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
AI, ‘경쟁자’가 아닌 ‘날개’가 되는 순간
생성형 AI의 등장은 우리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AI가 다 해버리면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은 교사인 나에게도 큰 숙제였다. 하지만 수업 속에서 확인한 정답은 명확했다.
AI는 아이들을 밀어낼 경쟁자가 아니라,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상상력을 날개처럼 펼쳐줄 강력한 무기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AI보다 더 많이 암기하는 아이를 기르는 것이 아니다. AI를 수업으로 끌어들여, 아이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담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돕는 ‘수업의 대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기술(AI)에 호기심(X)을 더하다: 과자에서 시작된 변화
정부와 교육계가 강조하는 ‘AI + X’의 핵심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AI’라는 기술 자체에만 매몰되곤 한다. AI를 그저 결과물을 뚝딱 만들어 내는 편리한 도구로만 바라보며, 기술적 기능에만 집중하곤 한다.
그러나 진짜 수업의 방점은 AI 뒤에 붙는 ‘X’에 찍혀야 한다. 여기서 X는 딱딱한 교과 지식이 아니다. 아이들이 평소 좋아하는 게임, 곤충, 혹은 등굣길의 불편함 같은 ‘반짝이는 관심사’여야 한다.
나의 수업은 ‘무엇(X)을 만들어 볼까?’라는 즐거운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식욕이자 호기심인 ‘과자 분류 모델’로 시작했다. 흥미를 느낀 아이들의 시선은 곧 더 넓은 곳으로 향했다.
“선생님, 헷갈리는 분리수거도 AI가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캔과 페트병을 분류하는 ‘재활용 도우미 AI’ 프로젝트였다. 단순한 코딩 실습이 수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환경(X)을 생각하는 프로젝트로 발전하는 순간이었다.
‘인지적 부채’를 넘어 ‘창작의 희열’로
종종 우리는 AI를 정답 자판기로만 소비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건너뛰는 ‘인지적 부채(Cognitive Debt)’를 쌓곤 한다. 하지만 자신의 관심사(X)가 결합한 수업에서 아이들은 달랐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원리를 파고들고 데이터를 모았다. ‘내 생각을 진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순수한 창작의 욕구가 아이들을 움직인 것이다.
아이들에게 그 수업 시간은 지루한 공부가 아니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교사의 역할: 지식 전달자에서 ‘수업 디자이너’로
물론 기본적인 AI 사용법 교육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기술이 빛을 발하게 만드는 건 결국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몫이다.
붓을 쥐여준다고 모두가 화가가 되는 건 아니듯, AI 사용법만 가르친다고 혁신가가 되진 않는다. 이 붓(AI)으로 어떤 그림(X)을 그릴지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것, 그런 질문의 판을 깔아주는 것이야말로 미래 교사의 역할이다.
미래의 교실은 정답을 찾는 공장이 아니라,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X)을 실험해 보는 연구소가 되어야 한다. 차가운 기술(AI)에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호기심(X)을 더해주는 것,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AI + X’ 수업의 진짜 모습이다.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조현기 = 서울금북초등학교 교사이자 XR메타버스교사협회 회원. 초등교사이자 사회과교육 박사로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새로운 시민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건국대학교 AI융합교육전공에서 VR/AR의 교육적 활용, 교육프로그래밍기초, AI융합교육설계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AIEDAP 마스터교원·교실혁명 선도교사·찾아가는 학교 컨설팅 사업에서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많은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는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 변화와 시민성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사회과 수업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