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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 최대 적은 수능"...대학 총장·교수, 교육감 '수능 무용론' 공감

22일 서울대서 대한민국 미래교육 서밋 열려

김일환 제주대 총장, 우종수 포스텍 교수, 임태희 경기교육감 등 수능 저격

 

더에듀 지성배 기자“학생도 없는데 수능이 왜 필요한가. 폐지해야 한다.”(김일환 제주대 총장)

“모든 교육혁신 노력은 객관식 상대평가 입시제도로 공염불이 된다.”(우종수 포스텍 교수)

“수능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교육부의 무책임이다.”(임태희 경기교육감)

 

22일 서울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교육 서밋’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특히 논서술형 전환 등 대안을 찾기 위해 대학 총장들과 시도교육감들이 힘을 모으자는 데에도 동의, 실질적 입시제도 변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2026학년도부터 無수능 전형 도입을 예고한 김일환 제주대 총장은 2035년이 되면 대한민국에는 학생이 20만명 밖에 존재하지 않고 지방대학도 40~50% 없어질 것이라 예상하며 “학생이 없는데 수능이 왜 필요하냐”는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대는 2026학년도 입시에서 지역인재전형에 無수능 선발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의대 3명(51%), 수의대 3명(30%), 약대 3명(40%), 교대 3명(31%), 사대 3명(31%) 규모이다.

 

김 총장이 無수능 전형을 도입한 이유는 국제바칼로레아(IB)를 이수한 대학교 1학년 학생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그들에게 들은 소감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제주교육청이 주최한 홈커밍데이에 참여한 학생들은 ‘고3때로 돌아가고 싶다’, ‘행복하게 학교 다녔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없다”며 “이게 바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無수능 전형 도입 이유를 “IB학교 출신 학생들을 선발해 과연 잘 적응하는지 추적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특히 어떤 인재를 선발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그 학생의 간절함이 무엇이고 대학에 들어오는 목표 등을 (알기 위한) 심층면접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학생생활기록부를 보고 뽑으면 지금과 같은 입시 지옥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든 교육혁신의 노력이 수능 앞에서 무너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종수 포스텍 교수는 “10년 전에도 교육혁신, 창의인재를 키우는 게 이슈였다. 플립러닝, 하브루타, 프로젝트베이스드 교육 등 방법들도 많았고 교사들도 굉장히 노력했다”며 “그런데 우리나라에 와서는 블랙홀처럼 없어진다. 그 이유는 ‘객관식 상대평가 대학입시’ 때문인 것 같다”고 수능을 비판적으로 봤다.

 

이어 “단순히 교육만 시키는 게 아니라 평가가 연동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학입시가 주로 객관식 상대평가가 된다면 어떠한 교육혁신 방법을 동원해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수능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교육부에 책임을 묻는 발언도 나왔다.

 

청중으로 참여한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창의력, 문제해결력, 자기주도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열심히 한다. 문제는 고등학교에 가면 모든 것이 대입제도 때문에 허상이 된다”며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개혁은 대입제도 개선이 없다면 공염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버려야 할 것은 수능이다. 미래를 논의하면서 수능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교육부의 무책임한 태도라 생각한다”며 “수능을 대체할 것은 대학과 시도교육감이 함께 머리를 맞대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교육부만 협조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안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올해 입시가 끝나면 수능 등에 대한 논의를 대학 총장들과 시도교육감들이 모여 논의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은 “우리나라 수능이 미국 SAT처럼 여러 번 볼 수 있고, 하나의 참고자료도 되면 좋겠다”며 “대학이 자율성을 갖고 다양한 평가요소들을 참고해서 선발할 수 있게 변화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래교육 서밋은 IB 도입·운영 전국시도교육청협의체(KAOIB)와 IB 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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