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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사이야기] 성과급 폐지 ‘가치 논쟁’은 필요하다

김승현 선생님의 성과급 글에 대한 반론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지난 8일 김승현 선생님이 <더에듀>에 게재한 ‘05년생 교사가 온다: 성과급 그리고 세대별 공정성 담론의 변화’라는 글을 통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관점을 접하게 되어 좋았으나 큰 줄기에서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글을 쓴다.

 

건강한 말들이 오갔으면 좋겠다.


성과급 제도, 가치 논쟁이 문제인가


김승현 선생님은 “성과급 폐지 담론의 근거가 사실에 대한 정확한 해석보다 성과급 제도 자체에 대한 가치 논쟁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것이 매년 일선 학교의 다면평가 관리위원회에서 ‘이런 회의는 없어져야’, ‘성과급이 없어져야’와 같은 공염불로 끝나는 까닭이다”라고 했다.

 

또 “사실근거에 기반한 반대논의가 아니다 보니 논의의 한계가 명확하다. 그래서 논쟁의 초점은 성과급이 과연 교육 현장에 적합한 보상 제도인가 하는 가치문제로 엉켜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러면서 “공정 담론에 초점을 두어 업무 분담의 비합리성을 드러내고 논쟁하기보다는 성과급이 교육 성과와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를 반복하고 되뇌기만 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공감 가는 부분도 있다.

 

‘성과급 폐지 담론의 근거가 사실에 대한 정확한 해석 위에 세워져야 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 말은 곧, 사실에 바탕을 둔 근거를 가져온다면 성과급 폐지 담론은 얼마든 가능하다는 얘기도 된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가치 논쟁(성과급 폐지 논쟁)이지, 사실에 근거한 가치 논쟁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김승현 선생님은 섣불리 성과급 폐지 주장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식으로 논지를 이끈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중간 과정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한번 생각해 보자. 가치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성과급 문제를 얘기하는 건 바람직한가?

 

교육 현장에 성과급이 과연 필요한 건지 아닌지에 대한 논의는 제쳐두고, 묻고 따지지도 않은 채 현재 있는 성과급 제도를 긍정한 전제 위에 논의를 이어가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치 판단의 문제가 먼저 제대로 서야 그다음 이야기도 힘을 얻는다. 물론 좋든 싫든 이미 시행 중인 제도를 당장 폐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한’ 기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필자 역시 이런 논의가 달갑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머리를 맞대며 대안을 고민하는 이들을 앞에 두고 어떠한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런 회의는 없어져야’ 하고 ‘성과급이 없어져야 한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무책임하다. 그러나 그런 자리가 아니라면, 성과급 폐지 주장 자체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런 주장은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돌아가자. ‘성과급이 교육 현장에 과연 적합한 보상 제도인가’라는 가치문제를 따지는 것이 정말 불필요한가?

 


성과급 폐지 가치 논쟁


본격적인 성과급 폐지 관련 ‘가치 논쟁’을 하고자 한다.

 

어떤 논의든 뿌리부터 짚어야 단단하고 굳건해진다. 다시 말해 뿌리 더듬기, 곧 가치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게 나는 오히려 ‘공염불’이라고 생각한다.

 

김승현 선생님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준을 자연스레 ‘업무’(학폭, 기초학력 업무 등의 행정 업무)로 한정해 이야기한다.

 

실제로도 송석희 선생님의 글(실천 아레나, ‘더 이상 교사에게 B딱지를 붙이지 마라’)을 보니, 성과급과 관련하여 교육부가 발표한 계획 첫 장에는 ‘직무에 충실하면서도, 힘들고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을 우대하여 교직 사회의 사기 진작을 도모하기 위해 성과급을 지급한다’라고 쓰여 있다고 한다.

 

송석희 선생님은 ‘애써 가장 기피하는 업무를 맡는 사람은 통제하기 어려운 학생이 있는 학급의 담임이다’라고 썼고, 나 또한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교육부가 저 말에서 이야기한 ‘업무’는 ‘학급 담임 업무’가 아니라는 것, ‘학급 담임 업무’는 업무로 치지도 않는다는 것, ‘학급 담임 업무’를 제외한 ‘행정 업무’라는 것을.

 

묻고 싶다. ‘성과급 지급의 기준이 ‘행정 업무’가 되는 게 맞는 것인가?’

 

혹여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것 자체를 일단 반대하지 않는다고 치자. 그렇다고 성과급을 ‘행정 업무’ 잘하는 교사를 많이 주는 게 맞냐는 말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다. 교사가 평가받아야 한다면 ‘가르치는 것’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잘 가르치고 아이들의 성장을 충분히 이끌어 낸 교사에게 성과급을 더 많이 주는 게 맞다. 그러니까 필자는 교육부의 성과급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닌 ‘성과급 지급 기준의 전제를 비판하는 것’이다.

 

‘교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앞으로 교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핀다면 현재의 성과급 지급 기준은 그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 그리고 교육부의 기준과 다를 바 없는 기준으로 논의를 이어간 김승현 선생님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교사가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 아이들의 성장을 얼마나 잘 이끌어 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이들의 성적을 보고 알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적어도 공교육에서 가르친다는 것은 지식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성적인 면까지 포함한다. 그런데 인성적인 면에서의 변화는 짧은 순간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선생님의 가르침이 나중에 그 진가를 발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는데, 교육이라는 건 섣불리 평가하기가 참 힘든 영역이다.

 

만약 어찌저찌해서 나름의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교육 영역 즉, 가르침의 영역을 평가할 수 있다고 치자. 그래서 교육을 잘한 교사를 순서대로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울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꼴등이라는 평가를 받은 교사가 다른 선생님들보다 조금 부족했을 뿐이지 그 선생님도 나름 열심히 했고 잘했던 사람이라면 어떨까?’ ‘B등급을 받고 더 적은 성과급을 받는 상황이 타당할까?’

 

결국 이는 상대평가의 함정에 빠질 뿐만 아니라 교육부의 의도와는 달리 교원의 사기만 바닥을 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사의 노력이 순위로 매겨지고, 그 결과가 결국 ‘돈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을 나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면 ‘교사에 대한 평가는 해서는 안 되고 건드려서도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인가?’ 그 역시 함부로 단정할 수 없는 얘기이며,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깊은 고민까진 하지 못했음을 솔직히 인정한다. 다만, 현재와 같은 성과급 시스템으로 교사를 평가하는 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생각만큼은 확고하다.

 

다시 정리하자. 김승현 선생님은 ‘공정 담론에 초점을 두어 업무분장의 비합리성을 드러내고 논쟁하기보다는 성과급이 교육 성과와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를 반복하고 되뇌기만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성과급이 교육 성과와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가 맞는다면 공정 담론을 논하기 전에 성과급 자체에 대해 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교사의 본질은 교육’인데, ‘교육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성과급을 대체 왜 받아들여야 하는가?’

 


기피 행정 업무, 성과급으로 보상해야 할까


그렇다고 기피 행정 업무를 하는 교사들의 노고를 외면하자는 말이 아니다. 분명 힘든 일을 맡아 하는 이들에 대한 보상 체계는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그 보상을 성과급으로 해야 하는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또한 ‘이에 대한 보상 체계가 마치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상 어느 정도 이미 갖춰져 있다.

 

바로 ‘수당’을 통해서다. 힘든 일을 맡아 하는 이들은 (초등의 경우) 사실상 부장 선생님이 대부분이고 이들은 ‘부장 수당’을 받는다. 이 수당이 이전까지는 하는 일에 비해 너무 적은 수준이어서 문제가 되긴 했지만, 현재는 다행히도 두 배가 올라 그런대로 수당의 역할은 한다. 그럼에도 적다고 느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성과급의 형태로 보전받는 게 아닌, 수당 인상을 통해 보전받는 게 맞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기피 업무를 하는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승진과 관련한 혜택을 받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기피 업무를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보상 체계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데, 성과급은 여기에 또 한 번의 보상을 하는 꼴이다. 실제로 성과급 S등급은 대부분 부장선생님이 가져간다.

 

여기서 다시 한번 물을 수밖에 없다. ‘성과급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가.’

 

그밖에 김승현 선생님은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 즉, 보직교사들이 봉급이 줄어드는데도 성과급 폐지에 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르므로 ‘성과급 폐지에 대해 모든 교사가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물음은 나름 타당했고 신선했다. 다만, 그 주장을 증명해 주는 뒷받침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건 아쉬웠다.

 

필자는 김승현 선생님의 물음이 나름 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꼭 그럴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직을 맡는 교사, 기피 업무를 맡는 교사는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는 내가 보직을 맡을 수도 있지만 내년에는 맡지 않을 수도 있다. 기피 업무 또한 이번 연도에는 맡을 수 있지만, 다음 연도에는 맡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은 고정 집단이 아니어서 성과급 폐지에 대한 견해도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성과급은 급 간에 따른 금액 차이가 수천만 원, 아니 수백만 원 차이라도 나면 모르겠지만 한 등급의 차이는 차등 지급률 50퍼센트로 했을 경우, 100만 원을 채 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액수를 지키겠다고 성과급 제도를 끝까지 집요하게 고수하겠다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김승현 선생님의 글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성과급 재원이 원래 교사 월급에 포함되어야 하는 금액’이라는 말은 사실과는 다르다.

 

교육부나 오늘날 기획재정부의 공식 입장은 성과급 재원은 별도의 재원으로 충당되므로 성과급을 폐지할 경우 기본 봉급에 포함할 수 없다는 것과 기본 봉급에 성과급을 포함할 경우,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것.

 

조금 더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겠지만, 만약 김승현 선생님의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성과급 폐지는 좀 더 신중하게 다가갈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다만, “성과급 재원이 원래 교사 월급에 포함되어야 하는 금액”이라는 말이 나는 완전히 틀린 말 같지는 않다.

 

별도 재원으로 충당되더라도 그 재원이 교사에게 지급될 목적으로 편성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성과급 문제는 어쩌면 ‘그 재원을 순전히 어떤 방식으로 교사에게 나눠줄까’의 문제이지 주지 않을 돈을 억지로 편성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사기업과 다르게 교사의 성과급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성격은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교사의 월급에 사실상 포함되는 금액이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틀린 말은 아니다.

 

처음부터 치밀하게 따지자면, 교사는 일반 행정 공무원이 아니다. ‘교육 업무’, 즉 가르치는 일을 하라고 뽑힌 ‘특정직 공무원’이다.

 

만약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당연히 그 기준 역시 ‘가르침’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다른 분야의 일과 다르게 ‘교육 분야’는 성과를 측정하기도 쉽지 않고 성과를 측정한다고 하더라도 돈으로 환산하는 방식이 교육적이지도 않다.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교육적이지 않은 방식을 택한다는 것은 자기 모순이다.

 

결국 문제는 ‘우리가 교육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교육 분야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성과급이라는 경쟁 위주 시스템을 막무가내로 끌고 들어온 그 시작부터가 문제이다.

 

이 성과급이라는 재원을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나누는 것이 조금이라도 교육의 본질에 맞는지 처음부터 따지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요구해야 한다.

 

성과급 가치 논쟁을 외면하지 말고 처음부터 그렇게 치밀하게 따져 들어가야 한다.

 

이 글은 김승현 선생님의 실천아레나 및 더에듀에 실린 ‘성과급, 폐지가해답인가?’

(http://www.koreateachers.org/news/articleView.html?idxno=4083)

 

‘05년생교사가온다'(http://www.koreateachers.org/news/articleView.html?idxno=4194),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527)에 대한 반론 성격이 있음을 밝힌다.

 

* 이 글은 실천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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