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의 THE교육] 꼼수와 반칙의 입시, ‘가짜 정의’를 걷어 치워라
더에듀 | 대한민국에서 ‘입시’는 단순한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측정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국가의 기틀을 지탱하는 정의의 척도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을 보라. 영재교육은 기득권의 신분 세습 통로로 변질됐고, 농어촌 특례는 도시 사람들의 ‘꼼수 전입’ 무대로 전락했다. 부모의 정보력과 재력이 아이의 실력으로 둔갑하는 이 기막힌 현실 앞에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정의는 죽었는가”라는 냉소적인 탄식이 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이공계 인재 양성의 요람이어야 할 영재학교의 타락이다. 국가가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천재들을 키우는 이유는 단 하나,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 기술을 선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수재들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영재학교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병원의 ‘흰 가운’을 입기 위해 의대 진학의 징검다리로 전락했다. 영재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공분은 극에 달해 있다. 영재학교 학생이 의대로 눈을 돌리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영재가 아니라 국가 자원을 좀먹는 ‘특권층의 탐욕’일 뿐이다.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인재 배분 시스템의 대실패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