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본 칼럼은 [박태현의 THE교육] 「이어드림?... 교육부(청) 무능이 만든 학부모와 교원의 갈등 끝판왕 플랫폼」(2025.10.4.)에 대한 반론 칼럼이다. 먼저, 교육공동체의 소통과 학교 현장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문제의식을 제기해 온 박태현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교육현장을 둘러싼 복잡한 갈등 구조 속에서 다양한 시각이 제시되는 것은 건강한 공론장의 징표이자, 더 나은 교육정책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논의의 방향이 정확한 법적 사실과 제도적 근거 위에서 전개될 필요가 있기에, 본 글에서는 몇 가지 법리적·사실적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 최근 박태현 상상교육포럼 공동대표는 “학교는 이미 행정기관이며, 민원처리법상 공공기관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학교가 지난 10년간 민원처리법을 위반한 상태였다고 단정했다. 또한 학교 내에 민원실과 민원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원이 민원 응대의 실질적 담당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관련기사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7082)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법률 체계와 행정법 원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더에듀 | 한국 교육정책의 최근 화두 가운데 하나가 고교학점제의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이다. 언뜻 보기에 이 제도는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육 기회를 넓혀 성취를 보장하는, 그야말로 학생 친화적인 정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제도의 내용을 뜯어보면, 이는 학력 보장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미이수 학생의 낙제를 은폐하기 위해 고안된 행정적 장치에 불과하다. 겉으로는 낙인찍기로부터 학생을 보호한다는 학생인권친화적 정책으로 보이지만 속은 비어 있는 교육과 학습의 본질을 외면한 또 하나의 행정 편의주의적 정책이 등장한 셈이다. 겉보기와 다른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현행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이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성취율 40% 이상’과 ‘출석률 3분의 2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준에 미달하면 교사는 ‘보충지도’라는 이름으로 추가 수업을 맡아 학생을 억지로 통과시키도록 강요받는다.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운영되는 ‘Fail → 재시험·재수강’이라는 단순하고 합리적인 구조와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미이수인 낙제를 인정한 뒤, 재도전의 기회를 보장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최성
더에듀 | 9월, 또다시 수석교사 선발 시기가 돌아왔다. 2011년 ‘교육공무원법’에 수석교사 자격이 신설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대통령령으로 규정한 교원 총정원 표에는 여전히 ‘수석교사’ 직명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이 ‘직명 없는 교원정책’은 국민주권 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역대 정부 모두 K-에듀와 미래 교육을 외쳤지만, 그 이면에는 후진적 교원정책의 민낯이 숨어 있다. ‘수석교사제’는 1980년대부터 교육계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으나, 실제 제도 도입을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2003년 OECD 교원정책 검토단의 한국 방문이었다. 당시 조사단은 한국 교원정책을 평가하며 ‘교사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트랙이 없고, 오직 관리직 승진만 존재한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결과는 2004년 OECD 보고서 ‘Country Note: Korea – Attracting, Developing and Retaining Effective Teachers’로 발표되었고, 존 쿨라한, 파울루 산티아고, 로웨나 페어, 아키라 니노미야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첫째, 교사가 경력을
더에듀 |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중등학교 행정실 법제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발의 이후 교육청공무원단체와 교원단체의 찬반이 격화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이때, <더에듀>는 송미나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수석교사)가 바라보는 행정실 법제화의 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살피며, 독자들의 판단 근거를 넓히는 데 도움되고자 한다. 현실 왜곡 1: ‘교무 행정업무’ 개념의 법적 공백과 교원의 비공식 행정노동 현재 대부분의 초·중등학교에서 교사는 ‘교무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무부, 연구부, 생활지도부, 정보부, 혁신부 등 이름 붙여진 교내 부서는 사실상 교육청 공문 이행과 각종 보고 업무를 분장하여 수행하는 실무 단위이며, 많은 교사가 이러한 행정성 업무를 일상적으로 떠맡고 있다. 그러나 역설이게도 이러한 현실을 지탱하는 법적 근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우선 ‘교무 행정업무’라는 용어 자체가 현행 법령 어디에도 정의되어 있지 않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는 교원의 직무를 ‘학생을 교육하는 일’로 명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활동 즉 학교라는 필드에서 직접 수행이 가능한 업무와
더에듀 |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중등학교 행정실 법제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발의 이후 교육청공무원단체와 교원단체의 찬반이 격화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이때, <더에듀>는 송미나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수석교사)가 바라보는 행정실 법제화의 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살피며, 독자들의 판단 근거를 넓히는 데 도움되고자 한다. 법리적 충돌 1: 법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대체 체제의 초중등 학교 이식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20조’에서는 교원은 ‘학생을 교육하는 일’을 법적 직무로 수행하는 존재이며, 이는 곧 학교 전체가 ‘교원의 법적 직무’에 기반한 운영 체계, 즉 ‘직무 중심 운영 원리’를 기본 철학으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고등교육기관의 운영 원리를 규정하고 있는 ‘고등교육법 제15조’는 대학 교직원의 조직적 소속과 직급 중심의 역할 분담을 명문화하고 있다. 학장은 단과대학의 학사 및 행정을 총괄하며, 총장의 지휘를 받는 구조이고, 교수-부교수-조교수의 교수 직급 구조, 연구처·교무처·기획처 등 행정 중심의 위계적 조직 체계를 법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기능별 업무가 세분화된 조직적 구조
더에듀 |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중등학교 행정실 법제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발의 이후 교육청공무원단체와 교원단체의 찬반이 격화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이때, <더에듀>는 송미나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수석교사)가 바라보는 행정실 법제화의 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살피며, 독자들의 판단 근거를 넓히는 데 도움되고자 한다. 지난 1일 국회에서 발의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초·중등학교에 ‘행정실’을 법적으로 설치하고 학교 조직을 체계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학교 행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의도 자체는 공감할 만하다. 교육행정의 투명성과 법적 책임성을 확보하고, 학교 현장의 혼선과 과중한 업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명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명분도 좋지만, 교육의 본질에 얼마나 충실한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초·중등학교는 헌법이 보장한 ‘의무교육’ 체계를 구성하는 국가 공교육기관이며, 그 운영의 기본 원리는 ‘직무 중심’에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는 교원을 행정조직의 하위 구성원이 아니라, ‘학생을 교육하는 독립된 전문 주체’로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학교
더에듀 | 며칠 전 한 일간지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실렸다. “시간표 중심의 학교 수업 운영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학교 수업은 근대적 학교의 모습과는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리 짜놓은 시간표대로 일방적으로 획일화된 수업을 하고 평가를 한다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은 향후 학교가 풀어야 할 숙제다.” 표면적으로는 타당해 보이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 담론이 디지털 기술 중심적 관점에 기댄 비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일 경우, 공교육의 본질을 해체하는 위험한 도식으로 전락할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학교는 아직도 시간표 짜고 수업하고 있다”며 공교육을 ‘획일적’이라 비판했다.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라, 교육 전문성 없이도 교육 담론을 주도하는 정부 부처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다. 이는 정책결정권자가 교육에 대한 철학 없이 목소리를 낼 때 발생하는 구조적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오늘날 교육은 사회적 담론의 중심에 놓여 있으며, 누구나 교육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누가’ 말하느냐, 그리고 ‘어떤 철학적 관점에서’ 말하느냐에 따라
더에듀 |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교민원처리 지원법’(학교민원처리법)이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10 신설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증가하는 민원에 더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도입됐다. 교육부는 민원 처리 계획을 수립하고, 교육감은 지역 실정에 맞는 지원 계획을 마련하며, 학교장은 민원을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또한 전자적 민원 처리 시스템과 교직원 보호 방안도 포함되었다. 교원 보호?...실질적 책임 전가 입법 취지만 보면 교원과 학생의 권리를 보호하고 전자 시스템 도입을 통해 학교의 행정 부담을 완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법이 실제 작동하게 될 방식은, 과거 ‘학교폭력예방 및 처벌에 관한 법(학교폭력법)’이 보여준 실패 구조를 그대로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법의 형식과 명분은 보호이지만, 실질은 책임 전가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처음 도입부터 ‘예방은 학교가, 조사는 경찰이, 처벌은 사법기관’이 맡는 기능적 분담 체계를 전제로 설계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폭력’ 앞에 ‘학교’라는 수식어를 붙인 ‘학교폭력’이라는 용어 조합은, 제도의 근본 취
더에듀 | 지난 4일 새 정부가 출발했다. 취임 첫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대법관 수 30명 증원’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겉으로는 사법의 과부하를 해소하려는 조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깊은 구조적 병증 위에 덧씌운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 매년 3~4만 건에 달하는 상고 사건을 대법원이 떠안고 있는 현실에서,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은 일시적 ‘속도 조절’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의 확대가 아니라, 사법의 기능과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약 40여년 동안 학생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갈수록 심화하는 학교의 사법화 현상을 온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학교폭력 대응 방안에 대한 정책과 입법이 강화하고 있지만 더 이상 교사와 학교 차원에서 교육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 발생과 함께 즉각적 법적 대응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교실은 점점 조사실, 학교와 교사는 준사법기관, 학생은 피·가해자로 명명되며 사법 절차의 객체가 되어가고 있다. 이 같은 사법화 흐름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 개입조차 위축시키고, 교실 공동체의 신뢰 관계를 해체하며,
더에듀 | 2025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부의 설문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전국 단위 설문은 모든 교사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상식적인 질문으로 시작된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가 뛰어난 사람이 인사와 급여에서 우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문장에 동의하지 않을 교사는 거의 없다. 겉보기에 이 질문은 ‘정당한 보상’이라는 누구도 반대하기 어려운 보편적 정의를 담고 있다.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합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인식은 교육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질문이 ‘교육’이라는 특수성과 ‘교직’이라는 전문성의 맥락을 제거한 채, 일반 조직의 논리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질문은 그럴듯하지만, 실제 교원평가 항목과 배점 구조를 살펴보면 이 정의가 교육현장에서는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는 다면평가 방식으로 운영되며 정량 80%, 정성 20%의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항목별 배점은 다음과 같다: ○정량평가 : ① 학습지도(30점) ② 생활지도(30점) ③ 전문성개발(10점) 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