친구 같은 교사니깐 제지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제지해야 하나요? 실제로 친구 관계라면, 물론 제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지하지 않고 방관하거나 어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라면 학생의 폭력적 행동을 반드시 제지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아니면 좋게 좋게 타이르는 걸로 끝나거나요. 물론 그 학생이 왜 이렇게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지 그 사정을 알아보려고 노력해야 하고, 이 학생 또한 피해 받은 게 없는지도 알아봐야겠지만, 주먹을 휘두르는 그 순간은 단호히 막아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폭력은 절대로 안 된다는 걸 그 아이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는, 교사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이 있다는 걸 가르쳐야 합니다. 이건 친구가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교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거지요. 교사가 친구가 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친구 같은 교사이기를 포기한다고 해서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친구 같은 교사이기를 거부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인권을 도외시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친구 같은 교사를 그만하겠다고 해서, 민주적이기를 포기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민주적인 학급을 위해서, 배제와 차별과 따돌림을 막기 위해서라도 친구 같은 교사는 그만둬야 합니다. 제발 아직도 친구 같은 교사가 되길 바라는 선생님이 계시다면, 그 환상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 본인도 실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친구’와 똑같은 수준의 교사를 생각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저 친구처럼 기댈 수 있고, 권위적이지 않고, 민주적인 교사상을 생각하고 계실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낱말의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 같은 교사라는 게 뭔지, 정말 내가 원하는 게 친구 같은 교사가 맞는지. 저는 당시에는 몰랐어요. 민주적인 교사와 친구 같은 교사가 다르다는 것을. 저는 실은 민주적인 교사가 되고 싶었다는 것을.<계속>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인천전자마이스터고등학교가 은성일렉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자통신분야 인재양성에 힘을 합친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와 은성일렉콤이 지난달 21일 ‘전자통신분야 마이스터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술 협력’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통신 산업 환경에서 학교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실무 중심의 전문 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산학 연계 교육 체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구체적으로 양 기관은 ▲기업 직무 기반 실습 운영 ▲산업 현장 전문가의 프로젝트형 교육 제공 ▲현장 기반 수업 환경 조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은성일렉콤은 전자통신 장비 설치·운용, 시스템 유지보수, 신기술 적용 사례 등 실무에서 요구되는 전문 기술을 학교 현장에 공유해 학생들이 산업 현장을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학생 실습 프로그램은 단순한 기술 체험을 넘어, 산업체의 직무 프로세스를 반영한 실제 업무 중심 실습으로 운영해 졸업 이후 현장 투입 시 즉시 업무가 가능한 실무형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협약에는 교사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기업은 ▲교사 대상 현장 기술 연수 ▲산업 트렌드 공유 세미나 ▲전문가 기술 자문 ▲교육과정 개선 협력 등을 통해 학교 교사가 최신 기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전자통신 분야의 기술 변화가 빠르게 교실 수업에 반영되고, 실무 중심 교육의 질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 기관은 학생들의 현장 실무능력 강화와 교사의 전문성 향상, 산업체 기반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목표로 상호 협력해 다양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을 통해 학교는 더 높은 수준의 실무형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기업은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조기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기관은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실무협의회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학교–기업 간 소통 창구 운영 ▲공동 교육 프로그램 조정 및 성과 관리 ▲취업 연계 및 직무 컨설팅 협력 ▲산업 기술 변화 반영 교육과정 개선 ▲공동 프로젝트 기획 및 확장 논의 등을 통해 산학 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하게 된다. 고상현 인천전자마이스터고 교장은 “마이스터고 교육의 핵심은 실전 능력을 겸비한 전문 기술 인재 양성”이라며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기술 역량과 취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인걸 은성일렉콤 대표는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기업과 학교 모두의 과제”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실무 중심 교육이 강화되고, 우수 기술 인재 발굴과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숙제를 단 한 번도 빼먹지 않아요.” 전남 장흥 용산초등학교 학생들이 AI 수학 학습 플랫폼 도입 이후 변화한 학생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용산초는 전남교육청의 미래형 교실 모델인 ‘2030교실’을 운영하며, 지난 10월 30일 자기주도형 AI 수학 학습 플랫폼 ‘수학대왕’을 활용한 시범수업을 진행했다. 이번 시범수업은 수학대왕을 접목하여 개인별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업에 반영하는 혁신적인 참여형 수업 모델을 선보였다. 시범수업은 ‘학습–진단–피드백–재학습’의 4단계 학습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수학대왕으로 문제를 풀면 학습 데이터가 교사에게 실시간으로 집계돼 오답률이 높은 문항과 취약 영역을 즉시 파악할 수 있다. 교사는 오답률이 높은 문제에 대해 풀이하며 개념을 정립했고 이를 교과서 수업과 연계해 핵심 개념을 확장·적용했다. 또 개인별 취약 영역을 보완하기 위해 클리닉과 숙제를 제공해 가정에서 맞춤형으로 복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시범수업에서는 학습 동기를 강화하기 위해 수학대왕의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극 활용했다. 문제를 풀면 포인트를 받고 아바타 꾸미기 등의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돋웠다. 수업 말미에는 학생별 누적 포인트와 학습 결과를 확인하며 성취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포인트 적립과 친구들과의 결과 공유 과정에서 큰 흥미를 보이며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지속한 수학대왕 활용 수업에서 학생들의 학습 몰입도가 높아지고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이 크게 강화하는 게 관측됐다. 박재희 담임 교사는 “이전에는 70번 중 5번도 채 하지 않던 숙제를, 수학대왕 활용 후 단 한 번도 빠뜨리지 않을 만큼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크게 변화됐다”고 밝혔다. 학급에서 가장 적은 문제 풀이 학생의 누적 풀이가 2900개에 달하는 등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역량도 높아졌다. 수학대왕 운영사 튜링의 최민규 대표는 “용산초 사례는 AI코스웨어와 공교육의 결합이 학생의 학습 몰입도와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를 기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남 2030교실을 비롯한 다양한 교실에서 수학대왕이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2심에서 금고 6월, 선고유예를 받은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 인솔 교사(A교사)가 상고를 포기했다. 교원단체들은 당사자 결정 존중과 함께 위로를 표하며, 제도 개선에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강원교사노조에 따르면, 2심 재판 이후 상고장을 제출했던 A교사가 지난 1일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의 법리 심판을 받지 않고 2심 재판을 수용하는 결정을 한 것. 이에 강원교사노조는 “A교사의 선택은 오랜 고민 끝에 온전히 선생님의 삶과 회복을 위한 결정임을 잘 알고 있어 존중한다”며 “지난 3년간 길고 고통스러운 법적 절차를 견뎌오신 선생님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마음과 일상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드러난 교사의 과중한 책임 구조와 현장의 불합리함은 결코 개인의 몫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한 교사가 홀로 고통을 짊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교육환경과 합리적 책임 체계를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에 끝까지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강원교원단체총연합회(강원교총)도 2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A교사의 결정 존중과 함께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등의 제도화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교총은 “심사숙고해 내린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3년여간 제자를 잃은 슬픔과 고통 등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 제자 사랑을 실천하고 좋은 교육을 이어가길 응원한다”고 밝혔다. 또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학생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안타깝고 슬픈 사건·사고가 없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교육청의 위로와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안전한 교육활동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교총은 “민사·형사 책임의 교원 불안감과 현실이 계속되는 한 체험학습은 지속하기 어렵다”며 “교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이냐는 근본적인 물음과 불안감이 교육 현장에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개정된 학교안전법은 사후조치 중심이라 실제 면책이 이뤄지는지에 대해 많은 교원이 우려하고 있다”며 “교원이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분명한 면책 요건과 기준의 마련과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의 즉각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춘천의 한 초등학교 소속인 A교사는 지난 2022년 11월 아이들과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 체험학습을 떠났다. 도착 후 버스에서 내려 이동하던 중, 버스가 후진하며 한 아이를 덮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 A교사는 주의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는 금고 6개월에 선고유예의 유죄를 받았다. 버스기사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보조인솔교사는 무죄가 확정됐다.
더에듀 | 최근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다양한 입법이 완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교육여건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것도 부족하다고 교원들은 정치기본권을 통해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학교폭력 심의결과는 대학입시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같은 맥락으로 교육활동 침해도 입시에 반영해달라는 요구가 나옵니다. 2024년 기준 교육부는 특별교부금으로 549억원 교부하였고, 이중 경기교육청은 127억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그 집행의 효과를 알 수 있는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 경기교육청은 지원청 단위의 통계를 비공개합니다. 현재 경기교육청 산하 25개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 심의결과의 통계에 대해 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전국 16개 교육청에도 동일한 정보를 청구한 상태입니다. 학교 1개씩 1만 2000번은 공개해도, 1만 2000개 학교를 한 번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비밀누설금지 등)와 교원지위법 제30조(비밀누설 금지 등)는 쌍둥이 같이 동일한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제1항에서는 직무상 취득한 비밀에 대해 누설하지 말 것을 정하고, 제2항에서는 비밀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제3항에서는 회의는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회의록은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두 법의 각 조항은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모든 자료를 비공개하는 근거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대통령령에서 정한 비밀의 범위를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두 법 모두 대통령령에서 정한 비밀은 ①개인정보 ②심의·의결과 관련된 개인별 발언 ③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 세 가지 뿐입니다. 그러기에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시행령 제3조 및 별표1의 11. ‘학교폭력의 발생현황 및 처리에 관한 사항’을 정보공개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를 통해서 학교별로 사전공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육행정의 주장처럼 비밀유지 조항이 절대적이었다면, 학교알리미는 학교폭력 심의결과 통계를 비공개했어야 합니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학교알리미는 많은 사전 공시정보를 제공하지만, 유독 학교폭력 통계정보는 [자동입력방지문자]를 통과해야만 볼 수 있으며, 개발자들이 각종 앱과 통계자료 확보에 이용하는 OPEN API에는 학교폭력 통계가 빠져있습니다. 학교폭력 통계는 전국 1만 2000개의 학교를 한 번에 하나씩 공개하되, 1만 2000개를 일괄 공개하지 않는 신비한 영역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비공개, 정보공개법/통계법/학교폭력예방법/교원지위법을 위반한 직권남용이다! 경기교육청은 또 다른 비공개 근거로 정보공개법과 통계법을 말합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에 따른 다른 법률에서 정한 비밀, 제5항에서 정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하는 정보, 제6항에 따른 개인정보와 통계법 제33조(비밀의 보호)에 따른 비공개입니다.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타법에 해당하는 학교폭력예방법과 교원지위법에서는 근거가 없음이 확인되었고, 이미 학교단위에서 통계가 공개되어도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통계가 공개되어 업무의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지원청 단위나 학교단위 통계에는 개인정보가 당연히 없습니다. 교육청은 통계의 작성과정에서 알려진 사항 중에 개인이나 법인 또는 단체 등의 비밀이라며, 교육지원청이 법인 또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통계법 제3조 제5호에 따라 교육(지원)청은 ‘개인/법인/단체’가 아닌 ‘공공기관’입니다. 따라서 학교의 교원과 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라고 되어있는 관련법을 모두 위반하여 직권남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폭력과 쌍둥이 구조를 가진 교육활동 침해도 각종 통계는 공개해야 할 대상입니다.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할 일을 안 하는 것이 창피해서 비공개하는 것인가? 교육청이 학교별 통계를 일괄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학교별 서열화 우려 때문이라고 비공식적으로 말합니다. 실제 발생 건수와 조치 건수만 공개하는 현재의 방식에 실제 문제가 있긴 합니다. 진짜 교육이라면 학교폭력의 양 당사자들이 화해를 했는지, 관계는 회복되었는지,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로 피해가 회복되었는지, 가해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으로 자기성찰과 반성을 이끌어 냈는지, 피해는 보상되었는지, 추수 상담은 계속 되어 추적 관리하고 있는지 등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특히 학교폭력의 심의결과가 ‘행정처분’이 아닌 ‘교육적 조치’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항목들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런 일들은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에서 정한 바 없고, 교육청과 학교 모두 이러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하지 않으니 통계를 공개할 리 없습니다. 실제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은 심의가 끝난 후 학교봉사, 출석정지, 특별교육 시간이수 등의 숫자적 행위만 할 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직권을 남용해서 만든 ‘직무상 취득한 정보의 비밀유지’ 뒤에 숨어서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으며, 사건 존재를 모르고 싶어 합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회복에는 교원들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사실 학교 내 전담교원 정도만 심의에 따른 조치결과 이행을 위해 알 뿐, 비밀유지조항 뒤에 숨어서 담임조차 공식적으로는 심의결과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의 서열화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의 공시정보가 일부 제한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제5조 제1항에서는 총 15개의 정보를 사전공시하도록 되어있으나, 이중 제4호 ‘학교의 학년별·교과별 학습에 관한 상황’과 제12호 ‘국가 또는 시·도 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에 관한 사항’은 초/중학교의 경우 교육지원청 단위, 고등학교는 교육청 단위로 공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학교폭력의 발생현황 및 처리에 관한 사항’은 제11호에 해당하여 교육(지원)청 단위로 공개하는 공시정보가 아닙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25개 교육지원청은 학교서열화를 핑계로 교육지원청의 서열화가 우려된다며 비공개한다는 법에 근거없는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에만 549억원의 특별교부금이 사용되지만, 집행은 완전 깜깜하다! 학교폭력의 판단에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학교 심의에서 지원청 심의로 바뀌었고 심의위원들의 수당은 10만원대로 신설되었으며 이제 전담조사관도 10만원대의 수당을 받습니다. 물론 역할에 따른 대우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절차와 조사의 객관성에는 예산이 투입되지만, 정작 교육과 회복을 담당하는 특별교육은 최저인건비 수준으로 십수명의 학생들을 모아야 겨우 1회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점입니다. 초기 피해학생을 지원하는 시군단위 피해학생 지원전담기관은 수백건이 사안이 발생해도 년간 500만원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또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에는 언급조차 없고, 학교폭력 접수 시 피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안내되지도 않습니다.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 133페이지의 안내문에는 행정절차만 적혀있을 뿐,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지원기관이나 권리보호방법, 화해중재단 등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습니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 9월 SNS에 “지난해(2024년) 우리 교육청 화해중재단에 접수된 사안 1800여건 중 1600여건이 해결되었습니다. 오해를 풀고 이해를 하면 교육적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게시했습니다. 이는 과연 적절한 정책수행의 결과였던 것일까요? 저에게는 교육지원청에서 화해중재단에 편성된 예산소진을 위해 화해중재 업무가 아닌, 예방적 써클 활동을 한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이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25개 교육지원청에 첫 번째로는 ‘운영계획서’를, 두 번째로는 ‘운영 결산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운영계획서는 모두 공개, 결산현황은 모두 비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교육지원청은 운영계획서에 전년도 결산현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운영계획서를 통해 이미 공개된 자료가, 결산자료만 별도로 청구하자 비공개가 된 것입니다. 화해중재단 운영계획서에는 ‘써클’이 무엇인지 설명이 없습니다. 담당자와 통화하니 화해중재단 신청실적이 저조하여,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실행한 사건 발생 전의 예방활동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제가 받은 제보는 일부 확인되었고, 임태희 교육감이 SNS에 남긴 글 중 ‘1800건’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지 결국 확인할 수 없습니다. 분석과 진단 없는 처방만 난무, 부작용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교육행정 학교폭력의 조치결과 중 출석정지 일수 등이 입시에 반영되는 방식은 수년전부터 방향이 잡혔습니다. 이제는 1호만 결정되어도 교육대학의 입학자격이 상실되며, 비교적 약한 3호 교내봉사 만으로도 감점이 되고, 6호 이상은 탈락사유가 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학교폭력의 조치결과가 입시에 반영되는 사유는 지난 십수년간 수백, 수천억원의 예산이 집행되었음에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효과가 확인 안 되는 예방활동도 학교 밖 단체에게 수백억을 투입하지만, 정작 발생한 사건에서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방치됩니다. 반성과 화해를 확인하는 학교교육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오류를 찾아내려면 수백, 수천억원의 예산이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로 집행되는지 확인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육행정은 가장 기본적인 통계조차 비공개합니다. 행정 및 교육감들의 자화자찬은 늘어만 가지만 체감되는 세상은 반대 상황입니다. 저는 학교폭력 또는 교육활동 침해가 입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영의 핵심은 사건의 발생과 심의 결과가 아니라, 조치이행 등에 최선을 다한 지원 후에 변화된 학생의 관계회복, 반성 여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교육대학의 점수가 너무 높아 “선생님들이 너무 공부를 잘해서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학부모들의 우수갯 소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 가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선생님들이 학교 다닐 때 친구와 한번 싸우지도 않아서, 갈등 상황 속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교육행정은 각종 통계뿐만이 아니라 전담조사관 및 심의위원회 업무매뉴얼 등을 모두 비공개합니다. 정작 경찰은 학교폭력 관련 통계와 관련 수사매뉴얼을 공개하고 피/가해자에게 권리 안내와 지원기관 안내문을 필수로 배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육행정의 학교폭력의 사안처리 과정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런 비밀주의와 비공개 속에서는 기존 정책에 대한 분석과 진단이 불가능하고, 진단 없는 처방은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지금의 교육행정은 부작용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비밀주의부터 해결해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더에듀 | 최근 서울대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인 이혜정 교수의 ‘한일 IB 역사 공동수업이 보여준 미래’라는 기고(서울경제, 2025.11.29.)는 향후 한일 관계와 미래 세대인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제시해 주었다. 여기에는 11월 1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IB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제주 표선고, 일본 나가노 요가다 고교 학생들이 화상으로 역사 공동수업을 진행했던 사례를 전달하고 있다. 두드러지는 사실은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서로 다른 교과서 기술 방식, 강조점, 서술 배경을 직접 비교·질문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그간 교실에서 접하지 못했던 ‘타자의 시선’을 생생하게 경험한 것이었다. 짧은 대화와 토론이었지만 그 안에는 정답을 가르치는 역사 수업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배움의 형식이 존재했다. 한국 학생들은 일본 교과서에서 식민지 지배를 축소하거나 모호하게 기술한 대목에 의문을 제기했고, 일본 학생들은 한국의 역사교육이 일제강점기 중심 서술로 협소하게 보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때로는 감정이 오가는 순간도 있었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외교의 언어’가 도달하지 못하는 교육의 현실이 드러났다. 서로를 비난하는 대신, “왜 이렇게 다르게 쓰였을까?”, “앞으로 우리 세대는 어떤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 과정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 상대의 인식 구조와 교육 환경을 이해하는 학습 자체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경험은 단지 한 차례의 교류 수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육 현장은 외교나 정치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다르다. 국가가 아닌 ‘학생’이라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말하고 듣는 공간이며, 상대를 설득하거나 포용하는 방식도 훨씬 자연스럽다. 교실 대화가 지닌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른들이 풀지 못한 문제를 아이들이 해결한다는 말이 결코 비유만은 아니다. 실제로 여러 학교 현장에서 비슷한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예컨대 경남의 한 중학교는 일본 시즈오카현의 학교와 3년째 온라인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사뿐만 아니라 환경·노동·청년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공동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르면 위험하다’가 아니라 ‘다름은 탐구의 출발점’이라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다. 또 어느 고교에서는 양국 학생들이 각자 지역의 기억 장소(평화박물관, 전쟁 유적지, 산업근대화 공간 등)를 탐방한 뒤 서로의 시각을 영상으로 교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과거사 논쟁이라는 주제조차 일상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한국 교육은 이러한 교류 모델을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 과정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IB 방식의 탐구 중심 수업 모델을 발전시켜 ‘비판적 비교 교육’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동일 주제에 대해 각국의 사료·교과서·언론 보도를 비교하는 활동은 학생들의 인식 폭을 넓히고, 민감한 주제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할 것이다. 둘째, 학교 간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제도화해야 한다. 현재는 개별 교사나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프로그램이 성립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교육청 또는 국가 차원의 교류 플랫폼이 마련되어야 지속성과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생 주도형 대화 구조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와 연구자는 조력자 역할에 머물고, 주제 선정·질문 구성·협업 방식 등은 학생 스스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적 토론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한일 관계는 흔히 정치와 외교의 문제로만 여겨지지만, 미래를 살아갈 이들은 지금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다. 이번 공동수업에서 드러난 것처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질문을 통해 관계를 다시 설계하려는 청소년들의 태도야말로 미래 외교의 자산이라 할 것이다. 교실 속 50분 대화가 지속되면 학생들이 만들어 갈 10년, 20년 후의 한일 관계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교육의 사명은 지식 전달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미래는 지금 그들의 대화 속에서 이미 조금씩 모습을 바꾸고 있음에 희망을 간직하게 된다.
더에듀 | 2022년 기준 학업중단학생이 매년 5만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중단 학생들은 대안교육기관을 통해 기초·기본 교육을 받으며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력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교육기관에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떤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까. 또 그 안에서 학생들은 어떤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더에듀>는 지난해에 이어 금산간디학교 아이들이 작성한 자신의 성장 기록을 통해 대안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계절의 냄새를 아시나요? 저는 오랜만에 사계절의 냄새를 맡으러 한국에 잠시 들린 제비랍니다. 아 제가 누구냐고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해있지만 저는 유일하게 살아남았죠! 저는 보통 한국에 3월쯤에 도착해서 9월쯤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해요. 머무르는 동안은 한국의 자연을 만끽하고, 잠시 쉬었다가죠. 하지만 요즘은 많은 곳이 도시화되면서 제가 살 곳이 사라지고,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많은 벌레들이 죽어 생태계가 무너져 먹고살 것이 없게 되었어요. 더 이상 한국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됐죠. 그럼에도 제가 이곳에 다시 오게 된 이유는 예전에 맡았던 그리운 냄새들을 다시 느끼기 위함이에요. 겨울냄새, 여름냄새, 낙엽의 냄새, 비의 냄새. 정말 생각만 해도 행복한 냄새들이에요. 그런데 이곳에 다시 와보니 제 이름과 똑같은 여행이 보이더라고요? 연희동에서 이루어지는 ‘제비여행’이라는 건데, 뜻이 제로웨이스트 비건 여행이라고 해요. 기후여행자 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요. 아무튼 너무 궁금해서 한번 몰래 보려고요. 여러분도 함께 가주실 거죠? 그럼 연희동으로 가봅시다. 제로웨이스트 비건 여행 멀리서 들어보니 가게들을 소개 중인 것 같아요. 환경을 생각하며 운영 중인 이곳은 재생종이를 사용해 공책을 만드는 등 버리는 종이가 최대한 나오지 않게 하는 곳이에요. 다음 가게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집들을 재건축하여 사용하는 리모델링 가게네요. 또 있어요! 카페와 비건화장품을 동시에 운영하는 가게인데요. 커피 찌꺼기를 다시 사용해 화장품을 만든다고 해요. 마지막은 제로웨이스트샵입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필기구들을 나누는 공간이 있어요. 자유롭게 가져가도 되고, 놓아도 되는 곳이에요. 저희 제비는 여러분이 툭 하고 버린 쓰레기 하나에 생사가 오가요. 플라스틱 조각을 실수로 삼키면 질식사할 수도 있고, 버려진 밧줄과 그물에 얽혀 목숨을 잃기도 해요. 그래서 쓰레기를 최대한 배출하지 않는 가게들이 참 반갑네요. 앞으로의 미래에는 이러한 가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굳이 찾지 않고,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환경을 위한 가게들인 거죠! 그럼 얼마나 행복할까요? 이렇게 연희동까지 힘들게 날아왔으니 그냥 가긴 아쉽네요. 잠깐 카페라도 들렀다 갈까요? 마침 저기 ‘노노샵’이라는 카페가 보여요. 한번 가봅시다! 선입견 없는 비건 여기 뭐가 적혀있는데요? ‘No No Shop’의 약자는 ‘no plastic no animal product’의 약자라고 해요.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음식을 비건으로 판매하고 있는 카페 겸 제로웨이스트샵이죠. 들어와 보니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정말 많은걸요? 바로 앞에는 수거함이 보여요. 우유팩과 병뚜껑 등을 수거한 후 재활용하는 활동이에요. 헐!! 비건으로 된 밀키트도 있어요. 너무 신기하네요. 그럼 이제 주문하러 갈까요? 와!! 이거 진짜 맛있는데요? 저는 비건 딸기라테랑 녹차쿠키를 주문했는데, 가공된 딸기 맛이 아닌 정말 부드러운 딸기 맛이에요.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 만든 라테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어요. 역시 순수 자연에서 키운 재료들로만 만든 음식이 맛있다니까요. 온 김에 과자도 사가고 싶은데, 다회용기에 담아 갈 수 있는 방식이네요. 이렇게 다회용기 사용이 자연스러우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연하게 모든 사람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거죠. 오히려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이상한 세계로 인식되는 세상이요. 그럼 자연스럽게 쓰레기도 줄어들겠죠? 왜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그 뒷일은 꼭 남의 일처럼 행동해요. 결국 우리 모두에게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데. 그런데 어쩌죠? 저는 다회용기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어? 다른 사람이 기부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어요. 이 용기에 담아 가야겠어요. 주변을 구경하는 사이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비건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신기해요.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현재 우리는 완벽한 비건이 될 수는 없더라도 비건을 지향해야 하는 시기가 왔으니까요. 한국인은 평균 연간 60kg에 고기를 섭취한다고 해요.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고기의 양을 섭취하니 더 많은 고기 생산을 위해 숲이 파괴되고, 자연이 오염돼요. 그 과정에는 정말 많은 생명이 고통받죠.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고기를 먹어요. 그래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무언가를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행위로 누군가는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을까. 점점 지구가 뜨거워져 제비 번식 시기도 빨라지고 있어요. 하지만 곤충들이 발생하는 시기와 맞지 않아 번식은 생명에 위험이 되고 있죠. 그러니 노노샵 같은 공간이 우리 삶에 스며들면 좋겠어요. 그럼 자연스럽게 탄소중립도 실천해 지구도 지키고, 제비도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도 조성되니 일석이조예요! 사소한 실천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오! 여기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포스터가 있어요. 이번 환경영화제 슬로건은 Ready, Climate, Action!이라고 해요. 기후 위기에 대한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함께 행동하자는 메시지예요. 정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네요. 게다가 무료예요! 오랜만에 한국에 왔으니 뽕 뽑으려면 이건 꼭 봐야겠어요. 빨리 영화 보러 이동합시다! 때마침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어요. ‘투 다이 포: 식용색소 이야기‘라는 ‘브랜던 캐우드&휘트니 켄우드’ 감독의 영화를 시청하려고요. 식용색소가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라고 해요. 너무 기대되니 바로 봐볼까요? 어느 날 갑자기 한 아이가 발작증세와 함께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요. 그 이유는 바로 식용색소 때문이었죠. 캐러멜 색소는 면역력 저하, 각종 질병을 유발하지만 정말 많은 요리에 사용돼요. 우리가 자주 먹는 짜장면, 훈제오리, 콜라, 족발, 돼지갈비, 흑설탕 등 다양한 음식에 들어가죠. 그렇게 식용색소가 문제점인 것을 깨달은 가족들은 서서히 줄여나가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들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사람들은 예쁜 걸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음식도 예뻐 보이기 위해 이상한 것들을 넣고 만들죠. 그 음식이 자신을 어떻게 해치는지도 모르고 말이에요. 또한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농장을 마련하기 위해 숲이 파괴돼요. 가공된 식품은 몸에도 좋지 않은데 왜 자연까지 파괴하면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게다가 제비는 먹이와 집을 지으려면 자연이 필요해요. 만약 계속해서 숲을 파괴해 간다면 머지않아 많은 동물이 멸종하고 말 거예요. 단순히 맛을 위해서라면 우린 바뀌어야 해요. 조금 더 많은 생명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요. 사실 저는 영화 한 편을 보여준다고 해서 뭐가 바뀔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2017년 제14회 국제환경 영화경선에서 중국의 쓰레기 문제의 현실을 나타낸 ‘스틱차이나’라는 영화가 중국정부에 영향을 미쳐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꾼 것이죠. 역시 사소한 활동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주고,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것 같아요. 변화는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이라니까요. 연결된 시간 올해 경북 산청에 폭우 피해가 있었죠. 직접 현장에서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다 부서져 가는 비닐하우스, 망가진 자연들... 기분이 먹먹해져요. 기후 위기는 사람을 포함한 자연 모두의 피해예요. 제비들도 예측불가능한 기후변화 때문에, 날씨가 이상해져 많은 목숨을 잃거든요. 이 피해들을 받으신 분들은 어떠한 마음일까 슬퍼지네요. 저기 수해복구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에요. 다들 다양한 지역에서 온 듯해요. 이곳에 잠시 머무르며 수해복구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졌어요. (수해복구 사람들의 시점) 수해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혼자 이곳에 와 공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냥 해보기로 했다. 흙을 나르고, 호스를 정리하고의 반복이었다. 오전과 오후 수해복구를 마쳤다. 3~4시간씩 열심히 했는데도 모든 걸 다 끝낼 수는 없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전부 마무리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에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 한켠에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그날 밤 일지를 작성했다. 그러다 의문이 들었다. 만약 기후 위기로 내가 피해를 봤다면 그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만약 모두가 도움과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나‘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닌데도 결국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만들어 낸 재난을 그분들이 받으신 것뿐이지, 우리도 언제나 그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조금 더 서로 간의 연결을 더 느끼며 도움을 주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직접 산청 수해복구 현장을 경험하니 귀찮았던 처음의 마음과는 달리 마지막에는 왜 내가 이제야 도움을 주게 되었을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제비 시점) 이 폭우로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새 기후는 너무 많이 변화해 우리를 덮쳤죠. 자연이 없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듯이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조금 더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주기 바라요. 우리는 다 같이 살아가야 할 하나의 공동체이니까요. 이러한 재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점차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고, 더 이상 지구에는 생명이 살아갈 수 없겠죠. 현재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다 함께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자연과 함께하는 삶 와~ 이곳은 어디죠? 너무 아름다운 자연이에요! 금호강 옆에 있는 것을 보니 아마 ‘팔현습지’인 것 같아요. 대구에 있는 팔현습지 안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어요. 또한 습지는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죠. 정말 중요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팔현습지에 산책로를 만든다고 해요. 산책로의 문제점은 등불이에요. 24시간 동안 빛나는 등불은 동물들의 생태 리듬을 깨뜨려 수면 장애, 면역력 저하, 특정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거든요.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도 아닌데 허락도 없이 자연을 훼손하다니 정말 화가 나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파괴한다니... 정말 신비롭고, 따뜻한 공간인데 말이에요. - 예술가들 - 대구에는 금호강과 팔현습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가 있어요. 바로 ‘금호강디디다’와 ‘팔현습지 예술활동’이라는 팀이에요. 이 단체에서는 강압적으로 시위를 하기보단 각자의 방식대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해요. 때론 음악으로, 그림으로, 영화로요. 이렇게 자연을 담은 예술활동으로 아름다움을 알리며 활동하고 계세요. - 동물가면 만들기 워크숍 - 대구에서 동물가면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네요. 매년 대구에는 기후정의 행진이 열리는데요. 이번 행진 때 쓸 가면을 만드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제 절친인 공작새를 만들어야겠어요. 병뚜껑으로 머리 깃을 만들고, 눈을 만들어요. 스트로 폼으로 머리를 만들고, 계란 곽으로 부리를 만드는 거죠. 쓰지 않는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 뿌듯하네요. - 전시 - 이곳에서 전시도 한데요! 대구에 있는 금호강을 담은 전시라고 하는데, 자연을 좋아하는 제가 또 안 갈 수가 없죠. ‘금호강 디디다’ 팀이 강 주의를 순례하며 수집한 금호강과 그분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전시예요. 여태까지 지나왔던 대구에서의 활동과 앞으로 보게 될 전시를 구경하러 가볼까요? (제비의 독백) 팔현습지 덕분에 자연이 재미있어졌다. 크나큰 나무들은 나에게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고, 자꾸만 자세히 보게 되었다. 강과 닿아있는 흙이, 강과 맞닿아있는 나무가, 자연 속 맑은 공기. 그저 그 속에 있는 게 좋다. 그게 전부이다. 거창 명상센터 이곳은 붓다선원이라는 절이에요. 예전에 왔었던 적이 있었는데, 마음이 비우기 좋은 곳이에요. 각자 생활을 하며, 주로 명상을 해요. 이곳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아요. 자급자족하며 운영되는 곳이어서 무농약으로 농작물들을 키워 건강한 음식을 먹죠.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와 달리 천천히 자신의 속도대로 생활할 수 있어요. 만약 지금 너무 생각이 많아 잠시 쉼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추천해요. 그럼 자연스럽게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인식하고, 사람과 자연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금산간디학교에서 슬슬 날씨가 추워지는 것 같으니 다시 따뜻한 나라를 찾으러 가야겠어요. 어? 잠시만요. 여기 공책이 떨어져 있는데요? 누구 건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읽고 진짜 출발하도록 해요. (공책내용) 이번에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다. 기후변화로 에어컨 없이 살아갈 수 없게 된 요즘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나무를 심어 탄소를 줄이는 캠페인과 ‘연결’이란 주제로 진행한 지구시(지구를 지키는 시간), 인삼축제 때 일회용품이 너무 많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기획단에서 끝까지 주장하여 관철하고 마침내 다회용기 부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모든 참가 학생이 불편을 감수하고 적극 동참해 주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지속가능한 삶’이란 캠페인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친구들에게 지속가능한 삶을 알리고, 실천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 하게 되었다. 하루마다 하루 한 끼, 고기를 먹지 않는다 던지, 하루 동안 매점을 가지 않는다 던지. 이러한 미션들을 지켜준다면 비건파티에 초대되는 방식이었다. 총 9일 동안 캠페인을 진행했다. 비건파티 메뉴는 ’비건 크림 파스타’와 ‘후무스‘로 준비하게 되었다. 후무스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소스이다. 온 학년이 골고루 참석해 주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다들 “이게 비건이라고?” 하면서 맛있게 먹어주고, 캠페인도 참여해 주어 뿌듯했다. 어떻게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는지, 막상 실천해 본다면 정말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충분하다. 이 이후로도 친구들은 당장의 변화는 아니어도 천천히 나의 속도대로 실천해 나갔으면 좋겠다. 생태적 감수성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환경을 위해 살아가고 있네요.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훼손으로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기는 어렵다고 느꼈는데 조금의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다시 이곳에서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희망이. 이렇게 다양한 여행을 하니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아요. 이 기후변화의 피해는 여러분만이 아닌 지구의 온 생명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공감에서부터 자연에게 다가가는 것이 또 하나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지구라는 커다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생명들이니까요. 하나의 생명과 연결이 곧 모든 자연과의 연결인 거예요. 결국 자연을 지킨다는 것은 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제 계절에 맡을 수 있는 냄새, 또 비의 냄새, 늦은 밤 학교에서 기숙사를 오를 때 맡을 수 있는 냄새를 좋아해요. 비가 내린 후 상쾌한 공기와 바람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는 순간을 좋아하죠. 저는 아직 자연이 주는 것들을 감각으로 느낄 수 있어요. 가끔 머리가 너무 복잡할 때는 가만히 바람과 햇빛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자연은 저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존재예요. 그래서 앞으로는 모든 사람이 자연과 함께하고, 서로 소중한 존재로 여겨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생명과 함께, 고통받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렇게 길고 긴 저의 여행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여행을 함께하신 분들도 생명들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의 변화는 아니어도 서서히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미래에는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세계를 꿈꾸며 저의 여행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학교 내외부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교원 3단체가 강력 반대를 표명하고 나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주목된다. 국회 교육위는 지난달 27일, 학교 내외부 CCTV 설치 의무화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교실 내 설치는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으나, 교장의 제안과 학생·학부모·교직원의 의견 청취 및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는 가능해 실질적으로 교실 내 CCTV 설치를 위한 문이 열렸다는 평이 나온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7455) 이 같은 상황에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 3단체 모두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일 전교조는 “학교에 대한 불신과 민원 압력을 배경으로 교실 CCTV를 상시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라며 “교육공간을 감시 공간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외형상 안전만 남기는 안전지상주의 정책”이라며 “학교폭력과 아동학대의 진짜 원인은 교실에 카메라가 없어서가 아니라 과밀학급, 인력 부족, 회복적 생활교육 부재, 교사 보호 제도 미비 등 교육현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갈등 해결의 도구가 아니라 학교 사법화를 가속화하는 증거 수집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교실을 회복과 성찰의 공간이 아니라 분쟁과 소송의 전 단계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교사노조도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교장과 교감, 담임교사 등 누구도 민원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설치 반대 자체가 민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교실 CCTV 설치 금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호소했다. 또 “교실은 학생의 표현·토론·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공간이자 교사의 전문적 판단과 교육 활동이 펼쳐지는 장소”라며 “CCTV가 설치되는 순간 교실은 ‘학습 공간’이 아니라 ‘감시 공간’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OECD 주요국에서도 교실은 학생의 기본권 보호와 교육적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 공간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예외적 설치 허용조차 교육적 가치와 학생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실의 범위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아 도서실, 상담실(위클래스), 강당, 체육관, 식당 및 과학실, 음악실, 미술실 등 특별실이 필수설치장소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동 공간이 아닌 교육 공간은 전원 동의를 통해서만 CCTV 설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 역시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교육현장의 붕괴를 부를 법”이라며 “악성 민원과 외부 압력에 취약한 학교장에게 무한 책임을 지워 CCTV 설치가 강제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실은 학생의 실수와 성장이 용인되고 교사와 학생 간의 인격적 교감이 이뤄지는 장소”라며 “24시간 돌아가는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학교를 불신과 감시가 지배한 공간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교사는 교육적 소신에 따른 훈육이나 열정적인 수업 대신,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 기계적인 매뉴얼 수업만 하게 될 것”이라며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 등 비극의 원인은 교실에 CCTV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이다. 이 법안은 적극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사실상의 사망선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모두 해당 법안의 즉각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CCTV로 인해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행동이 촬영되고, 지속적 감시에 의해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들의 행동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이 제한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조리흄 노출이 크게 줄었다.”, “신체 부담도 크게 완화됐다.” 제주교육청이 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제주여상)에서 학교급식 조리 로봇 운영 시연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현철 경희대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급식로봇이 조리종사자 업무 경감과 신체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방편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제주교육청은 지난 9월부터 제주여상에 급식 조리 로봇을 시범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것으로 퇴김과 볶음, 면 삶기, 소스 조리 등 다양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협동형 모델이다. 학교 조리실 구조와 급식 환경에 맞춤형 제작 방식으로 도입됐다. 조리실의 높은 노동강도와 대량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흄(포름알데히드·미세먼지 등) 노출, 근골격계 부담 및 고온 조리작업에 따른 산업재해 위험을 낮추고 조리공정 표준화를 통한 급식 품질 향상 등의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 이번 시연에 앞서 정현철 경희대 교수 연구팀의 도입 전·후 동일조건 작업환경 비교 측정 결과(9월(도입 전), 11월(도입 후) 실시) 조리흄과 유해인자 노출이 크게 줄었다. 구체적으로 포름알데히드 91.3%, 총휘발성유기화합물 83.8%, 이산화탄소 53.8%, 미세먼지 60.9% 감소를 보였다. 조리 종사자 신체 부담 역시 크게 완화됐다. 근육 활성도는 32~75%, 몸통·어깨 굴곡 등 동작 빈도 72~79% 감소를 보였으며, 조리 중 심박수 증가율과 피로·통증 등 주관적 불편감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조리시간은 1시간 11분 단축돼 조리사 1명과 조리실무사 2명(총 3명)의 작업시간을 합산했을 대 휴식 또는 조리 외 업무(배식 준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27분 증가하는 효과도 생겼다. 이는 조리 공정 표준화에 따른 변화이다. 도교육청 급식 관계자는 “이번 인공지능 기반 제주형 조리 로봇은 김광수 교육감이 취임 이후 계속 강조해 온 조리종사자 건강권 보장 정책의 핵심 사업”이라며 “장시간 고온 조리로 인해 발생하는 조리흄으로부터 조리종사자를 보호하고, 대량 조리 업무 경감으로 신체 부담을 크게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급식 제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도입은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조리흄과 근골격계 부담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도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