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THE교육] 2026년, 우리 교육에 '도덕 감정론'을 접목하자

  • 등록 2026.01.03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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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영원한 인류의 고전 중의 하나로 우리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의 ‘도덕 감정론’을 꼽는다.

 

애덤 스미스는 스코틀랜드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로 ‘도덕 감정론’과 ‘국부론’을 썼다. 그 자신은 ‘국부론’보다 ‘도덕 감정론’이 훨씬 중요한 저작이라 여겼으며 평생에 걸쳐 고쳐 썼고 묘비명을 “‘도덕 감정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라고 했을 만큼 이 책을 아꼈다. 그는 훗날 ‘국부론’의 이론, 즉 각자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가 문제없이 굴러간다는 그의 주장이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애덤 스미스가 ‘도덕 감정론’ 전체에 걸쳐 인간에게는 남에게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있음을 강조한 것에 주목하고 그의 사상을 소환하여 우리 교육에 접목해서 2026년 병오년 새해를 열고자 한다.

 

필자가 2026년의 정초에 ‘도덕 감정론’을 우리 교육의 장으로 불러들이는 이유는 이 책이 경제의 논리를 넘어 인간 형성의 원리를 가장 정직하게 탐구한 고전이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부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보다, 어떤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먼저 물었다. 교육이 이 질문을 외면하는 순간, 학교는 기술 훈련소로 축소되고 시민은 기능인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도덕 감정론’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깊다. 인간은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 시선을 내면화하며 스스로를 다듬는다.

 

스미스가 말한 ‘공정한 관찰자’는 시험의 채점자가 아니라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이 내적 기준이 확립될 때, 인간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이 길러야 할 힘은 바로 이것이다. 규칙을 지키는 아이를 넘어 규칙의 의미를 묻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일, 그것이 교육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교육 담론에는 역량이라는 말이 넘친다. 창의성, 협업, 문제 해결 능력...그러나 그 토대에 공감과 도덕 감정이 없다면 역량은 쉽게 도구화될 수 있다.

 

‘도덕 감정론’은 성취 이전에 관계를, 결과 이전에 태도를 묻는다. 학생이 느끼는 부끄러움과 자부심,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와 타인을 해치고 싶지 않은 마음, 이 미세한 감정의 층위를 이해할 때 교육은 비로소 인간의 언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고전은 동시에 교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있는가? 점수와 등수의 언어만으로는 아이들의 내면을 설명할 수 없다. 스미스가 보여준 것은 평가 이전의 이해, 처벌 이전의 성찰이다.

 

교실에서 ‘도덕 감정론’을 읽는다는 것은 텍스트를 해설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판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 경험 속에서 학생은 타인의 삶을 상상하고,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지식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시대이다. 이런 때에 교육의 고유한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계산할 수 없는 것을 가르치는 일,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 그것이다.

 

공정함을 향한 감각, 타인의 고통 앞에서 멈출 줄 아는 용기, 공동체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절제, 이 모든 것은 데이터로 대체되지 않는다. ‘도덕 감정론’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이 능력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일깨우고 있다.

 

2026년 정초에 이 책을 펼치는 일은 하나의 선언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빠른 교육이 아니라 더 깊은 교육을 선택하겠다는 선언, 더 많이 아는 인간이 아니라 더 잘 살아갈 인간을 기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아담 스미스를 경제학자의 서가에서 꺼내 교실로 데려오는 순간, 교육은 보더 인간다운 인간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공감으로 충만하며 다음 세대를 향해 출세와 성공의 가치 추구 우선에서 먼저 바람직한, 인간다운 인간이 되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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