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THE교육] ‘교육 미담 찾기’ 국민운동을 제안합니다

  • 등록 2025.10.07 10: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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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은 전례 없는 변화와 도전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는 예전만 못하고, 교권 침해 사건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교실이 더 이상 배움의 공간이 아닌, 갈등과 소송의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교권 회복’이 사회적 화두가 된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나 처벌 강화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교실의 ‘온기’를 높일 이야기, 즉 ‘미담(美談) 찾기’ 운동이 필요하다.


삭막함을 깨는 미담의 힘


미담이란 단순한 ‘좋은 이야기’ 그 이상이다. 그것은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힘이 있다.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육의 현장 또한 삶처럼 따뜻해야 하며, 그 속에는 서로를 위하는 이야기들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어느 교사의 ‘우산 나눔’ 이야기는 울림을 준다.

 

장마철 우산 없이 등교한 학생들을 위해, 교사는 자신의 돈으로 우산 수십 개를 준비해 교문 앞에 비치했다. 그는 우산에 이런 문구를 적었다.

 

“필요할 땐 누구나 가져가세요. 당신을 믿습니다.”

 

이후 이 사연은 SNS를 통해 확산되었고,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공유 우산’ 운동이 시작됐다. 이처럼 작은 친절 하나가 학교 문화를 바꾸는 씨앗이 된 것이다.

 


국민 ‘교육 미담 찾기’ 운동의 필요성


지금 우리는 미담이 절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각종 고발과 비난이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따뜻한 이야기 한 줄이 한 사람의 신념을 지켜줄 수 있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교육 미담 찾기’ 운동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 교육을 지키는 문화 운동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교육 현장의 작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긍정의 선순환을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①교사의 자긍심 회복(누군가의 작은 배려와 헌신이 조명될 때, 교사들은 다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다) ②학생들의 정서적 안정(따뜻한 이야기를 접한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신뢰를 가질 수 있다) ③학부모와 사회의 인식 전환(교육은 비판의 대상이 아닌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자산임을 다시 인식할 수 있다)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 제안한다.

 

첫째, ‘교육 미담 공모전’ 정례화이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전국 단위 미담 공모전을 매년 실시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우수 사례는 언론, SNS,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널리 공유한다.

 

둘째, ‘오늘의 따뜻한 교실’ SNS 채널 운영이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운영하는 SNS 채널을 통해, 일상 속 감동적인 순간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한다. 이 채널은 익명으로 운영되며, 상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창구가 된다.

 

셋째, 언론과의 협력 확대이다. 언론은 교권 침해 보도뿐 아니라, 교육 현장의 긍정적 사례 보도에 비중을 늘려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넷째, 교대 및 사범대 커리큘럼에 ‘미담 사례 탐구’ 포함이다. 예비 교사들에게도 감동적이고 교육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수업과 토론을 진행하여, ‘교사로서의 철학’과 ‘공감 능력’을 함께 기를 수 있게 한다.


‘화양십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교육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바로 사람이 사람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건네고 이를 실행하는 숭고한 교육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이 진짜 사람의 향기가 널리 울려 퍼지는 공간이길 바란다. 이는 ‘화양십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는 옛 선인들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전 국민이 함께 교육 현장의 미담을 찾고, 기록하고, 확산시키는 운동을 펼침으로써 단순한 선행 장려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강력한 신뢰 회복의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담은 공감에서 시작되어,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오늘 우리가 찾는 그 따뜻한 이야기가, 전국 곳곳에 아름다운 인간의 향기로 퍼져 내일의 학교를 지키는 교육의 메시지가 되도록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산곡남중 교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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