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학교의 엄격한 휴대전화 금지 조치만으로는 청소년들에게 스크린 타임이 끼치는 악영향을 막을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빅토리아 굿이어(Victoria Goodyear) 교수가 이끄는 버밍엄대 연구진은 18일 국제 학회지인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 Medicine)’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학교의 휴대전화 정책이 청소년의 전화 사용과 웰빙에 미치는 영향: 질적인 사례 비교 연구(How school phone policies influence adolescent phone use and wellbeing (SMART Schools): a qualitative comparative case study)’를 발표했다.
연구는 7개교에서 177명을 대상으로 한 40개의 초점 집단 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7개 학교 중 4개교는 쉬는 시간 등에 사용을 허용하는 학교였고, 3개교는 일과 중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학교였다. 면접 인원은 학생 82명, 교직원 46명, 학부모 49명으로 구성됐다.
휴대전화 금지된 시간 보충하려 들어
면접 결과 휴대전화의 사용 용도는 대인 관계, 의사소통, 유흥, 학습 등으로 비슷했으며,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정신적 웰빙, 수면, 신체 활동에 부정적 결과를 끼치고 있었다. 특히 주로 소셜 미디어와 게임을 포함한 유흥과 친구나 가족과 연락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학습을 위한 사용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휴대전화 사용이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설명했는데, 소셜 미디어 사용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기분을 좋게 한다거나 다른 부정적인 상황들로부터 정신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그런데 휴대전화를 금지하는 학교 학생의 사용 습관이 더 건강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학교 일과 후에 못 했던 휴대전화 사용을 보충하기 위해 잠, 신체 활동, 과제 등에 쓸 시간을 줄이는 경향이 더 높았다. 특히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는 학교에서는 등하교 시간에 학생들이 대면 상호작용을 대신해 휴대전화에만 집중했다.
휴대전화를 허용하는 학교라고 휴대전화 사용이 신체적 활동 참여를 줄이는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스크린 타임 제한, 앱 삭제, 방 밖에서 충전 등 자기 조절 전략을 학교 밖에서도 사용할 뿐 아니라 정서적 웰빙을 증진하는 데 활용할 줄 알았다.
학폭 양상은 다르지만, 결국 학교 밖 온라인이 교실에 영향
사용을 허용하는 학교에서는 학교 일과 중에 휴대전화 상에서 갈등이 증폭되는 일이 많았으며, 학교에서 타인을 사진이랑 영상으로 찍는 일이 종종 문제가 됐다.
친구가 없는 학생들은 휴대전화 사용이 소외감을 줄이고 마음을 편하게 해줘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일부 교사는 계속해서 대면 상호작용을 안 하면서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면 금지 학교에서는 대면 상호작용이 늘었고, 교우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갈등이 얼굴을 마주 보고 주고받는 말로 증폭됐기 때문에 신체적인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더 많았다.
휴대전화의 채팅방 등의 갈등이 학교폭력이나 교내 갈등으로 이어지는 문제는 어떤 정책의 학교든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갈등이 일과 밖 시간에 주고받는 휴대전화 메시지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학부모와 관계에서는 휴대전화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주요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휴대전화 전면 금지 규칙에는 찬성하면서도 학교 일과 중 자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완전히 준수하고 있지 않았다.
교사들은 주로 휴대전화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관리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교직원의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문제와 일과 후 교사와 학생 간 연락을 우려했다. 특히, 학생과 교사 간 상호작용을 위해 학교에서 사용하는 앱이 있는 경우 이런 우려는 더 커졌다.
있어도 없어도 학습 방해 요소가 되는 스마트폰
휴대전화의 학습적 사용은 쉬는 시간에라도 사용을 허용하는 학교에서 더 잘 이뤄지고 있었지만, 휴대전화가 교실 안에 나와 있기 때문에 종종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전면 금지 학교에서는 휴대전화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찬반이 혼재된 메시지가 전달됐다. 게다가 수업 시간 중에 휴대전화를 갖고 잇지 못해도 주의 산만을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못해서 계속 신경 쓰거나 메시지에 대답을 못 할 것을 걱정했다.
또한, 휴대전화 사용 규칙이 오히려 허용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학교보다 덜 지켜졌다. 휴대전화 사용 규칙 위반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상황도 학습에 대한 집중을 방해했다.
연구진의 면담 내용에 따르면 일과 중 휴대전화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학생들은 휴대전화와 소셜 미디어 콘텐츠에 관해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자체가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었다.
허용 vs 금지, 각각 장단점…금지가 좋다고 단정 못 해
연구진은 “전면 금지 정책은 대면 상호작용을 증대시켰지만, 학습과 건강에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며, 허용 정책은 건강과 자기 주도성에는 긍정적이었지만, 학습과 안전하고 서로 지원하는 환경 형성에는 긍·부정의 영향이 다 있었다”고 요약했다.
이런 휴대전화 사용이 웰빙에 끼치는 영향도 단지 학교의 휴대전화 정책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어떤 학생들은 휴대전화 사용이나 학교의 휴대전화 정책이 웰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고, 어떤 학생들은 영향받았다.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이나 학생의 성향 등에 따라 다른 결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왜 그간의 연구가 혼재된 결과를 보였는지 설명하고 있다”면서 “이번 자료는 접근을 금지할 경우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고 교내 휴대전화 접근을 허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유익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더한다”고 했다.
이어 “결국 학생들의 전체적인 휴대전화 사용과 웰빙에 끼치는 영향은 학교 내의 금지 정책만이 아니라 학교 안팎의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조치들은 학교 내외의 환경을 모두 포함해 청소년 웰빙을 지원하는 더 넓은 접근 안에서 다뤄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Research)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와 청소년의 정신적 웰빙에 학교 정책이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스마트스쿨’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