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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홍후조] "각인(各人)이 다르게"...공자의 일생과 평생학습

 

더에듀 | 72세로 생을 마감한 공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회고하였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의 길로 가기를 마음먹었고(志于學), 서른에 이르러 세상에 나의 존재를 알렸으며(而立), 마흔에는 어떤 일에도 미혹됨이 없었고(不惑), 쉰에 이르러서는 하늘이 나를 세상에 보낸 뜻을 알았으며(知天命), 예순에는 모든 일에 대해 순리를 알 수 있었고(耳順), 일흔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從心所欲不踰矩)”

 

인생 후반에는 자아실현과 자기초월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들의 기대여명은 100세로 늘었는데 과연 자기완성을 이루는 가?’, ‘공자보다 몇 년 늦게 출발하더라도 그의 성취를 우리도 이룰 수 있을까?’

 


유아기와 아동기의 적기 학습


인생 100년을 추산해보면 위 그림으로 집약된다.

 

2-3세까지는 부모 품에서 애착형성을 통해 절대행복을 누려야 한다. 이는 모든 부모들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4세 이전의 경험은 기억할 수 없는 젖먹이의 망각(乳忘)으로 사라지므로, 무리한 인지발달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아동은 기억을 자기관리할 수 있는 만5세에 초등학교에 취학한다.

 

만3~5세인 유치원에서는 놀이와 활동을 통해서 가정에서와 달리 자기만 아는 것을 넘어 의사소통과 배려 협력 교류하는 사회정서적 학습(SEL)을 하게 된다.

 

여전히 자기만 아는 수준이라면 미성숙하여 초등학교 입학이 어렵다. 입학을 유예해서라도 공식적 교육에 참여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하루 종일 한국어로 말하고 듣지만, 하루 2~3시간 정도는 놀이와 활동을 통해 원어민과 영어로 말하고 듣기에 익숙해지기를 배움으로써, 장차 싱가포르 홍콩 인도 등과 같이 영어를 공식어로 구사할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초등 저학년에서는 ‘건강한 생활, 즐거운 생활,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과 같은 미분화 ․ 통합적 활동을 통해 읽기 쓰기 셈하기 등 학습의 기초와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키운다.

 

초등 고학년에서는 개념 원리 법칙 이론을 포함한 개념적 인지적 학습을 시작한다. 기본교과로 국어, 사회, 영어, 수학, 과학, 기술, 예술, 체육을 공부한다.

 

12세에는 감정의 발달이 끝나고, 인지발달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이성에 의해 감성을 제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즉 감정이 이성을 앞서는 사춘기를 겪게 되므로 초등 고학년에서는 사춘기 대비 교육이 필요하다.

 

유아와 아동기는 ‘현실보다 더 낭만적인 상상이 동화처럼 펼쳐지는 시기(A. N. Whitehead의 Romance단계)’이다.

 

5세부터 25세까지 인간 뇌의 특징인 대뇌피질의 인지발달이 활발해진다.

 

이때는 타고난 유동지능을 가지고 공부하므로 수학 과학 기술공학(STEM)과 같은 엄밀하고 정확하며 세밀하고 순발력 있는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예체능이나 기술 등에서 소질과 적성이 조기에 발현되고, 전성기도 조기에 도래하므로 소질과 적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분야를 적기에 학습할 기회를 제공함이 효과적이다.

 

이 시기는 각종 기능올림픽, 동·하계 올림픽 등 각종 올림픽이나 콩쿠르에 출전할 만하다.


중학교 교육의 연속성과 분화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진로 맞춤


중학교는 초등의 연장이면서 고교와 연결된다.

 

8개의 기본교과 외에도 일부 교과목은 분화된다. 제2외국어, 사회, 과학, 기술, 예술 등에서 하위분야의 분화가 일어난다.

 

중학교 후반부는 진학계와 직업계 고교로 갈라진다.

 

만15세 전후해서 어느 길로 나갈 것인가를 결정한다. 오늘날 학교학습이나 평생학습은 교육복지여서 직업고로 갔다가도 대학진학을 할 수 있다. 중2병은 사춘기적 갈등이나 불편한 대인관계, 미숙한 갈등해소법, 공부와 진학 부담 등을 표현한 것이다. 중학교까지는 모두에게 같은 기초 기본 공통 생활 교양을 다졌다고 할 수 있다.

 

고교는 진로별 학습이 시작되는 곳이다.

 

대학진학 위주의 진학고와 사회진출준비의 직업고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집단별로 다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과 평가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공자가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세운 것(志于學)에 견줄 만큼 중대한 선택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행 고교 교육과정은 만들다가 만 교육과정이다.

 

가령, 국어는 대학의 국어국문학과나 국어교육과의 교과목인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매체 의사소통(미디어) 등을 고교에 수준을 낮추어 개설해두고 있다. 진로별 국어라면 위 교과목을 다시 종합 정비해서 인문용, 사회용, 이과용, 체육용, 예술용 국어로 재구성해주어야 한다.

 

학습기간은 1~3년으로, 범위, 수준, 심도, 분량을 광협 고저 심천 대소 등으로 조절하여 진로맞춤형으로 만들어 주었어야 한다.

 

현재 교육과정은 만들다가 만 설익은 교육과정이다. 진로맞춤형으로 개발·제공해주어야 학습자의 해당 분야 적정학습이 가능해진다.

 

학생수가 격감하고 있어 학교도 적정규모를 이루기 어렵다.

 

교사 수, 교실 수, 학생 수 등이 학교가 제공할 교육과정의 규모를 결정한다. 30학급과 3학급 어디나 고교 교육과정 문서의 교과목을,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 원하는 진로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없다.

 

직업고가 상업계, 공업계 등 학교간에 역할분담하듯이 진학고도 지역 내 여러 학교간 진로별 교육과정 개설에서 역할분담과 협력이 필요하다.

 

교사 수가 적은 소규모학교도 특정 진로(예, 이공계)에 학교자원을 선택과 집중하면 강소형 학교가 될 수 있다. 그러면 학생들은 해당 분야 AI를 적극 활용해 고교이지만 대학 교양 수준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고교는 진로별 학습에서 대학과 연계를 긴밀하게 해 교육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고교 졸업을 전후해 성인준비교육이 요구된다.


성인기: 가치 확립과 사회 진입

장노년기: 결정지능과 일반화


대체로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면 누구나 자아관,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 역사관을 얼추 갖추게 된다. 흔들리면서, 조정해가면서 단단해지는 인생 조망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의 의미, 보람,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이를 소홀히 하기 때문에 한국 사회는 불안·불만·불신이 높고,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보인다. 성인 초입, 특히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는 부부 교실이나 부모 준비 교육이 필요하지만, 이는 매우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50세 전후까지는 유동지능으로 살아간다. 유동지능은 타고난 지능으로 기억력, 순발력, 정밀성(Whitehead의 Precision단계), 창의성 등이 특징이다.

 

청장년기에는 인생의 어느 때보다 수학, 과학, 기술공학 등의 공부나 관련 분야 일을 더 잘 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문과 출신들이 좌우하며 수업시간 분량과 비중은 문과 5, 이과 3, 예체가 2이다. 정상이라면 이과가 5여야 한다.

 

타고난 유동지능을 발휘해야 하고, 실험 등이 있어 공부하는데 시간은 많이 걸린다. STEM 공부도 실험과 체계적 축적이 필요하므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보도블럭을 깔듯 단순히 이어 붙이는 공부가 아니라 담장을 쌓듯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공부이기에 더욱 어렵다.

 

건강, 영양 등이 좋아져 기대수명은 길어지고 건강관리를 잘 한 사람들은 자연연령에서 20세를 빼도 문제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은퇴는 80세쯤이 적절하다.

 

50세 이후 80세까지는 해당 분야의 오랜 경험에서 학습한 결정지능으로 살아간다.

 

종합적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일가견’을 갖는데, 이는 일리 있는 ‘일반화된 명제(Whitehead의 Generalization단계)’, 원리, 법칙, 이론, 각종 00설이나 XX론으로 집약된다. 쓸모 있는 ‘꼰대’이자 CEO가 된 것이다.

 

청장년기에 이과식 공부와 일이 맞는다면 장노년시기는 문과식 공부나 일이 더 맞는다. 선 이과공부 후 문과공부가 맞으며, 뇌와 인지발달의 비가역성을 고려한다면 그 역은 아주 드물고 매우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하여, 선례를 찾기 어렵다. 위와 같은 논의를 표로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교육의 본질과 경쟁의 범위


오늘날 경쟁을 죄악시하여 학교는 학생들 기분에 맞춰주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감수성, 감정의 발산을 장려하기도 한다. 교육의 과잉감정화 현상이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여 서로 옭아맨다. 실상 인류의 교육은 수천 년간 합리성, 이성, 지성을 길러서 출렁이는 감정이나 감성을 적절히 제어하도록 하는데 기여해 왔다.

 

교육은 ‘모두에게 같게’에서 ‘집단별로 다르게’로, 결국 ‘각인이 다르게’로 나아간다. 이에 따라 학습이나 직업 분야도 각자 다르다. 감옥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같은 삶을 살도록 강제되지 않는다. 360도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활동과 경쟁의 범위도 확장된다. 유치원생은 교실, 초등 저학년생은 교내, 초등 고학년생은 시군구 지역, 중학생은 광역시도, 고교생은 전국, 대학생과 성인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경쟁하게 마련이다.

 

이를 인정하고 그런 경연대회를 많이 열어 발달과 격려의 기회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학습 장려에 도움이 된다.

 


은퇴 이후 우리는 다시 유아기와 같은 ‘건강한 생활과 즐거운 생활’로 돌아간다.

 

어떤 이들은 성공적 삶을 집약한 자아완성에 가깝고 어떤 이들은 세상을 달관한 자아초월에 이른다.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정리하고 존엄한 죽음을 준비한다.

 

공자는 이를 일치감치 달성했고 우리는 좀 뒤따를 뿐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25대 한국교육과정학회장, 제14대 안암교육학회장을 지냈다. 교육현실과 그 개선에 바탕한 교육이론 창출, 특히 생애주기별, 학교급별, 집단별, 분야별, 목적별, 주제별 교육과정기준 개발에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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