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최근 국회 법사위에서 벌어진 한 검사의 증언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권력지향적 특권의식의 민낯을 마주하게 되었다.
증인의 오만한 태도와 기고만장한 발언은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거짓도 서슴지 않고 죄의식 없이 말하며, 국민과 의원을 조롱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그 장면은 단순한 충격을 넘어, 교육자로서의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안겨주었다.
30년 넘게 교단에 서며 교육의 본질을 고민해 왔지만, 그동안 우리가 강조해 온 ‘인성 교육’이 실제로는 얼마나 허울뿐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인성보다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부를 차지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우선순위였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서울대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고위 공직자가 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자 행복이라는 프레임이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이다. 우리는 거대한 문명의 변곡점, AI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
AI 기술이 점점 진화할수록, 인간의 지적 능력이나 전문적 기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조화로운 인간관계’와 ‘인성’이다.
기술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지만, 인간다움은 대체할 수 없다. AI 시대의 진정한 리더는 겸손한 인성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이끌고, 갈등을 조화롭게 풀어내며, 함께 성장하는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중심에 있는 덕목이 바로 ‘겸손’이다. 겸손은 나만 옳다는 교만함이 아니라,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남을 무시하거나 아래로 보는 태도가 아니라, 먼저 배려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이다. 겸손은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힘이다.
오늘도 나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다. 지식 전달을 넘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겸손한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을 넘어서는 인간다움이다. 그리고 그 인간다움의 핵심은 바로 ‘겸손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