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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의 THE교육] 우리 사회가 교사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존중은?

TALIS 2024 결과를 보고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휩쓴 ‘교권 추락’에 대한 깊은 우려는 일면 타당하다. 일부 심각한 교권 침해 사례는 교직의 본질을 위협하며 공교육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4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결과는 이러한 세간의 인식과 다소 상반되는, 한국 교직 사회의 흥미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이 결과는 교사를 단순한 ‘직업인’이 아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회적 전문가’로서 존중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제시한다.


교사를 향한 ‘존중’의 재발견


조사 결과, 한국 교사 10명 중 8명 이상(81%)이 학생들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OECD 평균(71%)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치이다.

 

학부모로부터 존중받는다는 응답(71%) 역시 OECD 평균(65%)을 웃돈다. 이 수치는 우리 아이들이 여전히 선생님을 존경하며 학교 현장의 기본적인 관계는 건재하다는 희망적인 증거다.

 

더 주목할 점은 저연차 교원의 이탈 의향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30세 미만 교사 중 5년 내 교직을 떠날 의향이 있는 비율은 5%에 불과해, OECD 평균(20%)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는 교직 자체에 대한 한국 젊은 교사들의 근본적인 만족도와 사명감이 여전히 높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몇몇 갈등 사례 뒤에는, 헌신적인 교사들의 노력이 학생들의 존중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사의 스트레스, ‘교권’의 새로운 해석


그렇다면 교사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번 조사는 그 원인이 수업 외적인 업무 부담에 집중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교사들은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학부모 민원 대응(57%)과 과도한 행정 업무(50%)를 꼽았다. 실제 한국 교사의 행정 업무 시간은 주 6시간으로 OECD 평균(주 3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 교사들은 정작 중요한 수업 및 수업 준비 시간(25.5시간)은 OECD 평균(30.1시간)보다 적게 할애하고 있다.

 

이는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육 전문가가 아닌 ‘행정 전문가’나 ‘민원 처리 전문가’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극적인 현실을 고발한다.

 

교권 추락은 단지 학생이나 학부모의 ‘침해’ 뿐 아니라, 교사를 교육 전문가로 대우하지 않고 잡무와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시스템의 실패에서도 비롯된 것이다.

 

행정 업무와 불필요한 민원 대응 부담을 줄여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교권 회복이자, 우리 사회가 교사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존중이라고 생각된다.

 


‘사회적 직업’으로서의 교직 존중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격 형성, 사회화, 그리고 잠재력 발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래 사회의 설계자다.

 

그들이 받는 존중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공교육과 미래 세대에 거는 기대와 신뢰의 척도다.

 

비록 급여 만족도는 낮아졌지만, 고연차 교사의 높은 급여 수준은 한국 사회가 교직의 전문성과 경력에 대해 늦게나마 보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 사회는 교직에 대한 지속적인 전문성 존중과 함께, 그들이 직무 스트레스 없이 교육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교사의 권위는 법이나 제도로만 확립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의 가치를 사회 전체가 진심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할 때 비로소 교권은 굳건히 설 수 있다.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교사의 권위와 헌신에 대한 깊은 존중을 되찾아야 할 때다.

 

‘우리는 오늘,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선생님에게 진정한 존경을 표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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