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환의 교사일기] 중년 교사의 바이브, 그 품격의 깊이

  • 등록 2025.10.13 19: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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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흔히들 말한다. 중년이 되면 얼굴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이는 단순히 외모나 젊음을 유지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온 인생의 깊이와 태도가 얼굴에 드러나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년의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하나의 풍경이다.

 

요즘 세대가 자주 쓰는 말 중 하나가 ‘바이브’이다. 단어는 영어에서 왔지만, 그 의미는 꽤 철학적이다.

 

‘바이브’란 단순한 분위기를 넘어서, 그 사람이 풍기는 전체적인 느낌, 말투, 태도 그리고 삶의 결이 녹아든 총체적 인상을 뜻한다.

 

중년 교사의 바이브란, 단지 교단에 서 있는 모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살아온 시간, 겪어온 경험, 품어온 가치관이 교실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다.

 

한 사람의 바이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삶의 흔적’이다. 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어떤 부모를 만났는지,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이 모든 것이 그 사람의 언행과 태도에 스며든다. 교사라는 직업은 특히 그러하다.

 

아이들은 교사의 말보다 태도를 먼저 읽고, 지식보다 인격을 먼저 느낀다. 그래서 중년 교사의 바이브는 단순한 ‘경력’이 아니라, ‘품격’이다.

 

중년이 된다는 것은 단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함을 갖추는 것이다. 교사로서, 인간으로서, 타인을 대하는 존중과 배려를 몸에 익히고, 겸손과 여유를 삶의 기본 태도로 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중년의 바이브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마주할 때, 동료 교사들과 대화할 때, 학부모와 소통할 때 중년 교사의 바이브는 말없이 많은 것을 전한다. 그것은 지식의 깊이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며, 아이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결국 교육이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종환 전남광양제철남초 교사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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