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아동학대’ 개념 확장이 교직 이탈을 부른다?

  • 등록 2024.11.18 15: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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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김용 '정서적 아동학대 개념 확장과 교사들의 감정, 대응기제' 게재

사진=YTN 캡처.

▲ 사진=YTN 캡처.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교권 4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정서적 아동학대의 개념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결책으로는 법적 정의와 판단 기준의 명확화와 교육 활동 보호 법적 장치를 강화가 제시됐다.

 

이종승 한국교원대 박사과정과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는 ‘정서적 아동학대의 법적 개념 확장과 교사들의 감정 그리고 대응기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교육행정학연구 제42권 제4호에 게재했다.

 

이들에 따르면, 개념 확장은 수평적 개념 확장과 수직적 개념 확장으로 나뒨다. 전자는 특정 개념이 원래 상황에서 벗어나 더 넓은 현상이나 상황을 포함하도록 바뀌는 것이고, 후자는 개념이 더 심각하거나 덜 심각한 사례를 포함하도록 바뀌는 것이다. 즉, 사회적, 문화적, 학문적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사회에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개념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법적으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법적 개념 확장이 이루어지면 ‘과잉 범죄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법적 정의의 모호성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이는 법률이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는 것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해석상의 어려움과 법적 분쟁을 낳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지적이다.

 

연구진은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아동학대’ 조항 역시 정의와 판단 기준이 다른 학대들에 비해 모호하다고 지적하며, 사법적 판단에서도 일관성 결여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해당 개념이 언론에 주요하게 등장한 것을 2014년으로 봤다. 당시 아동학대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는데 칠곡 계모사건이 계기였다. 2016년에는 국가인권위에서 아동양육시설 정서 학대 사안 직권조사와 세모자 사건이 구형되었고, 2017년 평택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초등생 고속버스 용변사건, 2020년 원주 아동학대 사망 사건, 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건 2002년 가을이 아동학대 사건, 2023년 유명 웹툰 작가 특수교사 고소, 서이초 교사 자살 등 주요 사건들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정서적 아동학대의 개념 확장이 수평적, 수직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평적으로는 정서적 학대 유형의 범위가 훈육,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의 상황 대처, 가정 내 아동학대에서 교원의 책임강화 등으로 점점 확대되었고 ▲수직적으로는 명백한 정서적 학대 행위로 시작되었으나, 점차 경미한 정서적 학대로도 확장되고 이어 정서적 방임까지 확장되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교사 커뮤니티 조사해 수평적 개념 확장에 따른 교사들의 반응을 살피 결과 ▲생활지도와 훈육의 어려움 호소 ▲불확실성과 불안을 느낌 ▲학대 유형 확대로 인한 혼란과 두려움의 감정을 표출했다.

 

이로 인해 학부모와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당혹감과 심리적 스트레스, 불안 등을 표출하고 있다고 봤다.

 

또 수직적 개념 확장으로 인해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 ▲감정적 소진과 무기력감 등을 호소했으며 이는 ‘탈(脫) 교사’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교사들도 정서적 아동학대 개념 확장에 대한 대응 전략들을 찾아나가고 있는 중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교육방법의 수정과 적응 ▲학부모와의 소통 고민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 체계 구축 필요성 제시 등과 ▲법적 지식과 이해의 확대 ▲법적 보호와 면책권 확보 ▲교권침해 신고 ▲무고죄로 학부모 신고 등의 대응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법적 개념의 확장을 법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법이 사회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개인의 일상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면서 교사들 역시 교육적 자율성과 권리의 제한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체계적인 지원과 법적 보호 장치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정서적 아동학대의 개념에 대해 명확한 법적 정의와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호 객원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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