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

이제는 너도?...나도! 가능한 생성형 AI 동화 제작
글을 잘 쓰는 사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대부분 작가일 것이다. 작가는 그만큼 전문적이고 필력이 좋아야 하는 사람이다.
동화책이나 소설책 제작은 누구나 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동화 출판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내가 생각한 내용을 글로 풀어쓸 수 있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또는 주제나 주인공, 장소와 시간 등만 정해주면 누구나 간단한 동화 한 편을 제작할 수 있다.
손으로 직접 쓰지 않아도 요즘엔 ‘브런치’라는 어플이 있어서 쉽게 글을 타이핑해 공개적으로 올릴 수 있다. ‘브런치’ 어플에서는 작가 등단이 가능하며 나의 일상이나 생각, 나누고 싶은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필자도 ‘브런치’ 어플에서 작가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요즘엔 글 자체를 인공지능이 써주기도 하는데 텍스트 생성 AI가 대표적이다. ‘뤼튼’, ‘chatGPT’, ‘Gemini’, ‘Grok’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있지만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많지 않다.
‘뤼튼’과 울산교육청에서 만든 ‘우리아이AI’를 활용해서 학교 학생들과 동화를 아이들의 손으로 제작해 보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생성형 AI에서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 제작이 가장 선행되며 사실 이 작업도 필력이 꽤 필요하다.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의 동화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통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프롬프트 제작 연습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사전 작업에 ‘주인공, 주제, 교훈, 일이 일어나는 장소, 일이 일어나는 시간’ 등 제한점을 주어야 생성형 AI 답변의 자유도가 낮아진다. 여기서 자유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방향의 가이드라인을 잘 지킨다는 뜻이다.

이렇게 누구나 생성형 AI를 활용해서 간단한 동화를 제작할 수 있다.
AI 동화 제작은 6학년 학생 대상으로 과학 교과에서 진행하였고,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다 이야기를 만드는 수업에도 활용하였다.
학생들은 생성형 AI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동화를 제작하지만 사실 사전 작업에서 주제와 교훈, 등장인물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또 생성된 동화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거듭 프롬프트를 수정하여 내용 변경도 가능하다.
그래서 학생들은 단순히 생성형 AI에서 동화를 ‘얻기만’ 하지 않는다. 생성형 AI에서 제공하는 동화 내용을 읽어보고 내가 생각한 방향이 맞는지, 수정할 부분은 없는지 생각해 보며 동화의 방향을 확인한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를 통해 글을 얻는 수준을 넘어서 생성된 글에 대한 검토를 통해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작업까지도 가능한 부분이다.

내가 만든 동화로 배움의 경계를 넘어서
생성형 AI로 원하는 내용에 대한 동화 내용을 받아 검토를 마치기만 하고 끝내자니 뭔가 아쉽다. 배움의 경계를 확장할 수 있는 다른 도구들과 방향이 필요하다.
이후 ‘브루(vrew)’라는 인공지능 기반 영상 제작 플랫폼을 통하여 AI 동화 영상을 제작하였고, ‘딜라이텍스(구. 코스페이시스)’로 원하는 동화 내용의 한 장면을 제작하고 이를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로 친구들과 함께 둘러보며 나누었다.

‘브루(vrew)’는 인공지능 기능이 굉장히 잘 탑재가 되어 있어서 영상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특히 동화 내용을 넣기만 하면 알아서 인공지능 기반으로 내용과 맞는 이미지를 생성하여 영상을 제작해 준다. 처음 사용해 봤을 때 이 플랫폼은 놀라웠다.
2010년대 중반쯤 학교폭력 예방 영상을 몇 년 동안 만들면서 사용했던 기본적인 기능을 가진 ‘무비 메이커’와는 전혀 달랐다. 물론 그 이후에 캡컷이나 블로 등 다른 영상 제작 플랫폼들이 나왔지만 vrew는 노트북이나 태블릿으로 작업했을 때 생각보다 원하는 결과물이 잘 나왔다.
자막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자막을 분석하여 다양한 목소리로 더빙하는 것도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 학생들이 영상을 쉽제 제작할 수 있었고, 자막을 넣는다거나 인공지능이 만든 동화 이미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재생성하더라도 작업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6학년 학생들과 만든 동화 영상을 함께 관람하였는데 자신들이 제작한 내용과 영상이다 보니 학생들이 집중을 잘하며 흥미로워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생성한 바다 동화 내용에 대해서 ‘딜라이텍스’로 장면을 구성하였다.
필자는 이미 딜라이텍스로 해커톤 대회에 몇 번 참가했었고 입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3D 사물 배치나 기본 조작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바로 알려줄 수 있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조금 어려워하는 듯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3D 장면을 구성하고 블록 코딩까지 진행해 사물들의 움직임과 대화를 실감 나게 구현했다.
딜라이텍스에는 다른 사용자가 만든 맵을 모아놓은 갤러리가 있는데 갤러리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줬더니 확실히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딜라이텍스로 만든 3D 장면은 AR, VR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휴대폰에 딜라이텍스 어플을 설치하고 AR 기능을 선택하면 증강현실로 자신이 만든 3D 장면이 보인다.

여기서도 학생들이 신기해 했지만 끝이 아니다.
메타퀘스트3 기기를 활용하여 VR 체험을 진행했다. VR 속 맵은 정말 신기했고, 학생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특히 VR의 장점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3D 장면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컨트롤러를 활용해서 앞, 뒤, 옆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뛰기 등 물리적 현상의 실현이 가능하다.
VR을 통해서 학생들의 배움의 경계를 진짜 현실에서 증강현실로, 더 나아가 가상현실로 확장하는 순간이었다.
양날의 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동화 제작이 창작일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생성형 AI로 동화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이 프롬프트를 제작하고 AI로 제작된 동화를 검토하여 비판적인 사고력을 길렀다면 다른 측면에서 교육의 역량을 성취했다고 할 수 있겠다.
생성형 AI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제공되는 내용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위와 같이 학생의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VR을 학생들이 체험해 보면서 어지러울 수 있다거나 눈이 나빠질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부작용 예시들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나누었다.
반대로 장점으로는 ‘바닷속을 언제 들어가 보겠어요’ 등 우주 공간이나 바다 공간처럼 가기 힘든 곳을 가볼 수 있다는 점이 나왔다.
의사들이 수술 연습을 할 때에도 직접 사람을 수술 연습 대상으로 삼기 힘들기 때문에 가상현실을 활용해서 다양하게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학생들도 직접 체험하고 사용해 보면 나름의 장단점을 생각한다.
교육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면 학생들의 체험을 통해 배움의 경계가 넓어지고 시야도 함께 넓어지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 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박수진 = 디지털 기반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초등교사 역량강화 연수 강사, 2024 교실혁명 선도교사, 충북교육청 플랫폼 다채움 선도교원, AI 정보교육 중심학교 운영 담당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평가와 디지털 교육의 접목을 고민하며 교육혁신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