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
작은 교실, 더 넓은 세계를 꿈꾸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교실은 물리적으로 작고 한정된 공간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언제나 이 작은 교실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기후 위기, 낯선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필자의 학급에도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이 모여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다면 이 작은 교실에서 넓은 세상을 만나고, 더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 고민의 실마리를 ‘생성형 AI’에서 찾을 수 있었다.
AI, 세상과 소통하는 창문이 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세계시민교육 수업은 총 10차시에 분량으로 개발되어 진행되었다. 수업 내용은 인공지능 리터러시와 세계시민역량의 하위 요인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초등학교 5학년인 필자의 학급 학생들의 대부분은 ‘세계시민’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다고 했다. 그러니 ‘세계시민’의 정의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생성형 AI라는 친구를 통해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궁금해졌다.
AI라는 창문을 통한 첫걸음을 떼다
프로젝트 수업의 첫 시작인 1~2차시에서는 AI 윤리와 기초 지식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AI는 우리의 삶을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또 단순히 AI의 긍정적이고 밝은 면만을 강조하는 것보다 AI가 만들어낸 가짜뉴스, 편향된 정보 등 AI의 어두운 면을 살펴보며 ‘AI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AI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하여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연습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첫 걸음을 뗐다.
창문 너머의 ‘우리’를 발견하다
3차시에서는 생성형 AI인 ‘뤼튼(Wrtn)’과의 문답을 통해 세계시민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뤼튼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각자의 세계시민의 정의에 대해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시민’의 모습을 구체화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캔바(Canva)를 활용한 ‘세계시민선언문’을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색깔의 세상을 만나다
4~5차시에서는 조별로 탐험해 볼 문화권을 정하고 그곳의 고유한 전통 의상, 음식, 생활 모습 등에 대해 조사했다.
학생들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화권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뤼튼을 통해 그림을 생성하며 시각적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조별로 조사하고 생성한 발표 자료를 친구들 앞에서 다양한 문화권에 대해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탐험의 시간을 가졌다.
작은 교실에서 세상을 향해 외치다
6~7차시에서는 단순한 세상 구경을 넘어 세계의 아픔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뤼튼과 함께 기후변화, 인권과 평등, 난민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탐색하고 조별로 가장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되는 이슈를 골라 국제 뉴스 제작을 위한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
학생들은 조별로 조사한 내용과 생성된 이미지를 캔바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해 나갔다.
학생들이 쓴 시나리오와 생성한 이미지가 브루(Vrew) AI 영상 제작을 통해 ‘우리 반 국제 뉴스’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너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
8~9차시에서는 ‘우리 반 국제 뉴스’를 시청하며 어느덧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토의의 장으로 변해갔다.
뉴스를 통해 다른 조가 조사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알아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겨났다.
학생들은 다시 뤼튼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 방법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열띤 토의를 이어 나갔다. 이번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 직접 동참함으로써 ‘책임 있는 세계시민’으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세상을 향해 띄우는 힘찬 다짐
10차시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으로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작은 실천을 다짐하는 캠페인을 기획하였다.
학생들은 ‘안 녹는 쓰레기, 녹는 빙하’, ‘기아 4초에 1명씩 사망’ 등 캠페인 포스터에 들어갈 문구를 작성하였고, 캔바를 통해 포스터를 완성하였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캠페인 포스터에는 세상을 향한 학생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와 굳건한 다짐이 느껴졌다.
학생들 마음속 자라난 '공감'과 '책임'의 싹
10차시의 여정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막연함’이 ‘선명함’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통해 세계를 알아가고,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실천적인 활동을 통해 세계시민으로서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크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히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한다”, “지구를 지키자”라고 말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후 위기가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먼 나라의 전쟁이 왜 우리에게 아픔이 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과의 관계, 공감과는 먼, 그저 차가운 기술로만 여겨졌던 생성형 AI가 오히려 학생들과 세계를 이어주는 따뜻한 다리가 되어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가치가 있는 수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수업을 통해 우리 반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세계시민’이라는 작은 씨앗이 뿌려지고 싹이 텄다. 이 여린 싹이 자라고 성장하면서 진짜 사회에서 맞닿게 되는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세계시민’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실천할 줄 아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강유미 = 양청초등학교 5학년 담임이자 인성시민기획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인공지능융합교육 석사학위를 받았다. AI와 에듀테크를 활용해 교실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수업을 지향한다. 학생들이 AI를 주체적인 도구로 삼아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지닌 미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