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각 더하기-손덕제] 고교학점제, 현장 목소리로 완성돼야
더에듀 | 최근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고교학점제이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는 누구도 반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상적인 제도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만 키운다. 지금 고교학점제가 바로 그 기로에 서 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워 나가는 것이다. 그 자체로는 매우 바람직하다. 문제는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최성보)’가 도입되면서 학교 현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의 F학점 제도를 고등학교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시도가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는 대학이 아니다. 대학은 자율과 책임의 체계 속에서 낙제를 통해 학업 성취를 관리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이수(F학점)에 따른 졸업 불가 구조를 적용하는 것은 현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그 책임은 교사에게 전가되고, 제도의 취지는 왜곡된다. 실제 학교에서는 미이수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행평가 비율을 높이거나 시험을 지나치게 쉽게 출제하는 사례
- 손덕제 국가교육위원
- 2025-11-07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