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성 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더해 지속가능발전은 전세계 국가의 과업이 되고 있다. 즉 기술과 가치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담겨 있다. 이를 담기 위해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창업교육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더에듀>는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창업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를 기르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의대 진학에 몰두하는 대한민국의 왜곡된 진로교육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미래 교육의 화두, 디자인씽킹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성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역시 자기관리·지식정보처리·창의적 사고·협력적 소통 역량을 핵심으로 제시하며,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강조한다.
스탠퍼드 D스쿨(d.school)이 제안하는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은 이런 역량을 길러내는 구체적 방법이다.
‘아이디오는 어떻게 디자인하는가’(데이비드 켈리·톰 켈리, 2021)는 “창조적 자신감은 근육과 같다”고 말한다.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 경험과 훈련을 통해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씽킹, 왜 필요한가
창업교육의 출발점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많은 학생이 의사, 검사, 변호사처럼 ‘유망 직업’을 좇으면서 경쟁은 치열해졌다.
그렇다면 내가 나만의 길을 만든다면? 경쟁은 줄고, 오히려 주도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창업교육은 기존의 길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디어라도 새로운 틀을 만들어 보는 데서 출발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바로 디자인 씽킹이다.
공감에서 시작해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아이디어를 발산하며, 시제품을 만들고 개선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다.
디자인씽킹, 무엇인가
디자인씽킹은 사람 중심의 문제 해결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아래의 다섯 단계로 설명된다.
1. 공감(Empathize) 2. 문제 정의(Define) 3. 아이디어 발산(Ideate) 4. 시제품 제작(Prototype) 5. 테스트(Test) |
하지만 중요한 점은 선형적 절차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앞뒤 단계를 반복하며 문제를 더 깊이 탐색하는 순환적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 교실, 이렇게 수업했어요
우리 반 학생들과 진행한 수업에서도 디자인씽킹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 공감하기: 학생들이 생활 속 불편을 찾아냈다. “물통이 책상에서 자꾸 떨어져요”, “쓰레기통이 금방 차요” 같은 관찰이 시작이었다.
- 문제 정의하기: 단순히 ‘물통이 쓰러진다’가 아니라, “책상 위에서 안정적으로 물통을 둘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로 문제를 다시 정리했다.
- 아이디어 발산하기: 모둠별 브레인스토밍에서 “클립으로 고정하기”, “책상 옆 주머니 만들기”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 시제품 만들기: 종이·찰흙·레고를 활용해 모형을 제작했다. 아이디어가 눈앞에서 형태로 구현되자 학생들은 큰 흥미를 보였다.
- 테스트와 피드백: 모둠 간 교환 후 직접 사용해 보며 장단점을 나눴다. 튼튼하지만 불편한 모형, 참신하지만, 실용성이 떨어지는 모형도 있었다. 학생들은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하며 협력의 가치를 배웠다. |

교사와 학생, 어떤 변화를 맞이했나
디자인씽킹 수업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변화를 불러왔다.
학생들은 정답을 맞히는 학습이 아닌,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탐색하는 경험을 했다. 실패 역시 배움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도전의 즐거움을 느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학생들의 탐구와 협력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거듭났다.
교실은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창의적 실험실로 변모했고, 학생들은 협력과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가는 힘을 배웠다.

디자인씽킹=창업가정신 기르는 도구
디자인씽킹은 단순한 수업 기법이 아니라 창업가정신을 길러내는 도구이다.
공감에서 시작해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아이디어를 시도하며, 실패 속에서 배우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도전 의식과 자기 주도성(self-agency)을 키워준다.
앞으로도 교실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학생들이 디자인씽킹을 생활 속에서 체득하도록 돕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도 주변의 작은 불편을 디자인씽킹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길 권한다. 그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실질적인 연습이 될 것이다.
박세현= 서울대치초등학교 교사로, 현재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창창 프로그램’ 연구팀 교사로서 창업가정신과 진로교육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학생 주도 프로젝트 수업 설계와 학급 문화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프로불편러 찾기’, ‘창업 마켓’, ‘실패 자랑 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교 교육력 제고 연구에도 참여하며, 교실 속 작은 활동이 사회적 가치와 연결되는 수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