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서울의 정책 시계는 여전히 청년과 생산연령에만 맞춰져 있다. 노년은 ‘돌봄’의 언어로만 호명되고, 교육의 대상에서는 조용히 퇴장당했다. 이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습인가. 한 번 세상을 위해 모두 타버린 나무는 숯이 되었다. 그러나 숯은 끝이 아니다. 불씨를 품고 있다. 문제는 숯이 아니라, 다시 불을 붙일 바람이 없다는 데 있다. 지금 서울의 시니어 세대가 그렇다. 평생교육은 복지가 아니라 도시 전략이다 서울의 시니어 평생교육은 지금까지 문화 강좌·여가 프로그램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는 친절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교육이 삶을 다시 설계하지 못할 때, 노년은 고립되고 사회는 비용을 떠안는다. 이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시니어 평생교육은 복지 정책이 아니라 사회 산업 정책이며, 노년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경험과 지혜의 생산자다. 서울이 진정한 글로벌 도시라면, 지식·경험·윤리를 축적한 노년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가 해야 할 일: ‘배움의 도시 인프라’ 구축 서울시는 다음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첫째, 시니어 평생교육을 ‘도시 인프라’로 격상해
더에듀 | 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증원병인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the United States Army)는 단순한 군 복무 형태를 넘어 독특한 역사와 교육적 가치를 지닌 제도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창설된 카투사 제도는 한미 연합방위의 상징이자, 지난 75년간 수많은 한국의 청년들에게 세계와 직접 맞닿는 경험의 장을 다양한 측면에서 제공해 왔다. 카투사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군 부대 내에서의 실전 근무 환경이다. 논산 훈련소에서 5주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후 평택 카투사 교육대에서 한국 청년들은 일상적인 작전, 행정, 훈련 과정 전반을 OJT(On the Job Training)란 프로그램 하에서 공식 언어인 영어로 소화해야 한다. 단순한 어학 시험 대비식 학습이나 단기 해외연수로는 결코 얻기 힘든, ‘생존형 언어 환경’에 해당한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장기 해외 체류나 영어연수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카투사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고밀도의 영어 몰입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드문 제도적 통로라 할 수 있다. 교육학적으로 볼 때, 카투사 복무
더에듀 | 김형석 원로교수이자 철학자인 106세 노대가가 ‘백년의 유산’이란 책을 지난 2025년 11월에 냈다. 내 친구가 교육에 대한 그의 소견을 읽어 보라며 추천해 주어 사서 보았다. 아주 짧은 글이지만 오랫동안의 나의 교육개혁안과 일치하는 주장을 담고 있었기에 인용해 본다. 내가 만일 교육부장관이 된다면, 첫째, 미래를 위한 교육은 부모중심의 교육에서 자녀를 위한 교육으로, 스승의 뒤를 따르는 교육에서 제자의 인격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교육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과제였다. 둘째, 교육의 주체는 정부나 관이 아니고 교육전문가들이 되어야 한다. 대학교육은 정부가 협조해주는데 그치고 대학 자체의 자율과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 셋째, 교육전반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지식위주가 아니고 인격수양을 위한 학습이어야 한다. (중략) 대한민국 초창기에 <새 교육>이라는 이념이 생겼고 미국교육사절단과 우리 교육계가 부산피난 정부 때 창안해 낸 세 가지 교육개혁과제이기도 했다. 그런 민주적인 <새 교육>의 방향을 찾아 교육개혁이 진행되었으나 박정희
더에듀 | 나는 대한민국 교사다. 교장·교감·수석교사·교사라는 법적 직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과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는 모두 교사인 선생님이다. 법적으로 부여된 관리와 교수라는 역할은 달라도 학생을 가르치고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는 교육의 핵심 책무는 같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진보 교육감’과 ‘보수 교육감’이라는 구분은 이제 분명한 피로감을 낳고 있다. 진보와 보수는 교육에서 대립의 기준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분포하는 하나의 스펙트럼에 가깝다. 더욱이 교육의 영역에서 가치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성찰하도록 가르쳐야 할 교육의 내용이다. 그럼에도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이념 구도를 차용해 후보를 구분하는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언어가 아닌 정치의 언어로 경쟁하는 방식을 반복해 왔다. 수업과 학생들로 하루를 채워가는 교사들에게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아무 설명도 되지 않는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을 진보로 가르치는 방법과 보수로 가르치는 방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수업에서 운영되는 교육과정은 법이다. 수업은 그 교육과정을 학생의 삶 속에서 구현하는 교사의 전문적 판단 영역이다. 배움의 내용과 방식은 특정 이념의
더에듀 | 오늘의 우리 사회는 ‘한글을 배우듯 AI를 배우는 시대’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인공지능(AI)은 우리 삶의 기반으로 철저히 자리 잡았고, 그 영향력은 기술을 넘어 사회·문화·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대학 교육도 전통적인 문·이과의 경계를 뛰어넘어 AI와 모든 전공의 결합을 필수 과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AI+X’ 융합교육은 더 이상 한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시대를 정의하는 교육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생활이다 이제 AI 기술은 단지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의 마케팅, 의료의 진단, 법률의 판례 분석, 예술의 창작 활동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는 유력한 도구이자 언어가 되고 있다. 이 점은 대학 교육 현장에서 이미 분명해졌다. 예컨대 서울의 A대학교는 AI융합교육을 전체 학문영역으로 확대하며 ‘AI 교육 선도 대학’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이 대학은 기존 학과 간의 분절된 AI 교육을 모아 AI+X 모델을 체계화하고 ‘AI융합대학’ 설립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안팎에서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더에듀 | 2026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결과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는 학생 상당수가 주요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정부가 2023년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학폭 기록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수시·정시 전형에 반영하도록 제도화한 결과이다. 학교폭력이 더 이상 ‘성장 과정의 실수’나 ‘학교 안에서만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를 파괴하는 중대한 행위라는 사회적 합의가 제도로 구현된 사례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제도의 공정성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곧바로 드러난다. 학교폭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또 하나의 폭력, 즉 교권침해는 여전히 대입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상습적으로 방해하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폭언과 협박으로 대응하며, 교실 질서를 붕괴시키는 학생이 있다. 그 피해는 특정 교사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수업이 중단되고, 학급 전체의 학습권이 침해되며, 다른 학생들은 ‘참고 견뎌야 하는 피해자’가 된다. 그럼에도 이 학생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학에 진학한다.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생활부장으로 12년간 근무해 온 현직 선생님이다. 학교폭력 제도가 강화되기 전과
더에듀 | 교육은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 자라나는 나무와 같다. 교사는 학생을 사랑으로 이끌고, 학생은 스승을 존경으로 따르는 것, 그것이 우리가 믿어왔던 교실의 풍경이었다. 그러나 2026년 오늘의 교실은 그 믿음의 토양이 유실된 채 황폐화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무려 4234건에 달하고, 2025년 1학기 기준으로는 2189건에 달한다. 수업일 기준 매일 학교 현장에서 22건 이상의 교권 침해 사건이 공식적으로 심판대에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내용이다. 과거의 수업 방해 정도를 넘어, 선생님을 향한 폭행, 상해, 성희롱 등 범죄 수준의 일탈이 일상화되었다. 2025년 1학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2025년 1학기 기준 교육활동 침해 유형 중 337건이 폭생·상해였고, 58건이 성폭력 범죄였다. 수업일 기준 하루 3~4명의 교원이 폭행을 당하고, 이틀에 1명꼴로 성폭행 범죄를 당하는 상황이다. 제자에게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지고, 흉기로 위협당하고, 성폭력 범죄로 고통받는 선생님들의 비명은 더 이상 뉴스의 가십거리가 아닌, 우리 옆 교실의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에듀 | 앞서 ①신고 직후 ‘접수증’, ‘피해학생 권리안내문’, ‘분야별 지원기관 연락처’ 안내와 ②진정한 사과를 가로막는 비밀누설금지 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번에는 ③학교폭력 관련 매뉴얼 및 통계 공개의 필요성을 살핍니다. 교육계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가 변경되면서 사법의 형식이 학교폭력 사안처리절차에 반영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이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하는 사람들의 부족과 무능력의 문제입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사법화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유사 사법화하면서 조사의 객관성이나 판단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실패했고, 교육의 포용성은 소멸된 것입니다. 입시에 반영되면서 교육지원청 또는 심의위원회 별로 다른 양형의 공평성도 이제는 큰 문제입니다. 각 단계의 목표설정이 잘못되었고, 이를 이행하는 사람들의 교육의지가 없습니다. 세 번째 제안 – 학교폭력 각종 매뉴얼과 통계자료를 공개하라! 교육부는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업무매뉴얼/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안내(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연구소), 학교폭력 피해학생 지유회복 지원 가이드라인(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교폭력 가해학생 특
더에듀 |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 ‘숫자의 함정’에 빠졌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정원을 기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나서자, 현장의 비명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교사, 예비 교사, 심지어 대학 총장들까지 거리로 나와 “기계적 감축 중단”을 외치는 풍경은 단순한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이는 국가 백년대계의 근간인 공교육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경제 논리’에 매몰된 교육 행정의 민낯 정부의 논리는 단순하다. 학생이 줄어드니 가르칠 사람도 줄여야 한다는 소위 ‘경제적 효율성’이다. 하지만 교육은 공산품을 찍어내는 공장이 아니다. 작금의 교실은 과거의 일방적 수업 공간에서 벗어나 다문화 학생 지원, 디지털 전환 대응, 정서적 위기 학생 케어 등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경영’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앞서 언급한 다문화·이주 배경 학생의 교육권 보장이나 학생 안전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같은 과제들은 결국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언어 장벽을 넘어서는 세심한 상담과 위기 상황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라는 단순 수치만으로 계산될 수 없는 가치다. 그럼에도 정부는 미래 교육의 질적 변화는 외면한 채, 오직 머릿수 계산에만
더에듀 | 매년 초, 전 세계의 이목은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합니다. 세계 최대의 IC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CES 2026에 관한 소식을 듣고 우리 사회가 마주한 기술 혁신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비록 직접 현장에 있지는 않았으나, 쏟아지는 언론 보도와 전문성 있는 보고서들을 꼼꼼히 살피며 우리 아이들이 마주할 미래와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그려봤습니다. CES 2026의 슬로건은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이었습니다. 특히 ‘H.O.R.S.E’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5대 기술 트렌드—헬스테크(H), 개방형 생태계(O), 로봇(R), 자율주행(S), 에너지(E)—는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준비를 마쳤음을 선언하고 있었습니다. 교육자로서 필자의 시선을 가장 강하게 끌었던 것은 인공지능과 로보틱스가 결합한 ‘피지컬 AI’의 본격적인 부상이었습니다. 산업 현장을 넘어 인간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이제 가사 노동을 돕고, 인간의 삶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물리적 노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