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공부해서 남 주자.”
1991년, 교직을 시작하며 내건 학급 급훈은 단순했다.
1990년대 초반은 입시 경쟁이 극심했고, 학벌과 성공이 인생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시대였다. 공부는 곧 출세의 티켓이었고, 남보다 앞서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회 전반을 지배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이 말은 다소 낯설고, 심지어는 어리둥절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말은 부모들에게조차 “공부해서 남 주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러나 36년이 지난 지금, 이 급훈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교육과 사회의 구조를 뒤흔들었고, AI의 등장은 지식과 기술의 우위를 더 이상 인간의 독점으로 두지 않았다. 여기에 MZ세대의 사회 진출은 권위와 서열 중심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다.
이제는 공부 잘해서 명문대에 가고,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행복의 유일한 길이 아니다. 오히려 남보다 앞선 지식과 기능은 AI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고,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퇴출될 수도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누구일까? 바로 “공부해서 남주는 자”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공부란 단순히 수학, 영어 점수를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문제 상황에서 단합을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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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의 기쁨이 되는 사람 ●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 ● 갈등을 봉합하는 ‘피스메이커’ ● 긍정의 에너지를 퍼뜨리는 ‘해피 바이러스’ |
이런 사람이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진정한 미래형 인재이다.
반대로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트러블메이커’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성적과 학벌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턴 경험, 경력, 협업 능력을 중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36년 전, 시대의 흐름과는 다른 길을 제시했던 급훈 “공부해서 남 주자”는 이제야 그 진정한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지식과 기술을 넘어,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는 공부. 그것이야말로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