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연재 기자 | B형 독감에도 출근을 이어가다 세상을 떠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인 3일 저녁, 길거리와 온라인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주최측과 참여자들은 유아 교육 근무 환경 개선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저녁 7시 서울 보신각에서 유가족이 참여한 추모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강민정·강신만·정근식·한만중·홍제남 서울교육감 예비후보가 참석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사건이 경기도에서 발생했지만 경기교육감 예비후보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동료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열악한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내가 오늘 쉬면 아이들은 어떡하지’, ‘동료 선생님들에게 피해 주는 건 아닐까’ 하는 그 마음을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똑같이 품고 살아오고 있다”며 “토요일 출근, 발표회, 체육대회 등등 유치원 교사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실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1월 19~24일 발표회 리허설 및 고강도 육체노동과 놀이보고서 작성을 위한 심야 재택근무, 주말 강제 출근 등 강도 높은 업무를 이어갔으며 결국 독감 증상이 발병했다.
26~30일에는 B형 독감 확진을 받게 됐으나 출근을 이어갔으며, 결국 응급식에 실려가 의식을 잃은 후 14일 만에 숨을 거뒀다.
고인의 아버지는 “그 힘들고 긴 시간을 아빠가 대신 아파줄 수도, 대신 견뎌줄 수도 없었다는 생각에 아빠 가슴은 오늘도 시려온다”며 “아빠는 아직도 널 보내지 못하고 있다. 사랑스럽고 소중한 딸과 함께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사립유치원의 관행에 따른 불법적인 업무 행태를 바로 잡는 역할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선생님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당국의 무관심과 방관이 만들어 낸 사회적 참사”라며 “교사들이 건강해야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란다는 단순한 명제가 짓밟히는 현실, 아파도 교실에서 죽어야 하는 현실을 이제는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민 전교조 경기지부. 지부장도 “믿기지 않는 이 참담한 사건의 뒷면에는 아파도 쉬지 못하는 학교 구조가 있다”며 “고인의 죽음을 직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교사 병가 사용 승인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계신 어머님, 아버님께 힘이 되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진명선 전교조 유아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이 죽음이 개인의 불행으로만 남지 않도록 우리는 반드시 유아교육의 구조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교사가 아프면 쉴 수 있는 휴식권이 보장되는 시스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9재 추모제는 온라인으로도 진행됐다. 영유아를 위한 전국희망연대가 저녁 8시부터 진행한 온라인 추모제에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정치하는 엄마들, 아이들이 행복한세상 등 여러 교육 관련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대표는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다 함께 무언가 실천할 수 있는 것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는 것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필 유치원 교사는 “후배 선생님들은 더 많은 아이를 가르치고 만나기 위해 몸을 챙겨야 한다”며 “어느 정도 무책임해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추모합니다’, ‘교사를 지켜주세요’,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교사가 교사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등을 메시지로 남기며 고인을 애도했다.
한편, 유치원 측은 고인이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시각, 고인의 자필 서명을 위조해 의원면직 신청서(사직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부천교육지원청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