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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학부모의 학교참여, '약'이 될 방안은?

서울혁신교육 FOWARD 2025
‘학부모와 교사, 서로 마주보고 이해하기’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전문가와 현장 교사 그리고 학부모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교육시민’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지난 13일 서울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서울혁신교육 FOWARD 2025’ 포럼에서는 학교를 둘러싼 관계자들이 처한 관계의 성장통을 진단하고, 미래 교육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특히 학교 민원 해결 창구로 학부모회의 활발한 운영이 제안돼 눈길을 끌었다.

 


붕괴된 '학교 완결주의', 재정립이 필요한 관계


이날 ‘학부모와 교사, 서로 마주보고 이해하기’ 세션의 포문을 연 김기수 전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갈등을 ‘학교 완결주의’의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당연한 성장통으로 진단했다. 교사의 권위와 학생의 순종을 기반으로 했던 과거의 학교는 사교육의 득세와 민주주의의 심화로 인해 이미 무너졌다는 것이다.

 

김 전 연구원은 “이제 학교는 교사와 학생만의 영토가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재영토화’의 시기를 맞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철학적 배경으로 유네스코(UNESCO)가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s)’를 넘어 ‘공동재(common goods)’로 규정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공동재로서의 교육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만들고 함께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교육의 주체가 다중으로 확장되는 현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더 이상 교사가 홀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공간이 아니며, 다중 주체들의 협력관계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시각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 현장의 민낯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은 학부모-교사 관계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를 통해 지적하며, 이상적인 파트너십은 현실의 벽 앞에서 좌초되고 있다고 알렸다.

 

김경숙 서울유현초 교사는 과거 혁신학교 초기에 활발했던 학부모 활동가들의 자치 역량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학부모회 담당자들이 역할 혼란을 겪고 있고, 활동가가 재생산되지 않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언급했다.

 

임석화 서울무학초 학생보호자 역시 저출산과 맞벌이 가정 증가로 학부모회 활동의 기본 동력이 눈에 띄게 줄고 있음을 짚었다.

 

송윤희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는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와 개입이 학교 운영에 혼란을 주고, 결국 학부모의 학교 참여가 때로는 ‘독’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갈등을 넘어 협력으로: '약'이 될 잠재력과 해법


포럼 참가자들은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학부모 참여가 우리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藥)’이 될 잠재력에 주목했다.

 

송윤희 공동대표는 무분별한 민원을 학부모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식적인 의견 수렴 창구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질문들은 학부모회가 답변하고, 학교 발전에 필요한 의견만 정식 안건으로 제안하는 방식이다. 또한 학부모회 총회, 연수, 공지 등 관련 업무를 학부모회가 직접 수행함으로써 교사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경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임석화 보호자는 학부모회 활동이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독서 교육, 환경 교육 등 다양한 분과 활동을 통해 육아로 단절되었던 세상과 다시 만나고, 공동체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잘 키운 학부모회는 오히려 선생님들을 보호할 수 있다”며, 울산교육청이 ‘학부모 악성 민원 발생 시 학부모회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사례를 들었다.

 

김기수 전 연구위원은 미국의 ‘이중역량강화(dual capacity-building) 프레임워크’를 참고해 교사와 학부모의 역량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회를 학부모 의견을 대변하는 공적 기구로 지원하고, 교사와 학부모 양쪽 모두가 파트너십을 위한 역량을 기르는 제도적 장치가 되어야 함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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