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해마다 12월이 되면 교사는 한 해 학급 경영 농사를 마무리하며 보람을 느끼기도, 아쉬움과 반성의 시기를 갖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듯 3월 새봄 새학년 새학기가 되면 학생들은 물론 교사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자신의 교육관이 학생들에게 잘 펼쳐지기를 소원하고 희망차게 열의를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일 뿐, 다짐한 대로 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음을 모든 교사는 알고 있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일을 만나거나 열심히 진실 되게 가르치고도 억울한 일을 당할 때는 교직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교육 환경과 인적·물적 상황이 긍정적으로 달라지고 교사에게 자율권이 더 많이 주어지면 교사는 3월에 꿈꾸고 실천한 교육과정 운영이나 수업 실천, 학급경영을 꽃 피워 보람된 열매를 남길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교직 경력 34년째를 살아온 나는 학교 현장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인적·물적 환경조건이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지만 교직에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선생님이 점점 더 줄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문제를 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고 이끌어서 좋은 사람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어야 한다. 복이 무엇인지, 복 받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복이 되어 복을 짓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마찬가지도 교사의 가르침에 무조건 순응해 끌려가는 학생, 경쟁을 통해 성공이라는 목표만으로 달려가는 학생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주어지는 복을 받아 사는 수동적 삶을 벗어 버리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삶을 살고 자신이 바로 복임을 깨달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
이러한 마음으로 교육을 시작한다면 분명 12월을 맞이하는 우리 교실의 모습은 교직의 보람과 제자 사랑 그리고 행복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오늘도 방과후 수업까지 끝났음에도 선생님이 그리워 뒷문을 열고 감사 인사하는 우리 반 아이들, 내일 아침에도 환하게 웃으며 등교할 행복한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