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 소속 김경한 중부대 교수가 “대통령실과 교육부, 국회 여당 교육위 모두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말하며 표절 발표를 막기 위한 여당의 압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검증단은 지난 2023년 김건희 논문 검증에 나서 표절을 밝혀냈으며 올해 석박사 학위 취소를 이끌었다.
김 교수는 지난 23일 굿모닝충청의 ‘최영규 기자의 팩트펀치’에 출연해 “김건희 때는 검증단에게 박수를 쳤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측에서 문제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며 “교육부도 이전에는 부산교대, 경북대 등의 감사를 통해 논문표절을 밝혀내고 징계를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육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검증단의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전체적으로 소명 가능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대통령실과 여당, 교육위원회 모두가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 국민들의 실망감을 증폭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 인사로부터 두 가지 외압을 받았음을 폭로했다.
그는 “이 후보자의 논문은 표절이 아니라고 발표하라는 외압이 들어왔다”며 “표절이라는 용어를 빼라. 김건희랑 똑같이 되는 것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누구에게서 전화를 받았냐는 질문에는 “하나 거쳐서 전화를 받았는데, 여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회견도 막으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검증단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당시 이 후보자의 150개 논문 중 16개의 검증 결과를 발표하며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유형의 표절로 교육자의 자질이 없다”고 비판했다.
검증단의 검증 결과 발표는 뒤이어 16일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요 자료로 활용됐으나, 이 후보자는 당시에도 표절이 아니고 이공계 특성이라는 주장이 이어 갔다. 또 표절 검증 시스템인 카피킬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검증단은 지난 20일 수검증 진행 결과를 발표, 복붙 수준의 구조적 유사성까지 밝혀냈으며 이날 오후 대통렬실은 결국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즉 14일 기자회견은 이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동, 여당 인사의 뜻대로 이날 기자회견이 막혔다면 이 후보자에 대한 결과를 다르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교수는 “기자회견 개최와 관련 검증단 내부에서도 엄청난 갑론을박과 토론이 있었다”며 “(검증 결과를 알리지 않으면) 김건희에 대한 우리의 표절 발표도 신뢰받지 못할 것이다. 보고회를 열고 언론에 이 사실을 알려서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득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외압을 받은 그는 “국민주권정부에서 여당이 해야 할 역할을 망각한 것이 아닌가. 지지율에 심취해 있나. 아니면 민주당의 본모습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지역언론의 침묵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중앙언론밖에 없었다. 그래서 보고회(기자회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겠다는 입장문을 낸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들을 향해서는 “처절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 검증에 참여한 10명의 교수 중 이공계가 포함된 자연계열은 5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