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ㅣ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

“요즘 애들은 지적을 못 견딥니다.”
“기분 나빠할까 봐 뭐라 하기도 힘들어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다. 칭찬에는 환호하지만, 충고엔 등 돌리는 아이들. 토론 시간엔 반론을 비난으로 착각하고, 조언은 잔소리로 여기기 일쑤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다름’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부족하고, ‘지적’을 감정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조선 후기 학자 유중교 선생이 남긴 ‘성재집’의 글귀는 새삼스레 큰 울림을 준다.
그는 남이 내 잘못을 말해 줄 때, 오히려 세 가지를 ‘기뻐해야 할 일’이라 했다. 삼가희(三可喜), 곧 ‘세 가지나 기쁜 일’이라는 뜻이다.
첫째, “내가 나의 잘못을 알게 되어 고칠 수 있으니 기쁘다.”
요즘 청소년들은 비판에 예민하지만, 자기 성찰에는 서툴다.
나를 객관화하는 능력은 타인의 말에서 출발한다. ‘아, 내가 그런 실수를 했구나’라는 자각은 곧 성장의 출발선이다. 청소년기에 타인의 지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은 인격의 기초를 닦는 밑거름이 된다.
둘째, “상대가 내 잘못을 덮지 않고 말해 주니 기쁘다.”
현대 사회는 갈등 회피의 문화가 만연하다. 친구 사이든 교사든 ‘불편한 말은 하지 말자’라는 암묵적 동의가 흐른다. 그러나 진짜 친구는 잘못을 눈감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진정한 협력과 소통을 배우려면, 비판을 감정의 적이 아닌 관계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부터 배워야 한다.
셋째, “상대가 나를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보았으니 기쁘다.”
누군가 용기를 내어 내게 조심스레 조언을 건넨다는 것은 내가 그 조언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라는 신뢰의 표시다. 이는 ‘듣는 태도’가 곧 인격임을 말해 준다.
소통과 협력은 단지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닌, 경청하고 수용하는 품성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삼가희’는 단순히 개인 수양을 넘어서 ‘관계의 예절’이자 ‘공동체의 도덕’이다.
충고는 공격이 아니라 관심이며, 지적은 배척이 아니라 배려이다. 청소년들이 이 진리를 배운다면, ‘불통’과 ‘단절’이라는 현대 교육의 그늘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관계를 가르치는 일이다. 잘 듣는 아이가 잘 말하고, 잘 받아들이는 아이가 잘 성장한다.
우리가 지금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지적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지적을 감사하는 마음’ 아닐까?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