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최근 들어 중년을 규정하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각 개인의 신체적 건강 상태나 나이의 차이가 크고, 사회적 역할의 차이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체적인 흐름을 기준으로 삼자면, 보통 55세 이후를 중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 중년층을 살펴보면, 보통 자녀 교육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고, 직장에서는 중역으로 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기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경제적으로도 안정화되어 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교에서의 중년 교사들 역시 일반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년 교사로서의 삶을 건강하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균형 잡힌 자질과 소양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정말 필요한 것은 바로 ‘내려놓기’가 아닐까 싶다.
‘내려놓기’는 크게 보면 ‘욕심을 내려놓는 일’이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금까지 내게 주어졌던 이익이나 권한을 후배 직원이나 후진들에게 자연스럽게 물려주고, 그것을 물처럼 흘려보내는 일’이다.
“나 아니면 누가 나만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고생했는데”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놓지 못한다면, 결국 자신에게도 큰 불행이 될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공동체에도 부담만 줄 수 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젊었을 때는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성취해 나가야 할 시기이고, 중년이 되면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조금씩 내려놓고 후배들을 세워주며, 뒤에서 응원하고 지지하는 여유로운 마음과 태도가 필요하다.
내려놓기도 결국은 훈련이다.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일상 속에서 훈련하듯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숙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일상이 점점 더 행복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그렇게 꼭 쥐고 싶고, 반드시 이루고 싶었던 일들이 내려놓기를 실천하고 나면, 내 인생의 진정한 행복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음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일상의 작은 감사와 평범한 행복들이 오히려 내 삶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인생의 사계절 중 청년의 봄, 열정적인 장년의 여름, 그리고 열매 맺는 가을인 중년. 마지막으로 평안한 쉼을 준비하는 노년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바로 이 중년의 시기에 ‘내려놓기를 실천하며 여유와 비움의 지혜를 얻는다면,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성한 가을 같은 행복이 삶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그러한 삶을 실제로 경험하며 지금 행복한 중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디 ‘내려놓기’를 실천하시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