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조백송] 조작 가능한 선거 여론조사 "폐지가 답이다"

  • 등록 2026.02.07 11: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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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기관의 출마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가 홍수처럼 실시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는 오랫동안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돼 왔다. 그러나 선거에서의 여론조사는 더 이상 민의를 반영하는 중립적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선거 과정 전반에 각종 부정과 부패를 유발하고,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하는 위험한 제도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는 개선의 수준을 넘어, 공직선거 출마자 여론조사 자체의 폐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선거여론조사는 선거를 정책 경쟁이 아닌 ‘수치 경쟁’으로 전락시킨 지 오래다. 지지율 숫자는 후보자의 능력과 도덕성, 정책 비전보다 앞서는 절대적 기준이 돼버렸다.

 

유권자는 후보가 무엇을 말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보다 ‘이길 수 있는 사람인가’를 먼저 따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밴드웨건(bandwagon)효과와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며,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은 심각하게 침해된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인 자율적 선택을 근본에서부터 흔드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여론조사는 구조적으로 부패에 취약하다.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조작된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특혜를 제공받은 부패 사건이 발생했다. 이것이 선거 결과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여론조사는 문항 설계, 표본 추출 방식, 조사 시점과 결과 공개 방식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왜곡할 수 있다. 실제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질문 배열, 응답률이 낮은 계층의 배제, 조사 결과의 선택적 공표 등은 후보자들의 공공연한 선거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론조사가 ‘조작이 가능한 정치 기술’로 인식되는 순간, 금권과 권력이 개입할 여지는 더욱 커진다. 따라서 여론조사는 선거의 불공정을 구조화한다.

 

자금력과 조직력이 있는 후보는 여론조사를 반복적으로 실시·공표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형성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보는 출발선에서부터 배제된다. 이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할 선거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여론조사가 많을수록 민주주의가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득권 정치가 고착화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여론조사가 언론과 결합하면서 왜곡의 힘을 배가시킨다. 정책 검증과 공약 비교는 사라지고, 지지율의 소수점 변화가 기사의 제목을 장식한다. 언론의 반복 보도는 여론조사를 ‘사실’이자 ‘결론’으로 만들어 버리고, 유권자는 그 흐름에 순응하는 소비자가 된다. 숙의와 토론의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선거는 민주적 의사결정이 아닌 집단 심리 게임으로 변질된다.

 

이러한 여론조사의 폐해를 고려할 때, 공직선거 출마자 여론조사는 더 이상 보완의 대상이 아니라 폐지의 대상이다.

 

여론조사를 없앤다고 민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권자는 여론조사의 지지도 숫자에서 벗어나 후보자의 정책, 도덕성, 실천 능력을 직접 비교·판단하게 된다. 토론회, 공약 검증, 시민 참여형 정책 평가 등 대안적 수단은 충분히 존재한다.

 

민주주의는 편리함이 아니라 책임 위에서 작동한다. 여론조사가 만들어 낸 허상 속의 민심에 선거를 맡길 것인지, 유권자의 성숙한 판단에 민주주의를 돌려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각종 부패와 왜곡을 양산하는 공직선거 출마자 여론조사는 이제 역사적 역할을 다했다. 폐지만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다.

 

# 더에듀는 교육감 선거 출마자들의 칼럼을 받고 있습니다.

조백송 전 강원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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