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현의 THE교육] 학폭법 개정 방향 ③공개하라!

  • 등록 2026.01.15 17: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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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교육화를 위한 매뉴얼과 통계의 공개

 

더에듀 | 앞서 ①신고 직후 ‘접수증’, ‘피해학생 권리안내문’, ‘분야별 지원기관 연락처’ 안내와 ②진정한 사과를 가로막는 비밀누설금지 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번에는 ③학교폭력 관련 매뉴얼 및 통계 공개의 필요성을 살핍니다.

 

교육계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가 변경되면서 사법의 형식이 학교폭력 사안처리절차에 반영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이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하는 사람들의 부족과 무능력의 문제입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사법화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유사 사법화하면서 조사의 객관성이나 판단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실패했고, 교육의 포용성은 소멸된 것입니다.

 

입시에 반영되면서 교육지원청 또는 심의위원회 별로 다른 양형의 공평성도 이제는 큰 문제입니다. 각 단계의 목표설정이 잘못되었고, 이를 이행하는 사람들의 교육의지가 없습니다.


세 번째 제안 – 학교폭력 각종 매뉴얼과 통계자료를 공개하라!


교육부는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업무매뉴얼/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안내(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연구소), 학교폭력 피해학생 지유회복 지원 가이드라인(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교폭력 가해학생 특별교육길잡이/ 학교폭력 피해학생 지원길잡이(한국교육개발원) 등 매뉴얼을 만듭니다.

 

이중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은 교육부와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다른 매뉴얼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부 학교폭력 관련기관을 위한 매뉴얼이기 때문에 대부분 비공개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비공개 결정을 합니다. 저는 교육부에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회 운영 안내’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업무매뉴얼’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비공개 결정을 받아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결정을 받았습니다. 그 사유에 대해 교육부는 아래와 같이 답변하였습니다.

 

- 심의위원회 운영 안내

“심의에 필요한 상세한 예시 등이 기재되어 있는바 일반인에게 공개될 경우 가해학생이 사전에 심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관련 학생 간 공통된 답변을 하기 위해 모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생하여 공정한 학교폭력 사안 심의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전담조사관 업무매뉴얼

“상세한 예시 등이 기재되어 있는바 일반인에게 공개될 경우 가해학생이 사전에 조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관련 학생 간 공통된 답변을 하기 위해 모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생하여 공정한 사안조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두 답변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매뉴얼은 이미 변호사/행정사에게 널리 보급되어 있고, 피해자든 가해자든 답변을 준비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교육부는 가해 학생의 나쁜 의도를 우려하지만, 이미 학교폭력은 먼저 신고한 사람이 피해 학생이 되고 추후 맞폭으로 진행됩니다. 나쁜 피해 학생의 사전모의도 학교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매뉴얼을 비공개하는 것은 돈 있는 자는 답변을 준비하고, 돈 없는 자는 답변을 준비 못 하는 방어권 침해만 초래할 뿐입니다.


학부모를 위한 학교폭력 안내서는 없다


사실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은 학부모가 아닌 학교폭력 전담교사를 위한 매뉴얼입니다. 일러두기와 사안처리시 유의사항의 모든 문장 주어는 교원입니다. 유의사항은 교원이 조심해야 할 사항들을 언급하고 있고, 일러두기는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둘 다 학부모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님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법무부가 2010년에 배포한 ‘범죄 피해자를 위한 안내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안내서는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정책의 내용, 피해자가 형사절차 등에서 가지는 권리에 대한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상태는 법무부의 15년 전보다 뒤떨어진 상황입니다.

 


사과와 용서가 빠진 학교알리미 학교폭력 심의 관련 정보공시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서는 학교에 관한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실시 계획, 대상별 학교폭력 예방교육 실적,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학교의 장의 학교폭력사건 자체 해결 결과를 공개합니다.

 

특히 학교폭력 심의 결과에 관해 폭력 유형(신체/언어, 금품갈취, 강요, 따돌림, 성폭력 등) 및 피/가해학생 조치 현황, 가해학생 특별교육 현황까지 공개합니다.

 

그런데 발생한 사건들은 교육적 회복이 완료되었을까요? 가해와 피해 당사자들은 사과와 용서를 거처 화해의 단계에 도달한 것일까요? 왜 이런 통계는 공개하지 않는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교육부는 교육이라고 외치고만 있지, 심의가 종결된 후에는 사과와 용서를 거쳐 화해에 이르는 교육은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해학생 특별교육 매뉴얼(2020), 원인인 학폭사건도, 사과문도 다룰 수가 없다


앞선 기고에서 말한 바와 같이 특별교육 이수기관은 학교폭력 심의와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취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학교폭력이 발생한 원인 사건을 교육 소재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특별교육 상담사들은 가해학생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과할 부분과 억울한 부분을 어루만져 주고 싶어도 최종적으로는 덮거나 참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자료를 받고 피해학생 또는 피해학생 측 상담사와 연결되어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하는데 관련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별교육 상담사는 사건을 종합해 가며 가해학생과 함께 서면 사과문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가해학생에게 알려주지 않고 만든 서면 사과문의 부작용을 저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교육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만 하는 교육부의 허황됨을 이런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교육부가 사법화를 우려했다면 사법과 다른 부분을 제도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교육부는 사과와 용서, 화해의 결과를 통계 내라고 교육청과 학교에 시키고 관련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개하기 쉬운 심의 개수가 아니고 말입니다.

 

위 매뉴얼은 2020년판입니다. 특별교육 이수기관으로부터 확보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홈페이지에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까요?


학교폭력 피해학생 치유·회복 지원 가이드라인(2025)은 왜 학부모용이 없나?


많은 교육관계자가 학교의 역할만큼이나 가정(보호자) 역할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보호자는 학교폭력 같은 강한 심리적 위협 속에서는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사와 장학사 그리고 각종 유관기관의 입장에서 매뉴얼을 만들 뿐 학부모가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매뉴얼도 상담기관 관점에서 설명했기에, 행정/법률 지원은 전혀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운영안내(2023), 결정통지문의 지침과 현실


매뉴얼 상에는 결정통지서에 피해학생 지원 프로그램 안내가 나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정통지서는 심의가 종료돼 사건 발생 3~4개월 만에 받게 되는 데 말이죠.

 

물론 이 부분도 매뉴얼상의 설명일 뿐입니다. 실제 통보서에는 이런 부분이 없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조치결정통보서’를 보면, 문서의 하단에 이러한 내용도 없고, 첨부문서로 표기되어 있지 않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급학교 진학’과 관련한 문구도 없는 통지서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참고한 매뉴얼은 2023년도 제작본입니다. 2025년도 매뉴얼에서는 빠진 것일까요? 이 정보가 필요 없다고 누가 결정한 것일까요?

 

 

심의위원회 운영매뉴얼은 조치결정 통보서에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에 대한 정보, 학교폭력 피해지원 프로그램, 학교폭력 화해중재조정기관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선 교육지원청에서 이를 지키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매뉴얼을 비공개하고 있으니, 이런 지침이 있는지 없는지 피해학생과 보호자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교육’이라면서 사법/행정보다 더 강한 업무 비밀주의, 누구를 위함인가?


앞서 설명한 매뉴얼 중 일부는 교육부에서 비공개해야 한다고 필사적으로 막는 자료들입니다. 다른 매뉴얼들도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비공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피해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비공개하는 것일까요? 저는 교육부의 행정심판 답변서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대로 했다고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것일까요? 매우 극단적인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피해학생과 학부모는 알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는 매뉴얼에 있는 행정업무 때문이 아니라, 그 행정업무을 진행하면서 말하는 교원들의 얼척없는 표현 때문입니다. 토론회의 여학생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그 와중에 사실 저를 더 괴롭게 한 것은 일선에 있는 교사들이었습니다.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를 열어달라, 제발 가해학생들을 처벌해달라는 말에 그들은 저를 보고 “일을 키운다”고 했습니다.

 

“일을 키우지말라. 너도 문제 있다. 너 교복 그렇게 짧게 입은 거를 봐라. 그러니까 성희롱을 당하는거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위원회를 열면 네 생기부에 안 좋게 기재를 하겠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면 네가 가해학생들한테 성희롱하지 말라고 반항했던 것도 처벌하겠다”고 했습니다.

 

위 학생의 이야기처럼 학생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의 예시를 매뉴얼에 반영하는 것도 피해학생을 위한 일입니다. 이제 교육부는 비밀주의로서 부당한 교원까지 싸잡아 보호하지 말고, 정당한 교원과 학생, 학부모는 보호받고, 부당한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불이익을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원과 학부모가 상호 신뢰를 회복하려면 분명히 학교폭력 관련 모든 매뉴얼과 통계는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합니다. 아니면 필자를 비밀의 공개 및 누설 등 공무집행방해로 고소할 것을 교육부에 요청합니다. 교육부의 선택이 저에 대한 고소보다는 제도개선으로 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박태현 상상교육포럼 공동대표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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