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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환의 교사일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나를 위한 시간

 

더에듀 | 사람은 늘 바쁘다. 봄에는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답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여름은 뜨거운 햇볕 아래 하루 종일 일에 매달리며 흘러간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 더욱 바쁘고, 겨울은 추위와 짧은 해 때문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그렇게 사계절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남는 것은 ‘열심히 살았다’는 흔적뿐이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의 중심은 결국 ‘나’이며, 그 ‘나’를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성취가 많아도 공허함이 남는다. 나는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기성세대, 특히 50대 이상은 ‘나를 희생해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삶’을 고귀하고 바람직한 삶으로 포장하며 강요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회가 아니다. 그렇게 살아서도 안 된다. 국가도, 사회도, 다른 사람들도 내 삶을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내 삶은 내가 챙겨야 한다.

 

바쁠수록 멈추어야 한다. 지친 나를 쉬게 해 주는 일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부속품이 되지 말고, 주체적인 나를 다시 세워야 한다. 나답게, 내 삶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회복이다.

 

그래서 나는 올가을, 나 홀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오래된 광고 문구가 떠오른다.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다. 자기 자신을 다시 세우는 작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곧 삶을 회복하는 길이다.

 

가을은 이미 깊게 물들어 가고 있다. 붉게 물든 단풍잎처럼, 우리 삶도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볼 때 더 깊고 아름답게 빛난다. 이제는 공동체의 톱니바퀴가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계절을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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