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스승의 날 노래가 울려 퍼지던 그 시절.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감정이 희미해졌다.
2025년 지금, 이 노래를 가사 그대로 마음을 담아 불러줄 제자는 드물고, 그 고마움을 받는 선생님들조차도 부담스럽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급격히 변화한 사회와 가치관 때문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히려 변하지 않은 ‘스승상’에 있다고 본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사회 전반에 흐르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과 도덕의 굴레에 갇혀 살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그 틀 속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1963년, 스승의 날이 제정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자.
가난한 시절, 박봉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온 힘을 다했던 교사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배움을 받던 제자들 역시 가난 속에서도 교육의 가치를 절감하며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했다. 그 진정성에서 ‘스승의 날’ 노래가 나왔다.
지금 70대 이상의 어른들이 이 노래에 눈물짓는 이유는 그 시절의 간절했던 감정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아이들에게는 그 감정이 생소하다. ‘이벤트’, ‘폭죽’, ‘선물’로는 뜨거운 사제의 정이 생겨나지 않는다.
그러나 선생님이 먼저 변한다면, 우리는 매일을 행복한 스승의 날처럼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 오래 사회적 고정관념과 도덕적 규약에 갇혀 살아왔다. ‘자녀는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따라야 한다’라는 말은 당연하게 들리지만, 지금 시대에는 반드시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제는 자녀의 은혜, 제자의 은혜를 우리가 되돌려주어야 할 때다. 지금은 스승으로서 존경받고 섬김을 받을 때가 아니고, 스승의 은혜를 말하기에 앞서, 제자의 은혜를 먼저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제자의 은혜를 실천하는 방법,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고맙다는 말을 하자. “네가 내 제자가 되어줘서 고맙다.”,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즐겁게 학교생활 해줘서 고맙다.”
둘째,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네 얘기를 귀담아듣지 못해서 미안하다.”, “오해했던 거, 정말 미안하다.”
셋째, 자랑스럽다는 말을 하자. “네가 우리 반이어서 선생님은 정말 자랑스럽다.”, “너는 참 멋지고 사랑스러운 제자야. 정말 최고야.” |
이 따뜻한 말들이 제자의 마음을 열고, 그 순간부터 비로소 스승의 진정한 기쁨이 시작된다.
스승의 날은 이제 조용히 물러서고, ‘제자의 날’이 오는 그날이야말로 진짜 스승의 날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수없이 몰려오는 작년 제자들의 발걸음 속에서, 그들이 건네는 사랑스러운 눈빛 속에서 스승의 기쁨이 얼마나 깊고 큰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