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서울의 정책 시계는 여전히 청년과 생산연령에만 맞춰져 있다. 노년은 ‘돌봄’의 언어로만 호명되고, 교육의 대상에서는 조용히 퇴장당했다. 이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습인가.
한 번 세상을 위해 모두 타버린 나무는 숯이 되었다. 그러나 숯은 끝이 아니다. 불씨를 품고 있다. 문제는 숯이 아니라, 다시 불을 붙일 바람이 없다는 데 있다. 지금 서울의 시니어 세대가 그렇다.
평생교육은 복지가 아니라 도시 전략이다
서울의 시니어 평생교육은 지금까지 문화 강좌·여가 프로그램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는 친절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교육이 삶을 다시 설계하지 못할 때, 노년은 고립되고 사회는 비용을 떠안는다.
이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시니어 평생교육은 복지 정책이 아니라 사회 산업 정책이며, 노년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경험과 지혜의 생산자다. 서울이 진정한 글로벌 도시라면, 지식·경험·윤리를 축적한 노년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가 해야 할 일: ‘배움의 도시 인프라’ 구축
서울시는 다음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첫째, 시니어 평생교육을 ‘도시 인프라’로 격상해야 한다.
도서관·문화센터·평생학습관을 단순 강좌 공간이 아닌 토론·연구·재능기부·세대 멘토링이 가능한 ‘시민 배움 플랫폼’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둘째, 은퇴 이후 제2의 사회 역할 설계 과정를 제도화해야 한다.
직업이 아닌 ‘역할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역 멘토, 돌봄 코디네이터, 시민 교사, 사회적 기업 참여자로 이어지는 교육-활동-기여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서울교육청이 해야 할 일: ‘어른 교육’을 교육정책으로
서울교육청 역시 기존의 학생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첫째, ‘성인 교육(Adult Education)’을 공식 교육정책 영역으로 선언해야 한다.
학생만 교육의 대상이라는 사고는 이미 시대에 뒤처졌다. 어른이 배우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의 미래도 없다.
둘째, 시니어–청년–아동을 잇는 세대 통합형 교육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노년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청년은 삶의 방향을 배우며, 아동은 존경할 어른을 만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의 가장 값싼 혁신이다.
성과를 공개하라, 그래야 정책이 된다. 평생교육도 이제는 성과를 말해야 한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시니어 학습 지속률, 사회 참여 전환율, 세대 신뢰 지표 등 세 가지 지표를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측정하지 않는 정책은 개선되지 않는다.
숯에 바람을 넣는 도시가 미래를 얻는다. 정치는 다음 선거를 보지만, 교육은 다음 세대를 본다. 서울이 해야 할 선택은 분명하다.
노년을 비용으로 관리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불을 붙여 도시의 자산으로 만들 것인가. 숯은 아직 뜨겁다. 이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그 불씨를 살릴 차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