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참교사병 오래 못 간다’ 조롱까지…교실 떠나는 젊은 교사들” 이는 최근 동아일보(2025. 11.22.) 사설의 단면이다. 이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에서 교직을 떠난 10년 차 미만 교사가 62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년 만에 30% 늘어난 수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의 자발적인 중도 퇴직 교사 수는 1004명이다. 이 중 62%가 10년 차 미만 젊은 교사였다.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면 이탈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젊은 교사의 연쇄 이탈로 공교육 위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10년 차 안팎 교사들은 교직 선호도가 높던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교대에 진학하거나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들로, 상당히 우수한 자원으로 평가된다. 우수한 교사들이 헌신과 열정을 잃어가거나 교단을 떠나는 것, 모두 공교육의 커다란 손실이다. 교사가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이 돼야 공교육이 살고 교육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교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권 침해 및 과
더에듀 | 올해는 이오덕(1925~2003) 선생이 가신 지 23년이 되고, 그의 탄생 한 세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를 비롯한 이 나라 교육계의 후학들은 한 시대의 사표로 살다 가신 선생을 기리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기억하고자 한다. 그는 분명 한국 교육사에서 대표적인 ‘삶과 글, 교육을 하나로 엮어낸 실천적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교사·아동문학가·교육운동가로 활동하며 평생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로 말하고 자기 삶을 살아가는 교육’을 강조했다. 이 시대에 추진하는 이른바 생활 글쓰기, 삶을 가꾸는 교육, 참교육의 철학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하거나 깊이 확장된 개념들이다. 2025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우리가 기리는 이유는, 그의 교육 방식이 여전히 의미 있고 오히려 현재의 학교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삶에서 시작하는 교육 — ‘생활 글쓰기’의 혁명 이오덕 선생은 한국 교육 현장에서 대부분의 글쓰기 지도가 모범답안을 따라 쓰게 하는 ‘정답 글쓰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적는 ‘생활 글쓰기’를 교육의 중심에 놓았다. 필자 또한 한때 글쓰기의 과정을 익히면서 기본적
더에듀 |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내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영어과목 듣기 평가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영어 과목에서 실용영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한때 영어 듣기평가 문항 수를 50문항 중 17문항에서 45문항 중 22문항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45문항 중 17문항으로 굳혀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임 교육감은 2026학년도 지역 수능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둘러본 뒤 “까다롭고, 사고 발생 요인이 높은 영어과목 듣기 평가를 폐지하는 쪽으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와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그의 ‘수능 영어 듣기평가 폐지’ 주장은 한 마디로 교육적 전문성과 현장성, 그리고 학술적 근거를 모두 결여한 위험한 정책적 제안이다. 표면적 이유로 제시된 ‘교통 통제’나 ‘행정 편의’는 교육정책을 흔들 만큼의 논리적 타당성이 없다. 이는 교육은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공공재이며, 학생의 외국어 실용 역량과 학습 기회는 교통 편의보다 우선하는 확고한 공적 가치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폐지론은 아이들의 미래를 사회적 불편과 맞바꾸는 셈이다. 우선 학술적 근거부터 살펴보자. 첫째, 영어 듣기평가는 사회
더에듀 | 2026학년도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각종 언론 보도에 나타난 고교생 후배들의 열띤 응원과 학부모의 노심초사 합장한 두 손에서 비장한 각오를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 그날의 수능에 대한 온갖 구설이 난무하고 자질구레한 일들이 또한 언론에 등장하겠지만 매년 수능의 난이도는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어렵고 쉽고 하는 문제가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듯 올해도 벌써 사설 입시 기관들의 분석을 통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매년 그렇듯이 수능이 끝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들이 있다. “올해 수능은 작년보다 어려웠다”, “국어가 너무 불친절했다”, “수학은 변별력이 사라졌다.”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정작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늘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하다”고 답한다. 그런데 왜 체감 난이도는 이렇게 요동치는 것일까? 그리고 정말 ‘매년 안정적인 난이도 유지’라는 것이 불가능한 일일까? 사실 수능의 난이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비슷한 수준으로 내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출제위원들은 해마다 교육과정, 학생 학력 분포, 학교 현장의 변화,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까지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더에듀 |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힘이 곧 성장의 출발점이다.” 이 문장은 교육 현장에서 매일 확인되는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다. 우리는 흔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의 비결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머리나 성실성에서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내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그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공부를 잘하고 성숙한 인격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주춧돌의 역할을 하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점수보다 강한 힘 서울의 한 고등학교 담임교사는 수능을 앞둔 제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반에서 늘 상위권을 유지하던 A학생은 모의고사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좌절감에 휩싸여 며칠간 공부를 포기했다. 반면 평소 눈에 띄지 않던 B학생은 비슷한 성적을 받고도 “이번엔 실수를 많이 했으니 다음엔 잘할 거예요”라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몇 달 뒤, 결과는 역전되었다. A학생은 불안과 압박 속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B학생은 끝까지 꾸준히 노력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두 학생의 차이는 지능이 아니라, 실
더에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토론회를 주재하고 ‘과학기술인 존중·도전 문화 정착’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연구자 여러분께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주겠다”는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다. 이는 단지 상징적 메시지가 아니라, 연구개발(R&D)의 본질적 속성인 ‘시도→실패→교훈→재시도’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맥락에서 매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실패 발표 대회’(실패연구소 CAF 주최) 사례를 통해, 연구개발 현장에서 실패를 촉진제로 바꾸는 교육적·제도적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실패 공유의 문화 조성 KAIST는 근래 몇 년에 걸쳐 ‘실패 주간(Failure Week)’이라는 이벤트를 열어, 학생들이 연구·학습·일상 속에서 겪은 실패 경험을 사진전, 발표, 에세이 등을 통해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또 중요한 이유는, 연구개발에서 실패가 비밀스럽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학습의 기록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이나 R&D 현장에서도 “실패했다” 혹은 “잘 안됐다”는 고백이 곧 후퇴가 아니라 다음
더에듀 | 최근 동아일보(2025.10.29.)에 기고한 국내 거주 한 브라질 출신 방송인이자 사업가인 카를로스 고리토가 제언한 글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는 한국 거주 17년 차인 외국인으로 한국을 사랑하고 K-문화의 찐팬을 자처하고 있다. 유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횟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한국어능력시한(TOPIK)을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TOPIK의 성공을 위해 애써 온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제언했다. 그의 말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전 세계인의 열정에 걸맞은 체계로 다시 태어나, 더 많은 이가 한국을 알고 사랑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진심이 묻어난다. 이처럼 현재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TOPIK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뿐만 아니라 기타 외국인들에게 많은 관심이 있지만 거기에는 블랙핑크나 BTS 티켓 구매보다 훨씬 더 피 말리는 티케팅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응시생인 외국인들에게는 K-팝 티켓은 놓치면 콘서트 영상으로라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지만 TOPIK은 한 번 놓치면 졸업이 미뤄지고 비자 연장까지 막혀 버리는 현실이 그야말로 외국인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티케팅’임을 토로하는 중차대한 것임을
더에듀 | 지난 2023년, 정순신 변호사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지명됐지만 아들이 학폭으로 징계를 받고도 서울대에 진학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피해자는 우울증으로 학교에 다닐 수 없을 만큼 고통을 받은 상태에서 가해자가 버젓이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여론이 들끓었다. 그 이후 각 대학은 의무적으로 학폭 가해 이력을 확인해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입시 규정이 바뀌면서 학폭위 조치 수위에 따라서 감점을 하거나 아예 0점을 주는 대학도 생겼다. 이는 단 1, 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대입에서 학폭 가해 사실이 있으면 합격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고 봐야 한다. 최근 더에듀(2025.11.4.) 의하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대입에 처음으로 반영된 2025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국립대 6곳에 지원한 학폭 가해자 45명이 불합격했다. 경북대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대(8명), 강원대·전북대(각 5명), 경상대(3명), 서울대(2명) 등이었다. 그동안 학교를 졸업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학폭 가해로 받은 처분이 삭제됐지만, 지난해부터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6∼8호 조치) 등은 졸업 후 4년간 보존하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교육의 역
더에듀 | 매년 11월 3일, ‘학생의 날’은 단순히 과거 학생운동의 기념일이 아니라, 오늘의 학생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뜻깊은 날이라 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배우고 실천될 때 비로소 체화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중요한 과제는 학생(청소년)을 지식의 수용자가 아닌, 사회의 주체적 구성원으로 키워내는 민주시민 교육의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을 넘어 ‘함께 사는 힘’을 기르다 민주시민 교육은 단순히 법과 제도를 배우는 수업이 아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동의 결정을 존중하며,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살아 있는 민주주의’의 학습 과정이라 할 것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디지털 시민성이 높을수록 사회적 관계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가 함께 향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시민성 교육이 단순한 윤리교육이 아니라,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성장에도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22년 한국지리교육학회의 교육과정 분석 연구에서는 ‘글로벌 시민성’과 ‘민주적 역량’을 체계적으로 길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청소년이 단지 ‘잘
더에듀 | 최근 중앙일보(2025.10.29.)에 의하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의 조사 결과는 고교 수학 시험이 과연 ‘공교육 정상화’라는 이름 아래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재고(再考)하게 만든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 유력 16개 고교의 고1 1학기 중간고사 수학 시험에서 출제된 370문항 중 68문항(약 18.4%)이 현행 고교 교육과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은 단지 일부 학교의 문제를 넘어, 수학 내신시험이 어떻게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는지 우리 교육체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교육과정 밖 문항 출제의 실태 사걱세가 분석한 전국 16개교 중 어느 한 곳도 예외 없이 수학 시험에서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을 포함했다. 특히 입시 실적이 뛰어난 고교일수록 그 비율이 높았고, 서울 강남·서초 지역 4곳에서는 평균 17.7%였던 반면, 사교육이 덜 과열된 구로·금천구 지역 4곳은 11.8%였다. 이 통계는 단순히 몇 문제가 잘못 나왔다는 수준이 아니다. 교육과정이 정하고 있는 ‘공통수학Ⅰ·Ⅱ’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무시한 문항이 학교 내신시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대학입시 단계에서도 유사한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