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20세기 WTO, 팩스아메리카나시대의 마음씨 좋은 정치 경제는 잊어라.
이때는 자유무역으로 주로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이 국경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트럼프 발 미국 이익 우선주의, 미·중 패권 경쟁 시대 정치 경제는 상품보다 ‘인재와 자본’이 국경을 넘나든다.
패권국과 일부 강대국이 세계의 인재와 자본을 빨아들인다.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해당 회사를 통째로 산다.
초전문가에 따라 이적료가 1억 달러를 넘는다. 중국은 천인계획으로 탁월한 연구 개발자에게 1천억 원을 조건 없이 제시한다. 그간 쌓은 최고 전문성을 모두 다 털어놓으라는 것이다.
미국은 그간 무역적자를 메우기 위해 우방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관세를 높게 올려 미국 내에 공장을 지어서 생산하라고 압력을 가한다.
전 세계에 걸쳐 부익부 빈익빈이 진행된다.
부자와 우수한 인재들이 국경을 넘어 미국 중국 등지로 몰린다. 지정학만 아니라 지경학적 성찰이 요구된다. 인재 유출, 자본이탈을 겪는 나라들에는 똑똑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이 넘쳐날 수 있다.
‘이때 나라는 어떤 교육정책을 펴야 할 것인가’, ‘어떤 인재를 길러야 할 것인가?’
여기에 답한 책이 김정호 교수의 ‘내 아이 실리콘밸리 CEO로 자라는 교육’이다.
이 책은 ‘맘이 선택케하라(2021)’, ‘공교육을 뒤엎자(2022)’에 이은 유치원교육 개혁안 3부작이다. 먼저 10개의 장으로 된 책을 장별로 요약하고, 그 시사점을 찾아보자.

1장에서는 실리콘밸리에 한국인 CEO가 없는 이유를 묻고 답한다.
실리콘밸리에는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때 승진하고 CEO가 된다. 상급자가 하급자의 성과를 낚아채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가 공동의 성과를 팀원들에게 공정하게 나눠줄 때 상급자의 CEO로의 ‘승진’한다.
학교가 공부하는, 일하는,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라면, 우리나라 학교는 돈 버는 일과 상관없거나 그것을 벌레 대하듯 멀리하라고 가르친다. 인간 본성에 반하고 비현실적이다.
이에 반해 학교에서 공부와 함께 ‘돈벌이하는 법’조차 가르치는 나라로 에스토니아, 싱가포르, 핀란드의 사례가 나온다.
아이들이 창업한 꼬마회사, 이들 나라 학교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회복탄력성’과 ‘기업가적 과감성’을 가르친다.
‘에스토니아’는 유치원부터 로봇공학을 가르친다.
한국 학교에서는 돈을 멀리하라고 가르치고, 행복교육, 혁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하향평준화를 부추기며, 도전, 모험, 의지, 책임을 교육하는 것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돌이킬 일이다.
2장에서는 약육강식시대에 수출도, 내수도 소멸해 가는 현실을 각종 그래프로 보여 준다. 이에 따라 자본도 인재도 한국탈출이 한창이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상법 개정, 가장 높은 상속세 등으로 기업을 이끌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다.
젊은이들의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청소년들은 그냥 ‘쉬었음’이거나 배달 등 ‘프랙탈 노동’에 만족한다.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 글로벌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 외국인 외국어 외국문화에 익숙한 사람,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이다. 국력이나 청소년의 국제학력비교(PISA)는 양호한 편이나, 성인들은 공부를 하지 않아 성인역량측정결과(PIAAC)에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능력’이 모두 OECD평균 이하이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다 아는 척하고 큰소리친다. 실상은 떠도는 얕은 정보들이어서 창의적 문제해결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3장은 과거에 갇힌 한국을 보여준다.
50년 전 시작한 주력산업, 국내를 못 벗어나는 서비스산업, 국제기구나 실리콘 밸리에서 찾기 어려운 한국인들, 국제기구에 분담금을 내고도 비례하여 직원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한국인, 외국인을 고용하고도 정착시키지 못하는 국내 대기업의 외국인 거부증, 국내 당파싸움에 매몰된 정치 등을 실감 나게 다룬다.
교육에서는 어릴 때 적기 교육을 하지 않아 생긴 영어울렁증, 공무원 공사 공단 등에 안주하려는 청소년들의 모험기피증, 부모 품을 못 벗어나는 캥거루족과 헬리콥터 맘,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유아교육 투자에 대한 소홀, 행복 민주 입시에 매몰된 학교교육, 점점 공교육에서 탈출하는 학생 학부모, IB학교의 약진, 획일적인 유아교육 등을 다루어 우리 교육의 문제와 과제를 드러낸다.
4장은 ‘중요한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운다’로, 유치원 교육의 중요성과 장기지속 효과성을 다룬다.
유치원에서 체득할 비인지적 태도로 ‘자기주도성, 회복탄력성, 책임감, 낯가리지 않기+친화성, 도전의식+위험감수하기, 2중 언어 및 글로벌 감각’을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치원을 다니면서 배우는 것은 그 반대로 ‘낯가림, 외부인 기피, 내집단 선호, 부족주의, 익숙함/안전함에 안주, 새로운 것/위험 기피, 자기책임보다 남 탓하기, 자기권리만 주장하기’ 등이라고 한탄한다.
‘바람직하고 현명한(authoritative) 육아법’은 부모 요구도 높고, 자녀 요구에 대한 지지도 강한 방식을 추천한다.
우리나라 유치원에서는 ‘책임감 도전정신 모험심 부족, 새로운 가치 창조 및 협동적 문제해결능력 부족, 경제적 관점 및 현실 적응력 교육 부족, 추구하는 인간상의 모호함’ 등을 든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 유치원의 ‘목적지향 놀이교육’과 독일, 스웨덴, 덴마크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나무에 올라가 구르고 놀다가 떨어져도, 나무조각을 하다가 칼에 베어도 그런 일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못하게 막지 않는다.
수년 전 일본에서 띔틀 앞구르기를 하다가 고개를 다치는 사고가 있고 몇몇이 목숨을 잃었는데, 문부성은 교육적 이익이 더 크다고 보고, 교사의 주의도를 높이면서 계속할 것을 결정했다.
특히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독일, 스위스, 체코, 헝가리 등에서는 아동이 자기만 알고(ego-centric) 나누고 협동하며 배려할 줄 모를 때 미성숙하다고 판정하고, 초등학교 진학을 유예시키고 유치원에 유급시킨다.
많은 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생활과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중언어교육을 실시한다.
우리는 영어유치원 금지법을 발의하고, 정작 자기 자식은 영미권으로 유학시켜서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
저자는 누리과정의 핵심가치와 인간상을 미래지향적으로 하여 유치원교육에서 ‘도전을 즐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외국인 외국어 외국문화에 쉽게 친해지는 글로벌 감각을 지닌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본다.
또한 놀이중심교육의 기조는 유지하되 ‘글로벌 감각을 길러주는 놀이, 모험심과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놀이, 책임감과 협동능력을 키우는 놀이’로 방향과 질을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유치원에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경험할 기회를 더 폭넓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장(부모부터 변하자)은 한국과 미국 부모들의 육아모습을 녹화중계했는데, 한국 부모들은 미국 부모들과 달리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참고 기다려주기 보다, 부모가 앞장서 문제를 해결해 주어,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해결 할 기회를 앗아간다.
이런 부모 의존은 깊어져 심지어 대학생까지 이어진다. 아이들이나 부모들은 대학만 가면 다 해결되는 것처럼 공부와 성적에 골몰한다.
아이들은 풍랑이는 바다와 같은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서 호기심, 모험심, 의욕, 인내심 등을 키워야 하는데 도리어 엄마의 아바타로 길러지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이 집안일에서 작은 성공 경험을 키워주고, 낯가리지 말고 질문하는 법을 길러주며, 온실에서 안전하게 키우기보다 ‘좀 더 험하게 키우기’를 권한다.
학부모는 학교개혁에 나서야 하고, 선한 마음의 습관을 굳세게 길러주는 학교를 선택하려면 바우처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6장에서는 IB월드스쿨 논란으로 드러난 교사, 학생-학부모의 동상이몽을 파헤친다.
IB학교가 가진 미래지향적 역량키우기와 혁신학교의 안일한 우물안 개구리 키우기식 ‘민족’교육이 대조된다.
교사들은 힘든 IB학교에는 반대하고, 교사와 학생들의 ‘자율성이 높은 해방구’인 혁신학교를 선호한다.
저자는 유치원교육부터 학부모의 선택받기를 제안한다. 학교마다 자율적인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판단과 선택은 학생 학부모 몫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계기를 이루는 것은 ‘바우처 제도의 도입’이다.
7장은 학부모들이 설립 확대를 지지한 공립유치원의 대량 미달 사태를 고발한다.
특히 단설과 달리 병설 공립유치원은 학교 수와 교사 수는 늘었으나 아동수는 늘지 않고 대다수 미달 사태를 빚는다.
필자는 그 원인으로 통학버스도 없고, 방학은 길며, 전인교육의 내용이 부실하기 때문으로 본다. 공립유치원 교사들은 개인플레이가 심하며 서로 협력하여 교육의 질을 높일 생각을 않는다. 함께 협동해서 잘하려면 힘이 들기에 인색한 것이다.
숨겨져 있어 잘 드러나지 않는 공립유치원의 1인당 교육비는 월 평균 207만원이다. 이에 비해 사립영어유치원은 164만원, 사립초등학교는 138만원, 초등 비인가 국제학교는 274만원이다.
‘자녀에게 미래지향적 역량을 키워주려면 우리는 어떤 교육기관을 선택하면 좋을까?’
8장에서는 붕괴 중인 공교육을 수요자 중심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사이렌을 울린다. 잠자는 교실, 무너지는 교권, 교직 선호도 하락 등이다.
고교생들의 학원강사와 학교교사의 수업전문성, 대입준비효과, 수업만족도, 수업열의, 학생과 의사소통, 학생의견존중, 인성함양 등에 대한 평가결과는 학원강사 우세였다.
2023년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초등 1717만원, 중학 1999만원, 고교 2163만원이었다.
문제는 예산의 많은 부분이 교원복지향상과 학교시설 개선에 쓰이고, 정작 교육의 내실화, 즉 교사의 교육활동 개선, 학생 학습 경험의 질 향상, 교원 교육활동 의욕 개선 등에는 적게 투자된다.
저자는 수요자중심 교육개혁의 5대 과제로 ▲학부모 눈높이와 미래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과정 개정 ▲논・서술형 중심으로의 평가방식의 근본적 혁신 ▲학교자율권 확대와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보장 ▲재정지원에서 스쿨바우처 도입 ▲공립학교회계 투명성 제고를 든다.
결국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칠레, 미국 일부 주와 같이 ‘돈이 학생을 따라가는’ 스쿨바우처 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
그렇게 되면 학교선택제가 확대되고 교육만족도는 증가하며 교육공급자의 교육의 질 향상 노력을 촉진하여, 다양한 학교모델이 창출된다. 물론 바우처도 학교서열화, 교육불평등 심화, 학교의 영리추구, 정보비대칭 문제로 인한 나쁜 선택 유도가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교육의 인센티브 설계로서 바우처 제도가 제일 낫다고 본다. 바우처와 학교선택제는 미룰 수 없는 교육개혁의 지렛대이다.
9장은 거꾸로 간 K-유치원 바우처를 다룬다.
획일적 누리과정, 에듀파인의 실시간 회계감시로 인해 공립의 사립화가 아니라 사립의 공립화가 진행되었다고 비판한다. 또한 자영업인 일반 민간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을 법인으로 취급하여 모든 수입을 교육에만 쓰도록 강제하여 수익창출을 극도로 제한한다.
마치 개인 병원의 수입을 병원의 진료에만 쓸 것을 강제하는 것과 같다.
수요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므로 열심히 가르칠 수밖에 없는 민간 학원과 자사고에는 교실 붕괴현상이 나타나지 않는가를 설명해 준다.
소비자 선택의 기업인과 정부기관의 공무원 입장에 빚댈 수 있다.
10장은 교육 프로그램의 획일화와 사립의 공립화를 초래하는 유보통합 문제를 다루었다.
현재 8294개교인 유치원은 3종, 2만 9016곳인 어린이집은 7종이다.
겉보기에는 다양해 보이나 2012년부터 누리과정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취학 전 교육프로그램은 누리과정으로 획일화되었다.
2017년부터 영어교습을 금지했는데 결과적으로 민간의 영어유치원 확대를 가져왔다.
오늘날에는 다시 이를 금하는 법령이 발의되고 있다. 정작 그들의 자녀는 해외에서 그런 교육 혜택을 누리면서, 사다리 걷어차기에 서슴없다. 어린이집이 유치원에 비해 교육의 질이 낮은 이유는 매년 정부가 발표하는 비현실적인 보육료 통제 때문이다.
기업 등의 어린이집에서는 푸르니 같은 교육전문기업에 위탁운영을 맡기고 있어 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저자는 이전의 책에서도 국가는 학부모에게 교육비를 바우처로 나눠주고 공무원들은 교육에서 손 뗄 것을 주장해 왔다.
‘사립유치원을 마녀사냥하지 마라, 선택은 부모와 아이 몫이다.’
공립화된 사립보다 사립화된 공립이 나아갈 길이다. 유치원 어린이집에 교육의 자유를 허해야 지금 미국을 끌고 가는 실리콘 밸리의 CEO들은 몬테소리유치원 출신 마피아들이 길러진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교육으로"
생애주기별로 볼 때 유아기 교육은 투자비는 가장 적으나 그 영향은 가장 장기적이고 효력은 높다. 사람이 일생 지켜야 할 기초 기본 사항은 거의 모두 유치원에서 배운다.
마치 아기 코끼리 길들이기나 맹수 새끼를 서커스 단원으로 길들이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식물이라면 분재와 다름없다.
초기효과를 말하는 것이지, 그렇게 수동적으로 길들여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의 제목도 인위적으로 ‘기르는’ 교육이 아니라 자연스레 ‘자라는’ 교육임에 유의하자.
실상 유아들은 2-3세까지는 부모 품에서 가장 평안한 ‘절대행복기’를 누려야 한다. 유아들은 그런 권리가 있고 부모들은 그럴 의무가 있다.
애착 형성이 잘 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사회정서적 학습이 시작된다. 사회적 육아가 시작되면서 유아기의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사회적 정서적 교감과 교환이 유아 교육기관에서 일어난다.
만5세 이후에 이루어지는 인지 학습을 유치원에서 강조할 필요는 없다. 만5세부터 인간의 뇌가 형성된다. 감정은 만12세면 다 완성된다.
대뇌피질이 발달하는 인지발달은 25세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그 이전의 것은 대체로 기억에서 지워진다. 이를 평자는 젖먹이의 망각으로 유망(乳忘)으로 부른다.
학습은 유망과 노망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럼에도 만5세 이전의 각종 활동 경험은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일생을 두고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훈육은 트라우마로 남아 아이의 일생에 부정적 악영향을 끼친다. 어른들은 백번 조심하자.
인지발달은 좀 늦추어도 문제가 없다. 유치원 교육을 통해 사회정서적 교육이 잘 진행되면 그 이후의 학습을 위한 기초는 튼튼하게 놓여 진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낯설음, 특히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는 데 유치원에서 원어민과 어울려 놀이와 생활 가운데 영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유아기는 편견이 없어 생활영어를 익히기에는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장차 영어는 우리나라에서도 싱가포르나 인도처럼 공식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영어유치원 폐지 입법안은 거꾸로 가는 정책이다.
결국 부모 품의 절대행복기를 누릴 수 있도록 유급의 육아휴직은 최고의 복지가 된다.
나아가 유치원 교육비의 바우처 지급은 부모의 선택을 받기 위한 유치원의 노력을 촉발해 유치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유도할 것이다.
놀이와 생활중심이라면 영어유치원이 맞다. 집에서나 밖에서는 한국어로, 하루 3-4시간은 영어로 지내도 모국어 발달에 문제가 없다.
인간은 계몽기, 산업혁명 이후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휴머니즘이라는 신념으로 신의 손을 놓고, 자연의 품에서 떠났다(left).
도시에서 아이들이 주로 실내에만 지내는 것은 큰 불행이다. 아이들에게 식물의 재배와 동물의 사육을 배우는 기회를 주는 것은 가장 좋은 사회정서적 교육방법이다.
도심의 유치원일지라도 화분, 수족관, 애완동물 상자, 새장 등을 들여서 아이들의 사회정서성을 풍성히 키워주어야 한다.
도시의 아파트 단지라면 화단의 일부를 아이들에게 내주자. 유아당 1m2의 땅을 확보해 주자. 반의 아이들과 함께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고 거름 주며 물주고 잡초를 뽑아주는 가운데 아이들은 기대와 희망을 키워갈 것이다.
오늘날 도시에서는 미국의 일반 주택의 차고나 뒷마당을 볼 수 없다. 고장 난 기기는 고쳐 쓰지 않고 모두 쓰레기로 분리수거해 버린다.
아이들이 고장 난 것을 수리해서 정상으로 되돌리는 성공의 기쁨을 갖지 못한다. 일상의 작은 성공 경험을 쌓을 기회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전자제품의 수리든, 심부름, 가사 일의 분담 등을 통해 유아들이 책임지고 일하고 보상받는 경험을 주자.
아이들을 좀 더 험하게 키울 것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유럽의 유치원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산업혁명 세대는 그렇게 자라나 나라를 일구었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한 것은 이승만, 박정희 등의 탁월한 애국적 리더십에 힘입고, 국민들이 부모 세대를 뛰어넘어 다음 세대를 위해 피땀 어린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독일 간호사와 광부, 베트남 전쟁 참전, 중동 건설 현장 어디에서든 험지에서 피땀을 흘렸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나무에 오르다 떨어져 좀 다치든, 나무조각을 하다가 칼에 좀 베든, 실험하다가 불에 좀 데이든 사실 큰 문제는 없다.
유아기는 행함으로 하나씩 배워가는 적기이다. 안전조치를 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모험을 하도록 아이들을 키우자. 그래야 자고 일어나면 깜짝 놀랄 일이 터지는 세상에서 좌절하거나 경기를 일으키지 않게 될 것이다.
미래사회에 가장 필요한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사례를 읽어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25대 한국교육과정학회장, 제14대 안암교육학회장을 지냈다. 교육현실과 그 개선에 바탕한 교육이론 창출, 특히 생애주기별, 학교급별, 집단별, 분야별, 목적별, 주제별 교육과정기준 개발에 관심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