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딸이지만 존경한다.”
이 말은 최근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 최가온 선수의 아버지가 남긴 짧은 한마디 중의 일부이다. 이 말은 대한민국 모든 부모와 교육자들의 심장을 울렸다.
18세라는 어린 나이, 1·2차 시기에서 겪은 뼈아픈 부상과 실수의 공포, 그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 마지막 순간 ‘금빛 비상’을 일궈낸 이 극적인 드라마는 단순한 스포츠 승전보를 넘어, 오늘날 우리 교육이 잃어버린 회복탄력성과 ‘자기 주도적 인내’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은 솔직히 어떤 모습인가? 아이들은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말보다 “한 번의 실수가 끝”이라는 무언의 압박 속에 살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그 결과를 넘어, 1·2차전의 ‘처참한 실패’ 이후에 보여준 불굴의 태도에 있다. 최가온 선수의 경기는 교육적으로 볼 때 완벽한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의 교본이다.
만약 그녀가 1·2차전의 부상에 함몰되어 “오늘은 운이 나빠”, “몸이 안 따라줘”, “아직 어리니 다음에 도전하지”라며 포기했다면 지금의 기적은 없었을 것이다. 최가온의 금메달은 스스로가 체득한 부상과 실패를 이겨낸 ‘정신적 근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많은 청소년이 작은 좌절에도 쉽게 무너진다. 그 이유는 ‘실패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학교 문화 때문이다.
교육은 이제 아이들에게 ‘어떻게 1등을 할 것인가’를 가르치기보다, ‘넘어졌을 때 어떻게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할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물론 이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를 어려서부터 체화하도록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
최가온 선수의 부모님은 딸의 고통을 대신 겪어줄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녀가 스스로 한계를 돌파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았다고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존경한다”고 말하는 표현 속에는 딸을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고난을 딛고 일어선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하는 성숙한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다칠까 봐, 혹은 성적이 떨어질까 봐 부모라는 이름의 ‘에어백’을 사방에 깔아두고 있지는 않는가? 과잉보호는 아이들에게서 성취의 기쁨을 빼앗는다. 스스로 고통을 대면하고, 전략을 수정하며, 다시 도전하는 과정에서 얻는 자기 효능감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난 넘어지면 더 강해져”라고 고백했던 최가온 선수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보여준 초인적인 집중력은 외부의 기대나 압박을 자신의 즐거움과 목표로 치환했기에 가능했다.
이는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에게 ‘공부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길 위에서 느끼는 ‘숙련의 즐거움’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다.
“기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 딱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들의 총합이다.”
최가온 선수의 인간 승리는 우리 교육계에 엄중히 묻고 있다.
“당신은 아이의 실수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교정해야 할 오답으로 보고 있는가?”
일찍이 망치를 든 철학자라 불리는 니체는 인간의 존엄을 강조하면서 “그 아이는 지금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라고 역설했다. 이 말은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바심을 갖는 대다수의 어른이나 부모들에게 던지는 소중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 교육도 지식의 전달을 넘어 ‘정서적 완충지대’를 구축하는 데 보다 힘써야 한다. 아이들이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을 안전한 환경을 만들되,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2, 제3의 자랑스러운 최가온은 학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눈물을 닦으며 다시 보드에 발을 묶는 그 ‘고독한 결단’의 순간을 지지해 주는 교실과 가정에서 태어난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100점짜리 국·영·수 시험지 대신 이렇게 말해주자.
“네가 넘어진 그 자리가 바로 네가 가장 크게 성장할 지점이야. 우리는 너의 금메달보다 너의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존경한단다.”
다시 보아도 가슴이 뭉클한 최가온 선수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순간을 영원히 잊지 않고, 또래의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도록 이끄는 우리 교육이 되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