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

저마다의 시간, 저마다의 보폭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
오늘 나눌 내용은 개인 간의 경쟁이나 우위가 아닌 자기 자신과의 경쟁과 성장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사회로 나아가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배움에 관한 이야기이다.
배움의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이 있다.
‘지금의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학생들이 삶의 문제에 부딪혔을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교사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소개해 주고 마음껏 세상을 탐험할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늘 고심한다.
이러한 고심 속에 작은 시작으로 ‘확장현실(XR)과 메타버스를 수업적 요소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작은 교실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 활동은 드넓은 가상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탐험의 기회가 되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학생들에게 현재 살아가는 삶 속에서 도움이 되는 내용과 미래에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들이 배움의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실제적인 삶과 연계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보장도 너무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삶 속에서의 경험은 다양한 변수와 안전 문제와 직결되다 보니 기존까지는 학생들이 실제적인 기능적 기술을 연습하는 것에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은 학생들이 ‘디지털 문턱’, ‘사회적 문턱’, ‘환경적 문턱’을 조금 더 낮추고 해소하며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현실의 벽을 허무는 가상 교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XR과 메타버스 활용 교육의 정의는 이전 칼럼에서 다뤄진 바와 같다.
([교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 ⑤최소제한환경(LRE)과 디지털 경험의 확장(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649)/ [교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 ⑪디지털 세상 속 소통과 사회정서역량 함양(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882)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모두 아우르는 범주의 개념이고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현실 속에서 디지털 세상과 상호작용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도 메타퀘스트3를 통한 VR 활용 교육, 구글 사이트나 퀴버 등의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AR 수업으로 삶 속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교과의 내용들을 보다 직관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이 보장된 환경 속에서 충분히 연습하고 실제 삶과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매력이었다.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몸으로 다시 한 번 체득하는 학습’이 제공됨에 따라 반복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보다 흥미롭고 효과적인 활동으로도 작용했다.
즉, 추상적인 개념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히고 느끼며 배우고, 실제 상황에서 어려움과 불안을 느끼기 쉬운 아이들이 실패해도 괜찮은, 안전하고 다정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학급에서 아이들과는 주로 AR, VR을 활용한 활동을 많이 하였다. 이와 더불어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가상 공간에서의 흥미와 재미를 배움과 연결짓고자 하였다.
전체적인 과정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및 조작 능력의 향상도를 촉진하는 것에도 의미를 두고 활동을 진행하였다.
우선 구글 AR 및 퀴버앱을 활용하여 그림카드와 동영상 등으로 사전에 학습한 동물들을 교실 바닥에 등장시켰다.
거대한 공룡과 팬더, 사자 등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너도 나도 신기해하며 충분히 관찰하고 탐험하였다. 그리고 동물원에서의 에티켓이나 주의사항, 안전하게 활동하는 법에 대해서도 연계하여 학습할 수 있었다.

VR을 활용한 수업에서는 메타퀘스트3를 활용하여 게임이나 조작, 운동 콘텐츠로 충분히 기본 조작 방법을 익힌 뒤에 360도 카메라와 연계한 활동으로 체험학습 현장이나 우리학교의 주요 공간, 특별실 등의 위치를 알아보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우리 학교의 위치, 앞으로 가야할 체험학습 장소 등에 대해 미리 살펴보고 해당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은 VR 헤드셋을 쓰고 가장 익숙한 그 공간에서 ‘안전한 보행’, ‘주요 특별실의 위치 기억하기’ 등과 같은 훈련을 반복할 수 있었다.
실제와 같은 환경이었기에 학생들은 낯섦 없이 활동에 몰입했고, 가상의 상황을 스스로 탐색해 나가며 '할 수 있다'는 성공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이는 곧 현실 세계에서의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기술을 넘어 ‘교육 기회의 평등’을 향한 XR활용 교육은 단순한 흥미 유발을 넘어, 장애학생과 느린학습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교육적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 내재적 학습 동기 부여: ‘해야 하는 공부’가 아닌 ‘하고 싶은 놀이’가 되면서, 아이들의 자발성과 몰입을 극대화 - 다중지능의 발현: 시각적, 공간적, 신체 운동적 감각을 자극하며, 특정 지능에 편중된 학습방식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작용 - 안전한 사회적 연습 공간: 현실의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연습하며, 포용적 환경에서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해당 사회적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도움. - 디지털 격차를 넘어 디지털 포용으로 작용: 미래 사회에서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인 디지털 기술을 자연스럽게 교과 활동과 연계하여 익히며, 디지털 세상 속 ‘단순 소비자’가 아닌 ‘주체적 생산자’로서 경험하도록 도움. |
기술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손길에서 비로소 온도가 결정된다. XR과 메타버스라는 도구가 모든 아이들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따뜻하고 지혜로운 교실을 만드는 데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윤필원=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상과 조금 더 편하게 연결되고, 낯선 상황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와 메타버스, 코딩 등 다양한 도구들을 수업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시도를 이어가며, 디지털이 아이들에게 ‘익숙하고 안전한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에듀테크, 교육과정, 특수교육, 통합교육, 기초학력 등의 분야에서 컨설턴트와 연수 강사로 활동하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방향을 찾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정보화 분야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여전히 배움이 멈추지 않는 교사로서 일상의 수업 속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실천해가고 있다. 기술보다 사람, 도구보다 관계를 중심에 두는 교육을 오래도록 지향하고 싶은 교사다. 이메일: whatfee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