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현의 THE교육] "과밀학교 해소하겠습니다"...목표 아닌 해법 제시하는 교육감 후보자를 보고 싶다

  • 등록 2026.04.07 14: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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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 후보자들이 과밀의 원인으로 교육청의 ‘소극 행정’과 학교 신설·증축이 교육부의 '타당성 검토'에서 반려당하는 것을 탓하며 모든 책임을 교육청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자신도 과밀학교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 해법은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초·중·고·특수학교의 신설을 위해 정치인들은 지자체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건물 신축 비용은 교육청에서 중앙 투자 심사 없이 초등학교 36학급 미만, 중·고등학교 24학급 미만 규모(단, 총사업비 300억원 미만인 경우)에 지출할 수 있으므로, 지자체로부터 토지만 무상으로 받으면 교육청 예산으로 학교를 신설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과연 ①지자체에게 토지 무상제공 요구 ②수요예측 소극 행정에 대한 비판 ③학교 신설에 대한 지역공약은 학생 수 감소와 관련한 정치인의 행정은 타당할까요?

 

이는 후보자들의 주장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정책은 주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법령과 데이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① 기초·광역지자체가 토지를 공유(행정일반)재산 신규 취득 후 교육청에 무상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은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공유재산 업무편람’이라는 매뉴얼을 따라야 합니다. 여기서는 국가·다른 지방자치단체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외의 자에게 사용 또는 처분하기 위해 재산을 취득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기초지자체가 교육청에 사용하게 하거나, 교육청에 토지를 처분하여 학교를 신설할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것은 금지된 행위입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300억 원까지는 교육청이 교육부의 허락이 없어도 학교를 신설할 수 있어 자신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토지 확보를 별도로 하고 건물만 겨우 만들 수 있는 금액입니다. 따라서 토지 확보에 대한 방법이 없으면 해법이 아닙니다.

 

신도시 과밀학교 해결을 위한 학교부지 확보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자체가 기존 보유한 토지를 교육청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해 학교를 신설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남시의 한홀중학교입니다. 하남시청이 가지고 있던 미사강변도시 공원 부지의 일부를 분할해 2025년 1월 7일 학교 부지로 변경했고, 소유권 변동 없이 무상사용을 허락해 한홀중학교를 신설했습니다.

 

물론 이 방식도 공원 녹지 비율 충족 등 다른 법령에 저촉이 없을 때 가능합니다.

 

 

또다른 학교 용지 무상 확보 방법은 신도시 부지의 일부를 학교용지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대법원 확정판결(2025.6.5. 2021다293695)에서는 “개발사업의 최초 실시 계획 승인신청이 구 학교용지법 시행 전에 있었다 하더라도, 해당 학교 용지를 추가로 조성·개발하는 내용의 변경 승인신청이 구 학교용지법 시행 이후에 있었다면 추가로 조성·개발되는 학교용지에 대하여는 부칙 제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구 학교용지법 제4조 제3항 제1호가 적용되므로, 이 사건 추가 학교용지는 무상공급 대상에 해당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신도시 내에 현재 학교 용지가 아닌 곳에 현재 사업시행자 명의의 토지가 있을 경우, 사업시행자와 협의를 통해 학교 용지로 도시 계획을 변경하면 교육청은 무상 취득이 가능합니다. 파주에는 통일동산지구 교육연구시설 부지가 가능하고, 운정 1, 2, 3지구의 LH 소유 유보지를 학교 부지로 변경할 때 무상 취득이 가능합니다.

 

이미 유사한 사례가 운정신도시에 있습니다. 파주시 동패동의 초롱초등학교(동패동 2122학)는 연접하여 유치원 부지가 있으나 이를 학교 부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정작 유치원은 초등학교 병설로 설치해 과밀학급이 되었습니다.

 

파주교육지원청에 유치원 부지를 학교 부지로 변경하고 무상으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LH와 파주시는 이를 학교 부지로 도시계획 변경 절차(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 개발계획(19차) 및 실시계획(17차) 변경 승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해 전국 신도시의 유치원 부지가 상당 부분 활용처를 찾지 못하는 현재 관련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② 교육(지원)청은 취학 전 아동의 초등학교 수요예측과 예산 반영이 불가능하다


시·군·구청은 행정동 단위로 예산을 세우고 0세에서 100세까지 남녀 등의 인구정보를 관리하고 통계를 공개합니다.

 

하지만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행정단위는 통학구역(초), 학군(중·고)이고 행정동보다 더 자세히 통·리·반까지 세분해 예산을 세워야 합니다. 그럼 시·군·구청은 교육지원청에 학교 입학 전인 0~7세 아동의 정보를 학군 단위나 통·리·반(=통학구역·학군) 단위로 제공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법입니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은 다음 해 초등학교 수요 예측이 전혀 불가능합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5조에 따르면, 교육(지원)청은 0~6세의 정보는 전혀 받지 못합니다. 차년도에 입학하는 7세 정보도 입학 전년 10월 1일자 기준으로 10월 31일까지 제공받을 뿐입니다.

 

만약 10월~1월에 신규 아파트 입주가 발생해도 현행 법령상 학교 또는 교육지원청이 수시로 취학아동정보(개인정보)를 받을 법률적 근거가 없습니다. 새로 입주한 보호자와 학생이 학교로 찾아와 상담할 때까지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누명을 쓰는 원인입니다.

 

교육지원청은 10월에 받은 자료를 11월에나 통학 구역·학군 단위로 재분류해 학교별 예상 입학 학생을 배포합니다. 이 시점은 이미 내년 예산편성이 마무리되기에 교육청이 내년 예산에 입학생 정보를 활용할 수 없습니다. 교육청이 늑장 대응, 소극 행정이라는 오명을 쓰는 원인입니다. 정치인이라면 구호나 공약이 아니라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의 근본구조의 미비를 살펴야 합니다.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인구정보를 교류하려면 누가, 어떻게 해야 하나?


0~7세까지 출생 데이터는 이미 정해진 사실이고,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가 아니라면 입학 인구의 변동폭은 크지 않아 예측을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초중등교육법 제11조의2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예측 통계를 작성, 공개할 의무가 있고, 교육감이나 기타 지자체는 이를 협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행정기관 간에는 ‘행정정보 공동이용시스템’이 있어서 이를 법률에서 정한 업무는 자동화하는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취학아동의 명부를 비롯해 0~7세의 정보를 연중 필요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시스템을 통해 교육부가 예측한 통계를 통학구역·학군 단위로 세분화한 후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 국회의원들이 각 법령의 세부 규정을 개정해야 합니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도 늑장 행정을 부린다면 그때는 일선 공무원의 탓입니다.


③ 학교 신설 중앙투자심사, 민원 서명에 심사 서류 항목이 있는가?


많은 기초·광역 단체장과 국회·광역·기초의원들이 마치 교육부의 학교 신설 중앙투자심사에 영향력을 미쳐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합니다. 실제 투자 심사는 교육지원청 작성 후 교육청 전달, 교육부 접수를 거쳐 전국의 학교들이 동일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제출서류는 ‘지방재정교육알리미(www.eduinfo.go.kr)’에 공개되어 있는 ‘지방교육행정기관재정투자사업 심사 지침(2024)’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연대 서명 또는 민원, 연대 서명의 개수를 반영할 수 있는 항목은 없습니다.

 

평가 기준은 투자사업의 필요성 및 타당성 조사, 국가의 장기계획 및 경제·사회정책과의 부합성,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투자 계획 등과의 연계성, 소요 자금 조달 및 원리금 상환능력, 사업 규모, 사업비의 적정성입니다.

 

이 중 핵심은 신도시의 경우 세대수에 따른 연령별 인구입니다. 예전에는 전국 평균 분포 기준을 사용해 오차가 컸지만, 최근에는 해당 시·군·구별로 인근 단지 평균을 사용하도록 변경됐습니다.

 

오히려 챙겨보셔야 할 항목은 ‘6. 학생 배치 예측’입니다.

 

자료는 시·도, 시·군·구, 학군(구)까지 제출하라고 하지만, 학군(구) 정보 중 만 1세부터 5세까지의 정보를 지원청이 확보할 방법은 없습니다. 시군구도 인구정보를 제공할 근거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은 부정확한 정보로 신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의 학교 신설을 교육부에서 한 번에 하나의 기준으로 결정하고 있으므로, 우리 동네 학교를 상위 순위로 올리려고 정치인들이 개입하는 것은 불법이고 부당합니다. 정치인들의 홍보물을 잘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과밀학교 공약 – ‘목표’가 아니라, ‘해법’을 제시한 후보에게 투표하자


지방선거를 불과 2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신도시의 많은 후보자들이 과밀학교 문제 해결을 슬로건으로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들여다보면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는 찾기 어렵습니다.

 

정치는 어려운 곳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어려움 해소란 단순히 드러난 증상을 무마시키는 감기약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증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원인을 해결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손쉽게 감기약을 가지고 와서 자신의 능력을 호도합니다. 증상만 완화하면 속으로 원인은 더 썩어들어가게 됩니다. 이를 감별하는 능력을 시민이 키우지 않는 한 정치인들은 손쉽게 감기약만 팔 것입니다. 2026 지방선거에서는 원인을 치유할 줄 아는 정치인의 등용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박태현 상상교육포럼 공동대표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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