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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샘의 천년고도 역사문화 기행] ②'장안의 화제'...천하의 영웅들이 차지하고자 했던 관중 땅

더에듀 | 당나라 수도였던 시안을 모델 삼아 만들었다는 계획 도시 경주와 일본의 교토, 동아시아 3개 나라의 천년고도 시안, 경주, 교토를 방문하며 보고 공부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록에 근거한 역사 문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로 직접 경험한 내용들을 복기하면서 불분명함이 명확해지고 새로워지는 경험을 해보고자 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중-

 

사람들로 붐비는 천년고도 경주의 대릉원을 보면서 중국의 재외한국학교에 근무할 때 방문했던 시안을 생각해 본다.

 

내가 생각하는 ‘국제도시’는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방문하고, 그 사람들을 수용할 만한 규모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로 북적였던 국제도시 ‘장안’을 기대하면서 처음 갔던 장소는 시안 시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종루’와 ‘고루’이다. ‘종루’는 시안 성벽 내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전통적인 중국의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다.

 

‘종루’는 1384년, 명나라 시대에 세워진 중국 전통 목조 건축물이다.

 

당시에는 큰 종을 쳐서 시간이나 위급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시안의 랜드마크이자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건물 위로 올라가면 시안 성벽 내부의 모습이 도시 풍경과 함께 조화롭게 보인다.

 

‘종루’와 함께 랜드마크로 알려진 ‘고루’는 시안에서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건축물이다. 내부에는 고대의 드럼과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어 중국 전통 음악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높이는 약 34m로 시간을 알리기 위해 사용되었던 대형 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옆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회족거리(회민가)’라는 곳이다. 말 그대로 예전에 회족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회족’은 중국 내 인구가 약 1058만명~2000만명에 달하는 소수민족으로, 실크로드 상인들의 후예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슬람교를 믿으며,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 인구 규모로 3~4위를 차지한다.

 

이곳에 가니 양꼬치 등 이슬람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냄새로 가득하다. 상점이나 식당의 간판들을 보니 시안의 옛 이름인 장안이라는 글자가 곳곳에 쓰여 있었다.

 

이슬람 사람들의 전통복장을 입고 양을 직접 발골하고 불을 피워 양꼬치를 굽고 있다. 이 모습을 보다 보니 당나라 시대 여러 나라 사람으로 붐볐을 이곳의 모습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장안의 화제’라는 말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유명한 이야기, 사람, 물건, 사건’ 등을 말한다. 여기서 장안은 ‘시안’이라는 중국 도시의 옛 이름이다.

 

‘장안’은 과거 중국 당나라, 한나라 시대의 수도였고 당시에는 동양과 서양의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도시이기도 했다. 워낙 국제도시로 유명하기에 ‘장안’이란 말은 수도를 일컫는 대명사로 사용하기도 했다.

 

옛 장안인 시안은 중국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특히 유서 깊은 곳이다. 역사에 등장한 때가 주나라 시기로 역사가 3000년을 넘는 굉장히 오랜 도시이다. 현대의 시안시 자체는 한나라가 장안을 수도로 삼으며 발전이 시작되었지만, 그 전부터 이 일대는 중국의 중심이었다.

 

서주의 수도인 호경,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 모두 이 일대에 위치한 도시였으니, 기원전 1122년부터 기원후 907년까지 2140년간 번영한 셈이다. 이 기간 장안(시안)은 낙양(뤄양)과 함께 중국의 양대 수도로 번창했다.

 

장안은 낙양(洛陽, 뤄양)에 견주어 서도(西都), 서경(西京) 또는 상도(上都)라고도 불리기도 했으며, 낙양과 함께 송나라 이전까지 중국의 중심 도시였다. 장안과 낙양이 고대 중국의 수도였던 것은, 당시 황하강과 그 유역이 중국에서 가장 농업 생산력이 풍부했고,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장안이라는 도시는 관중 지방에 속해 있었고, 중원은 낙양과 그 인근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

 

중국 고사에는 “관중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得關中者得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 고대사에 있어서 장안은 관중 전체를 아우르기에 핵심적인 땅이었고, 11개 왕조의 고도(古都)이며, 후한과 서진은 수년간 임시 수도였다.

 

삼국지 등 여러 책을 보면 관중 땅이 자주 등장한다. 오늘날로 치면 대체로 산시성(섬서성) 일대에 해당한다. 장안이라는 지역의 개념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기원으로나 아예 다른 곳이지만 인근에 있는 관계로 현대 시안이라는 도시를 말할 때는 동일 지역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다.

 

‘시안’을 갈 때 통하는 셴양공항이 있는 곳이 현대 시안으로부터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이 바로 관중이며 과거에는 장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곳이다. 진나라가 멸망한 후 항우와 유방이 먼저 차지하려고 했던 땅이기도 하다.

 

진나라 진시황과 한나라 유방, 당나라 이연은 이 장안이 포함된 관중 일대를 기반으로 천하를 얻었고, 오호십육국시대의 전진(前秦)과 후일 수나라의 전신이 되는 남북조시대의 북주(北周) 역시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화북 지역을 통일했다.

 

 

사실상 고대 중국을 통일했던 6개 국가 중 4개 국가가 그 시작이 관중 지방이었으니 고대 중국에 있어서 장안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3선 도시로 전락한 이 도시의 모습은 다소는 아쉽다.

 

그럼에도 천년고도의 여러 모습은 여전히 가슴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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