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캐나다 온타리오주 동남권 여러 학교에서 보결 교사로 근무하는 정은수 객원기자가 기자가 아닌 교사의 입장에서 우리에게는 생소한 캐나다 보결 교사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소개한다.(연재에 등장하는 학교명, 인명은 모두 번안한 가명을 쓰고 있다.) “꺄아!” 짝짝짝! 앞 반과 뒤 반 아이들이 오가는 비는 시간 5분 동안 농구 골대에서 혼자 슛을 하고 있는데, 골이 들어가자 갑자기 박수와 환호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위쪽을 돌아보니 체육관 2층 헬스장에서 고등학생 무리가 손을 흔들었다. 작년에 중학교에서 가르쳤던 8학년 학생들이 이제 9학년 고등학생이 돼서 수업받던 중 나를 알아본 것이었다. 새 학기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나도 반가워 손을 흔들어줬지만, 민망해서 더 이상 농구를 계속하지는 못하고 얼른 수업 준비로 바쁜 척을 했다. 지난 학년도 첫 보결 수업의 풍경이었다. 어린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젊은 보결 교사들이 하는 여름방학 문해 캠프 강사 일도 못 해 소득이 줄어드는 춘궁기, 아니 하궁기인 기나긴 여름방학이 지난 날이기도 했다. 갑작스레 상을 당하신 체육 전담 교사의 체육 수업을 할 보결 교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더에듀 | 최근 국회 법사위에서 벌어진 한 검사의 증언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권력지향적 특권의식의 민낯을 마주하게 되었다. 증인의 오만한 태도와 기고만장한 발언은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거짓도 서슴지 않고 죄의식 없이 말하며, 국민과 의원을 조롱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그 장면은 단순한 충격을 넘어, 교육자로서의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안겨주었다. 30년 넘게 교단에 서며 교육의 본질을 고민해 왔지만, 그동안 우리가 강조해 온 ‘인성 교육’이 실제로는 얼마나 허울뿐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인성보다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부를 차지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우선순위였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서울대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고위 공직자가 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자 행복이라는 프레임이 교육의 중심에 자리 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이다. 우리는 거대한 문명의 변곡점, AI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 AI 기술이 점점 진화할수록, 인간의 지적 능력이나 전문적 기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조화로운 인간관계’와 ‘인성’이다. 기술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지만, 인간다움은 대체할 수 없다. AI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NEIS) 등 교육 관련 시스템 역시 접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 유실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정부청사 브리핑을 통해 “26일 오후 8시 15분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무정전전원장치 배터리의 지하 이전 작업 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한 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화재 이유를 밝혔다. 배터리 화재는 10시간이 넘은 오늘(27일) 오전 6시 30분께 진압됐으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업무 시스템 647개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김 장관은 “화재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되었다”며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스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나이스 홈페이지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일부 로그인 서비스(간편인증 등)가 제한되고 있다”며 “신속히 복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로그인 인증 과정에서 행안부 인증 시스템과 연계 검증되는 단계가 있어 로그인
더에듀 지성배 기자 | 3년간 심의가 지연된 학교폭력 사안이 3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 학생 보호 공백 문제가 제기됐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아 26일 공개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지연은 ▲2022학년도 8204건 ▲2023학년도 9530건 ▲2024학년도 1만 191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4학년도에는 전체 2만 7835건 중 1만 1912건이 지연돼 전국 평균 42.7%의 지연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전체 2145건 중 1800건(83.9%) ▲서울 3173건 중 2624건(82.7%) ▲세종 482건 중 392건(81.3%) ▲충남은 1553건 중 1181건(76.0%)이 지연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의 경우 1076건 중 단 한 건도 지연되지 않았으며 ▲제주 227건 중 4건(1.7%) ▲충북 1230건 중 39건(3.1%) ▲전남 579건 중 52건(8.9%)의 지연률을 보여 지역 간 편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은 2023년 48.7%에서 2024년 81.3%로, 충남은 같은 기간 36.2%에서 76.0%로 불과 1년 만에
더에듀 AI 기자 | 프랑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전 이상징후가 있었던 상황이라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4일 프랑스의 언론사 Le Monde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북동부 알자스 지역 바랭(Bas-Rhin) 주의 벤펠트(Benfeld)에 위치한 로베르트 슈만 중학교(Collège Robert-Schuman)에서 한 음악 교사가 14세 남학생에게 수업 중 얼굴을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오전 8시 출석 점검 도중 일어났으며, 66세 여성 교사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가해 학생은 현장에서 도주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해한 채 경찰에 체포됐다. 수사 당국은 현재 사건의 동기를 조사 중이며, 교육청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교실에는 수십 명의 학생이 있었고, 비명을 들은 다른 반 학생들까지 충격에 빠졌다. 한 학생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명 소리에 문 밖으로 뛰쳐나왔고, 어떤 친구는 울면서 교실 밖으로 도망쳤다”고 전했다. 벤펠트 시장 잭키 울프아르(Jacky Wolfarth)는 “학생들과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인천 학산초 故김동욱 특수교사의 순직이 인정됐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도성훈 인천교육감이 어떤 거취를 결정할지 주목된다.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재해보상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故김동욱 특수교사의 순직 여부 판단 심의를 진행했으며, 오늘(26일) 유족에게 순직 인정을 통보했다. 고인 사망 11개월만이다. 지난 8월 발표된 진상조사결과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고인은 ▲법정 정원을 초과하여 8명의 학생이 배치된 과밀 특수학급에서 ▲중증장애학생과 전일제 분리지도 학생까지 포함되었고, ▲주당 29시수에 이르는 과중한 수업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10개월 동안 332건에 달하는 공문을 비롯한 각종 행정업무와 초과근무 ▲학생 지도로 인한 심각한 허리부상과 같은 신체 건강 악화 등을 겪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특교조)은 “인천교육청의 위반 행위와 함께 과밀학급, 과중한 행정업무 및 수업시수, 업무 조정 부재 등 열악한 특수교육 환경에서 발생한 비극의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국가와 교육당국의 구조적 책임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과밀학급, 과중한 행정, 지원 부재 속에서 쓰러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직선제 도입과 확대한 교육재정 투입이 교육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토론에서는 상관관계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이견이 나왔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26일 국민의힘 국회 교육위원회가 주최한 ‘교육감 선거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발제로 나와 초중고 학생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정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3~17세 학령인구가 2022년 644만명에서 2070년 247만명으로 축소할 것으로 보면서 “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한 현행 교육재정 총량 산정방식은 효율적 재원배분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유초중등 교육 예산은 지방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된다. 이 같은 방식이 고수될 경우 과도한 수준의 재원이 초중고 교육재정에 계속해서 선배분 되는 것을 문제라고 본 것. 그러면서 2070년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이 2020년보다 최대 11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성적 변화를 제시하며 재정은 늘었지만 교육성과(국어, 수학, 과학)는 오르지 않았음을
더에듀 |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성 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더해 지속가능발전은 전세계 국가의 과업이 되고 있다. 즉 기술과 가치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담겨 있다. 이를 담기 위해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창업교육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더에듀>는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창업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를 기르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의대 진학에 몰두하는 대한민국의 왜곡된 진로교육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교육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특히 창업가정신 교육은 단순히 ‘창업활동을 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실패해도 다시 방향을 전환하여 결국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전반을 포괄한다. 그런데 창업초기 자주 헷갈리는 개념이 있다. 바로 ‘창업과 발명’의 개념이다. 두 용어는 비슷하게 들리지만, 본질적으로는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번 글에서는 그 차이를 풀어 설명하고, 학교 교
더에듀 | 우여곡절 끝에 이재명 정부 출범 104일째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임명되었다. 국민주권정부 첫 교육부장관인 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필자는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교육 혁신 전문가 토론회에서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대입 정책과 고교학점제, 사교육 문제 등 교육 의제에 대한 숙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일관성없이 좌충우돌하는 교육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교육은 ‘근본적 경쟁 과잉 상태’라며 “교육 문제는 결국 현재와 같은 최악의 경쟁 상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역설했다. 대입 정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 의도적으로 전면에 얘기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해결은 안 되면서 논쟁만 촉발하고 자칫 잘못하면 또 이게 이념투쟁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해서”라며 즉답을 피한바 있다.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블랙홀’이라 불리는 대입 정책 문제 등 갖가지 교육 현안은 이해당사자 간 입장 차이로 인해 쉽게 풀 수 없는 사회적 난제이므로, 이재명 정부도 교육 문제에 대한 깊은 고심을 보여준
더에듀 | 교사들은 ‘공직선거법 제9조’에 의해 교육정책에 대해 말할 권리조차 제한받으며 모호한 정치중립 규정 속에서 표현의 자유를 잃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의견을 전하고자 한다. # 장면1 2024년 교육감 선거 당시 좋은교사운동은 교육감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 평가하고 심층 면접을 진행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교사들이 이러한 행사를 여는 것은 정치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안내했다. 결국 행사는 취소되었다. # 장면2 2025년 대선을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교육정책 제안 발표회 행사가 있었다. 학교 공무직 단체 등 다양한 단체가 차례로 단상에 나와 교육정책을 제안했다. 하지만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방청객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사가 대선을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교육정책을 말하는 것은 정치중립 의무 위반이다. 정치적 기본권이 박탈된 한국의 교사는 선거기간 동안 대통령이나 교육감들이 내놓은 교육정책에 대해 공적인 장에서 논할 수 없다. 선거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교육정책 토론회에서 교사가 아닌 사람